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ly Hunter with no level limit RAW novel - Chapter 77
18화 에일린의 과거(3)
*[대한민국에 헌터를 지원할 수 없음에 유감을 표합니다. – 에드워드 윌슨]
미국 헌터관리국의 입장 발표다.
이미 두 차례 S급 게이트를 클리어 하느라 많은 S급 헌터를 잃었던 미국.
아직은 헌터 강국이라고는 하나, 대한민국에 지원해 줄 S급 헌터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A급 헌터들을 보내기에는 많은 위험부담이 따를 것이고, 지원으로 인해 헌터들을 잃는 것은 곧 전력 손실로 이어지니, 누가 대한민국에 헌터를 지원하고 싶을까?
물론 아예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자국의 헌터를 지원하지 않는 것일 뿐.
물자 지원과 타국에 한국에 헌터 지원을 해달라고 직접 요청까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S급 헌터 15명과 A급 헌터 80명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A급 헌터는 그렇다 치더라도, 각 국의 S급 헌터가 별로 없는데다가 귀한 전력이기 때문에 쉽사리 내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15명이 한계였다.
“정말 너무하는군.”
결과물을 받아든 진도윤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그래도 S급 게이트다.
모든 나라가 힘을 모아서 처리해야 되는 것이 옳은 것 아닌가?
물론 이전 S급 게이트들은 각기 발생한 나라에서 도맡아서 클리어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
일전에 발생했던 S급 게이트보다 크기가 월등히 큰데다가 S급 헌터의 전력이 다른 국가들보다도 약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몬스터에게 패배한다면, 몬스터가 미쳐 날뛸 것이 분명하다.
자칫 잘못하면 그들의 나라까지 침범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피해가 오기 전까지는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이지.”
화가 났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상황에서까지 돕지 않는 것은 너무하지 않은가?
미국에서 S급 헌터를 10명 내지 15명을 지원해준다면, 훨씬 수월하게 클리어가 가능할 것이다.
아니.
G급 헌터들이 나서준다면, 피해가 최소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G급 헌터들은 나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거절한 것인지, 국가에서 G급 헌터가 나서는 것을 사전에 차단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결과물은 S급 헌터 15명, A급 헌터 80명이었다.
“결국 이 정도 인원과 우리 S급 헌터를 총동원해서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인가?”
진도윤이 머리를 쥐어짰다.
만약에 이번 S급 게이트를 클리어하지 못한다면?
S급 헌터 모두를 잃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는다면?
상상조차 끔찍했다.
“부장님···.”
지원에 대한 소식은 관리국 직원 전체가 알고 있다.
헌터들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뉴스와 기사로 보도되면서 수많은 시민들이 인지한 상태다.
“왜 그러지?”
그의 옆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던 하동주가 불안했는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저··· 그게···.”
“천천히 말해봐.”
진도윤이 그의 긴장을 조금이나마 풀어주었다.
무슨 말을 꺼내려고 저렇게 긴장을 하는 것일까?
“임요한 헌터님 말입니다. 이번에 출전하지 않으시겠답니다.”
“뭐!?”
얼마나 놀랐는지 진도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금은 S급 헌터 한 명, 한 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S급 헌터 임요한이 출전하지 않겠다니?
진도윤이 급히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는 임요한에게 곧장 전화를 걸었다.
다행이 신호음은 4번도 채 울리지 않아 연결되었다.
사전 말도 없이 길드 마스터에게 전화를 건다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지금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오, 진도윤 부장님 아니십니까?
휴대폰 너머에는 임요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왜일까?
임요한의 목소리에서는 이전에 느껴졌던 음침했단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진도윤은 속으로 내심 놀랐지만, 겉으로 티내지 않았다.
지금은 몬스터 토벌에 대해서만 다뤄야 할 때다.
-이렇게 불쑥 연락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하, 괜찮아요. 몬스터 토벌 때문에 연락을 주신 거지요?
-네. 맞습니다. 듣기로는 출전을 하지 않으시겠다고···?
-네. 사실 출전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니?
-저는 더 이상 S급 헌터가 아닙니다.
-하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임요한의 목소리는 매우 진중했다.
-특이한 케이스라고 봐야겠지요. 저는 기껏해야 A급 정도 될까 말까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해하기가 쉽지 않군요.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러면 제가 관리국에 방문해서 말씀드려야겠군요.
-방문이요?
-네. 방문해서 확인해보시면 답이 금방 나오지 않겠습니까?
-···아니요. 제가 직접 가겠습니다. 대형 길드의 마스터를 오라 가라 할 수는 없으니까요.
