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P character in my novel RAW novel - Chapter 80
제80화
80화. 야! 죽을래?!(2)
죠슈아는 아벨의 옆에 딱 달라붙어 있는 러네이에게도 인사했다.
“러네이 님도 계셨군요.”
“그래. 죠슈아. 역시 너도 통과했구나.”
학년은 죠슈아가 더 높았었지만 나이와 검술 실력에서는 러네이가 더 높았었기에 죠슈아가 말을 높이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죠슈아는 러네이가 아벨의 본처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첩으로는 들어갈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기에, 그런 이유로 존대를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두 분이 무구를 커플로 맞추신 겁니까? 하하― 보기 좋습니다. 정말로.”
죠슈아는 순수하게 칭찬한 것이었는데, 아벨의 갑옷과 검이 그 유명한 용혈갑과 용골검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었다.
아벨은 그 순수한 칭찬에 미간을 찌푸리며 말한다.
“딱히 맞춘 건 아니고 러네이가 따라 한 거다.”
그 말에 어이없다며 기가 차 하는 러네이다.
“아니 저하. 저도 원래 무구가 이거였다니까요? 오늘 처음 보였을 뿐이지?”
절대 지려고 하지 않을 거 같아 아벨이 그만 말하기로 한다.
“아무튼.”
드륵―
때마침 카시드가 들어왔다.
러네이를 보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아벨에게는 예를 갖춘다.
“저하. 별일 없으셨지요?”
“그래. 별일 없었다. 너는 별일 없었느냐?”
거들먹거리며 말한다.
“뭐 예선전 정도는.”
드륵―
그리고 또 누군가가 들어왔는데.
마지막 통과자였다.
“형님.”
카시드의 형인 이스마일이었던 것이었다.
그가 마지막 본선 진출자였었다.
그래서 그때 진행자 율리안 다닐레비우스 자작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아벨이 잘 알던 자였는데, 다름 아닌 소설의 진 여주인공인 아르시아의 셋째 삼촌이었다. 그가 소설에서 아벨과 아르시아의 사이를 이어주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었기에 모를 수가 없었다.
‘지금은 상부의 지시를 받고 아벨을 죽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겠지만.’
앞으로 아르시아와는 엮이지 않을 생각이기에, 세르지가 황제가 되기 전까진 그는 이대로 쭈욱 아벨을 적으로만 생각할 것이다.
그런 그가 최종 진출자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황제 폐하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한 분씩 앞으로 나오셔서, 제 앞에 있는 이 통에서 번호가 적힌 공을 뽑으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다들 움직이려고 하는데, 그가 다시 말을 잇는다.
“아― 한 말씀만 더 드리자면 혹여나 아티팩트로 부정을 저지를 생각이 있으셨다면, 그따위 허접한 생각은 그만 접으시는 걸 충고 드립니다. 만약 걸리게 된다면 영구 출전 정지일 뿐만 아니라 에브니아 어디서도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엄청난 불명예를 갖게 될 것이니 말입니다.”
물론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도 결코 그럴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 것이었다.
모두가 자신의 실력에 대단히 자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명예를 자신의 목숨보다 더 중시했으니 말이다.
그 말에 모두가 잠시 멈췄었는데, 그래서 그가 살짝 짜증을 냈다.
“이해하셨으면 빨리 와서 뽑으시죠. 거기 계신 분부터. 어서.”
진행자였던 율리안 자작은 작위도 작위였지만 그 역시 대단한 실력자였기에 여기 있는 30살 이하의 애송이들에게 결코 기죽지 않았었다.
아무튼 율리안 자작이 가리킨 진출자부터 차례대로 나와, 통에서 공을 뽑아 옆의 안내자에게 그 공을 넘겼다.
그 공을 받은 안내자는 대진표에 그 이름들을 적어나간다.
드디어 아벨의 차례였다.
율리안 자작과 안내자들 모두 아벨을 향해 예를 갖춘다.
“저하를 뵙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그 예를 받는다.
그리고는 곧장 공을 뽑아 안내자에게 건네고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바로 뒤따라 뽑았던 죠슈아가 돌아오며 말한다.
“마지막이시군요.”
“그래. 마지막이더군.”
“기다리느라 지루하시겠습니다.”
“괜찮다. 다른 이들의 시합을 보고 있으면 된다. 그러면 너는 언제인가?”
“저는 3번째입니다. 아덴의 검사와 붙는군요.”
천혜안으로 확인한 그도 7성 검사였다. 어렵긴 하겠으나 그래도 죠슈아가 이길 것이다.
그때 러네이가 아주 무서운 얼굴로 걸어왔었는데, 아벨의 귀에다가 뭐라고 속삭인다.
그 말을 듣고 아벨의 얼굴도 금세 어두워진다.
죠슈아가 묻는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니다. 아무것도.”
“……?”
더 말해봐야 러네이의 화만 돋을 것 같아 화제를 돌린다.
“그나저나 러네이 넌 처음이구나. 잘하면 결승에서 만나겠어.”
