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P character in my novel RAW novel - Chapter 90
제90화
90화. 정의의 신이 환생하셨다(1)
“우, 우승자가 가려졌습니다!”
놀란 사회자의 외침과 함께 호미키디움 무투회장이 떠나가라 함성이 터져 나온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진짜였어! 진짜였다고!”
“정의의 신이 환생하셨다!”
“맞아! 정의의 신이 환생하신 것만 같아!”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겨우 16살에 저런 무위를 보여주겠어?!”
“진심! 보통 사람은 절대 할 수 없지!”
그리고 이제는 아벨을 아티팩트로 폄하하는 자들도 없었는데, 황실에서 심어둔 자들마저도 아벨을 인정하던 것이었다.
“와…… 진심 황태자나, 다른 황자들이 미워할 만하네…….”
“그러게…… 진짜 16살에 저 정도면 정의의 신이 환생한 게 틀림없어…….”
“타티스시여…… 정녕 환생하신 것입니까…….”
“……나 타티스께 어서 회개기도 드려야겠어…….”
“나도…….”
“나도…….”
그렇게 관중석 곳곳에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간절한 마음으로 정의의 신 타티스께 회개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 * *
세상에는 신들이 잠시 깃들 수 있는 화신체化身體들이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화신체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었다.
그 화신체들의 존재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각 신들의 최고 대신관들도 최상류층석 좌측 끝에서, 이 정의 무투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다들 표정이 굉장히 좋지 않다.
그들 중 아덴의 신이자 풍요의 신 키빌리의 최고 대신관이 정의의 신의 최고 대신관에게 묻는다.
“정의의 신의 화신체가 혹시 나타나셨습니까?”
현재 정의의 신의 화신체만 없었다.
확실히 소설에서도 정의의 신 화신체만 나오지 않았었다.
정의의 신 타티스의 최고 대신관이 그 질문에 대답한다.
“아닙니다. 아직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음…… 그럼 아벨 황자가 정의의 신의 화신체일 수도 있겠군요.”
그 말에 다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만큼 아벨의 무위는 대단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의의 신의 최고 대신관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제가 단언할 수 있는 건, 아벨 황자는 결코 그분의 화신체가 아니라는 겁니다. 제가 아벨 황자를 갓난아기 때부터 봐왔습니다. 그분의 화신체였다면, 그분께서 분명 제게 알려주셨을 겁니다.”
절대 화신체가 아니어야 했다.
이유는 그도 아벨을 죽이는 일에 오랜 시간 동참해왔기 때문이었다.
‘설마…… 절대 그럴 리가 없어…… 화신체라면 우리에게 분명 알려주셨을 거야…… 그래…… 분명 알려주셨을 거야…….’
하지만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자신이 아는 신들은 그 어떤 존재보다 변덕스러운, 인간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길 좋아하는 존재들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던 미스라임의 신이자 지혜의 신 에크네의 최고 대신관이 말한다.
“조만간 있을 모임에서 이것에 대해 논의를 해 봐야겠습니다.”
그가 말하는 모임이란 자신들을 포함한 10인회와 드래곤들과 화신체들이 참여하는 그 정기 모임을 뜻했었다.
“맞습니다. 아무리 봐도 아벨 황자는 규격 외의 인간이군요. 분명 어떤 신이든 영향을 받아 태어난 게 확실합니다.”
“그럼 신들의 영향을 받아 태어났다면 우리에게 중요한 자가 되지 않겠습니까?”
“용사라면요?”
“……?!”
모두 찬물을 끼얹는 말을 꺼낸 타티스의 최고 대신관을 바라본다.
“그가 주신 아그네스의 성녀 다프네에게 엄청난 축복과 많은 은혜를 입었다는 것을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겁니다. 만약 정녕 그가 용사라는 이유로 성녀에게 축복과 은혜를 입은 것이었다면, 미래에 우리를 위협할 자가 될 것입니다.”
그 말에 순간 고요가 감돈다.
“……확실히 주신 아그네스가 보낸 용사라면…… 우리에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겠군요…….”
그때 코렌트의 신이자 물의 신 에르사를 모시는 최고 대신관이 속단하는 다른 최고 대신관들에게 주의를 준다.
“하지만 아직 정의의 신 화신체가 나타나지 않은 것도 명백한 사실이니, 너무 속단들 하지 마시길.”
