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04)
〈 104화 〉 사티로스 놈들 x 4
* * *
“우리 마왕 대단한데? 뭔가 엄청 잘하는 것 같아.”
“마앙님 대단해여!”
세리뉴한테 이것저것 시킨 걸 보고 감명을 받은 것인지 루미카와 샤란이가 눈을 빛내며 다가와 말했다.
별것도 아닌 일인데 말이지.
그래도 저렇게 눈을 빛내면서 다가오니 기분이 참 좋아진다. 샤란이와 루미카는 그만큼 날 대단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 그러니 어쩌겠나? 계속 대단해 져야지.
“흐흐흐, 이게 뭐 별거라고. 아무튼 우리 이제 사티로스들이랑 싸워야 돼. 둘 다 조심해야 하는 거 알지?”
“마앙님은 샤란이가 지킬게여!”
고맙게도.
“응. 조심할게. 그래도 마왕 말대로만 하면 괜찮을 것 같아. 저번에 바게스트도 피해 없이 잡았잖아? 레이카도… 고블린들 다치긴 했지만 잘 사로잡았고.”
“칭찬 고마워. 그래. 그때처럼 나만 믿으면 된다.”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은 있다.
그럼 마을 좀 둘러볼까.
한밤이라 어둡긴 해도 반딧불이들이 많아서 충분히 둘러볼 만 하다.
“야.”
그때 레이카가 날 불렀다.
“예?”
“무슨 상황이지?”
“이야. 레이카 수녀님. 이제 저희 하는 일이 막 궁금하고 그럽니까?”
“좆지랄 같은 소리 하지 말고. 말 좀 해봐. 여기서 무슨 짓을 할 생각이냐?”
말은 그렇게 해도 지금 궁금해 미칠 것 같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사실 안에서 다 요정어로 대화를 한 탓에 레이카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으니까.
궁금해진 것이겠지.
근데 묘하게 편하게 물어보는 게, 역시 조교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점점 더 편하고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이겠지.
“픽시들을 도와서 몬스터 부족을 하나 파괴할 생각입니다.”
“몬스터끼리 전쟁이라…”
“세력 확장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치워버려야지요.”
“그렇게 세력을 키워서 인간 세상을 침공할 생각이냐?”
글쎄.
어떨까.
“흐흐흐, 어떨 것 같습니까?”
어깨를 으쓱하며 말하니 레이카가 비틀린 미소를 지으며 삿대질을 했다.
“넌 정말 저주받을 새끼다. 이번 전쟁에서 패배해 모조리 몰살당하길 진심으로 기도하지. 너 사악한 새끼 앞에 여신의 저주와 분노 있으라.”
“섹스.”
“아아앙♥ 아 진짜 씨발♥ 무슨 말을 못해… 하앙♥ 빨리 안 멈춰!”
“정지.”
이거 음문 발동하는 거 너무 쉽다니까.
“그럼 마을 좀 둘러보자.”
그렇게 픽시 마을을 둘러보았다.
“흠.”
언덕을 파서 지은 집과 이런저런 지상 건축물이 신비롭게 혼재된 아기자기한 요정 마을.
하지만.
이 마을은 결코 방어에 적합한 마을이 아니었다. 우선 성벽 같은 것도 전혀 없는 상태다. 작은 담장은 있으나 누가 넘어오는 데 있어서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에 불과한 물건이다.
전쟁이나 방어전을 가정하고 만든 동네가 아니라는 소리다.
하긴 뭐 픽시들한테 그런 지식이 있겠느냐마는.
이렇게 생각하는 건 내가 인간이라 그런 거다.
“마을에서 싸우는 건 어려울 것 같구만.”
너무 탁 트여있어.
탁 트여 있는 곳에서 30마리가 넘는 사티로스 야만 부족과 싸운다면 피해가 커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유리한 장소에서 싸워야 할 것 같은데… 역시 지형정찰이 중요하겠어. 마을 말고 다른 유리한 곳으로 끌어와서 싸우는 게 좋을 것이다.
