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ly Hunter with no level limit RAW novel - Chapter 93
20화 뜻 밖의 이득?(3)
*교실의 문이 열렸다.
역시 비싼 돈 주고 만든 문인만큼 스무스하게 열렸다.
문이 열림에 학생들의 시선이 태현과 방유나에게로 향했다.
‘흠.’
태현이 주위를 살폈다.
엎드려서 자고 있는 녀석들이 10% 정도.
문이 열림에 잠시 흥미로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학생이 40%.
대놓고 얕잡아보는 시선이 40%.
나머지는 각자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고 있다.
그 중에서도 2명.
진도윤의 말대로 S급 쌍둥이 역시 자리에 앉아있었다.
단지, 엎드려서 자고 있을 뿐.
기감은 확실히 S급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잠시 집중해주세요!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릴 사람이 있습니다.”
방유나가 손짓했다.
태현은 자연스레 그 옆에 섰다.
“오늘부터 1달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함께해주실 한태현 선생님이라고 해요.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반갑다.”
태현이 픽 웃으며 말했다.
초면부터 반말이 나오자 학생들의 눈빛이 조금 변했다.
방유나는 당황한 눈으로 그를 보았으나, 그의 진중한 얼굴을 보고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학생들을 다시 보았다.
역시 이 반 학생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태현이 속으로 웃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그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줄 속셈이었다.
‘아니, 저 개xx들이?’
‘주군! 불러주십시오! 조져버리겠습니다!’
수하들 역시 학생들의 시선을 느끼고는 분개했다.
단단히 뿔이 났다는 듯, 소환시켜달라고 애원하는 녀석들.
‘조용히 해라. 거슬리니까.’
태현의 말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선생이 학생에게 말을 짧게 하는 게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 어쨌든 1달이 조금 넘는 기간이지만, 잘 부탁한다.”
학생들의 시선은 곱지 못했다.
어디서 굴러먹다 온 놈이 자신들에게 반말을 하는 거지?
그것도 면식이 없는 A급, S급 앞에서?
그들의 시선이 말해주고 있었다.
“야, 저 놈 뭐야?”
“몰라. 어디서 반말이야. 좆같네. 진짜.”
태현과 방유나에게 들릴 정도로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크게 떠드는 모습들을 보니 웃음이 나올 뻔했다.
“그냥 뒤통수 한 대만 쳐라. 힘을 보여주면 알아서 기겠지?”
“이참에 조져버려?”
대놓고 협박을 하는 모습에 방유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가 A급 헌터라고는 하지만, 여기 있는 학생들 모두가 A급 이상이다.
혼자만의 힘으로 학생들을 이끌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선생 짓도 못할 일이야.’
태현이 한숨을 내쉬었다.
“선생님? 1달간은 제가 이 반을 이끌어 나갈 테니 나가 계시죠?”
“네···? 적응도 없이 혼자서요?”
1달 간, 임시 담임으로 일하는 것이다.
그러니 혼자서 이끌어 가야하는 것이 맞다.
방유나는 걱정된다는 얼굴로 태현을 보았다.
이미 학생들의 공분을 사고 말았다.
이대로 혼자 두었다간 무슨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
“괜찮아요. 오히려 선생님이 계시면, 훈육하기가 힘들어지거든요.”
태현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대충 보아하니 그녀가 어떤 식으로 학생들을 이끌어왔는지 훤하게 들어왔다.
A급 각성자인 선생을 저렇게 무시하는데, 다른 선생들은 어땠을까?
아마 그녀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1달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은 방유나에게 휴식을 부여할 생각이다.
고생했다는 의미로 말이다.
“···알겠어요.”
결국 방유나는 고개를 숙이고는 교실을 빠져나갔다.
쐐애애액!
그 순간,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태현에게로 무언가 날아왔다.
탁.
그는 여유롭게 날아오는 물건을 받아들었다.
‘야구공?’
그것도 공인구였다.
잘못해서 머리에 맞는 순간, 크게 다칠 정도로 엄청난 스피드였다.
날아오는 공에서는 미약한 살기마저 느껴졌었다.
‘훗, 각성자는 각성자라는 건가?’
