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P character in my novel RAW novel - Chapter 66
제66화
66화. 그만 놀라도 돼(1)
휴 벤턴은 피터 카빌과 함께 하베츠의 그림자로서 그의 가드를 맡고 있었는데, 그뿐만 아니라 조언자 역할도 하고 있었다.
그림자답게 검은 그림자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더니.
“무엇보다 아벨 황자의 알려진 성취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휴도 아벨이 잭슨과 대련하는 것을 보았었기에 하는 말이었다.
“맞아…… 내 생각도 그래…… 아무리 봐도 8성 중반은 되어 보인단 말이지…… 피터. 네 생각은 어때?”
또 다른 그림자가 기어 나오더니.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분명 실력을 숨기고 있는 듯합니다.”
깍지 낀 두 손으로 턱을 괴며 묻는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피터가 대답한다.
“정의 무투회를 이용하시죠. 그땐 공식전이라 팔 하나 잘라도 그 누구도 뭐라 하지 못할 테니 말입니다.”
“정의 무투회? 셀비 황비가 준비하고 있다던데?”
“셀비 황비는 이번 일에 대해 못 들었을 테니 그 준비가 부족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그렇겠지? 그런데 말이야. 아벨이 참가하려 할까? 정의 무투회를? 분명 본인을 노리는 자들이 많다고 생각할 텐데?”
휴도 동의한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아벨 황자는 똑똑한 편이니 정의 무투회가 자신을 공격할 좋은 자리라는 걸 분명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피터가 건의한다.
“1등에게 드래곤 하트를 주는 건 어떻습니까?”
드래곤 하트.
모든 무인의 꿈의 영약.
“흠…… 그럴까?”
“네. 그럼 분명 아벨 황자도 참가할 욕심이 생길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공격 때문이라도 하루라도 빨리 강해지고 싶어 할 테니 말입니다.”
피터의 말에 충분히 일리가 있다 생각하는 하베츠였다.
“그럼 누굴 쓰지? 우리는?”
“로만을 쓰는 건 어떻습니까? 그 녀석 30살이라 나이 제한에도 걸리지 않고 말입니다.”
로만 드로즈도프는 7인의 성검사 중 한 명이었던 자로 훗날 ‘멸망자’라 불릴 정도로 피도 눈물도 없는, 엄청나게 잔인무도한 자였다.
그리고 그는 현재 9성 검사였다.
“로만이 할까? 로만은 이미 한 번 우승했었잖아?”
그랬다.
그는 3년 전에 하베츠가 우승하기 전 년도의 우승자였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드래곤 하트가 걸렸다는 걸 알면 분명 참가할 것입니다.”
어느 정도 고민이 해결되자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분 좋은 듯이 말한다.
“좋아. 그럼 어디 한번 드래곤 하트를 확보하러 가볼까?”
어머니 다이나 황후에게 말해두면 분명 이 계략을 완성해줄 것이었다.
철혈황후라 불리는 그녀가 현재 제국의 실질적인 주인이라 할 수 있었으니.
* * *
확실히 레이스들까지 투입되자 마법을 써야만 했었다.
“……?!”
“허얼―?!”
“아니! 그 마법은!”
화르르르르르르―
사실 레이스 자체가 저주의 깊은 어둠 속에서 생성된 영혼 마물이었기에, 웬만한 강력한 마법도 잘 안 통했었는데.
그런데.
핏빛보다 짙은 불꽃이 그리 큰 크기는 아니었지만, 몸에 붙어 절대 꺼지지 않고 영혼마저 찢어발길 것만 같은 고통을 끼치고 있었다.
레이스들이 아벨이 쓴 지옥에서 소환한 불꽃에 어쩔 줄을 몰라 하며 타들어 갔다.
솨아아아아아아아아―!
처음으로 실전에서 쓴 지옥 불꽃이었다.
꼭 한 번 실전에서 시험해 보고 싶었기에 그냥 써 본 것이었다.
문제는 한번 시전할 때 너무 많은 마나가 소모되었기에, 비록 아그네스의 목걸이가 마나를 자동 충전해 준다 하더라도, 그래도 몇 번만 쓰고 더 쓰지는 않았다.
“잘 아시다시피 이 마법은 엄청나게 많은 마나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니 교수님과 사나가 적극 마법을 써주어야 합니다. 러네이 너도 보고 있지만 말고 어서 골렘들을 줄여주고.”
세 사람 다 멍하니 아벨이 쓴 마법을 바라만 보다가, 아벨에 말에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다.
“아…… 넵!”
“네…….”
“알겠습니다…….”
그래서 곧장 쥬디스는 다발의 마력광선을 쏘았었고 사나도 얼음창들을, 러네이도 아벨의 옆으로 가 검격들을 날리기 시작했다.
수아아아아아아―
레이스들이 골렘들을 통과하며 아벨과 러네이를 직접 공격하려 했는데, 때마침 날아온 마력광선과 얼음창들이 레이스들의 공격을 원천봉쇄한다.
피슝― 피슝―
쎄에에에엑―!
펑―! 펑―! 펑―!