-···배려 감사합니다. 그럼 시간 되실 때, 천천히 오십시오.
-알겠습니다. 문자로 시간 보내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수고하시고요. 나중에 뵙도록 하죠.
그 말과 함께 전화가 끊어졌다.
진도윤은 머리가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임요한의 목소리는 진중했다.
최소한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직접 만나봐야 알겠지만··· 하필이면, 이런 중요한 때에···.”
진도윤의 목소리가 떨렸다.
“부장님···.”
하동주는 입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었다.
평소에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진도윤이다.
그런 그가 이렇게까지 당황하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다.
그 전에도 몇 번 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당황한 적은 없었다.
그걸로 보아 이번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괜찮아. 한태현 헌터님이라면···.”
진도윤은 그런 하동주의 얼굴을 보고는 다시금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아직 태현이 남아있지 않은가?
분명 그라면 이번 토벌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니 일정을 빠르게 마치고, 토벌에 빨리 합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포탈을 타고 이동한 곳은 어느 길의 한복판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오가는 것이 보였는데, 하나같이 입고 있는 복장이 특이했다.
[시크릿 에피소드가 개방됩니다.] [Chapter 1.이 시작됩니다.]‘뭐야···? 이게 끝?’
태현이 메시지를 껐다 켜기를 반복했다.
시크릿 에피소드가 개방된 건 좋다 이거야.
그런데 설명은 같이 붙여줘야 되는 거 아닌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그 때였다.
“공자님!”
누군가 큰 목소리로 공자님을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였다.
태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저렇게 다급하게 찾는다는 말인가?
탁!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누군가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뭐··· 뭐야?”
태현이 당황한 눈으로 순간적으로 흐트러진 초점을 제대로 맞췄다.
그리고 거기에는 얼굴이 아닌, 허리에 메고 있는 특이한 혁대가 보였다.
‘뭐지?’
이상함을 감지한 그가 고개를 올리자 그제야 얼굴이 보였다.
스물도 채 되어 보이지 않는 소년.
그보다는 키가 왜 이렇게 큰 건지.
목이 아플 지경이다.
“공자님! 한참 찾았다고요! 왜 안 돌아오시나 했어요.”
소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태현의 팔을 잡아끌었다.
“이거 안 놔요?”
갑자기 끌고 가려는 행동에 기가 찼다.
그렇기에 힘을 주고, 그 팔을 뿌리치려 했는데.
무슨 힘이 이렇게 센 건지 맥을 못 추렸다.
“정말··· 오늘은 그만 돌아가셔야 돼요! 폐하께서 오늘은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셨던 거 잊으셨어요?”
“그러니까 그걸 왜 나한테 그러냐고요!”
태현이 빽 소리 질렀다.
힘으로 되지 않는 모습에 그가 얼마나 강자인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겉으로는 아무런 기운조차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소년이 이상하다는 듯, 태현의 얼굴을 살폈다.
“갑자기 왜 존대를 하시는 건가요? 공자님 맞으세요?”
“도련님 아닙니다. 사람 잘못 보셨어요.”
태현의 말에 소년이 다시금 자신의 얼굴을 살폈다.
“···정말 장난이 지나치세요! 어떻게 봐도 공자님이시잖아요!”
“글쎄 아니라니··· 잠시 거울 같은 거 있으면 줘 봐요.”
계속 부정하려다가 소년의 굳건한 태도에 이상함을 감지했다.
소년은 품에서 조그마한 거울을 꺼내고는 그에게 내밀었다.
그리고 얼굴을 확인하자.
“뭐야 이게!”
태현은 하마터면 거울을 떨어트릴 뻔 했다.
아이다.
그것도 10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
아이의 몸에 태현이 들어왔다.
그것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거울에는 아이의 얼굴이 비춰지고 있었으니까.
‘시x. 이건 또 뭔 경우야?’
*태현이 자리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소년이 그와 함께 돌아간 곳은 하나의 큰 성이었다.
‘설마 에일린의 몸으로 들어올 줄이야.’
에일린의 과거.
그리고 Chapter 1.
아무래도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듯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 상황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정말이지··· 오늘 걸렸다가는 크게 혼날 뻔 했어요.”
눈앞에서 푸념을 늘어놓는 소년. 자론.
에일린을 모시는 시종으로 올해 19살이 되었다고 한다.
“알았다고. 미안하다니까?”
“···알겠어요. 그래도 존댓말로 해주실 때에는 기분이 좋았는데 말이죠.”
“조용히 해라···.”
태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Chapter 1. 이라면 어떤 사건이 일어나야 될 건데, 아직은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사건일까?
