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ly Hunter with no level limit RAW novel - Chapter 46
11화 100레벨(7)
*태현은 두 눈을 의심했다.
지금 눈앞에 뜬 수하의 모습이 참으로 기괴했기 때문이다.
“주군을 뵙습니다.”
웬 해골 하나가 거추장스러운 장신구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한 쪽 무릎을 꿇으니 뭔가 이상했다.
태현이 메시지를 확인했다.
[‘랜덤 소환권(5성-히든)’을 사용해서 ‘5성 네크로맨서-발락’을 획득하셨습니다. 현재 1사단에 배속시킬 수 있습니다. 배속하시겠습니까?]‘···네크로맨서?’
설마 네크로맨서를 얻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태현은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의 대답에 네크로맨서 발락이 1사단으로 배속이 완료되었다.
“발락···이냐? 이름?”
“네. 그렇습니다. 주군. 소신, 발락이라고 하옵니다.”
“···넌 뭐하다가 네크로맨서를 하게 됐니?”
“저도 모르겠습니다··· 기억에 없어서.”
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녀석도 레온과 마찬가지로 이전 기억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주인이 된 시점부터의 기억부터 차곡차곡 쌓아나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눈동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텅 빈 공간을 보니 소름이 돋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주군··· 부디 저를 예쁘게 봐주십시오.”
“예쁘게 보긴 어렵겠다. 그건 조금 힘들겠다.”
“···방금 마음의 상처 받은 거 보이십니까?”
입고 있던 로브를 들추고는 갈비뼈를 드러내는 녀석.
휑한 것이 태현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됐고, 네 능력이 뭔지 좀 보자.”
“마음것 보십시오!”
발락이 로브를 벗자, 안에 감춰져 있던 뼈들이 낱낱이 드러났다.
굳이 옷을 벗을 필요는 없는데 말이다.
태현은 한심하다는 얼굴로 그를 보고는 곧장 정보를 확인했다.
[이름 : 네크로맨서-발락] [칭호 : 파멸의 왕.] [등급 : 5성(최대 10성까지 성장 가능.)]*퀘스트 및 업적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발락 전용’ 성장 시도권을 사용해야만, 등급 상승 가능.
[스킬 : 중급 스켈레톤 소환, 중상급 스켈레톤 소환]현재 발락의 고유 스킬은 2개.
레온과 다르게 발락은 성장을 거듭해야지만, 고유 스킬이 늘어나는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고유 스킬이 진화하는 형태일 수도 있다.
중급과 중상급.
등급이 나뉘어져 있는 것이 그 증거였다.
“나쁘지 않구나. 스켈레톤은 얼마나 소환할 수 있지?”
발락은 어느새 로브를 갖춰 입고,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최대 소환할 수 있는 숫자는 30마리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소환이 불가능합니다.”
“어째서?”
“현재 제가 부릴 수 있는 스켈레톤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하.
그렇다면, 테이머처럼 몬스터를 사냥해서 스켈레톤으로 만들어야만 소환이 가능하다는 소리로군.
태현은 발락의 말을 이해했다.
테이머의 사례를 떠올리니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면, 몬스터를 스켈레톤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지?”
“몬스터도 좋고, 사람도 좋습니다. 주군께서 몬스터를 사냥하시고, 저에게 하사하신다면, 스켈레톤을 권속 할 자격이 주어집니다.”
“흐음··· 그러면 내가 사냥을 하기만 하면 되는 거네?”
“정답이십니다.”
“···네 놈이 잡아.”
태현의 말에 발락이 슬프다는 듯, 고개를 떨궜다.
“주군··· 네크로맨서가 뭐겠습니까? 밑에 부릴 수 있는 스켈레톤이 없으면, 쩌리 아니겠습니까?”
“아니던데?”
네크로맨서에 대한 정보는 얼추 알고 있다.
그렇지만, 발락이 말하는 것처럼 스켈레톤을 부리지 못한다고 해서 네크로맨서가 쩌리는 절대로 아니었다.
본체 하나만으로도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네크로맨서라고 알고 있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지만.
