The only Hunter with no level limit RAW novel - Chapter 27
8화 군주 Lv.2(2)
*
진도윤은 살인귀를 잡아들인 뒤, 놈에 대한 조사를 끝마쳤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눈앞에 있는 살인귀가 사람을 죽인 범인이라는 것.
그렇다면 E급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사라졌던 의문의 사나이가 살인귀를 잡아들인 복면인이라는 소린데.
‘목소리는 분명 한태현 헌터였어···.’
그렇기에 의문의 사나이로 유력한 한태현을 조사하기 위해 7수거 팀으로 활동했던 작업자들과 임지성의 파티를 철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의문의 사나이에게 도움을 받았던 이들.
그렇게 조사한 결과, 임지성이 이름을 올려 게이트를 계속해서 클리어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임지성 헌터의 파티··· 그런데 하루만에 3개를 클리어했다고?’
더군다나 그가 따갔던 게이트는 전부 C급.
파티의 이름들도 그때 목숨을 구했던 인물들이었다.
냄새가 났다.
이들의 실력으로 C급 게이트를 클리어하려면, 며칠이 걸리거나 불가능한 상황이 나와야 정상이다.
그런데 이들만으로 하루에 3개를 클리어 했다는 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는 말이 된다.
그는 급히 임지성의 다음 게이트 위치를 확인했다.
‘관악구··· 아직 들어가기 전이다.’
진도윤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급히 관리국을 빠져나갔다.
직원들은 그의 모습에 의아해했지만, 이내 자신들의 업무에 집중했다.
‘분명 뭔가 있다.’
진도윤은 그 생각 하나만으로 게이트의 장소로 향했다.
주위에는 여러 개의 게이트들이 있었고, 그는 천천히 게이트들을 둘러보았다.
이미 길드에서 클리어하고 있는 게이트가 대다수.
그 중에 임지성이 클리어할 게이트가 여기에 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던 중, 저 멀리 임지성이 게이트에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임지성 헌터의 파티가 맞군. 어? 저건···.’
7수거 팀으로 활동했던 작업자들.
태현과 임준희를 제외한 인원들이다.
개중에는 자신과 대화를 나누었던 이희진도 포함되어있었다.
‘비각성자가 왜 게이트를!’
관리국에서 지정한 법을 어기다니?
진도윤은 당장이라도 쫓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움직이는 중.
어쩔 수 없이 상항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그렇게 30분.
임지성의 파티들이 다시 게이트를 빠져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진도윤은 그것을 멍하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저런 인원으로 어떻게 C등급 게이트를 30분 만에 클리어 할 수가 있지?’
역시 무언가 있다.
살인귀를 잡아들인 유력한 인물 한태현.
그리고 그와 연결고리가 있는 임지성과 이희진을 포함한 작업자들.
‘설마··· 한태현 헌터가 뒤에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라면?’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한태현이 굳이 이들을 도울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여부였다.
‘그렇지만,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지.’
이들이 게이트를 들어가고 난 뒤로, 한태현이 그들에게 나타나서 게이트를 클리어했다는 것.
추가로 작업자들은 아마도 마정석, 금화를 수거하느라 같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즉, 사냥은 한태현 헌터가 혼자서 했다는 뜻이 되지.’
어느 정도 결론이 나왔다.
나머지는 한태현과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어보는 것 뿐.
진도윤은 생각을 정리하고, 관리국으로 돌아갔다.
*
카페에 앉아있는 태현의 입이 열렸다.
“눈치 채셨겠지만, 제대로 된 각성을 했습니다.”
“역시!”
그의 말에 진도윤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예감이 정확히 맞았다는 것이 기쁜 것이리라.
이제는 태현을 관리국으로 끌어들이는 일만 남았지만, 그 전에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다.
“그렇다면 헌터님께서 임지성 헌터님과 함께 게이트를 클리어한 게 사실입니까?”
태현이 고개를 저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정확히 따지자면, 임지성을 도와준 것은 맞다.
하지만, 자신은 그 게이트에 발도 들이지 않았다.
‘흠··· 설마 지성이 녀석이 게이트에 들어간 것을 봤나? 그러면 작업자들도 봤을 건데.’
다른 이들에게는 작업자의 얼굴을 모르기 때문에 비각성자인 것을 모른다.
하지만, 진도윤은 아니었다.
그는 직접 병실에 찾아가 이희진과 대화까지 나눴었다고 하니까.
“혹시 임지성 헌터가 게이트에 들어가는 걸 보셨습니까?”
“···그렇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제가 수거 팀 인원들을 거기에 넣었거든요.”
“정말입니까!?”
태현의 말에 진도윤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눈치 채고는 급히 헛기침을 했다.
“네.”
“어째서죠···?”
