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ly Hunter with no level limit RAW novel - Chapter 49
12화 칭호 1단계 해제(3)
*인위적인지, 자연적인지 모르겠지만 살짝 기울어진 구르카의 사탑.
태현이 느낀 사탑의 첫인상은 그랬다.
에일린의 성처럼 1, 2층이 아닌 5층은 되어 보이는 사탑.
‘이거 클리어하기 쉽지 않겠는데···.’
그런데 지금 눈앞에 보이는 구르카의 사탑의 내부는 매우 넓었다.
너무 넓어 눈앞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돌아다니면서 찾아야 하는 것 같은데.
태현이 걸음을 옮겼다.
‘어찌 되었든, 구르카의 사탑은 반드시 클리어 해야 한다.’
보상도 보상이고, 성장도 성장이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칭호 1단계를 해제하는 것이었다.
“아모스님.”
걸음을 옮기는 데, 등 뒤에서 레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태현이 등을 돌려 그를 보았다.
그런데 레온의 표정이 조금 심상치 않았다.
“아무래도 이곳에는 위험한 녀석이 도사리는 것 같습니다.”
“위험한 녀석? 뭐가 느껴지나?”
자신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레온은 뼛속까지 검사였다.
기감이 뛰어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레온이 눈을 지그시 감고, 집중했다.
“네. 미약하지만, 강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미약하다면, 꽤나 멀리 있다는 소리로군?”
“아마도 그럴 것 같습니다. 놈은 현재의 저보다 강합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얼굴로 대답하는 녀석.
태현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네가 어느 정도 힘의 제한이 걸리지 않았다면, 쉽게 처리했겠지?”
“음···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럼 나를 원망해라. 내가 아직 성장 중이라 네가 이리 된 거라면서?”
태현이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여보이자, 레온이 기겁했다.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다니!
레온이 급히 무릎을 꿇었다.
“그게 무슨 소리이십니까? 아모스님을 원망하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주군!”
레온의 뒤를 따라서 수하들이 무릎을 꿇었다.
태현은 어이가 없는 얼굴로 그들을 보았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어쨌거나 일어나라. 슬슬 1층의 놈들이 모습을 드러낼 테니까.”
사탑에는 입구와 마찬가지로 지키고 있는 수호기사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말은 정답이라는 듯, 수호기사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자신들이 떠드는 소리에 반응한 것 같다.
“으··· 어···.”
이 녀석들도 말을 제대로 하질 못하는 녀석들이다.
아무래도 에일린의 성과 마찬가지로 좀비와 비슷한 형태로 남아서 사탑을 지키고 있는 것 같은데.
[수호기사 Lv.101]심지어 입구를 지키고 있던 녀석들보다 레벨이 2나 높았다.
100레벨에 접어들기 전부터 느꼈는데, 90이 넘어가면서부터 레벨 업이 현저히 느려졌다.
고(高)렙으로 올라갈수록 경험치를 충족해야 되는 조건이 빡세지는데, 이것도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물론 100레벨로 시작하는 A급들은 이걸 느끼질 못할 것이다.
그냥 레벨 업이 힘들다고만 느낄 테지.
반면 태현은 1레벨부터 시작했다.
그렇기에 다른 A급들보다도 레벨 업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중이다.
“사냥 시작이다.”
“네!”
태현은 명령을 내리자, 수하들이 수호기사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 역시 곡괭이를 손에 쥐고, 수호기사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황금 곡괭이에 비밀이 있다고 했지?’
사냥을 하면서도 황금 곡괭이에 적혀있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렇지만, 아무리 떠올려 봐도 비밀을 밝히기는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힌트가 숨어있을 것 같은데.
‘계속 나아가다보면, 언젠간 밝혀지겠지.’
분명 그럴 것이다.
성장에 있어서도 단계별로 밟아나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으니까.
“으··· 어!”
“크윽.”
수호기사들은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5성 수하 녀석들을 1명이라도 처리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1명만 노렸다.
레벨이 101이다보니 5성 수하들도 쉽게 상대하지 못하는 모습.
아무래도 수호기사들의 공격이 날카롭다보니 지능이 낮은 몬스터와는 차원을 달리했다.
‘대지 분쇄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태현은 대지 분쇄를 사용하려던 생각을 접었다.
