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P character in my novel RAW novel - Chapter 146
제146화
146화. 새로운 제국을 위해서(1)
베리알은 에디린이 자신의 기세에 쫄아서 자세를 굽혔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수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러한 확신에 맞게 에디린의 아우라가 점점 줄어들어 갔다.
그 모습을 보고는 통쾌하다는 듯이 뒤로 허리를 젖히고 웃어젖힌다.
“크하하하하하하핫―! 그럼 그렇지! 네깟 년이 어딜 감히! 하하하하하하핫―!”
정의 무투회가 시작되고 단 한 번도 제대로 웃을 일이 없었던 베리알이었다. 그렇다 보니 웃음이 멈춰지지 않았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 모습을 보니 이제 로드가 아무리 도망가자고 설득하더라도, 저 자존심 높은 것이 결코 따라가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계획대로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저 웃음소리가 얄밉고 짜증 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아오! 저 입을 당장 찢어버려야지!》
아벨이 터지기 일보 직전인 에디린의 상태를 알아보고 다시 한번 다정히 달랜다.
《이제 곧입니다. 진짜 곧. 저를 봐서라도 조금만 참으시지요.》
에디린은 자기만의 일이라면 그냥 싸웠겠지만 아벨의 일과 연관이 되어 있어 평소와는 다른 인내심을 보여준다.
《알겠어! 내가 너를 위해서 잘 참아볼게!》
그 대답에 한숨을 돌린다.
《역시 우리 에디린 님. 저였으면 못 참았을 텐데. 정말 감사합니다.》
아벨의 아부에 입꼬리가 씰룩거린다.
《흠흠― 아무튼 그럼 이따 우리가 로드를 공격하면 되지?!》
《네. 맞습니다. 그때 저는 로드가 죽든, 도망가든 그때까진 베리알을 공격해 막고 있겠습니다.》
이제 슬슬 끝을 보려고 하고 있었다.
이것도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했다.
정확한 타이밍에 바엘을 죽이고 기습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저 바보 같은 것들이 속아줘서 다행이야.’
인간들은 아까 마족 서열 7위 이하만 남았을 때, 아벨이 만약 오대 심복까지 모두를 이긴다면 결승 토너먼트를 할 것도 없이, 인간들은 아벨에게 모두 항복하겠다고 미리 선포해두었었다.
마족들 입장에서 그들끼리의 축제를 보는 것도 굉장히 언짢았기에 아벨의 속셈대로 인간들의 뜻을 받아들였었다.
그러니 아벨이 바엘을 죽이는 동시에 이번 정의 무투회는 마무리 짓게 되는 것이었다.
‘기다려라. 제대로 한 방 먹여줄 테니.’
지금은 잠시 기고만장해져 처 웃고 있었지만 몇 분 뒤에도 그럴 수 있나 볼 것이다.
‘시작하자.’
이제 시작하기로 한다.
아벨은 일부러 바엘을 마왕과 로드가 있는 곳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휘익―
콰콰콰콰―!
바엘은 아벨의 검이 아주 살짝 몸에 닿는 것만으로도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심지어 자신의 쌍검으로 몸에 닿는 것을 막아냈을 때도 그 영향력에 있는 것만으로도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을 받았다.
가까스로 아벨의 검을 버티고 있었다.
정말이지 엄청난 고통 가운데서 가까스로.
그러던 그때.
“이제 끝내자.”
“······?!”
아벨의 무성의한 말에 바엘의 심장은 턱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다.
‘네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다!’
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말문이 막혀 나오지 않는다.
바엘도 절실히 깨닫고 있던 것이었다.
아벨의 뜻대로 이제 끝이 날 것이라는 것을.
수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벨의 몸 주위에서 성스러운 기운의 부드러운 바람이 흘러나왔다.
“······?!”
이번 정의 무투회 동안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종류의 것이라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분명 저것만으로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었고 말이다.
구오오오오오오오오오―!
“······!!”
역시 예상대로 부드럽기만 한 게 아니었다.
부드럽기만 했던 바람이 어느새 세차게 불어 닥치기 시작하더니 폭풍이 되었던 것이었다.
수악―!
아벨의 몸이 눈 깜빡할 사이에 사라졌다가 어느새 뒤에서 나타나더니.
흑풍흡검黑風吸劍
제6식
흑풍흡검黑風吸劍
비트칸이 이번에 발전시킨 흑풍흡검黑風吸劍이었다.
발전시켰지만 완전히 새롭다고 하기에는 부족해 신뇌전마검처럼 신新을 붙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솔직히 신뇌전마검과 같은 강함을 크게 느끼지 못했었기에, 그래서 잘 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묶어두고 신뇌전마검으로 마무리할 때 연계기로는 상당히 좋은 검술이었다.
“오오―! 드디어!”
드디어 자신의 비기가 펼쳐지자 흥분하는 비트칸이었다.
비트칸도 자신의 흑풍흡검이 개인이 아닌 다수를 상대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불평을 차마 하지 못했던 것이었지 그렇다고 기대를 안 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었다.