“마정석을 수거할 작업자들이 필요했습니다.”
“···당당히 불법을 저지르셨다고 말씀을 하시는군요.”
태현은 말없이 빙그레 미소만 지었다.
불법을 저지른 건 사실이니까.
“정확하게 다시 말씀드리자면, 그 게이트를 클리어한 건 제 소환수들입니다.”
“소환수!”
소환수.
태현이 능력을 각성했다면, 분명 갓 급일 터.
소환수를 부리는 능력을 가진 이는 지극히 적었다.
S급에서도 대한민국에서는 없었고, 러시아나 인도에 각각 1명씩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희귀한 능력에 갓 급이라면?
그의 몸값이 얼마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작업자들은 현재 수입이 없는 상태라서 제가 편의를 봐준 거고요.”
“그렇다고 해도···.”
불법은 불법이다.
태현도 그걸 인정한다.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더군요.”
“···그러셨군요.”
“네.”
진도윤은 고민했다.
지금 불법을 저지른 것을 본 것은 자신 하나다.
다른 이들은 이희진의 무리들이 수거 팀이었다는 것을 모를 테니 넘어가고.
그러니 자신만 눈을 감아준다면, 그의 불법은 덮어질 것이다.
‘그러면 이걸 빌미로 한태현 헌터와 협상을 해보는 건 어떨까?’
아무래도 그를 잡으려면 이 방법이 최선이리라.
자신이 아무리 어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국은 태현을 믿지 않았다.
결국 그를 포섭하는데 관리국의 이름은 무용지물인 상태.
진도윤의 눈빛이 진중하게 바뀌었다.
“헌터님.”
“말씀하세요.”
“이번에는 눈감아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시 센터장님과는 대화가 통하네요.”
“그리고···.”
진도윤이 한 박자 쉬었다.
“관리국에 들어오실 수는 없으십니까?”
결국 그의 목적은 이것이었다.
태현도 그걸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가 품 안에서 종이 하나를 꺼내고는 천천히 펼쳐서 앞에 내려놓았다.
“이게 뭐죠?”
진도윤은 이게 뭐냐는 눈으로 그를 보았다.
태현은 그에게 손짓으로 읽어보라며 권했다.
결국 그가 종이를 천천히 집어 들고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각성자로 정식 등록된 이후부터 던전, 몬스터에 따른 피해에 대해 관리국은 일절 책임지지 않는다··· 관리국은 한태현 각성자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겠다. 이를 어길 시에는 상대측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어야 한다?’
“이··· 이게 무슨 내용이죠?”
그가 읽은 것은 각서였다.
당시 D급 각성자로 등록하면서 박성호와 태현의 서로 협의했던 내용.
각서에는 박성호가 준비했던 관리국장의 도장까지 친히 찍혀있었다.
“뭐긴요. 관리과장님께서 관리국의 이름을 거시고, 저랑 협의했던 각서죠.”
“···이건 처음 듣는 일입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진도윤이 이전과 달리 당황한 얼굴로 손을 떨었다.
태현은 멈추지 않고 쐐기를 박았다.
“관리국에서는 제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신경을 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 무슨 일의 범위가 어디까지라고 정하진 않았죠.”
“허······.”
“막말로 제가 센터장님 보는 앞에서 비각성자를 폭행한다고 하더라도, 신경을 쓰시면 안 되는 겁니다. 지금 불법은 센터장님께서만 보셨으니 당연히 눈을 감아주셔야지요.”
“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박성호 과장한테 연락을 취해보겠습니다···.”
태현이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제가 잘못한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걸 빌미로 관리국에서 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자격증 하나 던져준답시고, 각서를 그 지랄로 써놨는데 누가 관리국에서 일하고 싶겠습니까?”
“······.”
할 말이 없었다.
진도윤이 입술을 세게 물었다.
‘박성호 이 개x끼가.’
이건 아니었다.
박성호가 한 짓은 도를 넘었다.
그는 분명 정중한 태도로 D급 각성자 자격증을 발급하고 관리국에서 최대한의 서포트를 약속할 것을 지시했다.
‘급한 일이 있었더라도, 내가 나섰어야 되는 건데.’
설마 각서가 오갈 줄이야.
자신의 오판이었다.
태현은 좌절감에 빠진 진도윤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솔직히 관리국을 등질 생각은 아니었다.
그랬다가는 득보다 실이 클 테니까.
그렇다고 소속되어서 일하고 싶지는 않았다.
때문에 미리 준비해두었던 제안을 천천히 꺼냈다.
“물론 관리국에 소속되어 일할 생각은 없다는 겁니다.”
“네···?”
진도윤이 멍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태현은 그가 이토록 당황하는 것을 처음 보아서 그런지 신기했다.