다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황실의 편에서 아벨을 죽이는 데에 동참했었던 정의의 신의 최고 대신관만은 결코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
* * *
펑―! 펑―! 펑―! 펑―! 펑―!
어둑한 하늘에 오색찬란한 화려한 폭죽이 퍼져나간다.
황제가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시상식을 없애버린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었지만, 황실이 아벨을 싫어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축제를 즐긴다.
그런 이유로 아벨은 상품인 레드 드래곤 하트를 자신의 대기실에서 황제 대신 진행자인 율리안 자작에게 받아야 했었다.
“……저에게 주라고 하시더군요.”
붉은 보석과도 같은 레드 드래곤 하트를 건네는 그의 얼굴에는 다른 이들과 다를 바 없이 경악과 그리고 경탄이 함께 버무려져 있다.
“그렇군.”
아벨은 예의 무심한 표정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그 레드 드래곤 하트를 받아 아공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떠나려는데.
“저하께서 정말 저들이 말하는 타티스의 환생이신 겁니까?”
그가 봐도 이 어린 나이에 이 정도 능력을 보이려면 신이 환생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았다.
그게 아니라면 용사이거나.
그 말에 실소를 보인다.
“훗― 모르겠군. 내가 정의의 신의 환생인지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정의의 신이 날 사랑하신다는 것. 그러니 이 어린 나이에, 그 온갖 추악한 음모와 암투 속에서도 정의의 신이 주관하시는 정의 무투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 말이 대단히 설득력 있어 율리안 자작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순순히 인정하는 그를 보며 아벨이 말을 잇는다.
“이거 참 아이러니하지 않나? 나를 죽이려던 자리가 나를 그 누구보다 빛나게, 그 누구보다 제국의 신인 정의의 신에게 사랑받는다는 걸 증명해 주다니 말야.”
아…… 짧게 탄성을 내뱉은 율리안 자작의 어깨를 툭툭 쳐준다.
“누구의 편에 서야 할지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정말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화할 것이니.”
오늘의 일로 확실히 제국은 달라질 것이었다.
중소 귀족들이, 심지어는 대귀족들까지도 아벨을 쟁취하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에 따라 하베츠가 움직일 테고.’
이제 곧 그러한 움직임들 속에 불안함을 느낀 하베츠가 아벨을 죽이려 할 것인데, 그때 세르지와 함께 하베츠를 죽이면 됐었다.
‘하베츠까지 죽인다면 더욱 나에 대한 경계가 심해지겠지.’
이번 정의 무투회 때 전력을 다하지 않았음에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벨을 정의의 신의 환생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벨에 대해 놀라워했었다.
그러니 머지않아 신들에게서 더러운 명을 받게 되는 그 순간, 그때 아벨을 용사라 정의하고 10인회에서 죽이려 들 것이다.
그때부턴 황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 대륙의 지배자들의 표적이 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하베츠는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죽여야 해. 10인회의 공격은 어차피 1차 마족 침공 이후 있어야 할 것이었으니 말야.’
10인회의 공격은 조금 앞당겨졌을 뿐이었다.
1차 마족 침공 이후, 12성 검사였을 때 공격받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소설 세계관상 아벨의 최악의 적이었던 하베츠를 죽일 수만 있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대가였다.
‘이번 대회로 얻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위험한 순간들도 많아질 거야.’
하베츠를 죽일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긴 했었지만, 그래도 죽으면 모든 게 끝이었기에, 그래서 웬만해선 정의 무투회도 나가지 않으려 했던 거였다. 하지만 이젠 후회하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정말 파니츠를 빠른 시기에 구한 게 신의 한 수야.’
그리고 러네이가 함께 한다는 것도.
‘러네이 덕분에 드래곤 한두 마리는 버틸 수 있어.’
이제 비트칸을 꼬실 차례였다.
그 드래곤이야말로 신들에게 대항하기 위한 최고의 선택지였다.
‘비트칸이 신들에게 불만 많은 드래곤이라 다행이군.’
그가 어서 빨리 자신에게 찾아오기를 바라는 아벨이었다.
* * *
아벨의 예상대로 이번 정의 무투회를 통해 아벨의 믿기지 않는 무위武威를 보았던 수많은 대귀족들과 중소 귀족들이 그에 따라 새롭게 아벨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딸을 가진 대귀족들은 모두가 아벨을 탐을 내기 시작했고, 그 소식을 하베츠는 자신의 최측근이자 가드인 휴 벤턴을 통해 듣고 있었다.
