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6)
〈 16화 〉 마왕 큘스, 강림하다! x 1
* * *
요동치는 공간! 기이하기 짝이 없는 색채! 사고가 늘어진다!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이건 내가 시발 죽고 환생했을 때보다 더욱 강렬한 감각이었다!
ㅡ쭈우우우우욱!
그렇게 나는 다른 세계로 가는 통로를 넘었고…!
“크아아아아악!”
중간계에 강림했다!
“크학…!
중간계에 강림했다는 것, 그것은 아주 확실하게 깨달았다. 더 이상 주변이 울렁거리지 않았으니까. 불분명한 시야. 몽롱하기 짝이 없는 정신. 비현실적인 감각.
속이 울렁거린다… 토악질이 나올 것만 같다!
“하악, 후하악…!”
하지만 구역질 나오는 것을 억지로 참아낸다. 토해봤자 좋은 꼴 못 보니까.
지금 나는 무슨 상태지? 대지에 발을 디딘 것인가? 아니. 지금 엎드려 있는 상태다. 그것을 자각하고, 내 전신의 감각을 느낀다.
이리저리 난잡하게 날뛰고 있는 감각들. 그것을 안정시켜야만 한다. 이게 바로 차원 이동의 고통이로군. 확실히 알았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
최대한 빨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감각을 되찾는다. 지금 내가 이러고 있는 이 순간에도 어떤 위험에 처해있는지 알 수 없으니까.
카르티에게 듣기로 대충 강림 의식을 치른 마족들은 어딘가 오지에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했다.
여기는 그 오지일까?
“커흑… 후우. 하아…”
곧 숨이 진정되었고, 나는 고개를 들었다.
“어.”
초록빛이 보인다.
녹음이 우거진 공간.
“숲…? 아니, 정글이냐?”
숨을 토해내면서 일부러 목소리를 내어본다. 잘 나온다.
숲인지 정글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식물들이 존나 많고, 이곳저곳에 바위 같은 것도 있는 곳이었다.
“손도끼!”
바로 코트 안쪽을 더듬어 손도끼를 잡아 들고 손에 쥐었다!
숲인지 정글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야생도 이런 생야생이 따로 없었다. 생야생은 거꾸로 해도 생야생인데, 이딴 곳이 위험하지 않을 리가 없다. 결코 안전하지 않다.
내가 정상적인 마족이었다면 아마 괜찮았겠지만 나는 그냥 기초만 막 뗀 마족이다. 평범한 인간이랑 다를 게 거의 없는 수준이란 말이다. 그리고 인간은 훈련받은 것이 아니라면 야생에서 살아갈 수가 없다.
“이제 시작이다.”
생존 그 자체의 시작.
그것이 지금부터 시작되었다.
긴장감을 끌어올린 채 주변을 경계한다.
“…”
ㅡ사르륵.
ㅡ사르륵.
곤충이니 새 같은 것들이 나무, 풀, 덩굴 사이에서 날아다닌다. 지금 씨발 존나 무서워서 몸이 호달달달달 떨릴 것만 같았다. 그 공포심을 씹어 삼킨다! 난 운이 좋았다! 아직 아무것도 만나지 않았으니까!
솔직히 곰은커녕 들개만 만나도 끔살 확정이다! 그리고 이 중간계에 숲에 있는 것은 그런 짐승들이 아니라 몬스터들이었다.
“좋아. 아직 아무것도 없어.”
진짜 구라 안치고 맨몸으로 떨어진 거나 다름없다.
“템.”
일단 코트 안쪽을 확인해 보았다. 안주머니에 넣어뒀던 물품들. 확인해 보니 누락된 것은 없었다. 간단한 도구도, 흑마법서도 다 있다. 정말 다행이다. 차원 통로 안쪽에서 잃어버렸다면 진짜 절망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계 고급 코트.
지금은 이 코트가 내 전 재산이다.
소중하게 여기도록 하자.
지금부터는 생존을 갈망하는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일단 내 스타팅 지점은 이 숲이다. 그렇다면.
