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23)
〈 123화 〉 던전을 방어하자! x 4
* * *
그러나 지레 겁먹어선 될 일도 안 되기 마련이다. 여기사? 우리의 전력은 충분하다. 적들이 우리에 대해서 모르는 지금, 싸운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어.
“샤란아. 애들한테 인간들 근처에 있으니까 싸울 준비 해두라고 전해줘라.”
“네 마앙님.”
“일단은 명령 대기야. 준비만 하고 있으라고 해. 너무 걱정하진 말라고 그러고.”
“샤아. 알았어여. 샤란이가 잘 말할게여.”
“흐흐흐, 그래. 우리 샤란이 이쁘다.”
“샤아샤아.”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을 하니 귀를 파닥이면서 좋아한다. 그길로 샤란이가 바로 몬스터 내무반 쪽으로 갔다.
“마왕. 나는 뭘 하면 될까?”
“그냥 평소처럼 싸울 준비 해줘. 아. 그리고 레이카 좀 끌고 다녀주고.”
“평소랑 똑같네. 그렇게 할게. 레이카? 따라와.”
“무슨…!”
루미카가 레이카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세리뉴. 너는 일단 픽시들 데리고 휴식. 인간들 오면 우리 삼단사격 연습했지? 그걸 주로 쓸 테니까. 그것만 숙지시켜줘.”
“응… 알았어.”
“정신 바짝 차려야 이길 수 있다.”
“누, 누가 모른대? 우리도 위험한 거 알고 있다구.”
“그래. 너희들만 믿는다.”
그렇게 명령을 하달한 뒤에 혼자서 안방으로 들어가 침착하게 생각했다.
우선 냉정하게 판단하고 생각한 뒤에 방침을 정할 것이다. 그리고 명령을 내리도록 해야지.
“자, 그럼.”
작전을 짜보자.
우선 인간 녀석들은 우리의 존재에 대해서 모른다. 그러니 함부로 드러내선 안 된다. 우리가 정체를 드러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싸움이 시작되었을 때로 한정을 해야 한다.
따라서… 베트콩마냥 정글 곳곳에 함정을 설치해둔다?
아니.
하지 않는다.
밖은 통제할 수 없다. 인간이라면 함정이 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가 함정을 설치했다고 생각할 것이고, 함정을 설치할만한 놈은 인간밖에 없다. 도적무리라고 생각하고 돌아갔다가 토벌대를 꾸려올 수도 있겠지.
그러니 바깥에 광범위하게 함정을 뿌릴 수는 없다.
함정을 뿌린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정체를 드러낸다는 증거. 한두 놈 다치게 할 순 있어도 원군이 오면 끝장이다.
“그럼 던전 안에 설치를 해둬야겠어.”
바게스트나 사티로스 때랑은 다르다. 인간이 타겟인 만큼 신중하고 치밀하게 만들어야 해.
“결국 던전 안에서 싸워야 한다는 건데.”
우리 나와바리 안에서 싸운다면 이길 수 있다. 싸운다면 던전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모르고 지나치면 좋겠지만, 몬스터 굴을 발견한다면 한 번쯤은 확인하러 들어올 터.
“그 점을 노린다.”
적들의 전력은 모험가 셋에 수녀 둘. 그리고 여기사 하나다. 던전 안에 함정을 설치해두자. 한 명이라도 함정에 걸린 순간 일제사격을 퍼붓고 팔랑크스를 진격시킨다면 별수가 없겠지.
아무런 정보 없이 그런 전술적인 공격을 당한다면 당할 수밖에 없다.
아.
아예 픽시들의 페어리를 이용해 봐? 놈들이 던전 안에 들어오면, 미리 밖에 대기시켜둔 페어리를 투입해서 입구 쪽에 가루를 뿌리게 하면 좋을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임프들을 별동대로 써도 좋다. 바깥 어딘가에 불쏘시개를 숨겨두고, 밖에 임프들을 대기시켜둔 다음. 인간들이 던전에 들어오면 입구에 불을 지르라고 임숭이에게 시켜둬도 좋다.
그렇게 당황한 틈을 타 팔랑크스를 진격시키면서 화력을 퍼부으면 그런 소규모 부대쯤은 문제없이 처치할 수 있을 터였다.
아마도 수녀를 지키기 위해 무리를 하다가 더 큰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할 수 있는 것은 많아.”
부대 규모가 늘어난 만큼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 작전을 궁리하면 궁리할수록 자신감이 차오른다.
나는 그런 식으로 작전을 궁리했다.
아. 레이카한테 기사에 대해서 좀 물어볼까.
* * *
“레이카 수녀님. 인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뭐?”
“혹시 기사에 대해서 좀 아십니까?”
“기사?”
“예. 세리뉴의 보고를 들어보니 흑발을 지닌 여기사가 있다는데.”