하지만, 발락은 태현의 말이 틀렸다는 듯, 고개를 필사적으로 저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스켈레톤이 없는 네크로맨서는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발락의 말은 진심이었다.
“이유가 뭔데? 등급도 높은 놈이 뭐가 쩌리라는 거냐?”
“지금부터 설명하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스켈레톤으로 만들었을 때, 스켈레톤의 신체능력치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공유?”
“네. 물론 많은 힘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스켈레톤을 불려가면서 저 또한 강해집니다. 이게 바로 네크로맨서인 것이지요!”
아무래도 자신이 알고 있던 네크로맨서와는 조금 다른 듯하다.
결국 발락은 등급이 높아질수록, 스켈레톤을 부릴 수 있는 숫자가 많아지면서 자신의 능력 또한 강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5성이라는 높은 등급이라고는 하나, 자신이 조금 도와주어야만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네크로맨서라고 좋아했는데, 아무래도 진짜 좋은 녀석이라고 느끼려면 시간과 노력이 합쳐져야지만 가능할 것 같다.
“일단 던전에 있는 몬스터들을 전부 스켈레톤으로 만들고 시작하자.”
솔직히 30마리정도야 금방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발락은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같은 종류의 스켈레톤은 아직 5마리씩밖에 권속 할 수 없습니다···.”
“······.”
“물론 등급이 오르면··· 10마리 이상도 가능합니다!”
결국 던전을 여러 군데 돌아야 된다는 소리로군.
어차피 100레벨을 찍을 생각이었으니 발락에게 몬스터정도야 하사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일주일도 안 돼서 30마리를 채울 수 있겠지.
일단은 발락도 안식처로 돌아가 보금자리를 마련해주어야 한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그래. 일단 안식처로 가서 일이나 시작하자.”
“일이라면···?”
발락이 모르겠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태현은 미소만 지을 뿐, 그를 안식처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렇게 발락도 공사에 합류했다.
뼈밖에 없지만, 그래도 힘은 일반 사람들보다도 월등히 강했다.
특히 박성호는 발락을 보고는 놀란 나머지 그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태현과 임지성은 오늘도 정해준 게이트에 입장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다.
“오늘도 이렇게 지켜만 보시려고요?”
연화 길드의 최명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쩔 수 없잖아요? 만약에 라는 건 존재하는 거니까.”
당시 게이트를 내어주면서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살피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채민희가 마력 밴드를 착용하고, 한태현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남은 인원들은 근처에서 대기.
하지만, 게이트는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클리어 되었다.
그것을 보면서 얼마나 놀랐던가?
마그마 골렘에게서 자신들을 구해주었던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되는 속도였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채민희는 더 이상 한태현과 함께 게이트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무래도 그의 실력을 보고 안심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렇게 근처에서 시간이나 잴 거면, 같이 안 가는 의미가 없잖아···.’
최명준이 워치를 바라보는 채민희를 힐끔 보았다.
언제든 게이트 클리어가 늦게 된다면, 당장이라도 난입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는 거겠죠?”
최명준이 은근히 물어보자, 채민희가 당연하다는 얼굴로 그를 보았다.
“그럼 당연하죠. 보상이랍시고, 게이트만 딱 던져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추가로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선까지는 해드려야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 싶었다.
그의 실력만 놓고 보더라도, 연화 길드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할 정도.
그런 그가 위험에 처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합류하더라도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물론 채민희가 돕는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그런 최명준의 모습에 채민희가 눈을 가늘게 떴다.
“막말로 과장님이 게이트에 있었을 때, 한태현 헌터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 거 같아요?”
“···죽었겠죠.”
“그럼 이것도 엄청 싼 거 에요. 아시겠어요?”
“···그러네요.”
사람의 목숨을 어떻게 값을 매길 수 있겠는가?
그러니 태현이 원하는 요구에 대해서는 연화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줘야하는 게 맞았다.
이것도 그 중 하나고.
채민희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금 게이트를 뚫어져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느새 들고 있던 커피도 동강났다.