우리는 방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티로스 야만 부족에겐 그러한 전술적인 개념이 없다. 군대를 이루었던 홉고블린 부족조차 우리 팔랑크스에게 도살당했지.
지형과 진형을 잘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터다. 초인적인 힘을 사용하는 수녀도 사로잡은 내가 한낱 몬스터 부족한테 당할쏘냐?
그리 마을을 살피면서 생각을 하고 있으니.
“야! 왜 집안에 없는 거야! 찾아다녔잖아!”
“음?”
ㅡ출렁출렁!
“모두한테 정찰병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돌아왔는데 네가 집에 없으면 어떡해!”
명령 전달을 마친 것인지 세리뉴가 젖가슴을 출렁이면서 날아왔다.
“아 미안미안. 밖에 좀 보느라고. 다음에 하양이 줄 테니까 진정해라.”
“뭐? 하양이를 줘? 그럼 용서해줄게!”
얘 진짜 다루는 거 왜 이렇게 쉽냐?
“아무튼. 세리뉴. 그럼 이제 픽시들이 정찰병 수색하러 간 거지?”
“응. 이제 조 짜서 출발할 거야. 근데 밤이라서 멀리 보내지는 않기로 했어.”
“잘 판단했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지.
“그럼 이제 뭐 할 거야?”
“밤이잖아? 자야지. 너도 푹 자라. 내일 나랑 정찰 갈 거니까.”
“으응… 알았어. 그렇게 할게. 아, 그런데 너희들. 잠은 어디에서 잘 거야?”
“좋은 데 있냐?”
“우리 집 와서 자. 그게 나을 것 같으니까.”
“세리뉴 왤케 착하냐.”
세리뉴네 집에서 자면 되겠군.
“왕찌찌. 고맙다에여.”
“세리뉴라고 했지? 배려해줘서 고마워.”
바로 샤란이와 루미카가 감사를 표했다.
“도와주러 왔으니 당연한 배려야. 저기서 자고 있는 몬스터들한테도 식량 나눠줄게. 그럼 들어가자!”
그렇게 우리들은 세리뉴의 집으로 가서 자기로 했다. 앞에 우물이 있어서 자기 전에 씻었는데, 알몸의 여인 4명과 함께 씻는 것은 아주 즐거웠다.
* * *
다음 날 아침.
우리는 행동을 시작했다.
“부릴아. 형은 잠깐 세리뉴랑 주변 지형정찰 좀 하고 올게. 그러면 마을에 너랑 소수의 픽시만 남으니까.”
“케륵케륵. 뫙님. 제가 또 집 잘 지킨다아임까.”
“이 새끼가 이제 말 안 해도 잘 아는구나!”
아주 똑똑해!
“저만 믿으십쇼. 케륵.”
“흐흐흐! 아오! 왜 이렇게 귀엽냐! 너 씨발 일 끝나면 형이 또 마력주입 제일 많이 해주마!”
“캐루룽!”
마을은 내 부하들과 소수의 픽시들이 지키기로 했다. 어차피 정찰병도 밤 동안 안 잡힌 마당에 본대가 올 것 같진 않으니까.
“그럼 잘 지내고 있어라.”
“케륵!”
부릴이에게 당부를 하고 마을을 나섰다.
“세리뉴. 혹시 주변에 외길 같은 곳 있냐?”
“외길?”
“어. 주변 막혀있고 길이 딱 하나인 곳.”
“흐응… 아! 안내해줄게! 따라 와!”
짚이는 곳이 있나 보군.
마을을 전체적으로 살핀바, 마을에서 싸우면 우리 측 피해가 너무 클 것 같았다. 좋은 포인트를 잡아서 싸우는 게 나을 터였다.
“근데 세리뉴. 페어리들은?”
“정찰병 찾으러 간 애들이 다 데려갔어.”
페어리도 전략적으로 잘 쓰면 아주 엄청날 것이고.
그렇게 세리뉴를 따라 지형정찰을 시작했다.
“샤아샤아. 멀리 나와서 즐거워여. 마앙님.”
