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P character in my novel RAW novel - Chapter 85
제85화
85화. 드러나는 강함(4)
그 모습들을 본 드래곤들은 인간들의 역겨움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말들 한다.
《그나저나 정말 대단하군. 확실히 재능은 아서를 넘어서겠어.》
《맞습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이대로라면 흑풍흡검에 정말 뇌기를 담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내 감인데 말야, 저 아이는 뇌전마검도 알 것 같아. 뇌전마검의 운용법을 모르면 저렇게 뇌기를 쓸 수 없는 것이거든. 단순히 골드 드래곤 하트를 먹었다고 저렇게 뇌기를 뿜어낼 순 없단 말이지.》
《으음……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습니까?》
《불가능할 것도 없지. 겨우 16년 살았음에도 7성에 흑풍흡검을 쓰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던 것이었는데.》
그때 러네이가 무투회장 위로 올라온다.
《이번이 저 아이 차례였군. 그런데 저건 봐도 봐도 적응이 안 돼.》
러네이가 따라 만든 무구들을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왜 저런 짓을 해가지곤.》
《인간을 특히나 좋아하는 드래곤들이 있긴 하지. 에디린도 그랬었고.》
《그러고 보니 에디린 님도 오랜 기간 수면기를 보내시는군요.》
《그래. 하지만 만약 오늘 저 아이가 뇌전마검까지 쓴다면 그땐 그녀가 그 길었던 수면기를 깨고 레어를 나올지도.》
쾅―!
《시작됐군.》
비트칸의 말대로 둘의 검이 격돌했다.
크리스찬은 이 나이 많은 후배가 앤디를 개 잡듯이 팬 것을 보고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훨씬 더 집중해서 러네이를 상대하고 있었다.
‘절대! 절대 얕잡아 봐선 안 돼!’
하지만 아무리 자신이 얕잡아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집중해서 상대하고 있더라도 소용없는 일이었으니.
그녀의 투명한 검격이 어느새 자신의 갑옷에 닿아있음을 느끼던 크리스찬이었다.
* * *
하베츠는 고민 끝에 역시 황제가 아니라 아벨을 먼저 죽이기고 마음먹는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스마일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이스마일이 아무리 8성 초반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8성과 7성의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아티팩트의 도움이 있었더라도 이건 아니었다.
‘……단 한 번도 위험한 순간이 없었어…….’
다른 이들은 가볍게 봐서 모를 수도 있겠지만, 아벨을 굉장히 주시하고 있었던 하베츠는 알 수 있었던 것이었다.
어쩌면 아벨이 일부러 약한 척 연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저년도 문제야…… 역시 드래곤일 가능성이 커…….’
그리고 아벨의 가드 역할을 할 저년은 마법 명가 요한센의 이단아면서도 찬란한 검재를 꽃피우고 있던 크리스찬을 별거 아니라는 듯이 압도하고 있었다.
부들부들―!
지금의 상황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철가면을 쓰고 찐따처럼 방 안에만 갇혀 죽을 날만 기다리던 놈이. 감히.
감히 보란 듯이 자신이 에브니아 대륙 최고의 재능임을 자처하고 있다니.
그리고 마치 위대한 선조 용사 카인처럼 드래곤을 친구로 두고 있었고.
역시 그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제기랄…….’
불안하게도 오늘 저 빌어먹을 녀석을 죽이기는커녕 팔이나 다리마저도 자르지 못할 듯했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지…….’
최대한 자신이 루드스에 머물 동안 처리해야 할 듯했다.
‘……역시 대귀족들은 건드려선 안 되니…….’
아직 자신이 황제가 아니었기에 대귀족들의 자제들은 건드려선 안 됐었다.
아벨을 이번 정의 무투회에 참가시키기 위해 그저 협박용으로 대귀족 자제들을 건드렸었는데, 단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항의를 받아야 했었다.
지금 그들을 건드리는 건, 황제가 되기 위해 그들의 힘을 빌려야 하는 자신에게 확실히 무리가 있었다.