“물을 찾아야지.”
계곡이든 개울이든. 마실 수 있는 물을 찾아야 한다. 마족이라고 해서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새끼들도 물 안 마시면 뒤지더라.
보자.
우선은 길을 잃지않도록… 아주 잘 움직여야 한다. 멀리 있는 나무 같은 걸 타겟으로 지정하고 정확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했던가?
ㅡ사박사박.
바로 비슷한 것을 흉내 내면서 전진한다. 손도끼를 꽉 잡아 쥔 채. 물 찾는 것은 군대에서 하던 것처럼 하면 되겠지.
ㅡ사박사박.
ㅡ사박사박.
ㅡ사박사박.
식물이.
정말 많다.
“아이, 씨발놈의 손도끼.”
손도끼는 그런 식물들을 헤치는 것에 별로 적합하지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글도다. 마체테가 필요하다. 근데 뭐 없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거지.
그런 생각을 하며 걷는다.
ㅡ사악!
“…!”
근데 씨발 자꾸 저런 소리 날 때마다 심장 터져서 죽을 것 같아!
ㅡ푸드덕!
“씹탱…!”
진짜 처음 보는 종류의 새 비스무레 한 것이 튀어 오르고, 알 수 없는 작은 동물 비슷한 것이 휙휙 지나간다.
이 개새끼들이 진짜!
“생태계가… 아주 잘 되어 있나 보군.”
저것들이 다 몬스터인가?
작은놈들이 많은 걸 보면 그걸 처먹는 큰 새끼들도 있다는 뜻인데… 진짜 조금만 방심해도 공포감이 스멀스멀 몰려온다.
두려운 감정이 무슨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보험쟁이들마냥 찾아오고 자빠졌다. 공포 십새끼들 방문 사절이라고 벽보라도 붙여야 되는 거냐?
이래서 씨발 마왕을 할 수 있을까?
지금 난 마족이고 마왕이고 나발이고 다 꺼지고 그냥 일개 원시인이다. 그것도 낙오된 원시인.
“…가자.”
이를 악물고.
다시 전진한다.
작은 몬스터들. 저것들은 기회가 되면 사냥해보도록 하자. 그런 것을 해본 적은 없지만 여기서 지내려면 사냥은 필수일 것이다. 밥은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걷고 있을 때였다.
“음?”
중간중간 나무나 덩굴 따위에 열매 같은 것들이 맺혀 있는 것이 보였다. 뭐 빨간색. 파란색. 지구에선 본 적이 없는 그런 과일 같은 것들이 열려있다.
열매.
열매라.
“이건 채집해야지.”
일단 나는 그 파란색 열매가 맺힌 나무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이 새끼 설마. 뭐 식물 몬스터 같은 건 아니겠지?
“…”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무를 보았다. 딱히 뭐 그런 형태는 아닌 것 같지만 불안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ㅡ꽈악.
손도끼를 꽉 잡아든 채 위험 요소를 조사한다.
“괜찮군.”
다행히 그냥 나무였다.
바로 손을 뻗어서 파란 열매를 채취했다. 눈치껏 주변을 살피면서.
“…!”
좋다!
열매를 하나 획득했다! 잡템을 하나 획득했다는 생각에 온갖 감동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파란색의 열매는 귤보다 조금 컸는데, 껍질은 물렁물렁했고, 속에서 수분 끼가 느껴졌다. 안에 즙이 넘치는 과육이 들어있을 것만 같은 열매였다.
“이걸.”
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른다. 애초에 처음 본다. 무슨 독이 있을지 모른다. 마족에겐 독 내성이 조금 있다지만, 그걸 내 몸으로 실험할 만큼 난 병신이 아니야.
“카르티.”
이럴 때 카르티가 있다면 다 알려줬을 텐데.
아무튼 시험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일단 챙겨두도록 하자.
다행히 줄과 자그마한 자루를 챙겨 온 상태였다. 그 안에 파란색 열매를 집어넣고, 나는 다시 걸었다.