“흑발의 여기사…?”
그 말에 레이카의 뭔가를 아는 것처럼 반응했다.
“누군지 알겠습니까?”
“모르겠는데?”
모르는 척하긴.
“에이. 그러지 마시고. 중요한 일입니다. 도와주시죠.”
“하. 지금 나보고 인간이랑 싸우라는 거냐? 내가 도와줄 것 같아?”
“진짜 그러기입니까? 저랑 레이카 수녀님 사이에?
“어 꺼져. 정의의 칼 맞고 뒤지기나 해.”
레이카는 아예 날 비웃으면서 손날로 자기 목을 치는 시늉을 했다. 이런 괘씸한 여자 같으니!
“제발! 레이카 수녀님! 부탁입니다! 레이카 수녀님 정보가 필요해요!”
벌로써 바로 레이카를 끌어안으면서 소리쳤다!
“꺄앙♥ 아니! 떠, 떨어져! 이 새끼야! 아 씨발! 꺼지라고!”
내 품에 안긴 레이카가 아주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날 떼어내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나는 알고 있다. 이 여자는 날 거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애초에 손에 힘도 안 들어가 있지 않은가.
“이대로면 저도 수녀님도 위험해요! 둘 다 죽을 수도 있습니다!”
“다 뒤지라지! 내, 내가 뒤지는 게 두려울 것 같아!”
그렇게 레이카를 내 몸무게로 짓누르면서 목을 살살 핥아주며 말을 했다. 레이카는 이런 육탄공격에 아주 약하니까.
“앗, 아앙. 거기 핥지 마앗…!”
“레이카 수녀님. 저는 수녀님이 다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 새끼가 무슨 헛소리를…!”
“수녀님도 다칠 거라고요.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그런 건 싫습니다.”
“좀 씨발!”
안 되겠군.
바로 가슴을 잡으려고 하니.
“떨어져! 말할 테니까!”
“와아! 감사합니다!”
됐군.
바로 레이카의 위에서 내려와 앉았다.
“그럼 설명해 주시죠. 기사에 대해서.”
“후우… 흑발의 기사라고 했냐?”
“네.”
“바네사.”
“예? 바네사?”
“남작 밑에서 일하고 있는 여기사다.”
진짜로 여기사였군.
“아는 사이입니까?”
설마 레이카와 친분이 있나?
그래서 수색을?
“딱히… 우리 수녀원이랑 옛날에 인연이 있다고 했으니까.”
“아, 잘은 모르고 그것만 아는 겁니까?”
“그래. 수녀원장이랑은 아는 사이일 테니까. 내가 실종됐다는 걸 알고 수색을 도우러 온 거겠지.”
그리 말하는 레이카는 착잡해 보였다.
“나도 얼굴을 몇 번 본 게 전부다.”
“흐음… 그렇군요. 그럼 이건 남작이 보낸 수색대로 봐도 되는 겁니까?”
“그건 모르지. 근데 남작이 보낸 거면 군대가 오지 않았겠니?”
맞네.
왜 모험가랑 왔지?
“군대가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든 뭘 하든 해서 수색을 도우러 온 거겠지. 사실 수녀 하나 실종됐다고 영주가 군대를 움직이진 않을 테니까. 더욱이 이런 시기라면.”
“이런 시기라 함은?”
“뭐? 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냐?”
“예?”
“후우… 됐다. 모르는 게 당연하겠지.”
“빨리 좀 말해주세요! 키스하기 전에!”
“아 씨발! 지금 나름 위급한 상황이라고! 영지전을 하니 마는 하는 상태라 병력 빼기 힘든 상황이라고!”
“영지전?!”
설명은 이러했다.
지금 영지전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병력을 함부로 뺄 수가 없다는 모양. 그런 상황인 만큼 뭐 이런저런 제약이 있을 것 같다고 레이카는 추측했다.
나름 중요한 정보긴 한데, 지금 쓸만한 건 아니지. 근데 그런 상황인데 기사가 휴가를 낼 수가 있나?
“이건… 잘 모르겠군요. 지금 들을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왜 처물어봐!”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 바네사라는 여기사는 얼마나 강합니까?”
“나보단 강하겠지.”
“허억!”
“신성력을 전부 회복한 나보다 더 강할 거라고.”
레이카의 강함.
그것은 본신의 검술 실력이나 체력도 있지만, 초인적인 힘은 전부 신성력에서 나온다. 상처를 회복하거나 괴력을 내거나 충격파를 발하는등. 전부 다 신성력의 힘이다.
“기사에겐 마나가 있으니까.”
근데 기사에게는 마나라는 힘이 있다고 한다.
마나 역시 신성력처럼 초인적인 힘을 부과해주지만, 힐이나 충격파 같은 유틸성이 있는 신성력이랑은 좀 다르다.
