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P character in my novel RAW novel - Chapter 100
제100화
100화. 뜻밖의 손님(3)
‘그럼 사양 않고!’
계속해보라는 에디린의 말대로 아벨은 전력을 다해 다시 뇌전마검을 썼다.
파지지지지직―!
용골검이 뇌기 깃든 오러로 새하얗게 물들어간다.
뇌전마검雷電魔劍
제1식
벽력霹靂
콰콰콰쾅―!
1식 벽력霹靂부터 시작해 3식 화전花電까지, 현재 쓸 수 있는 비기들을 마력이 허락하는 데까지 반복해서 계속 썼다.
한참을 그렇게 반복해서 비기들을 구사한다.
헉― 헉― 헉― 헉―
아벨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연무실 전체가 마치 뇌운雷雲 속에 휘말린 것처럼 전류들로 가득 차 번쩍번쩍했다.
파지지지직―!
수아아아악―!
에디린이 다시 휙― 하고 가볍게 오러의 검을 휘두르니 아까와 같이 순식간에 뇌기들이 에디린의 오러 검에 빨려 들어간다.
에디린은 애써 덤덤한 척하며 별거 아니라는 듯이 툭 내뱉는다.
“당신의 말이 맞았네요. 하지만 조금 부족한 것도 사실이에요.”
비트칸은 정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얼굴을 구긴다.
“뭐? 또 허풍 시작인가?”
그 비꼼에 에디린은 또 발끈했다.
“아니! 무슨 또 허풍 시작이라는 거예요!”
“아니! 도대체 뭐가 부족하다는 거야?! 솔직히 완벽하게 구사했잖아?!”
아벨은 포션을 급히 마시고 숨을 가라앉힌 후.
“저기 두 분 그만하시고 차 한잔하시겠습니까? 저 역시 뭐가 부족한지 듣고 싶으니 말입니다.”
비트칸은 아벨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좋다! 그래! 한번 들어나 보자! 도대체 뭐가 부족한지! 내가 봤을 때 카인보다 훨씬 잘 쓰는구만!”
“아니! 당신이 만들었어?! 내가 만든 검술인데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야?!”
“뭐?! 지껄여?! 이게 정말?!”
“어쩔 건데?! 나도 곧 있으면 에이션트거든?! 한번 해봐?! 엉?!”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그러면서 마력을 끌어올리는데.
구오오오오―!
두두두두두―!
둘 다 마력을 끌어올리자 연무실이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벨은 다급히 둘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그만! 그만! 제발 좀! 절 위해서라도 좀!”
더는 싸우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두 드래곤의 손을 잡았다.
아벨이 손까지 잡자 이제야 좀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 그렇게 정말 다행히도 두 드래곤은 그 어마무시한 기세를 거둬들였다.
“흥! 이 허풍쟁이 드래곤! 내가 저 아이 때문에 참는다!”
“허! 누가 참는다고! 내가 참는 거지!”
아무튼 일단은 그 기세를 거둬들였기에 아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후…… 일단 나가시지요. 제가 차 한 잔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혹시 몰라 손을 잡은 채로 둘을 데리고 나간다. 소파에 앉힌 뒤 아벨은 두 드래곤에게 차를 끓여 내왔다. 아벨도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평소 즐겨 마시던 딸기 우유보다는 차를 마시기로 한다.
두 드래곤 사이에 앉으며 논란의 그 말에 관해 묻는다.
“그럼 아까의 대화를 이어서, 에디린 님께서는 제 뇌전마검에서 어떤 점을 보시고 부족하다고 하신 겁니까?”
에디린은 이번에도, 아니 일부러 더 과장해서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한다.
“너의 뇌전마검은 독학으로 익힌 것치고는 정말 대단해. 확실히 카인보다 낫다고 할 수 있어. 하지만.”
“……?”
“너는 종으로밖에 뇌전마검을 쓰지 못하잖아? 뇌전마검을 횡으로도 쓸 수 있어야 해. 그리고 찔렀을 때도 쓸 수 있어야 하고.”
비트칸은 이에 따지듯이 벌떡! 일어나 소리친다.
“아니! 카인도 종으로밖에 못 펼쳤는데! 어디서 거짓말을!”
에디린도 이에 질세라 벌떡! 일어나 또 소리친다.
“내가 그동안 발전시켰거든?! 그럼 당연히 부족한 게 맞지!”
“와―! 이건 무슨 완전 억지잖아!”