솨아아아아아아―!
그래서 아벨도 본격적으로 흑풍흡검을 쓰기로 했다.
흑풍흡검黑風吸劍
제2식
몰아치는 선풍旋風
9성 오러를 담은 엄청난 크기의 회오리바람들이 나타나 마물들을 일차적으로 밀고 간다. 그러면서 튕겨 나오는 것들을 공격한다.
‘오늘은 그만 놀라게 해도 될 듯하니.’
엄청 놀랐을 것이다.
마물들이 코앞까지 다가옴에도 전혀 움직일 생각을 못 했을 정도니 말이다. 더 놀라게 했다간 정말 턱이 빠져버릴지도 몰랐다.
솔직히 뇌전마검도, 순간이동도 실전에서 쓰면서 경험을 좀 쌓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만 참기로 한다.
아무튼 러네이가 그러한 생각을 확신시켜주듯 골렘의 몸을 박살을 내며 묻는다.
“아니! 그런데! 쓸 수 있다는 공격 마법이 ‘지옥 불꽃’이었어요?! 그리고 저건 또 뭐야?! 흑풍흡검이잖아?!”
역시 드래곤이라 다 알고 있다.
사실 러네이는 아벨이 용골검과 용혈갑을 현재 소유하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흑풍흡검까지는 쓸 수 있을 거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 이유가 그 검술은 철저하게 아서에게 맞춰서 만든 특별한 검술이었기 때문이었다.
피식― 실소를 흘리며.
“너는 마법에 대해 문외한이 아니었더냐? 어떻게 저 마법을 알아보느냐?”
“그, 그게!”
당황하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아무튼! 어떻게 저 마법을 쓸 수 있는 거예요?! 10 서클 마법을 말이에요! 그것도 무영창으로!”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답한다.
“내가 마법 이해도도 대단히 뛰어나서 말이지.”
그때 골렘의 주먹이 아벨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왔다.
부우웅―!
골렘의 주먹을 피해내며.
휘익―
콰쾅―!
그 팔을 잘라냈다.
휘리릭―
빠악―!
그리고 휙 돌며 팔꿈치로 얼굴을 박살 낸다. 그리고 마무리로 허둥지둥거리는 골렘의 가슴을 후려쳐 핵을 부쉈고.
빠직―!
“그럼! 흑풍흡검은?! 그것도 정말 정말 어려운 검술인데!”
푹―!
대답 대신 다른 골렘의 가슴에 검을 찔러 넣는다.
핵이 부서지자 골렘은 건전지가 다 된 장난감처럼 무너졌다.
검을 뽑으며 말한다.
“내가 검술적 재능도 뛰어나서 말이지.”
“허얼―!”
9성 몰아치는 선풍이 휩쓸고 가자 제대로 남아있는 것들이 없었다.
“저게 몇 식이에요?!”
“왜? 관심 있느냐?”
“네! 저도 알려주세요!”
“생각해보지.”
“진짜예요! 약속했어요!”
휘익―
콰쾅―!
“앞으로 너 하는 거 봐서.”
“칫! 치사해!”
“하하― 자신의 성명절기를 어떻게 그렇게 쉽게 알려주겠느냐?”
백룡마검白龍魔劍
제1식
용섬龍殲
투명한 용의 비늘 같은 검격이 반달 형태로 공간을 가른다.
콰콰콰콰콰콰콰콰―!
일순에 그 공간에 있던 모든 레이스뿐만 아니라 모든 골렘들이 반으로 잘려나갔다.
“어때요? 서로 교환하는 건?”
“그것도 생각해보지.”
그러면서 쓰러진 골렘들의 가슴을 찍어가며 핵을 부숴갔다.
쫓아와 같이 부수며 조른다.
“알려줘요? 네? 알려달라구요.”
“생각해보겠다니까.”
“와― 그렇게 치사하게 굴지 말구요.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인데?”
“음― 장래를 약속한 사이?”
멈칫―
정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묻는다.
“그게 왜 그렇게 되지?”
“맞잖아요. 맹세의 마법으로 서로가 묶여 있잖아요?”
“그건 배신을 하지 말자는 의미였지 연인이 되자는 의미는 아니었는데?”
“서로 어딜 가든 함께하기로 했잖아요!”
어디를 쫓아가도 귀찮아하지도 않고 쫓아내지도 않기로 한 내용 때문인 듯했다.
갑자기 뒷골이 당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따지자면 사나도 같은 맹세의 마법을 했다만.”
“아하 그건 걱정 말아요. 전 정말 괜찮으니까. 그리고 공주님 말고 또 다른 여자와도 같은 내용으로 맹세의 마법을 해도 돼요. 전 그런 쪽으론 굉장히 관대한 편이거든요.”
그러면서 찡긋 윙크하는 러네이였다.
아벨은 그저 어이없어 허허― 웃을 뿐이었고.
그때 레이스들을 다 정리하고 오는 쥬디스와 사나가 보였다.
둘 다 굉장히 언짢은 표정이었다.
