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12)
〈 112화 〉 픽시 먹고 레벨업 x 4
* * *
“케륵!”
“끄륵!”
꿀밤을 때리려는 부릴이와 몇 대 맞더니 그것을 민첩하게 피하고 있는 임숭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참 따뜻해진다.
일종의 축하빵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그리고 딱 보니까 느껴진 건데, 각인을 해준 것으로 임숭이의 동작이 이전보다 더욱 민첩해졌다. 맨날 봐왔기에 알 수 있다. 부릴이의 공격을 피하고 있는 중이다.
ㅡ투닥투닥.
근데 참 잘도 투닥거린다.
“흐흐흐, 임프 이 쉐끼 말하자마자 부릴이한테 그런 소리를 하다니.”
사실 부릴이가 왕고고 임숭이가 투고이긴 한데, 엄밀히 말하자면 둘은 동기였다. 부릴이 들어온 달에 임숭이 들어왔으니 동기 맞지.
원래 동기끼리는 투닥거리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둘이 투닥거리는 거 볼 때마다 웃겨 죽겠더라.
근데 뭐 그렇긴 해도 부릴이는 소대장 직급이고. 임숭이는 아직 분대장 직급이다. 명백히 부릴이가 더 상급자다. 그래서 부릴이 주도하에 투닥거리는 건 용인해주고 있는 상태지만… 이제 임숭이도 말을 하게 되었다. 슬슬 소대장으로 진급을 시켜 줄 셈이니 오늘은 제대로 한번 투닥거리게 해볼까. 임숭이도 하급자로서 나름 부릴이에게 쌓인 게 있을 것이다.
ㅡ투닥투닥.
그렇게 투닥거림이 이어진다. 꿀밤을 때리려는 부릴이와 임숭이의 회피가 반복된다.
그러고 있으니.
“케륵!”
마침내 임숭이가 부릴이에게 일격을 먹였다. 잽싸게 옆으로 가더니 팔뚝을 깨문 것이다.
원래였으면 못할 동작인데 각인 탓에 가능해진 것 같았다.
“부릴! 동작에 빈틈 만타! 내가 더 민첩파다!”
“케르륵! 힘은 내가 더 쎄다!”
“싸움은 힘마니 아니다! 끄륵!”
“민첩뿐만도 아니다! 케랴악!”
아주 흥미진진한 대결.
둘이서 저렇게 몸 부딪히면서 피지컬을 높이는 것이다. 일대일로 싸우면서 기술을 높이는 것 또한 성장으로 이어진다.
“케르륵…!”
“끄르륵!”
고블린들과 임프들 역시 둘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분석한다.
부릴이로 보건대 고블린은 각인을 해주면 체력과 힘이 늘어난다. 원체 그런 녀석들이니까. 근데 임프는 약간 오두방정에 방방 뛰는 스타일이다. 그래서일까. 각인을 해주니 그 민첩함이 대폭 늘어났다.
데이터를 수집해야 해.
“야! 친구끼리 싸우고 있잖아! 빨리 말려! 뭐 하는 거야!”
그때 세리뉴가 내게 소리쳤다.
“괜찮아. 부릴이랑 임숭이는 맨날 투닥거리니까.”
“무슨 소리야! 어서 말려야 해! 친구끼리 싸우면 안 돼!”
친구라기 보다는 군대인데.
“잠깐 기다려 봐.”
아무튼 각인을 받은 고블린과 임프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육체 능력을 활용하는지 봐야 하는 것이다.
애초에 싸워야 성장한다. 그래서 둘이 투닥거리는 건 좋게 보고 있었다.
ㅡ투닥투닥.
그렇게 투닥거리는 것을 관찰한다. 힘과 체력을 이용하는 부릴이와 민첩성을 이용하는 임숭이. 좋다. 데이터는 파악했다.
“마족브레스!”
바로 하늘을 향해 불을 뿜었다!
“케륵?!”
“끄륵?!”
그리고 선언한다!
“좋은 결투였다! 부릴이! 임숭이! 둘이 아주 잘 싸웠어! 이 마왕은 만족했다!”
결투는 여기서 중지다.
“케르륵?”
“끄륵?”
부릴이와 임숭이가 내 앞으로 와서 섰다. 나는 두 녀석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말했다.
“근데 부릴이는 조금 당황한 것 같더구나! 임숭이가 갑자기 성장해서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 침착하게 싸웠으면 안 맞았을 텐데 말이다!”
“케륵…?”
“그렇지?”