충격을 심하게 받은 모양인지, 그의 얼굴은 평소보다 10년은 더 늙어보였다.
“진도윤 센터장님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협력관계요···?”
“네.”
그의 말은 이랬다.
진도윤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도울 수 있는 선에서는 돕겠다.
그 대신 자신이 필요한 게 있다면, 최대한 서포트해줄 것.
그리고 이번 불법에 대해서 묵인해줄 것.
그렇게만 한다면, 태현은 진도윤에 한해서는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음···.”
“물론 도움을 드리는 건, 제가 판단해서 움직일 겁니다. 이 점은 유념해주세요.”
진도윤 역시 나쁜 제안은 아닌 듯,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불법을 저지르긴 했지만, 결국에는 비각성자인 작업자들의 생계에 도움을 주었다.
결코 해가 되는 일을 저지른 게 아니라는 소리다.
그리고 태현이 자신에게 필요한 일이 있으면, 도움을 주겠다고 까지 했다.
관리국에서 등을 돌린 마당에서, 이건 아주 괜찮은 제안이다.
“···좋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그리고, 저랑 이런 관계가 되신 건, 당분간 비밀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태현이 손을 내밀었고, 진도윤이 그것을 맞잡았다.
이로써 거래가 성사되었다는 것을 알렸다.
“···후우. 머리가 복잡하군요.”
“저도 그래요. 어쨌든 좋게 생각합니다. 서로 배신은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요.”
진도윤이라면 적어도 자신을 적으로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등급은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래야 진도윤이 아쉬워서 자신과의 관계를 지속할 테니까.
그는 악수가 끝나자마자 허리를 굽혔다.
“···관리국을 대신해서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센터장님께서 사과하실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저 역시 관리국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사과드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른 이의 잘못을 대신해서 사과할 줄 아는 자세.
태현은 그런 모습이 싫지 않았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연락드릴게요.”
“살펴가십시오.”
*
진도윤과의 만남 이후 이틀이 지났다.
임지성은 마지막 게이트를 따내고, 클리어를 하기 위해 인원들을 모아서 떠난 상태다.
‘흐음··· 그러면 나는 숲에서 몬스터를 잡아야겠군.’
어차피 게이트정도야 수하들이 알아서 해줄 거고, 자신은 성장에 집중하면 된다.
태현은 곧장 안식처로 들어가 에일린 성벽 외부의 숲으로 이동했다.
숲에는 마이가스들이 즐비해있었다.
이미 그가 잡은 숫자를 초과한 몬스터가 재생성되었다.
끽!
마이가스는 태현이 들어오자 독을 내뿜으며 공격했다.
원숭이같이 생겨서는 아가리로 독을 뿜는 모습은 적응이 되질 않는다.
“너희들은 정말··· 패턴이 똑같구나.”
태현이 어느새 나무 위로 올라가서는 마이가스의 대가리를 깼다.
[경험치 1140을 획득하셨습니다.]그가 이곳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레벨이 70도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레벨만 75다.
마이가스들은 이제 그를 쓰러트릴 가능성이 제로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태현은 여유로운 움직임으로 마이가스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시간을 반복한 끝에.
[레벨이 올랐습니다.]레벨이 올라서 76이 되었다.
수하들도 잘 싸워주고 있는지 경험치가 짭짤하게 들어왔다.
‘좋아. 이대로 77까지 가보자.’
태현이 다시금 곡괭이를 움켜쥐었다.
‘주군.’
그가 마이가스에게 몸을 날리려던 그 때, 수하에게서 보고가 들려왔다.
태현이 동작을 멈췄다.
‘말해.’
‘지금 꽤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뭐?’
‘C급 게이트가 변이되었습니다.’
‘자세히 말해봐.’
테현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고는 곧장 숲을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변이가 되었다는 것은 이번에도 B급에 가까운 무력을 지닌 몬스터들이 등장했다는 소리 아닌가?
물론 그 정도는 수하들이 클리어가 가능할 턴데.
4성 인원들도 6명이나 있고 말이다.
‘하필이면, 이 게이트가 독을 가진 벌레형 몬스터가 우글거리는 던전입니다.’
‘뭐?’
‘몬스터의 숫자가 많다보니 해독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하필이면, B급의 독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저 뿐이라서···.’
태현의 수하 중에서 4성 마법사는 1명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독에 중독된 사람은 누가 있지?’
‘일단은 최우선적으로 비각성자인 작업자들을 보호했기 때문에 이들은 무사합니다. 물론 파티도 아직은 무사합니다. 그런데 해독버프를 유지할 마력이 슬슬 떨어져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알았어. 지금 당장 갈 테니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태현은 수하에게 위치를 보고받고는 곧장 그곳에 좌표를 찍고 스킬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