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22)
〈 122화 〉 던전을 방어하자! x 3
* * *
“인간!”
ㅡ쫘악!
부랄이 쫘악 오그라드는 듯한 기분!
극한의 긴장감. 내게 있어서 인류가 출현했다는 것은 그런 의미였다. 사바나의 사자들이 마사이족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 역시 인간을 두려워하니까!
“야! 인간이 나타났대!”
“샤아! 마앙님! 위험하다에여!”
세리뉴와 샤란이가 흥분해 소리쳤다.
일단은 진정을 시켜야 한다.
“조용. 일단 조용히 해. 다 알고 있으니까.”
내가 동요를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 이제 나도 중대급 병력을 이끄는 마왕이니까. 침착하게. 오그라든 부랄을 조심스럽게 풀면서 아주 침착한 목소리로 그녀들을 제지했고.
“전군. 철수한다.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면서 흔적 좀 지우면서 이동해. 일단은 빠져나가는 게 먼저다.”
명령을 한다.
다행히 오늘은 픽시부대만 끌고 온 상태였다. 전 부대가 이동한 것도 아니니 당장은 흔적을 지울 수 있다. 또한 문제없이 후퇴를 할 수 있겠지.
“아, 알았어여. 마앙님.”
내 침착한 모습에 바로 샤란이가 흥분을 거두었다.
“조용! 들었지! 조용히 하고 도망칠 준비해!”
세리뉴 역시 잘 지도를 하려고 했는데.
“인간이라니!”
“큰일 났어!”
“조용히 하라니까!”
“세리뉴 네가 더 목소리 커!”
이거 안 되겠군.
픽시들이 패닉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다. 그만큼 인간이라는 것은 공포의 대상인 것이다.
사바나의 강인한 사자들도 마사이족 이름만 들으면 오줌을 지리면서 애새끼마냥 엉엉 울며 도망을 친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상식. 제아무리 강한 힘과 이빨을 지니고 있어도 인간 성님들이 이놈새끼 한번만 하면 개씨팔좆망앰창부랄인 것이다.
그걸 모르는 사자들은 진작에 다 죽었다. 인간을 두려워하는 존재들만이 살아남는다.
“후우!”
터질듯한 심장을 진정시키며.
“빨리! 도망쳐야 해!”
“어떡해! 인간들이래! 우릴 다 죽일 거야!”
“죽이기 전에 죽여야 해!”
패닉에 빠지려고 하는 픽시들에게 다가가.
“모두 진정해라.”
ㅡ촤학.
무림의 고수처럼 양손을 출수하여, 픽시의 상체에 달려있는 커다란 지방질의 왕찌찌들을 쥐어 잡는다.
“꺄앗♥”
“앙♥”
패닉에 빠지려고 하던 픽시들의 의식이 가슴으로 옮겨간다. 만져지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지 야한 소리를 내는 픽시들.
ㅡ솨아아악.
그리하여 마치 흐르는 물처럼. 나는 양손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픽시들의 젖가슴을 한명한명씩 주물러줬다. 손을 옮길 때마다 잔상이 생기는 듯했다.
“목소리를 낮춰.”
이것이 바로 고수의 경지인가.
“…”
“…”
“…”
그렇게 유방을 터치하고 있으니 픽시들이 입을 다물었다.
“좋아. 혼란을 종식했군.”
“마앙님 대단해여…!”
“알면 됐다. 그럼 세리뉴. 후퇴하자.”
“으, 으응… 알았어.”
세리뉴가 얼굴이 붉어진 채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바로 후퇴했다.
“…”
잘 생각해야 한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숨어야 하나? 일단 먼저 접촉해서 좋을 것은 없다. 숨을 수 있다면 숨어야 해.
하지만.
최근 부릴이와 임숭이가 부하들을 끌고 다니며 이 주변을 쏘다닌 상태다. 흔적이 남았다면? 그래서 인간놈들이 그 흔적을 발견했다면?
좆망이다.
“설마.”
애초에 흔적을 봤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닐까?
불길한 상상력이 부풀어오른다.
우리의 절대적인 이점은 바로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근데 이미 알고 있다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다수의 몬스터들이 무리를 이뤄서 이동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면, 인간들은 반드시 그 원인을 알아내려고 할 것이고, 내 던전에 닿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도 만반의 준비를 한 채.