하지만, 태현에게는 이런 모든 것들이 장난처럼 느껴졌다.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으니까.
그는 날아왔던 곳으로 야구공을 다시 던졌다.
쐐애애액!
“으악!”
공을 던졌던 학생은 엄청난 스피드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수그렸다.
덕분에 야구공은 학생이 아닌, 그 뒤에 있는 사물함으로 날아갔다.
쾅!
야구공은 사물함을 박살내고는 그대로 터져버렸다.
“뭐··· 뭐야?”
학생들이 놀란 눈으로 태현을 보았다.
얕잡아보고 있었는데, 방금 스피드는 뭐란 말인가?
그렇다고 자신들보다 강한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서는 A급 이상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수를 쓴 거야?”
야구공을 던졌던 학생은 미간을 좁히고, 태현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는 어느새 턱을 괴고, 수업 시간표를 살피는 중이었다.
실전 훈련은 다음 주부터 시작.
지금은 이론 수업 시간이다.
“뭐 해? 수업 준비 안 하고?”
태현은 그 말과 함께 비치되어있는 교과서를 하나 꺼냈다.
‘능력의 이해’ 라는 과목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책을 꺼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10분이 지났다.
결국 태현의 말을 따르는 학생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반항해보겠답시고, 자신들의 무리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
아까처럼 야구공을 던지는 녀석은 없었지만,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태도가 눈에 훤히 보였다.
“뭐, 듣기 싫음 말고.”
태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교실을 빠져나갔다.
“뭐야··· 저 망할 새끼는.”
“아 존나 짜증나. A급이 되어서도 학생 취급을 받아야 되냐?”
학생들은 그제야 태현의 뒷담을 까기 시작했다.
*태현이 향한 곳은 교장실이었다.
똑. 똑.
“들어오세요.”
문혁수의 말이 들려옴에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자리에는 문혁수와 방유나가 앉아있었다.
“엇? 무슨 일 있으세요?”
방유나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태현의 얼굴은 너무도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닌 모양.
“일은 없고요. 실전훈련 말입니다. 지금부터 들어가죠.”
태현의 용건은 이것이다.
다음 주부터 진행되어야 할 실전훈련을 당장 오늘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문혁수는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A반만 이번 주부터 실전훈련 들어가자고요. 문제없지 않습니까?”
이론수업이라고 해봤자 단순히 능력, 몬스터에 관한 지식을 머릿속에 넣는 작업일 뿐.
그마저도 저번 주에 시험을 통해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
실전훈련에 바로 돌입해도 문제될 게 없었다.
학교의 커리큘럼 상, 다음 주부터 진행되는 실전훈련을 무사히 수료해야지만 졸업이 가능하다.
19살에 졸업하면, 20살에 길드나 관리국에 등록.
15~18살에 졸업해도, 20살까지 기다려야한다.
“아··· 안 돼요! 게이트는 위험하다고요? 함부로 들어가는 건···.”
방유나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태현이 어느새 싸늘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요. 학생들은 나이가 어리다지만, A급 이상 헌터들입니다.”
“그래도···.”
“게이트는 인간의 편의에 맞춰서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걸 대비해서 실전훈련의 기간을 조금 늘릴 필요가 있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강함을 무시할 순 없으니까요. 그리고 힘은 약한 사람을 업신여기라고 주어진 게 아닙니다.”
태현의 말이 맞았다.
게이트는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다.
그렇기에 헌터들은 나이 불문하고, 능력만을 중시하는 것이었다.
“···알겠습니다.”
문혁수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교장선생님!”
“됐어요. 어차피 학생들도 헌터가 될 겁니다. 그러니 나이 상관없이 등급에 따라 반 배정이 이루어진 것 아닌가요? 경험을 조금이라도 많이 쌓게 만든 뒤에 길드로 보내는 게 저희들의 역할이지요.”
의외로 허락은 쉽게 떨어졌다.
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그럼 바로 수업 진행하러 가보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교장실을 빠져나갔다.
허락을 해주지 않았다면, 관리국에 압박해서라도 실전훈련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 힘은 사람들을 지키는 데 쓰는 거다. 새끼들아.’