기사의 마나는 육체적인 능력을 강화시켜준다.
“그리고 검술 수련도 나보다 더 열심히 했겠지. 나름 강하다고 소문도 나 있고. 얼마나 강할지는 모르겠지만. 뭐, 애초에 변방 남작령이고. 왕국의 실력자들처럼 강한 건 아니겠지.”
레이카는 그런 설명을 덧붙이면서 날 노려봤다.
“아무튼 정리하자면 강하긴 해도 터무니없이 강한 초인은 아니란 거군요.”
“그래.”
그럼 대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보 감사합니다. 역시 레이카 수녀님. 제 진정한 동료가 되었군요.”
“…좆까는 소리.”
“그럼 좆 좀 까주시겠습니까?”
“꺼져!”
ㅡ화악.
레이카가 날 밀쳐냈다.
“다시 말하지만 닐 돕는 건 전적으로 이 뿔 때문이다! 돌아갈 수 없게 되었으니까!”
그리고는 몸을 돌려 안방을 나갔다.
“흐흐흐, 점점 더 협조적으로 변하고 있다니까.”
친절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럼 일을 시작하자.
* * *
터무니없는 초인이 아니라면 다수의 힘으로 어떻게든 이길 수 있다. 당장 바게스트만 해도 아주 강한 맹수였다. 하지만 우리들은 우정의 힘으로 그것을 이겨냈지.
초인이라고 해도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냐.
던전에 들어왔다면 내게 잡아먹힐 수밖에 없다.
“세리뉴. 페어리 데리고 와.”
“페어리들도 같이 싸우게 하려고?”
“그래야지. 일단 작전 설명해 줄게.”
ㅡ처억.
바로 천장을 가리켰다.
“천장에 조그마한 공간을 만들 생각이다. 거기에 페어리들을 숨길 거고. 신호하면 그 안에 숨은 페어리가 일제히 가루를 뿌릴 거다. 그럼 어떻게 될까?”
“아! 들어온 인간들이 갑자기 최면에 빠질 것 같아! 작은 틈에 숨겨두면 페어리가 있어도 잘 모를 거고!”
“그래. 바로 그거다. 그러니까 페어리 있는 대로 데리고 오고. 천장에 틈 좀 만들어줘.”
“응!”
말하자면 최면가루 샤워다. 중간까지 들어왔는데 갑자기 천장에서 가루가 떨어진다?
“눈 뜨고 당해야지.”
애초에 던전도 어둡고. 벽이랑 천장에는 나무뿌리가 뒤덮여 있어서 시야를 가리기도 쉽다.
“그리고 임숭아. 넌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끄륵… 모왕님! 맡겨쭈씹쑈!”
“흐흐흐, 새끼. 기합 잔뜩 들어갔구만.”
바로 임숭이한테도 작전을 설명했다. 바깥에 비트를 만들어서 임프들을 대기시켜둘 거다. 그리고 불쏘시개도 잔뜩 구비해둘 거고.
“그렇게 인간들이 던전에 좀 깊숙이 들어가면 불쏘시개로 입구를 좀 몰래 막아놔. 그리고 내가 신호하면 거따 불붙여.”
“끄릅…! 그럼 모왕님도 위험하다!”
“우린 뒤에 지하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 있잖아. 뭔일 터져도 걸로 가면 안전해. 임숭이. 할 수 있겠냐?”
“쩌 잘할 수 있따! 모왕님! 맡껴딸라!”
“좋아! 임숭이 너만 믿는다!”
“끄르르르륵!”
그렇게 작전명령을 이어 나갔고.
“부릴아! 넌 내가 찝어 준 위치에 발목 함정 만들어 놔라!”
“알슴다! 케륵!”
나는 그런 식으로 던전 방어전을 준비했다.
인간들이 우리 던전을 발견할지 말지. 그것은 아직 확정된 일이 아니다. 어쩌면 발견을 못 할 수도 있지. 하지만 놈들은 근처에 있다. 그럼 대비를 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길이다.
“와라, 인간들아.”
내 제물로 삼아주마.
* * *
준비를 하는 동시에 픽시들을 보내 정찰도 하고, 인간들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마왕아! 인간들이 던전 쪽으로 오고 있어!”
마침내 그날이 왔다.
“그래. 잘했다. 이제 위치로 가라.”
ㅡ부웅!
픽시가 던전의 안쪽으로 들어간다.
“뫙님… 괜찮슴까?”
“어. 괜찮아. 준비는 다 했으니까. 시키는 대로만 해라.”
“케륵! 알겟슴다!”
조심스럽게 함정을 피하면서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임숭이 쪽에도 픽시를 붙여 놨다. 그쪽은 믿고 맡기면 되겠지.
“자! 전투준비!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