“그렇게 되면 모두 죽여야만 해.”
적들의 정보를 알아낼 필요가 있다… 사실 죽여도 문제다. 특정한 목적을 지니고 숲에 들어온 사람들이 자꾸 실종되다 보면, 본격적인 탐사대가 꾸려져도 이상할 것은 없으니까. 그리고 그런 탐사대라면 몬스터가 군대를 이루든 말든 좆까라고 하면서 죄다 죽일 것이 분명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레이카를 보았다.
“…”
표정이 좋지 않다.
“레이카 수녀님.”
“…왜.”
“수녀님은 이미 저희랑 운명공동체입니다.”
“좆까. 내가 왜 너 따위랑.”
“머리에 뿔이 생긴 이상 저 인간들을 따라간다고 해서 좋을 일은 없겠지요. 하나도.”
“…”
그 말에 레이카가 잠시 침묵하고는.
“씨발.”
욕설을 내뱉었다.
따로 반응은 없다. 그냥 우리와 함께 후퇴를 할 뿐이다. 그렇게 나는 부하들을 데리고 일정한 지점까지 후퇴를 한 뒤에 세리뉴를 불렀다.
우선 적들의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세리뉴. 아까 그 픽시 좀 불러줘.”
“응. 알았어.”
바로 정찰을 했던 픽시가 내 앞으로 왔다.
“픽시야. 인간들 규모 본 거 있어?”
“모, 몰라. 보고 너무 놀라서 바로 왔어.”
겁에 질린 얼굴.
근데 이건 다시 교육을 해야 할 것 같다.
“하긴. 갑자기 인간이 나타났는데 당황할 수밖에 없지. 그런 거지?”
“으, 응! 맞아! 너무 무서워서 바로 왔어!”
“그래그래. 이해한다. 그래도 픽시야. 인간들을 발견했을 때는 최대한 몸을 조심하면서 녀석들의 숫자를 알아낼 수 있는 만큼 알아내고 돌아와야 돼. 그래야 우리가 더 안전해지니까. 알겠지? 다음에부터는 그렇게 하자.”
“응… 미안.”
“됐어.”
세리뉴한테 시키면 되니까.
“세리뉴. 몰래 좀 보고 올 수 있겠어? 안 들키게.”
“으으…”
내 말에 세리뉴가 잠깐 머뭇거렸다.
“우리가 이기려면 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알아야 해. 세리뉴. 몰래 가서 볼 수 있는 것만 딱 보고 오면 된다. 그렇게 해줄래?”
“자, 잡히면 어떡해? 인간들은 우릴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
그렇겠지.
숲의 요정들은 아주 아름답다. 인간들 특성을 생각하면 납치해서 노예로 팔아버려도 이상할 것은 없다.
“세리뉴. 너라면 할 수 있어. 그리고 여기서 놈들에 대한 걸 알아내지 못하면 우리 전부가 그렇게 될 수가 있다고.”
설득.
“니가 아니면 못 하는 일이다.”
“으, 으으! 알았어! 보고 올게. 나도 중요성은 아니까. 그래도 조금 무서워서 그랬던 거야.”
ㅡ스윽.
바로 세리뉴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진짜 개고맙다. 진짜 이거 해줄 사람이 세리뉴 너밖에 없네. 용기 내줘서 고마워.”
“뭐, 뭐어. 고맙긴. 픽시 대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그래도 고마워하는 마음 잊지 마! 인간들을 살펴보는 건 위험한 일이니까!”
“흐흐흐, 그래. 평생 고마워하마.”
“그럼 됐어. 자, 얘들아. 나랑 인간들 보러 가자.”
“무, 무서운데…”
“그래도 가야 돼. 어서 가자.”
바로 세리뉴가 픽시 두 명의 손목을 잡아끌고 점프했다.
“우리는 여기서 세리뉴가 올 때까지 대기한다.”
“샤아. 네 마앙님.”
“세리뉴 걱정되네… 괜찮을까?”
“잘하길 빌어야지.”
이번 일 끝나면 픽시들한테 정찰이랑 첩보 훈련 좀 시켜야겠는걸. 어떻게 하지? 술래잡기 형식으로 숨는 연습 좀 시킬까?