“억지 아니거든!”
그러면서 다시 마력을 끌어올리려 하길래.
급히 아벨이 다시 나서야 했다.
“그만! 그만 좀 하십시오! 그러다 소문 다 나겠습니다! 감시자들은 그렇다 쳐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 수도 있단 말입니다!”
“흥!”
“쳇!”
아벨은 너무 골치가 아파 관자놀이를 누른 채 말을 한다.
“……확실히 전 종으로 내리쳐 뇌전마검을 쓰는 법밖에 모릅니다. 카인 폐하께서 남기신 검술서에도 그 방법밖에 적혀있지 않았고 말입니다.”
에디린은 어린아이 모습의 비트칸을 같잖다는 듯이 내려다보면서.
“훗― 당연히 네가 몰랐겠지. 누구처럼 놀고만 있어서 발전이 없는 것과는 달리 나의 뇌전마검은 시대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었으니까.”
그 말에 비트칸이 또 뭐라 말하려 했었으나, 아벨이 눈치채고는 비트칸의 손을 꾸욱 잡으며 참으라고 신호를 줬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디린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이어서 한다.
“그래서 말인데 네가 내 발전된 뇌전마검을 배워서 써줘야겠어. 세상에 뇌전마검이야말로 현존 최강의 검술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기 위해서 말야.”
그 말에 비트칸은 더는 못 참고 엄청 분하다는 듯이 소리친다.
“제기랄! 야!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 내 당장 발전시켜 올 테니까!”
“그 잠깐에 이미 이 아이는 죽어있을지도. 최소 몇백 년은 걸릴 테니.”
“뭐라고?! 이게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흥! 아까도 보자면서?! 그리고 지금도 보고 있잖아?! 근데 뭘 또 보자는 거야?!”
하아…….
두 드래곤을 보니 끝이 없을 것 같아서.
에디린의 새하얀 손을 붙잡고 그냥 연무실로 끌고 데려간다. 연무실로 들어가면서 비트칸에게 말한다.
“……비트칸 님 전 정말 발전된 흑풍흡검이 기대됩니다. 그 검술이 저에게 대단히 필요하니 말입니다. 그러니 어서 빨리 발전시켜 주시지요. 저는 그동안 에디린 님께 뇌전마검을 배우고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제발 이 시간이 마무리되길 속으로 기도하던 아벨이었다.
* * *
비트칸은 도대체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아벨이 그 발전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고자 남아서 잠깐 지켜보았는데.
“헐…….”
두 드래곤은 입을 떡하고 벌린 채, 알려주는 걸 딱 한 번 보고 그대로 구사해 내는 아벨을 정말 정의의 신의 환생인가 하고 멍하니 바라본다.
천고의 검재의 엄청난 능력이라 하겠다.
“……말도 안 돼…….”
“……별거 아니었나 보군…….”
별거 아니었나 보다 하고 말했었지만, 비트칸도 그게 결코 별거 아닌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에디린은 다짜고짜 아벨을 붙들고는 마구 흔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얼굴로 묻는다.
“어떻게? 어떻게 단 한 번 보고 바로 쓸 수 있는 거지? 어떻게?”
연신 ‘어떻게’를 말한다.
아벨은 자신을 흔드는 그 하얀 손을 살며시 붙잡고는 진정시키며 씨익―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전에 제가 비트칸 님께도 말씀드렸지만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 마력을 움직여야 하는 길이 보입니다. 확실히 제가 신들께 사랑을 받나 봅니다.”
그 말에 에디린은 소름이 쫘악 돋는지 두 팔로 자신의 여린 몸을 감싼다.
“당신이 그렇게나 극찬을 하더니…… 정말 그럴 만했군요…….”
“그래…… 이 녀석은 용골검의 특수 기능인 마력흡수를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해낸 놈이라고…… 정말 대단해…… 네 녀석 때문이라도 나도 어서 빨리 흑풍흡검을 발전시키고 싶구나…….”
비트칸의 칭찬에 살짝 허리를 숙인다.
“과찬입니다.”
그 모습이 대단히 마음에 든 비트칸은 선심 쓰듯 말한다.
“좋다. 너의 의견을 반영하여 내가 흑풍흡검을 발전시키겠다. 원하는 방향이 있으면 말해 보거라.”
그 말에 아벨은 잠시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뇌전마검의 발전형처럼 횡과 찔렀을 때도 쓸 수 있게 다듬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용골검과 함께 쓸 때 최적화된 검술인 만큼 전보다 더 확실하게 마력흡수를 씀과 동시에 펼칠 비기가 필요합니다.”
