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40)
〈 140화 〉 리자드맨 놈들 x 3
* * *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 대충 상황을 알 수 있었다.
현재 남작은 중형 이상의 몬스터가 발생했을 거라고 예상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정식 수색대를 편성할 거라는 것.
영지전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어 병력을 빼긴 쉽지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중형 이상의 몬스터가 출현했다는 것은 빅뉴스다. 언제 이쪽으로 넘어와 깽판을 칠지 모르니 최대한 빨리 토벌을 해야 한다는 모양.
“여기에 중형 몬스터 따윈 없다.”
있는 건 나랑 내 부하들뿐이다.
“바네사님. 중형 몬스터의 흔적을 찾지 못한다면?”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겠지. 여러 가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뭔가 이렇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군.”
바네사는 수색이 장기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색이 장기화 된다면, 결국 내가 있는 위치를 들킬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수색대를 전멸시켜야 되나?
“수색대가 죄다 실종된다면요.”
“그쯤 되면 아주 심각한 일이니 군대를 보내겠지.”
진짜 군대.
아직은 그것을 상대할 수가 없다.
아니. 상대해도 문제겠지.
남작의 군대가 패퇴했다?
그것도 몬스터 군단한테?
진짜 군대를 완전히 전멸시킨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니 생존자들이 우리에 대한 정보를 퍼트릴 것이다. 몬스터 군단이 나타나서 남작의 군대를 갈아버렸다… 그러면 좆되는 건 누구다?
바로 나다.
몬스터 군단을 토벌하겠답시고 인간들이 뭉치기라도 하면 끝장이 나고 만다.
“이거 시발 살 수가 있나?”
존나 어려운 문제인데.
나는 바네사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했다.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병사는 모험가와 비교했을 때 크게 장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점은, 군대는 집단전 훈련을 받았다는 점이겠지. 무리를 이룬 군대는 쉽게 당황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쉽게 당하지도 않지.”
맞는 말이다.
“네놈이 훈련시킨 몬스터 군단… 아주 흥미롭고 나름 체계적이긴 하지만, 그래봤자 몬스터로 이루어진 군대다. 진짜 군대를 상대할 순 없어.”
“알고 있습니다.”
아직은 상대가 안 된다.
그렇다는 것은 역시 함정을 극한으로 활용한 게릴라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건가? 뭐가 됐든 어려운 문제인데… 일단 나름 안심은 된다. 인간 병사들의 스펙 수준은 그냥 평범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정도면 소규모로 맞붙었을 때 어떻게든 이길 수가 있다.
일단은 최대한 빨리 병력확충을 할 필요가 있겠는데… 그래. 사티로스랑 싸우던 리자드맨들이 있었지. 놈들 부족을 내게 종속시켜서 전투원으로 부리도록 하면 되겠다.
“차라리.”
“네?”
그때 바네사가 의견을 낸다는 듯이 말했다.
“후퇴를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군. 더 깊숙한 곳으로.”
“아, 그것도 고려는 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들은 나름대로 세력을 이루었다. 부대를 이끌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본거지를 다시 세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여기 멋들어지게 만들어둔 나의 본가. 이 던전이 많이 아깝긴 하지만, 살아있어야 던전도 의미가 있는 거다. 버려야 한다면 눈물을 머금고 떠날 자신이 있다.
뭐, 물론 더 깊숙이 들어갈수록 강력한 몬스터가 나온다고는 하지만… 그것들은 전부 이겨낼 자신이 있다. 트롤? 만나본 적은 없지만 훈련을 하면 된다. 바네사도 있는 마당에 걱정할 것은 없다.
“정 안된다면 이사를 가야지요.”
“그렇다면 빨리 결정하는 것이 좋을 터다.”
근데 당장 이사를 안 가는 이유가 있기는 있지.
“빨리라. 글쎄요.”
“무슨?”
“일단 한번 인간들이랑 싸워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되는데.”
“뭐라?!”