* * *
“세리뉴 왜 안 와?”
“잡힌 거 아니야?”
“마왕이가 가라고 해서 잡혔어!”
세리뉴가 가고서 몇 분이나 흘렀을까. 픽시들이 동요를 드러냈다. 바로 픽시들에게 괜찮다고 말을 해주면서 현 상황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각각 간단한 임무를 부여해줬다.
근처 나무 위쪽에 숨어서 주변을 감시하라는 것.
불안한 상황에서 안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생긴 것이다. 픽시들이 동요를 감추고 바로 진지하게 임무에 임했다.
“샤란이도 주변 좀 느껴줘.”
“네 마앙님.”
그렇게 세리뉴를 기다리고 있으니.
ㅡ부웅!
저쪽에서 날개짓 소리가 들려왔다!
“세리뉴…! 왔구나!”
“나왔어!”
다행히 세리뉴는 무사히 귀환했다. 솔직히 보내놓고도 불안해서 뒤지는 줄 알았다. 세리뉴가 걱정되기도 하거니와, 픽시의 존재가 확인된다면 인간들이 더 많이 올 수도 있으니까.
“진짜 잘했어! 세리뉴! 엄청 잘했다!”
아무튼 반가움이 폭발한다. 어깨를 살살 만져주면서 고마움을 표하니 얼굴을 붉힌 세리뉴가 새침하게 대답했다.
“고, 고마운 줄은 아네! 앞으로도 나한테 항상 고마워해!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알았어. 근데 들키진 않았고?”
“들켰으면 못 오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흐흐흐, 그래. 다행이다. 그래서 어떻디?”
“그게… 천천히 설명해줄게. 하아. 정말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어. 어찌나 흉악한 인간들인지…!”
바로 세리뉴의 설명을 들었다.
우선, 발견된 인간들의 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걱정보다 적었던 것이다.
“여섯 명이라고?”
그나마 다행인가?
마음의 짐을 덜었다.
“응. 암컷 셋에 수컷 셋이야.”
“복장 좀 정확히 말해봐.”
“그게… 아! 일단 레이카랑 비슷한 옷 입은 암컷이 둘 있었어!”
뭐?
수녀가 둘이라고?
바로 레이카를 봤으나, 레이카는 요정어를 하지 못한 탓에 그냥 팔짱을 낀 채 날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수녀가 둘 있단 말이지.”
레이카의 설명에 의하면, 다른 수녀들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고 했다. 수녀로서 신성력을 발할 순 있어도 호신술 이상의 전투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
물론 주의는 해야 한다. 하지만 레이카만큼의 전투력이 없다는 것은 호재였다.
“그럼 수컷들은?”
“전부 무기 들고 있었어. 너랑 비슷한 옷 입고 있었고.”
“나랑 비슷한 옷이라고?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이거?”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은 모험가들에게서 빼앗은 옷이다.
“응. 그거랑 비슷해.”
“그러냐… 후우. 살았다.”
그렇다면 내가 여태까지 죽여왔던 모험가 수준이라는 거군. 좋다. 아주 좋은 소식이다. 이 정도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녀 둘에 모험가 셋. 까다로운 조합이지만 우린 이미 전투 경험이 있지 않은가.
만일 정면으로 맞붙게 된다고 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제 마지막인데… 암컷이 셋이라고 했지. 마지막 여자는 어떤 여자냐?”
그리 묻자.
“…”
세리뉴의 안색이 좀 어두워졌다.
“세리뉴?”
“그… 조금 강해 보였어.”
“뭐라고?! 왜!”
“검은 머리칼을 지닌 암컷이었는데, 무기도 좋아 보이고 철로 된 갑옷 같은 것도 입고 있었어!”
“뭐, 뭣…!”
좋은 칼을 지녔고.
철로 된 갑옷 비슷한 옷을 입은 여자?
“서, 설마 여기사인가?!”
이건 좀 위험할 것 같다!
어쩌면 레이카보다 강한 무력을 지닌 여자일 수도 있다!
“그리고 무언가 힘이 느껴지기도 했어!”
“마나 같은 힘인가!”
진짜 여기사인 것 같은데!
세상의 끝이 있다면 그곳에서 좆망을 외치고 싶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