‘……야외수업이 나으려나…….’
마족을 찾아 부르거나 그때와 같이 마물들을 모으는 건 오랜 준비가 필요했었다.
그 오랜 준비를 자신이 도저히 못 견딜 것 같다.
‘……아니면 세르지 저 병신하고 함께 루드스 내에서 죽이든가…….’
세르지도 제국 유일 마법 명가의 자손이어서 확실한 힘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었다.
‘……저년은 내 가드와 세르지의 가드가 잠시만 막아줘도 충분해…….’
러네이 저년이 진짜 드래곤이라 하더라도 10성 검사들과 9 서클 마법사들이 합공한다면 자신과 세르지가 아벨을 죽일 때까진 막을 수 있을 듯했다.
‘……루드스 내라면 아덴의 도움은 받기 힘들겠지만…… 뭐 그 새끼들은 어차피 멍청해서 도움이 안 될 거야…….’
하베츠는 제국 외의 왕국은 모두 이 에브니아에서 쓸모가 없다는 생각이 매우 강했었기에 아덴을 그리 신뢰하지 않았었다.
‘……정 부족해 보이면 어마마마께 부탁하지 뭐…… 아마도…… 어마마마께서도 나와 같은 생각일 테니까…….’
확실히 다이나 황후는 하베츠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같은 종류의 사람이었으니까.
‘하베츠의 가장 걸림돌이 될 놈은 다름 아닌 아벨이 확실하군.’
현재 발칙한 수잔 황비가 적극 미스라임과 손을 잡으려 하고 있었다.
‘미스라임과 손을 잡기 전에 죽여야 해.’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던 그때, 그때 러네이가 크리스찬을 상대로 승리를 따냈었다. 아벨의 청대로 최대한 상처 없이, 그저 검을 손에서 떨구는 형식으로.
그 모습만 보더라도 이제는 다이나 황후도 저 러네이라는 여자가 드래곤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되었다.
‘저년을 떨어트려 놔야 해.’
다이나 황후는 한술 더 떠서 러네이를 루드스에서 떠나게 할 계획을 세우려 했다.
코널리 남작가는 대귀족도 아니었으니, 당장 공격해 러네이가 루드스를 떠나게 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래. 우선 저년을 떨어트려 놓고 봐야겠어.’
이번 정의 무투회에서 아벨을 죽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아벨이 이제 그저 질투의 대상이 아닌 강력한 황제의 경쟁자라는 것이었다.
전심을 다 해 죽이기로 마음먹는다.
‘그래. 원대로 내 전심을 다 해 죽여주마.’
그런 다이나 황후의 다짐처럼, 흥미롭게도 윌리엄과 레이첼의 어미인 셀비 3 황비도 아벨이 조카 이스마일 왕자를 이기는 것을 보고는 분노가 마구 치솟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 새끼가 아주 죽여 달라고 용을 쓰는구만.’
셀비 3 황비가 다이나 황후나 캐서린 2 황비를 도와 이때까지 아벨을 공격했던 건, 사실 자신의 3 황자파가 황태자파나 2 황자파에 비해 제국 내에서 세력이 약했었기에 강한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재능 중에선 최고 재능인 듯한 아벨이 미스라임이라는 거대 왕국을 등에 업으려고 하고 있었으니, 이대로 전처럼 시간 끌기 용으로 대충 돕기만 했다간 아예 3 황자파는 일말의 가능성도 없어 보였다.
‘물론 리차드가 이번에 죽이겠지만.’
30살인 리차드는 아벨의 두 배는 더 살았었고 7성 후반과 8성 후반의 격차도 꽤나 컸기에 충분히 기대해 볼 만했었다. 그리고 뿐만 아니라 혹여나 아벨이 로만을 이기고 올라온다 하더라도 분명 엄청난 타격을 입고 올라올 것이 분명했었고.
하지만 만약에라는 것이 있었으니.
그럼에도 리차드가 만약에 또 죽이지 못한다면.