인간들과의 전투는 두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리턴이 있다. 전투를 함으로서 우리들의 경험을 늘려 전투력을 상승시키고 동시에 나 역시 성장을 할 수가 있다.
인간들을 죽이고 약탈한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게 많은 것이다.
“저는 여기 정글에 처박힌 채 살아가면서 삶을 마감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 말은…!”
“제대로 성장하고 세력을 확장해서.”
내게는 그런 야망이 있다.
“그래. 마왕국 정도는 차려야 하지 않겠습니끼?”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내 말에 깜짝 놀란 바네사가 소리쳤다.
사실 놀라운 소리긴 하다.
이 땅에 떨어져서 생존에만 급급하던 시절도 있었으니까. 당시에는 마계로 돌아가겠단 목적 하나만을 가지고 살았었는데, 이젠 아니다.
이제 마계는 딱히 상관없다.
내 부하들을 다 데리고 돌아간다는 것도 상상이 안 되거니와, 거기엔 내 기반도 없고, 마계에서 난 여전히도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갈 이유 자체가 없다.
하지만 여긴 다르지.
여기서 하는 일 전부가. 하나하나가 모두 다 내게 도움이 되고 날 성장시킨다. 나의 기반이 되며 뼈와 살이 되는 것이다. 이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버리고 마계로 런한다?
“그딴 짓은 하지 않아.”
아버지를 잃었을 당시의 테무친은 개좆밥에 불과한 새끼였지만 결국 초원의 패자가 되었다.
“인간들을 살육할 생각인가!”
“마족으로 태어난 이상 당연한 일입니다.”
인간이 아니라 마족인 이상 내가 살아갈 방법은 마족식으로 정해야 한다.
“인간과의 전투는 성장기회지요.”
일단 수색대는 전멸시키도록 하자.
그리고 남작의 군대가 몰려온다면, 상황을 봐서 싸우거나 후퇴를 하도록 하겠다. 이 숲에서는 내가 더 전문가다. 게릴라를 반복한다면 어떻게든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정체가 드러날 것이다!”
“아니, 바네사님? 설마 절 걱정해 주시는 겁니까?”
“뭐랏?! 걱정이라니 그렇지 않다! 다만 현실을 말하는 것뿐이다!”
“근데 바네사님. 이곳이 미개척 지대지 않습니까?”
“…그렇다만.”
“역사상 개발이 된 적이 있습니까?”
“시도는 있었지만… 경제성이 없어서 방치되는 중이다.”
“그런 게 바로 지형의 이점이라는 겁니다.”
여긴 말 그대로 미지의 땅이다. 울창한 정글로 이루어진 공간. 그런 곳에서 숨어, 전력을 키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인간이라면 못하겠지만 난 마족이니까 가능하다.
숲의 괴물들과 암컷형 몬스터들이 다 내 자원이나 다름없으니까.
아무튼.
인간과의 충돌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뜻이다. 어차피 후퇴해야 한다면, 싸울 만큼 싸우고 후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 *
“왕찌, 아니! 세리뉴!”
“응? 나 불렀어?”
ㅡ출렁출렁.
내가 부르자 세리뉴가 커다란 젖가슴을 출렁이면서 날아왔다. 진짜 언제봐도 압도적인 가슴이로군.
“뭐해?”
“아닛?”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세리뉴의 젖가슴을 옷 위로 마구 주물러대고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손을 놀리게 되다니.
그래서 당당하게 나가기로 했다.
“뭐하긴. 가슴 만지지.”
“가슴 만지려고 불렀어?”
물론 세리뉴는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 그냥 주무르는 것 정도라면 일상적인 스킨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건 아니고. 세리뉴. 너 리자드맨 서식지 알고 있지?”
“응. 아는데 왜?”
“가서 그 새끼들 다 굴복시키려고.”
“뭐어?”
부하로 만드는 것과 굴복시키는 것은 다르다.
인간과의 충돌을 앞에 두고 있는 지금, 내겐 희생을 시킬 아랫것들이 필요하다.