“캐룽. 마, 맞는 말임다. 뫙님.”
“급박한 상황변화에 대처하는 것. 그걸 연습해야겠어. 이게 실전이었으면 크게 다쳤을 거다. 부릴이 이번 실수했어. 원래 실수 잘 안하는데 말이다.”
“맞슴다! 캐룽! 실수햇슴다!”
부릴이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럼 다음 임숭이.
“그리고 임숭이.”
“끄릅! 모왕님!”
“처음 얻은 힘을 아주 잘 활용했다! 이번에는 부릴이를 공격하는 것에 성공했구나! 아주 큰 성장이야!”
“끄륵! 모왕님… 쩌 칭찬했따!”
“그래. 탁월한 센스였다. 머리를 아주 잘 썼구나. 그리고 아주 민첩해졌어!”
“끄르르륵!”
그 말에 임숭이가 헤벌쭉 미소를 지으면서 좋아했다. 나한테 칭찬을 받으면 순수하게 좋아한다니까.
“앞으로도 그렇게 전략을 생각하고 탐구해 보도록 해라. 이제 임숭이 너도 말 할 수 있으니까. 더 많이 생각해야 돼. 알겠냐?”
“아, 알겠씀다! 모왕님!”
좋아.
“그럼 결투는 여기까지다! 다들 각자 정리하고 짐 챙겨라!”
부하들을 해산시켰다. 바로 내 여자들이 내게 달라붙어 왔으나, 아직 할 일이 남아있는 상태다.
“잠깐만. 나 부릴이랑 얘기 좀 할게.”
“마앙님?”
“쉬고 있어. 부릴아! 형이랑 이야기 좀 하자!”
“케륵?”
내 말에 고블린들을 지휘하던 부릴이가 다가왔다. 나는 부릴이의 손을 잡고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
ㅡ저벅저벅.
가고 있으니.
“뫙님. 케륵.”
부릴이가 말했다.
“어. 부릴아.”
“임숭이 건방진 말 한 거, 괜찮슴까? 케륵. 말하자마자 저한테 그랬슴다. 케르릉.”
“그게 말이다.”
임숭이가 말을 트자마자 다 있는 곳에서 부릴이한테 그럴 줄은 몰랐다. 그동안 좀 꿀밤도 많이 맞고 그랬으니까 속으로 쌓인 게 있었던 모양이지.
그래도 부릴이는 지도를 잘했다. 임숭이의 능력과 지능과 판단능력이 상승한 것은 부릴이가 지도를 잘했기 때문이었다.
“오늘 건 그쯤에서 용서해 줘라. 이제 상황이 좀 바뀌었으니까.”
“케륵?”
솔직히 이전까지 임숭이는 많이 못 미더웠다. 고블린에 비해서 지능이 딸리는 점도 있었으니까. 오두방정 천방지축이라 부릴이처럼 믿음직스럽지가 않았다.
그래서 부릴이한테는 소대장 직위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임숭이는 아직도 분대장인 것이다.
근데 오늘부터는 아니다.
임숭이가 말을 할 정도로 지능이 트이게 되었으니까.
“이제 임숭이도 소대장으로 진급시킬 거다.”
“케륵?! 괜찮슴까?! 임숭이 많이 바보임다! 케륵! 제가 더 지도해야 함다! 케르륵!”
그 말에 부릴이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부릴이 역시 아직도 임숭이가 못 미더운 것이다.
“말하면 바보 아냐. 말할 줄 알게 됐으면 더 이상 바보가 아니라는 거지.”
“케르르륵!”
“더 괜찮아질 거다.”
그러니까 진급을 시켜 줘야 한다.
“오늘 임숭이 힘 봤지?”
“케륵. 봤슴다.”
“어떻디?”
“잘 싸웟슴다. 이전보다 더 강해졋슴다. 케륵.”
“그래. 이제 임숭이도 그렇게 된 거라고. 그래서 진급시킬 거고.”
“케륵.”
고개를 끄덕이는 부릴이.
부릴이도 이젠 임숭이를 부하 같은 존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소대장으로서 인정을 해야 한다. 뭐 그럴라고 결투를 지켜본 것도 있지.
“그러니까 부릴아. 이제는 부하 대하는 것처럼 막 대하면 안 된다. 알겠냐?”
“케륵?”
“이제 임숭이도 부릴이 너랑 같은 소대장이니까 막 때리면 안 된다고.”
“그럼 꿀밤 안됨까? 케륵.”
“어.”
“케루룽…”
아쉬워하고 있다.