“그보다··· 그거 들으셨어요? 벌써 3번째라고 하네요.”
“뭐가?”
자론의 말에 태현의 눈이 살짝 빛났다.
“이상한 괴물이 출현하는 거요. 이번에는 세도스 왕국에 나타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해요··· 아마 폐하께서 이 소식을 접하시고, 공자님께 외출 금지를 내리신 거라고요.”
“괴물··· 혹시 어디서 나타난 건지 알 수 있어?”
“듣기로는 멀쩡하던 공간이 갈라져서는 커다란 검은 구멍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거기서 괴물이 출현하는 것 같아요.”
왠지 어떤 Chapter인지 예상이 간다.
태현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의 생각대로라면, 분명 에일린 근처에서 게이트가 발생할 것이다.
“당장 막아야 돼. 왕국의 경비 단계를 올리고, 근처를 수색하는데 힘쓰라고 전해!”
지구와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수많은 검사와 마법사들이 대거 존재한다.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만 한다면, 분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자론에게 닿지 않았다.
“공자님···? 왜 말을 안 하시고, 입술만 움직이세요?”
자론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봐도, 태현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 알아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에 태현이 입술을 세게 물었따.
‘이래서 과거 회상이라고 하는 건가···.’
이미 지나간 일.
바꿀 수 없다.
이건 단순히 회상일 뿐이다.
바꾸려고 시도해봤자, 그건 이들에게 닿지 않는다.
“아니야··· 그냥 장난 좀 쳐봤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가요? 전 또 무슨 일이 있는 줄 알았어요.”
자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공간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한 것이.
“뭐··· 뭐야?”
태현이 놀란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가 자론을 보았다.
그러나 자론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뭐지···?’
그가 의아한 얼굴로 빈자리를 내려다보고 있자, 누군가 급히 들어왔다.
“헉헉··· 공자님!”
태현의 눈이 살짝 커졌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자론이었다.
‘임팩트 있는 장면만 보여주는 건가?’
머리를 빠르게 돌려 생각을 마쳤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지금 성 밖에 괴물 출현했어요! 기사단이 최대한 막아보고는 있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자론은 그 말과 함께 그를 데리고 움직였다.
“에일린 공자님!”
자론이 그를 성 뒷문으로 데려가니, 대기하고 있던 기사들이 그들을 반겼다.
미리 언질을 놓은 모양이다.
그들은 자연스레 태현을 마차에 태우고는 급히 성을 빠져나갔다.
남은 이들은 여기서 몬스터를 사냥할 예정이고, 반드시 살아야하는 인물들은 이렇게 피신을 한다.
“여기는 안전합니다! 미리 수색을 마쳤습니다. 곧장 신전에 있는 이동관문으로 가지.”
“알겠습니다.”
태현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일사천리로 끝내는 모습.
그렇게 마차가 성을 완전히 빠져나가려던 그 때.
콰직!
히이잉!
말의 울음소리와 함께 마차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태현의 얼굴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역시 이렇게 되는 건가.’
대충 예상은 했다.
분명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그리고 그 위기는 다름 아닌 지금이었다.
“고··· 공자님! 빨리 마차 밖으로 피신을··· 헉!”
자론이 급히 태현의 손을 잡고, 마차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 행동은 괴물이 자론의 왼팔을 물어뜯으면서 저지되었다.
‘지네형 몬스터···.’
태현이 이를 꽉 물었다.
그의 생각이 맞다면,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은 여기서 죽는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끄악···!”
기사들의 비명이 그가 앉아있는 곳까지 크게 닿았다.
“끄윽··· 공자님··· 빨리 도망가십시오. 빨리···!”
자론은 왼팔이 뜯어져 나갔음에도 태현의 걱정부터 했다.
“안 돼! 같이 싸운다.”
태현은 이대로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음성은 그들에게 닿지 못했다.
“왜 말씀이 없으세요··· 빨리 도망가셔야 된다고요!”
“젠장···.”
이 역시 바꿀 수 없는 미래.
결국 태현이 마차에서 빠져나와 성 안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지네형 몬스터가 그를 집어삼키기 위해 허리를 펴고, 태현을 덮쳤다.
“어디를! 끄윽···.”
그러나 남아있던 기사 하나가 그 지네의 머리에 달려들면서 태현은 무사히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Chapter 1.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레벨이 3 올랐습니다.] [군주 경험치 300을 획득하셨습니다.]‘···뭐야. 이게.’
성 안으로 들어오니 끝난 챕터.
아무래도 그들을 잃고, 누군가가 늦게나마 몬스터를 박멸하기 시작한 것이리라.
태현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Chapter 2.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