거대한 폭풍과도 같은 성스러운 바람이 바엘의 목숨을 점점 죄어온다.
닿기만 해도 대단히 고통스럽고 끔찍한 기운이었는데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없이 죄어오자, 당장에라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신들의 고향 지옥으로 돌아가고만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살아있는 부하들 앞에서, 그리고 자신을 믿어 주신 주군 앞에서 마냥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악을 지르며 버텨보려고 한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으아아악―! 으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아악―!”
하지만 문제는 심각하게 역부족이었다.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람이 살을 베어내고 그 베어낸 속살을 다시 한 번 베어낸다. 아무리 악마의 육체로 계속해서 재생시켜도 끊임없이 불어 닥치는 성스러운 바람에 속수무책이다.
바엘은 용골검이었다면 막아냈겠으나, 저 빌어먹을 마족의 최대 적인 성검 유게네스라 막기가 불가능함을 깨닫는다.
그때였다.
웅웅웅웅웅웅웅웅―!
보다 완벽하게 끝내려고 해서였는지 아벨의 유게네스에 다시 한번 엄청나게 강대한 성스러운 힘들이 몰려든다.
지금도 죽기 직전인데 저러한 것을 또 준비하다니.
확인사살도 아니고.
자신의 무능함에 비참함을 느낀다.
“두고 보자! 반드시! 반드시 돌아와 인간들에게 복수할 것이다! 모든, 모든 인간에게 끔찍한 고통을 선사할 거란 말이다!”
아벨은 그 악에 받친 저주를 비웃는다.
“훗― 그건 네 생각이고.”
“제기라라라아아알―!”
“시끄러운 거 보니 아직 할 만한가 보군. 그럼 진짜 마무리를 지어볼까?”
웅웅웅웅웅웅웅웅웅웅웅웅―!
아벨의 유게네스 주위로 몰려든 엄청난 양의 성스러운 기운 때문에 대기가 흔들렸다.
그 흔들림을 마족들도 인간들도, 그리고 마왕과 로드도 느끼고 있다.
로드는 저 비상식적인 강함에 얼굴을 구긴다.
‘흐음······ 어떻게 인간이 저러한 힘을······.’
그도 마왕 베리알처럼 주신 아그네스가 이 세계의 지엄한 질서를 무너트릴 것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가 이 세계 자체를 우습게 만들었다고도 생각했고.
‘엉망진창이군······.’
반면 방금까지도 에디린의 저자세를 보며 통쾌하게 웃어젖히던 베리알은 경악하며 눈만 끔뻑거리고 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흑풍흡검에 의해 바엘을 보호하던 마기들이, 살갗들이, 그리고 분홍 속살들과 뼈들이 갈가리 찢겨나갔다.
이제 정말 곧 죽을 것만 같았다.
이 성스러운 바람에 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벨이 준비한 저 또 다른 성스러운 기운에 자신의 에브니아에서의 모든 게 끝이 날 것이 자명해 보였다.
하지만.
하지만 인간들 중에 환호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몇 있었다.
특히 케이와 사나가 아벨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었음에도 정말 혹여나 반격을 당해 다칠까 봐 걱정을 하고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응······ 아닐 거야······ 잘 싸우고 계시잖아······? 걱정 말자······ 우리······.”
또한 자신들이 최고의 재능이라고 믿고 있었던 7인의 성검사들은 아벨의 압도적인 강함에 각양각색의 모습을 보였었다.
물론 러네이 대신 편입된 ‘무결점 검사’ 죠슈아와 아벨에게 은혜를 입은 ‘용사의 검’인 앤디, ‘바람의 기사’ 리차드는 마족들을 압도하는 아벨의 강함에 다른 인간들처럼 환호하고 자랑스러워했었다.
“역시 대단하시다니까?!”
“맞아! 정말 대단하셔! 이 에브니에 역사상 가장 강하신 분으로 남으실 거야! 진짜 장담할 수 있어!”
“인정! 진심!”
반면 ‘심판자’ 클라우스와 ‘치유의 검사’ 챠빌은 그저 경악스럽다는 얼굴을.
“······!”
‘멸망자’ 로만은 굉장히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길······!”
자신이 아무리 기를 써도 아벨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위치에 있는 것만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의의 검’ 크리스찬은 마음속에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할 이상한 감정이 솟아오름에 당황하고 있었다.
‘뭐지······ 이 감정은······.’
평소의 자신이었다면 감탄하며 ‘저 경지를 넘기 위해 수련의 강도를 높이자’라고 다짐했을 터인데, 지금은 아니었다.
살심殺心
지금은 그저 살심만이 온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저 주신 아그네스가 만들어낸 괴물을 제거해야겠다는 그 마음이.
꽈악―!
진정되지 않는 이 마음을 움켜잡는다.
얼굴이 새빨갛게 상기되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평소 친하게 지냈던 클라우스가 묻는다.
“크리스찬 괜찮아?”
클라우스가 루드스에선 선배였지만 이젠 아니었다. 세상에 나왔으니 선후배가 아니라 친구가 되기로 한 것이었다.