“후후후, 나도 그래.”
지형정찰 나왔는데 다들 소풍 나온 것처럼 즐거워하고 있었다. 그래. 정찰 가는데 빵탄도 없고 단독군장도 없고 총도 없는데 당연히 즐거울 수밖에 없다.
“정찰이라니 존나 본격적인데… 마계에서 그런 훈련이라도 받은 거냐? 너는?”
걷다 보니 레이카 수녀가 그리 물어왔다. 아무래도 내가 참 신기하게 느껴지나 보다.
“글쎄요. 어떨 것 같습니까?”
“바른대로 말해. 마계에서 인간 세상을 침공하기 위해 너 같은 녀석을 보낸 거지? 마계의 군주가 보낸 첩자 같은 새끼.”
상상력이 풍부하구만.
그래도 수녀인지라 마계와 마족에 대한 궁금증이 참 많았다. 샤란이나 루미카는 요정으로 태어난 탓에 그런 걸 잘 이해하지 못했고, 크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레이카 수녀님. 저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으신 것 같습니다?”
“말투 진짜 개좆같다고, 너.”
“레이카 수녀님 말투는 너무 섹시합니다.”
“아오, 진짜 이 씨발! 존나 죽여버리고 싶다!”
불가능이다.
그렇게 움직이고 있으니.
“여기야!”
주변이 두터운 나무로 둘러싸인 외길 비슷한 공간에 도착했다.
“어때?”
“흠, 여긴 좀 넓은데.”
“넓다구?”
“어. 고블린들이 전부 나란히 늘어서도 공간이 남는다. 여긴 기각. 다른 곳을 찾자.”
“뭐야. 기껏 안내해줬는데 바로 그러는 거야? 너무하잖아!”
여기서 급발진을?
“세리뉴. 그런 게 아냐. 난 너희 픽시들 안전을 위해서 그런 거라고.”
“안전?”
“어. 우리가 안전하게 싸울 곳을 찾아야지.”
“무슨 소리야? 마을에서 싸워야지?”
아.
그러고 보니 그걸 말 안 했나?
“아니. 마을에서 싸우면 안 돼. 밖에서 싸워야 한다.”
“뭐? 무슨 소리야! 마을에서 안 싸우면 누가 마을을 지켜!”
“마을은 안 지켜도 돼. 사티로스들을 다 죽일 거니까.”
“뭐어?”
역시 픽시라서 잘 이해를 못 한다.
“세리뉴. 마을에서 싸우면 픽시들이 많이 다칠 거다. 그래도 좋아?”
“아, 아니! 그렇지 않아! 픽시들 다치면 싫어!”
“그치? 싫지? 그러니까 좋은 곳에서 싸워야 하는 거다. 픽시마을은 방어에 부적합하거든. 우리가 유리한 곳으로 유인해야지.”
사티로스들이 픽시를 공격하려는 이유는 뭐 마을을 차지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 나무 몽둥이 들고 우가우가 하던 놈들이 픽시들의 도구를 약탈하겠는가?
그냥 경쟁 종족을 제거할 목적이겠지.
그럼 유인할 수 있어.
“흐응… 그런가아…”
“그래. 방어에 적합한 곳을 찾는 거다. 그러니까 다시 외길 좀 찾아줘. 이번엔 좀 좁은 곳으로.”
“…알았어.”
납득한 세리뉴가 다시 안내를 시작했다.
* * *
“오오! 그래! 이런 곳이다!”
몇 번 더 외길 찾기를 반복하니 아주 괜찮은 곳을 찾을 수 있었다. 길 자체도 좁고, 양옆으로 나무가 우거져서 딱 좋았다. 그리고 길의 길이 역시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함정도 파고 뭐하고 다 할 수 있겠군.
유인도 뭐, 픽시 몇 마리 뽑아서 다급한 척 연기하며 도망치게 하는 쪽으로 가면 될 것이다.
“여기면 돼?!”
“어! 무조건 여기다! 사티로스 새끼들 여기로 유인해서 다 죽이면 될 것 같아!”