이곳은 사탑의 최하층.
여기서 이 스킬을 사용한다면, 자칫 수하들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태현은 윈드밀을 사용하면서 수호기사들을 처리하는 것이 한계였다.
“슬래쉬!”
하지만, 그에게는 레온이 있었다.
그가 이번에 봉인이 해제된 슬래쉬를 사용하자, 레온의 순백색으로 빛나는 검이 붉게 변했고, 검을 휘두르자 강력한 폭발음이 들렸다.
반경 10m 내에서 공격을 감행하던 수호기사들이 휘말리고는 그대로 한 번 만에 끝이 났다.
봉인이 완전 풀린다면, 도대체 어디까지 힘을 낼 수 있는 걸까?
태현은 감탄했다.
또한 네크로맨서-발락까지 있었는데, 스켈레톤을 30마리를 권속하면서 사령술 역시 강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스켈레톤의 일부 능력치만 가져와서 신체가 강화되는 줄만 알았더니, 흑마법을 사용하기까지 했다.
스켈레톤들이 수호기사에게 붙어 상대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었다.
5성 테이머, 마법사, 자객, 기사들도 쉽사리 당하지 않았다.
[수호기사를 처치하셨습니다.] [경험치 3430을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그렇게 사냥을 진행하고 있는 사이, 레벨이 올랐다는 메시지가 들렸다.
태현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아직 당한 수하들도 없었다.
수호기사들이 끈질기게 덤벼들었지만, 이들의 힘은 그들보다 약하지 않다.
오히려 조금 더 높은 상태.
“나쁘지 않아.”
자신들의 수하는 비교적 멀쩡하다.
그리고 1층을 지키고 있는 수호기사의 숫자는 눈에 띠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에일린의 성처럼 수호기사가 다시 재생성되지 않는다면, 1시간도 되지 않아서 모든 수호기사들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재생성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대한민국 재각성 헌터 등장]
정말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키워드다.
아직 기사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각 길드들에 전달된 이 정보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S등급으로 재각성을 한 것은 아니지만, C에서 A로 재각성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의 흥미를 돋구었다.
“호오··· 한태현 헌터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줄이야.”
그를 조사하려고 했던 천태도가 어이가 없는 듯이 웃으며 아메리카노를 홀짝였다.
어디에도 소속되려 하지 않기에 무슨 꿍꿍이속인가 궁금해서 조사를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길드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날아오다니.
“결국 길드를 만들 생각으로 거절했나? 흠··· 그렇게 보기에는.”
부마스터가 임지성 헌터다.
C급에서 A급으로 재각성을 한 헌터.
어떻게 보면, 길드 마스터와 부마스터가 전부 재각성을 했다고 볼 수 있었다.
한태현은 애초에 불분명 각성자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일종의 재각성이니까.
“그래도 조사해 볼 가치는 있지.”
천태도가 턱을 어루만지며 헌터 워치를 닫았다.
그리고는 카페를 빠져나와 차에 올라탔다.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운전기사가 정중히 물었다.
“바로 사무실로 가지.”
“알겠습니다.”
천태도의 말에 운전기사가 빠른 동작으로 운전하기 시작했다.
가능하면, 지금 바로 조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가장 먼저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보류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이 일이 끝난다면, 한태현에 대해서 알아볼 계획이다.
그는 옆에 비치되어있는 서랍에서 안대를 꺼내고는 잠시 눈을 붙였다.
*“이런 미x!”
쾅!
고구려 길드장실.
길드 마스터인 임요한이 워치를 끄고는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쳤다.
설마 이런 소식이 날아올 줄이야?
“왜 그래요!?”
마침 길드장실을 들어오려던, 장혜옥이 급히 들어왔다.
그리고 눈앞에 보인 건, 임요한의 흥분한 얼굴이었다.
S급으로 각성한 이후로 이렇게 큰 감정의 변화를 보인 적이 없었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지?
장혜옥이 급히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임요한이 이를 바드득 갈기 시작했다.
길드 창설 소식과 새로운 인재의 등장의 정보는 길드마스터에게만 첫 번째로 공유되는 것이기에 부마스터인 그녀에게는 조금 늦게 정보가 공유될 것이다.
물론 일반 길드원들은 마스터와 부마스터가 길드원들에게 공유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들.