“그 개새끼를 탐을 내기 시작했다고? 대귀족들이?”
“네. 황태자 저하. 미스라임과도 연결되는 상황에서 굳이 자신들이 눈치 볼 필요가 있냐는 듯합니다.”
하베츠는 그 말에 불같이 화를 냈다.
“이런 미친 것들이! 도대체 어디 가문들이야?!”
그 물음에 잠시 망설이는 휴였다.
“아니! 어디냐고?!”
힘겹게 입을 때는데.
“12 대귀족 가문 중 수잔 황비의 가문인 크리스피 백작가 빼고 모두입니다. 저하.”
“뭐?!”
“심지어 드로즈도프 공작가에서도 아벨에게 자신의 딸들 중 하나를 내어줄까 고려 중입니다.”
정말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허탈하게 웃는다.
“하하…… 이 빌어먹을 새끼들이…….”
“그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아벨을 죽여야 하겠습니다.”
덕분에 아벨과 세르지의 계획대로 하베츠는 더욱 빨리 아벨을 죽여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세르지에게 연락해봐. 내가 한 번 보잔다고.”
“안 그래도 2 황자 쪽에서도 이번 무투회를 보고서는 9 서클 마법사 둘을 비밀리에 소집했다고 합니다.”
“그래. 그 새끼는 그래도 머리가 있는 놈이니까.”
“그런데 아덴에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습니다. 이번 무투회에서 얻은 불명예를 어떻게든 회복하고자 하는 듯합니다.”
하베츠는 아덴을 믿지 않았기에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것들이 뭔 짓을 해봤자지. 방해나 하지 말라고 해.”
“네. 황태자 저하.”
그러면서 다시 모든 대귀족이 자신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려는 걸 떠올리고는.
“이 개새끼들, 내가 황제가 됐을 때 두고 보자.”
확실하게 조금이라도 아벨과 엮인 연놈들은 한 놈 빠짐없이 피의 숙청을 계획하는 하베츠였다.
* * *
[아슈트반 백작가 소유 수도 내 저택]아슈트반 백작가 역시 이번 정의 무투회를 똑똑히 지켜보았었다.
가주家主 스테판 백작은 잘 정돈된 턱수염을 매만지며 건너편에 앉아있는 죠슈아에게 묻는다.
“네 생각은 어떠느냐? 내가 듣기로는 미스라임의 사나 공주와 거의 확정적이라던데 말이다.”
죠슈아는 이제라도 찬성 쪽으로 마음을 돌린 아버지를 다행스럽게 바라보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저도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버님. 그래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케이를 아벨 저하께 보내려면, 안타깝지만 첩으로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실은 제가 봐도 사나 공주 저하의 자리가 될 것 같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이 이미 그것에 대해선 케이도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렇게밖에 안 되겠느냐?”
“네.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해서라도 저하께 케이를 보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그것이 케이의 행복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좀 더 스테판 백작의 구미가 당길 말도 해준다.
“그리고 저희 가문도 저하와 함께한다면 분명 검술 면에서도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벨 저하께서는 역사상 최고의 재능이시니 말입니다.”
확실히 그것에 스테판 백작이 반응을 보였었다.
“내 생각도 그렇단다. 아벨 저하께서 우리 가문과 함께하신다면 분명 우리는 엄청난 성장을 할 것이야.”
‘특히 네가 말이다. 아들아.’
솔직하게 말해 스테판 백작은 아벨의 뇌전마검과 흑풍흡검 때문에 딸을 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두 검술을 얻을 수만 있다면 분명 아들 죠슈아가 현재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한 12성 검사의 벽을 깰 수 있을 거라 확신하던 것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본가는 날개를 달게 될 거야.’
자신보다 훨씬 더 큰 재능인 죠슈아가 태어난 이상 확실하게 밀어줄 생각이었다.
아들이 최절정 12성 검사가 된다면 제국 3대 검술 명가 중 확실하게 우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자신들이 속한 3 황자파를 외면할 만큼 아벨은 매력적인 카드였다.
“좋다. 내가 수잔 황비 마마와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겠다.”
이제 3일 뒤면 정의의 날의 피날레를 장식할 광장 무도회가 열릴 것이다.
그때 어떻게든 이번 일을 성사시키겠다고 다짐하는 스테판 백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