무슨 말인지 확실하게 이해한 듯했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알겠다. 최대한 빨리 발전시켜 오겠다. 그럼 가자. 에디린.”
하지만 에디린은 갈 생각이 전혀 없나 보다.
“당신 혼자 가세요. 나는 남아서 이 아이의 검술을 좀 더 다듬어 줄 테니.”
“허허― 이미 다 알려주지 않았더냐?”
“아니거든요?”
“너도 어린 드래곤처럼 남자가 고픈 것이더냐?”
그 말에 에디린이 눈을 치켜뜨고 살기를 풀풀 풍기기에, 다시 에디린과 비트칸의 손을 잡으며 간청한다.
“그만. 제발 그만. 도대체 왜 이렇게 저를 괴롭히십니까? 두 분 제발 참아주시지요.”
“흥! 저 늙은이가 개소리를 찍찍 내뱉으니까 그렇지!”
“네가 나잇값을 못하니까 그렇지!”
고개를 푹 숙이고 후우…… 한숨을 내쉰다.
“……비트칸 님. 에디린 님은 더 있다 가시겠다는데 어떡하시겠습니까?”
순식간에 대단히 수척해진 아벨을 대단히 걱정된다는 얼굴로 바라보며 말한다.
“정녕 괜찮겠느냐? 나는 이 늙은 드래곤 때문에 네가 힘들까 봐 걱정이구나.”
에디린은 그 웃기지도 않은 모습에 콧방귀를 뀐다.
“하!”
아벨은 혹시나 또 싸움 날까 봐 고개를 젓는다.
“아닙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비트칸은 아벨의 팔을 다정스레 툭툭 치며 정말 안됐다는 듯이 위로한다.
“힘내라. 너의 맘 잘 이해하니.”
이해하면 어서 그냥 가라고 하고 싶었다.
“감사합니다.”
“그래. 그럼 곧 보자꾸나.”
그러면서 에디린을 노려보는데.
“적당히 하고 가거라. 안 그러면 널 소개해 준 내가 아벨을 볼 낯이 없으니까.”
“알아서 할 테니 그냥 좀 가세요.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늙어서 그런 건가?”
꾸욱―!
두 주먹을 쥐며 참는 게 보인다.
“……그래. 넌 다음에 꼭 보자꾸나.”
그리고는 순간이동으로 사라진다.
에디린은 비트칸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참았던? 짜증을 한껏 쏟아낸다.
“아오! 저 늙은이 자존심만 세 가지고! 지가 무슨 뭐든 최곤 줄 안다니까! 안 그러니?! 정말 재수 없지 않니?!”
“……네.”
아벨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한다.
“좋아. 그럼 우리 뇌전마검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해 볼까? 사실 아까 저 늙은이 볼까 봐 내가 다 알려주지 않은 것도 사실이거든.”
* * *
확실히 에디린은 아벨에게 엄청난 도움을 주었었다.
“아니지! 그게 아니라고! 이 똥멍충아!”
물론 좀 엄격하긴 했지만 말이다.
‘도대체 뭐가 아니라는 건지. 맞는 거 같구만.’
그리고 괜한 갈굼도 좀 많이 하는 타입이었고.
아벨의 생각엔 뇌전마검의 난해함을 부각하기 위해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비트칸이 있을 때 보여주지 않은 비기는 확실히 있었으니, 그걸로 이 모든 부조리함을 이겨내기로 한다.
“네……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했다간 카인을 절대 못 넘는다고! 알겠어?!”
분명 첫날 카인은 넘는다고 한 거 같은데.
“네…… 에디린 님…….”
“어서! 시작해! 시간이 얼마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시키는 대로 뇌전마검을 처음부터 다시 구사하기 시작한다.
파지지지직―!
콰콰콰콰콰콰콰―!
한바탕 엄청난 뇌기가 연무장을 휩쓸고 지나갔는데.
“다시! 열정이 없다!”
열정이 없기는 개뿔.
파지지지지지지지직―!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그게 아니라고! 거기서는 이렇게 힘을 빡! 더 줘야지!”
힘을 빡! 줬다고.
“역시 용골검 따위 쓰레기 검을 써서 그런가?! 야 이거 써! 그딴 거 버리고!”
그러면서 자기 검을 주는데 솔직히 용골검이 훨씬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