그런 사실들을 알고 있음에도 화가 났다.
“후우··· 잠시만 진정 좀 하고.”
“···알았어요. 일단 진정하고 말씀하세요.”
장혜옥은 결국 그에게서 조금 떨어지고, 그의 흥분이 사그라질 때까지 가만히 서 있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임요한이 흥분이 조금 진정되었는지 탁자에 있는 커피를 홀짝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놀라지 말고 들어. 임지성 그 놈이 재각성을 했어.”
“네···? 그게 정말인가요?”
“그래. A급이 되었다더군. 아마 곧 거기로도 공유가 될 거야.”
“어머!”
장혜옥이 놀랐는지 손뼉을 쳤다.
그렇다면, 자신의 가족들은 전부 A급 이상이 되었다는 소식 아닌가?
이로써 고구려의 위신이 다시금 상승할 것이다.
“그러면, 지성이를 불러들이면 되겠네요?”
“그런 일이 있었는데, 쉽게 오겠어? 생각을 좀 해.”
임요한이 짜증난다는 듯, 그녀를 쏘아보았다.
순간 자신도 모르게 힘을 주자, 장혜옥이 움찔했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힘을 회수했다.
“어쨌거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어요. 지성이가 돌아온다면, 지금부터 잘 해주면 되잖아요.”
“상윤이가 그러더군. 다시 돌아올 생각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고.”
“그건 한태현이라는 헌터를 데려오기 위해서 꾀를 쓰다가 그리 된 거잖아요?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죠. 아무리 그래도 지성이가 정말로 연을 끊으려고 할까요?”
장혜옥은 말도 안 된다는 얼굴로 말했다.
임지성이 C급일 때에는 가차 없이 내치려고 했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니 웃음만 나왔다.
임요한은 고개를 저으며, 워치에 공유된 정보를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지성이가 왕국이라는 길드의 부마스터로 들어갔어. 방법이 없다 이거지.”
그가 보여준 정보에 그녀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졌다.
길드 마스터 한태현을 필두로 만들어진 신생 길드.
설마 신생 길드의 부마스터로 들어갈 줄은 몰랐다.
장혜혹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당장 데려올게요.”
“길드에 들어간 놈을 무슨 수로 데리고 와? 안 그래도 확고한 녀석인데.”
길드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연을 끊겠다는 말에도 동의한 녀석이다.
쉽게 고구려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장혜옥은 당장이라도 외출할 것 마냥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가서 얘기해볼게요. 어미 말은 들어줄 것이니.”
“······.”
임요한은 그녀가 길드장실을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아무런 말도 꺼낼 수가 없었다.
설마 몇 없다는 재각성 헌터가 자신의 아들에게 적용될 줄이야.
어이가 없었다.
안 그래도 A급 헌터의 등장사례가 적어지면서 많은 길드들이 쌍심지를 켜고 있다.
고구려 역시 마찬가지지만, 하필이면 임지성이 재각성을 통해 A급이 되다니.
“후우··· 역시 피는 못 속인다 이건가.”
단순히 성장이 늦어졌을 뿐.
그 역시 자신의 아들이다.
재각성이라는 선택지도 고려했어야 되는데.
자신의 오판이었다.
“이걸 어쩐다? 그 놈을 다시 데려올 방법이 없을까?”
지금까지 재각성은 대한민국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한태현 헌터도 일종의 재각성이지만, 완전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그렇지만 임지성은 다르다.
완전한 재각성.
그 사실이 전국에 기사화가 된다면, 큰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가 어디 길드에 소속되었는지도 알게 된다.
“가족들이 고구려인데, 자신 혼자 빠져나가 신생 길드를 만들었다면?”
분명 고구려에서 무슨 일을 당했다면서 이야기가 거론될 것이 뻔하다.
그렇게 되면, 고구려의 이름값이 미세하지만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임요한은 그게 싫었다.
그렇지만, 임지성이 고구려로 돌아온다면, 고구려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 분명하다.
가족 모두가 A급 이상의 각성자.
심지어 임지성은 C급에서 A급으로 재각성.
“흐음··· 부인마저도 실패한다면, 내가 나설 수밖에.”
한태현도 임지성도 고구려로 데리고 오고 싶다.
임요한은 그 생각을 가지고, 휴대폰을 들어 안상윤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