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뭐가 된 것 마냥 착각하는 모습까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그 힘이 사람에게 향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
온전히 몬스터를 박멸하기 위해 사용해야 하는 힘이다.
태현의 눈이 낮게 가라앉았다.
A반 학생들은 생각보다 수준이 훨씬 떨어졌다.
그런 본성을 숨기고 살기 전에 확실히 뜯어 고쳐줄 생각이다.
*예상했던대로 학생들의 반발은 심했다.
그러나 학교의 명령으로 실전훈련이 앞당겨졌다는 말에 학생들은 군 말없이 게이트 앞에 섰다.
“자, 수업 싫지? 그러니까 실전훈련에 들어가자.”
태현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것도 싫다면요?”
학생 하나가 이죽거렸다.
“그럼 죽어야지 뭐.”
태연하게 말하는 모습에 표정을 굳히는 아이들.
“말하는 본새가 좀 기분 더럽게 만드네요?”
“글쎄다? 더러운 건, 네놈들이 더 한 거 같은데?”
“뭐? 이 새끼가!”
결국 학생 하나가 참지 못하고, 태현에게 달려들었다.
신체를 강화시키는 능력을 가진 A급.
그의 목을 비틀기 위해 움켜쥐는 순간, 태현의 주먹이 학생에게 냅다 꽂혔다.
“쿠억!”
한 대면 충분했다.
그에게 달려들던 학생은 그 자리에 엎어졌다.
의식을 잃었는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태현은 그 학생의 멱살을 잡더니 그대로 들어올렸다.
“······.”
학생들은 어느새 놀란 눈으로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쯧, 겨우 그 정도로 뭘 어쩌려고?”
태현은 그 말과 함께 학생을 게이트 안에 집어넣었다.
“아··· 아니··· 선생님!”
“음? 방유나 선생님이 왜 여기 오셨습니까?”
방금 도착했는지 호흡이 거친 모습.
“그게 문제 아니잖아요! 의식도 없는 학생을 왜 게이트에다가 넣으셨냐고요!”
방유나가 벌겋게 오른 얼굴로 따졌다.
하지만, 태현은 그녀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학생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괜찮아요. 금방 눈을 뜰 거고, 알아서 잘 살아남겠죠. 그리고 이 녀석들도 같이 들어갈 거고요.”
“······.”
“뭐 해? 안 들어갈 거야? 이 녀석들이랑 똑같이 해줘야 들어가려나?”
명백한 협박이었다.
학생들은 입술을 세게 물었다.
고작 1명 처리했다고 기세등등하기는.
학생들의 눈에서 살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여학생 2명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지금 들어갈게요.”
“들어갑니다~”
갑작스런 등장에 태현이 눈을 살짝 빛냈다.
살기를 피어 올리던 학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다.
이 2명의 여학생이 바로 S급으로 판정을 받은 일란성 쌍둥이.
장은아.
장은희.
선두에 서 있던 학생 2명이 조심스레 다가가 물었다.
“은희야···.”
“은아야, 너 화 안 나?”
학생의 물음에 그녀들은 어깨를 한 번 으쓱여 보일 뿐이다.
“괜찮아. 실전 훈련이라잖아.”
“마침 각성한 힘도 시험해보고 싶고.”
“······.”
‘흠? 고분고분 듣는다고?’
설마 S급 학생 2명이 고분고분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무슨 꿍꿍이 속일까?
태현이 턱을 어루만졌다.
“그래. S급이라지? 한 번 보여주고 와 봐.”
“네.”
“네.”
그의 말에 대답을 하고는 망설임 없이 게이트에 들어가는 모습.
결극 그녀들의 행동에 학생들도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
A급 게이트.
‘정신없이 굴러봐라.’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이 아니다.
바로 경험이다.
이 경험이 밑바탕으로 깔린 상태로 능력을 활용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그것을 알고 있었기에 게이트로 밀어 넣었다.
S급 2명.
A급 41명.
A급 게이트를 클리어하고도 남을 만한 전력이다.
“아··· 정말!”
방유나는 머리를 벅벅 긁더니 이내 게이트에 뛰어 들어갔다.
“···참 대단한 선생 납셨네.”
태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리고는 그 역시 게이트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