걱정스러워하는 클라우스에게 크리스찬이 간신히 대답한다.
“······괜찮아······ 걱정 마······.”
안 괜찮아 보였지만 본인이 괜찮다고 하니 어떻게 도울 길이 없다. 그래서 곧 있을 전투에 대해 경각심만 심어주기로 한다.
“그래. 이제 곧 우리 차례인 듯하니 준비하자.”
“알겠어······.”
그때였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엄청난 비명과 함께 바엘의 육체가 마치 고기 파편으로 흩어지고 영혼이 사라져 가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벨이 검을 내리치려고 해 정말 비정하다고 생각했다.
수악―!
“······?!”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오판이었으니.
마왕 베리알의 등 뒤로 순간이동 해서는.
“이건 네 몫이었다.”
신뇌전마검新雷電魔劍
제7식
뇌신雷神
이것 역시 이번 정의 무투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비기였다.
6식 징벌의 기둥 크기만 한 성스러운 번개 다발들이 마왕 베리알에게 쏟아져 내린다.
수악―! 수악―! 수악―!
에디린과 비트칸은 알고 있었기에 이미 자리를 피한 상황이었다. 로드는 그 기운을 느끼자마자 즉각 순간이동으로 도망쳤다.
순간이동을 쓸 수 없는 베리알만이 꼼짝없이 당하게 생겼다.
아벨이 바엘의 죽음 뒤에, 최종 우승자가 되자마자 곧바로 공격한 것이기에 맹세의 마법의 제약에도 걸리지 않았다.
“!!”
도망치려고 했지만 늦었다.
눈치챘을 때 이미 머리에 성스러운 번개들이 내리친다.
그래서 급하게 손을 들어 막는다.
콰쾅―! 콰쾅―! 콰쾅―! 콰쾅―! 콰쾅―! 콰쾅―!
끊임없이 내리쳐 찍어 누른다.
다신 회생할 수 없을 만큼.
마왕 베리알은 자신들과 천적이라 할 수 있는 성스러운 기운이라 좀처럼 제힘을 쓰지 못한다.
“크아아아아악―! 이 개에새끼이가아아아―! 카아아아아아아아악―!”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는 그 모습에 인간들은 설마 마왕까지 이렇게 쉽게 죽이는 건가 하고 기대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와씨! 이렇게 마왕까지?!”
“뭐야?! 마족들이 이렇게 쉬운 존재였어?!”
“역시 용사가 최고라니까!”
“근데 이것들 약해도 너무 약하잖아! 그냥 나 혼자서도 가능했겠는데?!”
“그건 아니고.”
“아니야?!”
“그래. 그건 아니야.”
“하핫―! 그럼 뭐 어쩔 수 없고! 하하하핫―!”
인간들의 조롱에도 마족들은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마왕도 못 당해냈는데 자신들이라고 뭘 어떻게 한단 말인가.
“······!”
그저 꿀 먹은 벙어리처럼 바라만 보면서 마왕이 저 빌어먹을 공격을 버텨 이후에 아벨을 반드시 처치해 주기를 바란다.
“제발!”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정말 마왕이 아벨에게 죽는다면, 남은 마족들은 자신들이 인간들을 학살했었던 것처럼 이번엔 저 인간들에게 학살당할 것이다.
철저하게 유린당하면서.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
“······?!”
그렇다고 같은 편인 로드가 도와줄 상황도 안 됐다. 로드 역시 두 에이션트 드래곤들에게 붙잡혀 도저히 마왕 베리알에게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 미친 것들아! 감히 드래곤이 신들의 뜻을 거역해!”
로드의 분노에 에디린은 콧방귀를 뀐다.
“흥! 미친 것은 바로 너지! 야! 내가 주신 아그네스를 딱 하나 좋아하는데 그게 뭔지 알아?! 바로 에이션트 때는 그 빌어먹을 신들에게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거야! 알아?! 그래! 알 턱이 있나! 네놈이야말로 미친 용인데!”
비트칸 역시 에디린의 말에 동조한다.
“에디린의 말이 맞다. 너는 에이션트 드래곤임에도 그 종노릇하던 버릇이 골수에까지 박혀 있어, 여전히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니. 쯧쯧― 불쌍한 삶이로구나.”
로드 입장에선 두 드래곤의 말이야말로 어처구니없는 개소리였다.
“개소리! 주신 아그네스는 우리를 방치했을 뿐! 너희들은 그저 신께 입은 은혜를 모르는 염치없는 연놈들일 뿐이다!”
그 말에 에디린과 비트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네 멋대로 하셔. 그럼.”
“그렇다면 너에겐 죽음뿐이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두 에이션트 드래곤이 마력을 표출하자 공기가 급변한다.
확실히 두 에이션트 드래곤을 혼자서 상대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아벨에게 공격당하는 마왕 베리알을 구해 도망가는 것도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다.
분명 저것들은 자신이 순간이동으로 베리알에게 다가갈 그 순간을 노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