“러네이. 아무리 그래도 흑풍흡검은 저하의 성명절기이자, 제국을 상징하는 전설적인 검술인데, 그렇게 쉽게 요구해서야 되겠나?”
“맞아요. 저하의 대표 검술인데 말이에요.”
둘의 반대에 뾰로통한 얼굴로 말한다.
“제가 그냥 달랬나요? 제 검술도 준다니까요? 그리고 전 저하의 정실이 될 생각인데 그 정돈 요구해도 되잖아요?”
“뭐어어?!”
“……?!”
경악하는 두 사람에게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어딜 쫓아가도 쫓아낼 수 없는 맹세를 했으니, 이젠 절 절대 거절하진 못할 거예요. 그리고 이래 봬도 얼굴도 예쁘겠다 몸매도 좋겠다. 흠흠― 뭐 그쪽도 괜찮긴 하지만. 아무튼 제가 나이가 더 많잖아요? 그쪽은 두 번째 부인 하라구요.”
솔직히 사나는 결코 러네이의 만든 몸매에 절대 꿀리지 않는, 아니 오히려 남심을 더 자극하는 몸매를 갖고 있었다. 외모 역시 마찬가지였고.
‘드래곤이라 그런가.’
너무 거침없이 나와서 혼란스러웠다.
‘소설에선 저러지 않았는데.’
“아니.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지 모르겠군. 우리가 본지 이제 겨우 한 달밖에 안 됐는데.”
아벨에 말에 오히려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아니. 당연히 뛰어난 남자를 원하는 게 여자의 본성 아닌가요?”
‘근데 넌 드래곤인데 말이지.’
소설에서 아벨을 스승으로 생각하고 따랐었다.
물론 보통의 제자들과는 다르게 스승님, 스승님 거리면서 엄청나게, 좀 과도하게 쫓아다니며 따르긴 했었지만…….
‘뭐지? 그때도 사실 남자로 생각한 걸까?’
갑자기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는 엄청나게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동족을 죽여가면서까지 아벨을 따른 건가…….’
드래곤 입장에서 아벨의 사명, 마족 멸살을 돕기 위해 동족과 생사를 걸고 싸우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것이었다.
‘그리고 분명 신에게 경고를 받았을 텐데…….’
화이트 드래곤들은 미스라임의 신이자 지혜의 신 에크네를 섬겼다.
‘그래…… 분명 신에게 경고를 받았을 거야…… 아무리 유희라도 적당히 좀 하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러네이가 아벨을 스승으로 모시며 쫓아다니기 위해 포기한 게 너무 많아 보였다.
‘……확실히 관심은 있긴 있었군…….’
소설의 그때와 지금의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그땐 아벨이 아르시아와 공식적으로 만나고 있었으나 지금은 공식적으로 만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인 듯했다.
그래서 저렇게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듯했다.
확실히 지금의 러네이는 아벨을 대단히 당혹스럽게 하고 있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한다.
“미안하지만 내가 결혼할 생각이 별로 없어서 말이지.”
“왜요?”
러네이는 당황스러워하는 아벨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말했다시피 내가 용사라 용사의 사명을 다 해야 하기에.”
“괜찮아요. 기다릴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가 옆에서 그 용사의 사명이라는 것도 도와줄게요. 뭐 그 정도는.”
휴―
더 말해도 말이 안 통할 것 같았다.
특히 드래곤이라 인간의 관습에 얽매일 것 같지도 않고.
“……아무튼 일단은 파니츠를 얻고 생각하자…….”
“좋아요. 그럼 매력 어필을 좀 해볼까요? 다들 가만히 지켜만 보세요. 내가 저하를 위해 다 처리해 버릴 테니.”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나설 것을 예고하던 러네이였다.
쥬디스와 사나는 이렇게 제국의 황자를 상대로 막무가내인 여자는 처음 봤기에 그들도 대단히 당황하고 있었다.
물론 그럴 만큼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는 여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사나는 방금 러네이가 한 말 때문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었다. 본인은 솔직히 레이스 하나 죽이기도 힘들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돌아가 더욱 마법에 정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자신도 저 여자처럼 치트키를 좀 쓰기로 하고.
‘아바마마께 나도 드래곤 하트 하나 달라고 해야겠어.’
사나가 보았을 때 주변에 드래곤 하트를 복용한 사람들을 보니, 드래곤 하트를 복용하고 안 하고 차이가 꽤나 컸던 것이었다.
그러니 최고의 마법사가 되어 아벨을 돕기 위해서라도 드래곤 하트를 꼭 복용하겠다고 다짐하던 사나였다.
그때였다.
“잘 보고 있으라구요!”
그렇게 외친 러네이는 멀리 나타난 수십의 마물들에게 빛살처럼 튀어나갔다.
그리고 가볍게 검을 휘두르는데.
백룡마검白龍魔劍
제1식
용섬龍殲
휘이익―
콰콰콰콰콰콰콰―!
당연히 검사로서의 성취가 무려 12성인 드래곤에게 거칠 게 있을 리가 없었다.
이번에도 단 한 번의 용섬에 아이스 골렘들뿐만 아니라 레이스들까지 단숨에 소멸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