문제는 화제를 돌리려고 함에도, 러네이가 적들의 수작질에 대단히 화가 나 있어 아벨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벨이 여기선 제발 소란 피우지 말아 달라고 오는 내내 부탁했었기에 간신히 참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 참기 힘들었는지.
“그냥 뒤집어엎을까요?”
고개를 젓는다.
“아니다. 난 괜찮다. 그리고 너는 내 실력을 잘 알지 않더냐. 나를 믿어라.”
“하아―”
좀처럼 미련 못 버리는 러네이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절대 소란 피울 생각 말아라. 절대 말이다. 그리고 내 걱정은 말아라. 내가 알아서 잘할 테니.”
아벨의 단호한 말에 러네이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저 무시무시한 얼굴로 진행자 율리안 자작 및 안내자들을 노려본다.
솔직히 아벨도 러네이의 말을 듣고 화가 나긴 했으나, 어차피 이곳에선 화를 내도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해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이 새끼들 재밌는 수법을 쓰는군.’
그래서 속으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데.
짝짝―!
“자. 모든 대진이 짜였으니 확인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짜인 대진표를 바라본다.
제1 시합
러네이 코널리 대 앤디 피츠
제2 시합
크리스찬 요한센 대 카시드 우니베르스
제3 시합
메히르 푸뉴스 대 죠슈아 아슈트반
제4 시합
클라우스 킨스키 대 데니스 타르테미스
제5 시합
리차드 칼리언 대 케난 아이한
제6 시합
에네스 모리스 대 제키 아칸 고젠스
제7 시합
파일 푸뉴스 대 로만 드로즈도프
제8 시합
아벨 아이테르너스 대 이스마일 우니베르스
피식―
‘그래. 이래야 개새끼들답지.’
러네이가 귓속말로 말했던 게 바로 이것이었다.
그들이 아티팩트를 써 대진표를 조작한 것이었다.
마법의 주인인 드래곤에게 저딴 개수작이 안 보일 리가 없었다.
‘한편으론 정말 대단하긴 대단하군.’
대진을 조작해 리차드와 로만 둘 다, 아벨과 같은 2번째 블록에 넣었다.
저들의 작전은 이스마일로 아벨의 힘을 적당히 빼놓고 이후 로만과 붙도록 해 초장에 끝내겠다는 심산 같았다.
그리고 혹여나 아벨이 로만을 이겨도 분명 피해가 엄청났을 게 뻔하기에, 그때 리차드와 붙게 한다면 어렵지 않게 리차드가 마무리할 수 있다고도 생각하는 듯했고.
그때였다.
“이게 말이 된단 말이오! 부정을 저지르지 말라면서 이렇게 대놓고 부정을 저지르다니!”
누군가 했더니 ‘정의의 검’이라 불릴 크리스찬 요한센이었다.
그가 대단히 분기를 터트리며 진행자 율리안 자작과 안내인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화를 내고 있었다.
“이 대회가 아벨 저하를 헤치기 위한 자리라는 걸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더럽다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대진을 정할 때부터 이딴 역겨운 짓을 해대나니! 제국이 믿는 신이 정의의 신이라는 게 우습게 여겨지는군!”
모두가 그의 분노에 놀라워했었는데, 아벨마저 그의 분노에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는 고작 20살 애송이이지 않았던가?
반면 율리안 자작은 40대였을 뿐만 아니라 굉장한 무의를 갖고 있었고.
아벨은 그의 분노에 호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구오오오오오오―!
물론 그러한 용기를 가만히 지켜만 볼 율리안 자작이 아니었으니, 그가 반발하던 크리스찬에게 제재를 가하기 위해 아우라를 표출한다.
그래서.
“그만.”
아벨이 직접 나섰다.
크리스찬의 앞으로 나서며 율리안 자작에게 말한다.
“그만하지 진행자. 솔직히 크리스찬의 말에 틀린 말도 없지 않나? 대진을 정할 때 수작질을 한 것이나, 이 무투회가 나를 죽이기 위한 자리라든가. 저기 로만도 아까 내게 와서 죽이긴 싫으니 팔 하나로 마무리하자고 했었으니 말이다.”
“……?!”
“뭐라고?!”
“아니! 그게 사실입니까?!”
“설마!”
“저하! 진짜예요?! 와 씨! 로만?! 그 새끼 누구예요?! 말만 해요! 당장 요절을 내버릴 테니까?!”
아벨의 말에 대단히 충격을 받던 출전자들이었다.
반면 로만은 ‘하― 저 새끼 재밌네.’ 하는 얼굴로 아벨을 바라봤고 말이다.
아벨은 다른 이들이 놀라든 말든 예의 무심한 얼굴로 말을 잇는다.
“우리 솔직해지자고. 이때까지 우승자에게 어떠한 상품도 없었던, 그저 명예가 다였었던 이 무투회에서 왜 갑자기 드래곤 하트가 걸렸겠는가? 바로 로만과 리차드 두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했던 게 아니겠는가? 두 사람은 이미 이 대회 우승자였으니 말이다. 안 그런가?”