* * *
걷고 있으니 온갖 열매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구의 그것과 비슷하게 생긴 열매들이 있는가 하면 완전히 처음 보는 형태의 열매도 존재했다.
나는 그런 것들을 조심스럽게 채취해서 자루에 집어넣었다.
일단은 챙길 수 있을 만큼 챙겨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아직은 별로 부담 가는 무게가 아니니까. 뭔진 몰라도 일단 줍고 보자.
“열매가 풍부해… 그리고 그걸 처먹는 것들도.”
소형.
그러니까 그런 소형 몬스터들이 제법 있었다. 날다람쥐 비슷한 것과 무슨 강아지만 한 거미. 좀 통통하고 큰 새.
여기까지 오면서 그런 것들을 다수 목격했다.
ㅡ과아아악!
ㅡ카아아아악!
그런 새끼들이 열매를 처먹고 있는가 하면 저들끼리 쌈박질을 실시한다. 그래도 싸움 구경이 최고라고 눈이 가기는 하는데, 일단 잡아보려고 땅을 박차는 순간 죄다 존나 빨리 도망쳐서 잡지는 못했다.
ㅡ후다닥!
“개새끼들. 존나 빠르네.”
진짜 잽싸게 도망을 친다.
“흠.”
일단 녀석들 중 새 비슷한 놈이 처먹던 열매를 확인했다. 내 자루 안에도 있는 것이다. 독이 없는 걸까? 그 새가 특수한 체질일지도 모른다.
체크만 해두고 킵해두자.
아직은 막 먹을 수 없다.
그런 식으로 주변 관찰과 경계를 극한으로 실시하면서 움직이고 있을 때였다.
“찾았다…!”
마침내 물이 흐르는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후우!”
물을 보자 안심이 되면서 기분이 급격하게 좋아지기 시작한다! 그래. 사람은 물이 있어야지만 살 수가 있다. 그거 하나가 확보되었으니 당연히 기분이 좋을 수밖에.
“…”
다른 새끼들 없나?
그것부터 확인하고, 최대한 기도비닉을 유지하면서 계곡 쪽으로 다가갔다. 다행히 뭐 없었다. 그래서 바로 손으로 물을 퍼마시고, 세수를 실시했다.
“하아…”
얼굴을 차가운 물로 좀 씻으니 진정이 된다.
ㅡ스윽.
바로 품에서 수통을 꺼내 물을 채웠다.
“물 마셔야지.”
원래 이런 물 그냥 마셔봤자 좋을 게 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나는 마족이다. 몸 안에 미약하지만 마력이 존재한다. 그러니 그나마 괜찮다.
그렇게 믿는다.
ㅡ꿀꺽꿀꺽.
“캬. 물맛 좋고.”
입안에 뭔가 들어가니 살 것 같다.
다시 수통을 채우고 난 계곡에서 떨어졌다.
다음에 할 일이 있으니까.
물을 찾았으니 다음으로 할 것은.
“비트 파야지.”
바로 비트를 파는 일이었다. 이런 곳에서 그냥 잘 수는 없다. 밤에 누가 물어갈 것이 뻔하지 않은가. 그러니 땅을 파고, 은신처를 만들어야 한다.
아직 낮이다.
해가 지기 전까진 시간이 제법 있는 편이다. 근데 마땅한 도구가 손도끼 말고는 없어서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을 것이 분명하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ㅡ파앗!
바로 적당한 곳을 찾기 위해 땅을 박찼다. 은신처의 선정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은신처를 찾고 만들어낸다면. 그곳에서 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찾아야지.
마왕이 뭐 토굴 팔 자리 찾으러 가는 게 심히 웃기기는 해.
마왕이라면 원래 뭐 시발 몬스터 존나 지배하고. 군림하고. 그런 이미지 아닌가. 근데 지금 내가 지배하는 것은 개뿔 아무것도 없었다.
ㅡ사사삭!
그렇게 나는 비트를 팔만한 곳을 수색했다.
살기 위해서 뭔들 못하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