물론 내 부하들을 그런 희생 특공대로 삼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니 몬스터 부족 하나를 무력으로 흡수하여 부릴 생각이다.
마치 몽골군이 정복지의 노예들을 최선봉 전투원으로 써먹은 것처럼 말이다.
“굴복을 시킨다구?”
“어. 이제 인간들이 더 많이 올 거거든. 그렇게 되면 전사가 더 필요하지 않겠어? 리자드맨 좀 써먹을 생각이다.”
우리의 무력이 성장한 지금. 몬스터 부족 하나를 집어삼키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아, 이거 다음에 홉고블린 부족을 하나 더 찾으면 좋을 것 같은데.
놈들은 손재주가 좋고 머리가 좋다. 부족 하나를 삼키면 뭐 나름 무투리한테 더 신경 써줄 수 있겠지.
“흐응… 사티로스들처럼 죽이는 게 아니라 부하로 만든다는 거야? 친구들처럼?”
“아니. 친구들이 아니다. 노예 같은 거지.”
“뭐, 알았어! 네 말대로 해서 안 좋게 된 적은 없으니까! 그럼 우리가 다음에 할 일은 리자드맨들 찾아서 두들겨 패는 거겠네?”
“바로 그거지!”
“좋아! 바로 시작할까?”
“아니. 일단 계획수립 좀 제대로 하고. 내일은 일과 대신 실내에서 그거 한다.”
“내일 일과 없어? 야호!!!”
일과가 없다는 말에 세리뉴가 날아오르면서 만세를 취했다. 진짜 군인은 만국 공통이로군.
일과 없으면 그저 행복하다.
“그럼 세리뉴. 애들한테 좀 알려줘. 이제 리자드맨들 공격하러 갈 거라고.”
“응! 알았어!”
ㅡ부웅!
세리뉴가 날아갔다.
* * *
그렇게 나는 하루동안 고블린들을 훈련 시키고, 바네사에게 정보도 뽑아내고, 차후 할 일들을 설명하면서 아주 알뜰하게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뭐 저녁 먹고.
픽시들이랑 좀 놀아준 다음에 침대에 누웠다. 아주 당연하게도, 자리에 눕자마자 샤란이랑 루미카가 이뻐해 달라면서 내게 달라붙어 왔다.
즐겁게 놀아주고 나니 새벽이 되었다.
“아.”
이거 새벽에 레이카한테 먼저 흑마법 알려주기로 했지. 흑마법을 다룰 줄 알아야 진짜배기 암흑수녀라고 할 수 있다. 전투력 향상을 위해 제대로 알려주도록 하자.
ㅡ새근새근.
자고있는 샤란이랑 루미카의 머리를 한번 쓸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발을 움직이면서 레이카의 방으로 갔다.
“레이카 수녀님.”
아이린이랑 라이자랑 같이 방을 쓰는 상태다. 조심스럽게 레이카의 어깨를 흔드니.
“…아.”
“일어났습니까?”
“…먼저 가 있어라.”
“네.”
바로 책을 챙겨서 다용도실로 향했다. 대충 비어있는 방. 여기서 간단하게 흑마법 교습을 좀 해주도록 하자.
ㅡ끼익.
곧 레이카가 들어왔다.
수녀복을 입은 상태다.
“그럼 레이카 수녀님. 흑마법 수업 좀 시작할까요.”
“그러던가.”
바로 책을 펼치고 흑마법 강의를 시작하려고 하니.
뭔가.
“…”
레이카가 할 말이 있다는 것처럼 날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음? 레이카 수녀님? 할 말 있습니까?”
“…”
“수녀님?”
“나중에 할 테니까.”
“아.”
“지금은 니 할 일이나 해.”
“예. 그러죠.”
아무래도 나한테 할 말이 있었나 보다. 그러니까 새벽에 둘이서 공부하자는 소리를 했겠지.
아무튼 나는 흑마법 강의를 시작했다.
마치 카르티가 된 듯한 기분!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일 카르티가 날 보고 있다면 감사의 인사를 전하도록 하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