율리안 자작은 아벨이 제국의 위상을 떨어트린다고 생각해 찢어 죽일 듯이 노려본다.
“하지만 절대 네놈들 뜻대로 되진 않을 것이다. 이 제국이 어떠한 신을 모시고 있던가? 바로 정의의 신 타티스이다. 그 정의의 신께서 불의不義한 자들을 심판하실 것이니. 그러니 크리스찬. 너도 그렇게 신경 쓸 거 없다. 결국엔 정의가 승리할 것이니까.”
그렇게까지 말하자 크리스찬도 더는 말 할 수 없었다.
그저 분해 할 뿐.
아무튼 아벨은 시간이 너무 지체됐다 생각해 여기서 마무리 짓기로 한다.
“아무튼 진행자. 이제 그만하고 어서 진행해라. 폐하께서 기다리신다.”
빠드득―!
어금니 무는 소리가 중앙 대기실 전체에 울려 퍼진다.
간신히 분노를 참고는 어렵사리 입을 열어 진출자들에게 말한다.
“……그럼 각자의 대기실로 이동하시겠습니다…… 안내자들 모셔다드려라…….”
“넵!”
대기하던 안내자들은 우렁찬 대답과 함께 절도 있게 각 참가자에게 다가간다.
한 안내자가 아벨에게 다가가서는 지극히 공손하게 예를 갖춘다.
“모시게 돼 영광입니다. 황자 저하.”
“그래. 어서 출발하자.”
그리고 러네이와 죠슈아를 바라보며 말한다.
“높은 곳에서 만나기를.”
“전 걱정 마세요. 저하.”
“네.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저하께 정의의 신이 함께하기를.”
러네이는 자신감이 넘쳤고 죠슈아는 아벨이 걱정되는 듯했다. 그 둘의 모습을 보고는 다른 말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기실을 나간다.
밖으로 나가니 문가에 카시드와 이스마일이 서 있었다. 카시드는 아벨을 향해 살짝 허리를 숙여서 아벨도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반면 이스마일은 아벨을 벌써부터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다.
‘개나 소나 다 죽일 듯이 노려보는군.’
무심히 그 눈빛을 받아넘긴 아벨은 안내자를 따라 자신의 대기실로 간다.
* * *
드디어 사회자가 막 받아 온 대진표를 읽기 시작했다
“제1 시합 제국의 러네이 코널리 대 코렌트의 앤디 피츠, 제2 시합 제국의 크리스찬 요한센 대 아덴의 카시드 우니베르스―”
그렇게 쭉 불러 내렸는데.
“마지막 경기는 아벨 아이테르너스 황자 저하 대 아덴의 이스마일 우니베르스입니다! 그럼 관객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응원 부탁드리며, 바로 제1 시합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드디어 시작이다!”
“코렌트의 신성의 출격이다!”
“앤디 피츠가 가볍게 이기겠어!”
“러네이! 파이팅! 최초의 본선 진출 여검사!”
“여검사?!”
“여검사도 올라왔어?!”
“근데 러네이라는 여자는 누구야?!”
“너 몰라?! 아벨 황자의 정실인 여자잖아?!”
“아! 그 코널리 남작가 영애?!”
“그래! 엄청 아름답다더라!”
“그래?! 그럼 난 러네이를 응원할래!”
천지를 뒤흔드는 함성과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 그리고 최종 무대를 오르는 자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들이 호미키디움 무투회장에 울려 퍼졌다.
그 뜨거운 열기 속에서 사회자가 다시 한 번 소리친다.
“그럼 제1 시합! 동문 제국의 러네이 코널리! 서문 코렌트의 앤디 피츠! 중앙으로!”
이름이 호명되자, 두 사람은 각각의 문에서 무투회장 중앙으로 올라갔다.
“……?!”
그때 러네이의 갑옷을 본 비트칸이 깜짝 놀라 제튼을 바라본다.
제튼도 처음 알았다는 것처럼 황당한 표정이다.
《저도 잘 모르는 일입니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이란 말이더냐?!》
그도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다.
《휴…… 그러게 말입니다…….》
확실히 용혈갑과 굉장히 유사했었다.
아류작이었는데, 확실히 용혈갑 여성판이라 할 수 있겠다.
《아니 저것도!》
《어휴…….》
검도 용골검이랑 비슷한데 조금 얇기만 했던 것이었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건가?! 저 아이는?!》
자신이 직접 만든 역작力作에 욕보이는 것만 같았다.
《……제 부족한 소견으로는…… 아벨 황자와 커플 무구를 맞추려고…….》
《뭣이라!》
《그나저나 저것들도 드래곤의 뼈로 만들었군요…….》
확실히 그 광택이나 재질이 드래곤의 뼈였다.
비트칸도 그것을 못 알아봤을 리가 없었다.
《어떤 새끼가 저딴 아류작을 만들어 준거야?! 이 새끼들 조만간 집합 한번 해야겠군!》
그래서 조만간 대륙의 모든 블랙 드래곤들을 자신의 레어에 집합시키기로 다짐하는 비트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