“만세!”
ㅡ출렁출렁!
세리뉴가 만세를 부르자 폭발적인 왕찌찌가 출렁였다. 정말 마음에 드는군.
“그럼 마을로 돌아가자. 세리뉴.”
“알았어!”
그렇게 마을로 돌아가니.
“아! 세리뉴가 왔어! 세리뉴! 정찰병을 발견했어!”
“뭐라고!!!!”
소리친 건 나였다!
“부릴아! 연장 챙겨라!”
“케르르륵!”
“바로 잡으러 간다! 픽시야! 정찰병 숫자는?!”
“어? 두, 두 마리인데…!”
“됐어 그럼!”
ㅡ파앗!
전투에 이골이 난 고블린이 잽싸게 창과 방패를 챙겼다. 고블린들과 픽시. 나. 그리고 내 여자들. 이 정도면 충분히 사티로스 정찰병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준비를 마친 우리들은 픽시를 따라 이동했다.
“저기야!”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픽시가 그리 소리치고는 우리에게 조용히 하라고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 쉿!”
ㅡ…
ㅡ…
ㅡ…
다들 즉시 침묵했다. 그렇게 천천히 앞으로 가서 슥 보니, 저 나무 위에 픽시 한 마리가 숨어 있는 모습이 보였고.
그 아래에서 도마뱀 고기를 뜯고 있는 사티로스 두 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뭬에에.”
“붸에, 붸에에에.”
진짜 염소 새끼들이로군.
체급은 홉고블린보다 큰 정도다.
당장 생포하도록 하자… 그럼 어떻게 생포를 해볼까. 한꺼번에 달려들어? 아니. 아니다. 여기선 유인법을 한번 실험해 봐야지.
“야. 세리뉴.”
“저, 저기…! 저거야! 우리의 적!”
“세리뉴.”
“응?”
“잠깐 저쪽으로 가서 놈들한테 모습 좀 드러내 봐.”
“뭐어?! 나 혼자서?!”
“어. 니가 유인하는 거야. 놈들이 너한테 정신 팔리면 우리가 뒤통수 깨러 갈게. 알겠지?”
“으으…”
무서운가.
그럼 치켜세워 줘야지.
“이게 아주 중요한 작전이야. 픽시 대장인 세리뉴 너만이 할 수 있는 제일 중요한 작전.”
“…!”
내 말에 세리뉴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런 중요한 작전이라면… 내가 하는 수밖에 없겠네! 알았어! 나만 믿어!”
“좋아! 그럼 유인 시작!”
“응!”
ㅡ슈웅.
세리뉴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참 쉽다니까.
“얘들아. 잠깐 대기.”
“샤아.”
“케륵.”
그렇게.
ㅡ스윽.
세리뉴가 사티로스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야! 이 나쁜 사티로스 놈들! 여기야!”
“뭬에…?”
녀석들의 고개가 움직인 순간.
“뭬에!”
“뭬에에에!”
뜯어먹던 도마뱀을 집어 던지고 벌떡 일어난 사티로스들이 소리를 질렀다. 자, 그럼. 녀석들이 세리뉴를 쫓아가는 그 순간을 노려 뒤통수를 때리면 된다.
근데.
“어?”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뭬에에…!”
“붸에에에에!”
ㅡ푸후!
돌연 사티로스 놈들이 콧김을 내뿜으면서 자기 물건을 부풀리는 것이 아닌가!
“어?!”
이 새끼들 발기했다!
그것도 세리뉴를 보고!
“뭬에!”
ㅡ파앗!
발기한 사티로스들이 콧김을 내뿜으며 땅을 박찼다!
“이 미친! 얘들아! 가자! 저 새끼들 존나 패는 거다!”
“케르으윽!”
“샤아!”
“나는 뒤에서 지원사격 하면 될까?”
“그렇게 해줘!”
설마 사티로스 새끼들 발정기라 암컷이 필요해서 픽시들을 잡으려고 한 것이었나? 아니, 근데 종족이 다르잖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