‘아벨뿐만 아니라 저 빌어먹을 년도 죽여 놔야겠어.’
그리고 셀비 황비는 다이나 황후보다 한술 더 뜨고 있었다.
러네이를 반드시 죽일 생각을 하고 있다.
반면 캐서린 2 황비는 그러한 것들에 별생각이 없었는데, 자신의 아버지인 아이작 요한센과 세르지가 알아서 잘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저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는 수잔 황비만 어서 죽어줬으면 했다.
그래야 대륙 제일의 미녀라는 칭호와 황제에게서 예전 사랑을 되찾아 올 테니 말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수잔 황비와 함께 대륙 최고의 미인 자리를 두고 다퉜던 그녀였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은 점점 두꺼운 화장이 아니면 짜글짜글한 주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반면 수잔 황비는 여전히 백옥 같은 피부를 유지하고 있어서 정말이지 어떤 비법을 쓰고 있는지 궁금해 미칠 것만 같았다.
이럴 때면 마법을 배워 피부를 좋게 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따 아버님을 만나 봬야겠어.’
이런 거로 찾아가면 화를 내시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러지 않고선 도저히 못 견딜 테니까.
* * *
죠슈아 대 클라우스의 대결은 아직 8성에 도달하지 못한 죠슈아의 패로 끝이 났었다.
하지만 죠슈아가 기대만큼 선전했기에, 역시 죠슈아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모든 이들의 뇌에 각인시킬 수 있었다.
이후 이어지는 리차드 대 에네스 경기는 당연히 리차드가 가볍게 이겼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제부터라 할 수 있겠군.’
이제야 드디어 이번 정의 무투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릴 경기인 아벨과 로만의 경기가 준비되고 있던 것이었다.
러네이가 아벨에게 말한다.
“뇌전마검을 바로 써버려요. 후딱 끝내버리게.”
“봐서. 일단 붙어보고.”
“뇌전마검만 쓰면 금방 끝날 텐데.”
“아니다. 그렇게 쉽진 않을 거다. 9성 검사는 그래도 검사로서 첫 벽을 깼다는 의미니까.”
“에이 그래도 저하랑 비교가 되나요. 드래곤의 마법을 쓰는 검사신데.”
“훗― 그건 네가 날 너무 좋게 봐서 그런 것 같다만, 아무튼 다녀오겠다.”
“네. 후딱 해치우고 오셔요.”
고개를 끄덕이며 나선다.
대기실을 나가자 안내자가 안내를 한다.
“모시겠습니다. 저하.”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를 따라가면서 생각한다.
‘러네이에겐 일단 지켜보겠다고는 했지만 뇌전마검을 빠르게 써도 괜찮겠어.’
이스마일과의 시합을 로만도 보았을 것이었다. 아벨의 마력이 결코 줄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초반부터 9성 전력을 써서 최대한 빨리 끝내려 들 거야. 뒤로 갈수록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할 테니.’
그래서 그것을 역이용하면 제대로 카운터를 먹여 오히려 빠르게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후후― 뭐든 네놈들 뜻대로 되게 할 수 없지.’
절대 네놈들 뜻대로 될 일은 없을 것이다.
뭐든.
‘그리고 어렵게 준비했을 텐데, 감사히 잘 쓰겠다.’
아벨은 이번 정의 무투회 상품인 드래곤 하트를 이용해 자신의 마나를 10성 이상으로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다. 깨달음은 ‘천고의 검재’ 덕분에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오를 것이니 걱정이 없었다.
건물 내부에서 외부로 나가니 엄청난 함성과 야유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와와와와와와와―!
“정의의 신이 돕는 자!”
“대륙 최고의 재능!”
“제국의 영광!”
“제국의 영광은 무슨 망신이다 망신!”
“맞아! 아티팩트 꼼수로 이긴 자!”
“이번에도 비겁하게 이길 것인가!”
“그럴 거면 그냥 아예 나오지 말아라! 우우우―!”
우우우우우우우―!!