“그래도 뭐, 직급은 동등하지만 니가 선임이라는 건 변하지 않으니까. 어찌 됐든 잘 지도해줘라.”
“케룽? 꿀밤 없이 지도 가능함까?”
“그럼 우리 무적 부릴이가 못하겠냐?”
“케, 케륵! 할 수 잇슴다! 이제 임숭이 꿀밤 안 때림다! 케륵! 말로함다!”
“흐흐흐! 바로 그거다! 역시 우리 부릴이지!”
“케르륵!”
“안심해라. 형이 임숭이도 따로 소대장 교육할 테니까.”
“뫙님! 최고임다! 케륵!”
“어! 너도!”
그리 부릴이랑 염병지랄을 하면서 양손을 맞잡은 채 회전을 했다. 이제 우리 부대에도 소대장이 두 명이로구나.
소대장부터는 소대 단독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내 판단이다. 이제 임프들도 임숭이 따라 나가서 사냥하고 그럴 수 있다.
“그럼 부릴아. 애들이랑 작업하러 가 봐라. 가면서 그 몰래 다른 임프한테 말해서 임숭이 보고 여기로 오라고 하고.”
“알슴다! 뫙님! 충성! 케륵!”
“어. 충성. 들어가.”
“케륵!”
부릴이가 돌아갔다.
“후우.”
나는 자리에 앉아서 임숭이를 기다렸다.
“가슴이 벅차오르는군.”
내가 성장한 것으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너무나도 기쁘다.
* * *
“모왕님! 쩌 왔다!”
이 새끼 발음이?
뭐, 상관없다.
“임숭아! 오늘 말하게 된 거 축하한다!”
일단 양팔을 펼치면서 환대해줬다!
“끄르르르르륵! 모왕님! 기쁨다!”
ㅡ방방!
바로 신이 난 임숭이가 오두방정을 떨면서 제자리 빽떰블링을 하기 시작했다. 진짜 에너지가 넘치는 새끼라니까.
“흐흐흐, 니가 기쁘니 나도 좋다. 임숭아.”
“모왕님! 그럼 이쩨! 쩌도 더 씬경썬다!”
“음? 뭐라고?”
“모왕님, 부릴만 더 많이 씬경썼다! 이제 쩌도 강해졌다! 씬경쓴다!”
“이 새끼…”
지금 임숭이가 하는 말은, 그래.
그거였다.
그동안 내가 부릴이만 신경을 써줬다는 것.
“그래서 쩌 좋다! 씬난다!”
근데 이제 자기가 강해졌으니 부릴이만큼 신경 써줄 거라고 생각해서 기뻐하는 중이다… 그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욱신거렸다. 못 미덥게 생각해왔던 것도 사실이고. 부릴이를 편애했던 것도 사실이니까.
그것이 미안하다.
“그래. 임숭아 미안하다. 부릴이만 신경 써줘서.”
“끄르르륵! 모왕님! 쩌한테 안 미안해도 됨다!”
“그래도 미안해, 이 새끼야. 그동안 내가 무심했잖아. 그러니까.”
“끄륵?”
“임숭이 너도 이제 부릴이랑 동일한 직급으로 진급시킬 거다.”
“끄륵…?”
고개를 갸웃한 임숭이가 말했다.
“부릴과 동일…? 끄륵?”
“어. 부릴이처럼 소대장으로 진급이다. 너도 이제 소대장이야.”
“쏘대장…!”
ㅡ처억!
임숭이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끄륵! 끄르르륵! 부릴과 동일! 씬난다! 쏘대장이다!!!”
ㅡ끄르르르륵!
뿜어지는 포효.
임숭이의 기쁨이 느껴진다.
“잘 할 수 있지?”
그래서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만져줬다.
“끄르르륵! 모왕님! 쩌 잘한다! 부릴이만큼 한다!”
“흐흐흐! 그래! 이제 앞으로 임숭이 너도 소대장이다! 내가 믿고 진급시키는 만큼! 부릴이를 따라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라! 자랑스러운 임숭아!”
“끄륵! 모왕님 말대로 한다!”
ㅡ방방방!
어찌나 기쁜지 임숭이가 미쳐 날뛰면서 춤을 췄다. 양손에 불꽃을 전개한 채로 추는 춤. 마치 쥐불놀이 같아서 흥겹구나.
“집에 돌아가면 진급식 하자. 모두의 앞에서 소대장으로 진급시켜 주마.”
“끄르르르르릅! 존내 기쁨다!”
“나도 존내 기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