결국 최명준이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을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게이트를 얼마나 클리어했는지 모르겠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칭호의 봉인을 풀 수 있는 최소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1단계, 구르카의 사탑을 클리어하세요.]‘뭐···? 칭호라면 설마?’
마지막으로 들리는 메시지에 태현이 환호했다.
드디어 100이라는 숫자를 달성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드디어 베일에 쌓여있던 칭호의 비밀까지 풀 수 있게 된 것이다.
설마 레벨 100을 달성해야지만, 조건을 풀 수 있던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칭호의 봉인을 풀기 위해서는 군주의 레벨을 올리라고 되어있다.
그렇다는 것은 100레벨은 하나의 조건일 뿐.
군주의 조건은 Lv.3으로 올라오면서 이미 도달한 것이 확실하다.
추가로, 100레벨이 되면 클리어하려고 했던 구르카의 사탑이 칭호 1단계의 조건이었다.
계획을 수정할 필요 없이 계획대로 가면 된다는 소리였다.
‘괜찮은 결과야. 아주 좋군.’
태현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100레벨을 달성한 것뿐만이 아니었다.
조금 걸리기도 했고, 그만큼 돈도 벌었고, 네크로맨서인 발락에게 스켈레톤을 하사하면서 물질적으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그 중에서도 몬스터의 박멸을 통해 게이트의 숫자를 미약하지만, 줄이는 데 힘을 썼다는 게 가장 뿌듯했다.
분명 자신의 행동은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한 일이 될 것이니까.
“오, 설마 원하던 목표에 도달한 거?”
임지성이 다가와서 축하해주었다.
사실 그는 태현의 레벨을 자세히 모른다.
그렇기에 그의 표정만 보고, 대강 때려 맞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적중했다.
태현의 입꼬리가 귀까지 걸린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축하한다.”
임지성도 추가로 레벨 업을 이루면서 102가 되었다.
또, 즐거운 소식이 하나 더 들려왔다.
“아모스님, 제 힘의 제한이 약간이나마 풀렸습니다.”
레온의 힘이 조금 더 강해졌다는 것을 보고한 것이다.
그 보고에 태현이 레온의 정보를 살폈다.
그리고 봉인되어있던 슬래시라는 고유스킬이 해제된 것이 눈에 들어왔다.
등급은 아직 5성에 머물렀지만, 봉인되었던 고유스킬이 해제된 것은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그럼 게이트를 도는 건, 당분간 중지?”
임지성이 양 팔을 엑스자로 만들며 물었다.
“그래. 당분간은 중지하고, 이후에 다시 돌 생각이다.”
이제 100레벨이 되었으니 구르카의 사탑을 최우선으로 클리어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게이트를 그냥 둘 수도 없는 노릇.
물론 그런 게이트를 말살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한 힘이 필요했다.
힘을 키우고, 몬스터를 박멸한다.
이것이 태현의 궁극적인 목표였다.
“슬슬 정리 시작하자.”
태현은 어느새 아공간 주머니에서 곡괭이들을 꺼내고는 마정석을 캐기 시작했다.
빨리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야한다.
괜히 여유롭게 늦장부릴 수는 없는 노릇.
그의 작업속도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조금 천천히 해도 되지 않아?”
임지성 역시 곡괭이질을 열심히 했지만, 태현만큼은 아니었다.
그러나 태현은 고개를 저었다.
“내일부터 다시 바빠질 거야. 조금이라도 빨리 하고 쉬는 게 낫지 않아?”
“···그건 그렇지.”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빠르게 끝내는 게 낫다.
어느새 레온과 발락, 나머지 수하들도 일반 작업도구인 곡괭이를 들고, 마정석을 열심히 캤다.
각성등급이 없는 일반 작업도구는 합성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었다.
“좋다. 빨리 끝내자.”
태현은 그들의 작업속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들의 작업속도는 어느새 임지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그를 따라다니면서 작업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와, 저건 진짜.”
임지성은 그들의 작업속도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는 질 수 없다는 눈빛으로 다시금 곡괭이질에 열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