황실에서 곳곳에 야유를 이끌 자들을 숨겨뒀던 것이었다. 그들이 현재 맹활약하고 있었다.
그들의 개소리에 아벨이 타격을 받진 않았지만 다른 이들은 조금씩 오해를 하기 시작했다.
“진짜인가?”
“에이 그래도 전설의 검술을 쓰시는데.”
“아니. 근데 마력이 줄질 않잖아?”
“그건 그렇긴 한데.”
“진짜 근데 실력 차가 있어도 마력이 무한대면 결국엔 당연히 이길 수밖에 없는 거 아냐?”
“음 그런 건가?”
“그래. 그런 거지.”
이런 식이었다.
모든 게 아벨이 아티팩트의 힘으로 마력이 무한대라 이긴 거라고 결론짓게 됐다.
그건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로만도 마찬가지였으니.
무투회장으로 올라온 아벨에게 말한다.
“아티팩트의 힘으로 용케 이기셨나 본데 저에겐 안 통합니다.”
로만도 현재 하베츠에게 드래곤의 뼈로 만든 무구를 얻었었기에 용혈갑과 용골검과의 격차를 줄였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러니 드래곤 아티팩트 정도야 별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잔말 말고 시작이나 하자.”
“하하― 좋습니다. 그리고 제 제안을 완벽히 무시하셨으니 더 큰 화를 입어도 이젠 제 책임이 아닙니다.”
“말이 좀 많은 편이었군.”
우웅―
파지지직―!
아벨이 용골검에 오러를 두르자, 로만도 곧바로 검에 오러를 두른다.
우웅―
새파란 오러가 공기를 찢을 듯이 활활 타오르는 게 9성 오러임이 틀림없다.
“그럼 죗값을 받으러 가겠습니다.”
탓―
그 말을 함과 동시에 로만이 먼저 대지를 박차고 아벨을 향해 튀어 나간다.
그리고는 곧바로 멸절검법을 쓰기 위해 엄청난 양의 마력을 검으로 끌어들인다.
역시 아벨의 예상이 맞았던 것이었다.
멸절검법滅絶劍法
제3식
파멸자破滅者의 심판
모든 것을 파멸시킬 것만 같은 무시무시한 검격이었다.
그 검격이 어마어마한, 하늘을 정말 찌를 것만 같은 커다란 크기로, 엄청난 위압감으로 아벨을 덮쳐 왔다.
아벨도 그 강력한 검격에 맞서 검을 휘두른다.
흑풍흡검黑風吸劍
제2식
몰아치는 선풍旋風
로만은 그 뇌기 섞인 회오리바람 검격을 기다렸다는 듯이 파멸자의 심판으로 후려쳐 부수려 한다.
콰콰콰콰콰콰―!
하지만 아벨도 8성에 가까운 마력 전부를 썼기에 로만이 단번에 부수지는 못했다.
“제기랄!”
물론 9성의 검격은 확실히 한 차원 높은 검격이었다.
결국 모든 회오리바람을 잠재우고 아벨을 향해 내리찍는다.
쎄에에엑―!
콰콰콰콰―!
아벨은 그 여전히 무시무시한 검격을 받아냈는데, 받아내자마자 마력흡수를 시전한다.
수아아아악―!
벌떡―!
그 마력흡수를 본 비트칸은 또 한 번 자리를 박찰 수밖에 없었다.
설마설마했는데 진짜 마력흡수를 한 것이었다.
“……이럴 수가…….”
너무 놀라워 말도 잘 안 나왔다.
진짜 마력흡수를 해내다니.
“사실이었군…… 마력흡수가 가능하다는 것이…….”
제튼도 옆에서 다시 한 번 경악하며 동의한다.
《맞습니다…… 설마설마했었는데…… 어?》
《……?!》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로만의 마력을 빨아들인 용골검이 새하얗게 변하더니.
당혹에 빠져 있는 로만을 향해 내리쳐진다.
마치 아벨이 파멸자破滅者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