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62)
〈 162화 〉 충돌! x 4
* * *
번뜩이는 아이디어. 그것은 너무나도 매혹적인 것이었다. 어쩌면 이 숲에서 일어난 일련의 실종 사건들을… 오크의 짓으로 꾸밀 수 있지 않을까?
“어?”
인간들이 오크들의 소행으로 알게 된다면, 적당히 알아서 오크들을 토벌해주고 돌아가지 않을까?
이 미개척 지대에 정체 모를 마족놈이 있다는 것을 눈치조차 채지 못하고 오크들이 왔다고만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된다면 나는 더 오랫동안 정체를 감출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요시!”
바로 그거다!
오크의 소행으로 꾸미는 거다!
그것을 생각하자 머릿속에 천둥이 치는 듯했다! 인간들을 이용해 오크들도 토벌하고 내 정체도 숨긴다!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닌가!
정체를 더 오랫동안 숨길수록 내 세력은 커진다! 그리고 지식 또한 늘어난다! 그렇게 된다면 생존확률이 더 높아지겠지!
ㅡ파앗.
나는 이 번뜩이는 구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재빠르게 사고했다. 오크 부족. 아무리 봐도 어딘가에서 새로 이사를 온 놈들 같지만, 그 숫자가 제법 되는 편이다.
대충 봐도 한 개 소대급은 넘어 보인단 말이다. 뭐 때문에 이사를 온 건지는 모른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패스.
인간보다 피지컬이 좋은 종족이 한 개 소대급이라.
저 정도라면 내 팔랑크스를 정면에서 깨부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위험해.
그러나 저 정도의 적이라면 인간들도 납득을 하겠지. 근육 떡대가 저렇게 많다? 저 새끼들이 들어간 사람들 다 죽였구만! 이렇게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전에 확인을 먼저 해봐야 한다.
“바네사님.”
바로 바네사를 불렀다.
“바네사님 혼자라면 오크를 얼마나 잡을 수 있습니까?”
“글쎄… 혼자서 잡아 본 적은 없으니까 잘 모르겠군. 기사라고 해서 무적인 것은 아니다. 포위를 당하거나 하면 패배하겠지.”
“대략 한 삼대일로 싸운다면요?”
“그 정도는 문제없겠군. 먼저 하나를 죽이고 둘을 상대한다면 이길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다섯 정도라면 위험하겠어.
“다섯이라.”
일반 병사는 혼자서 오크를 이기는 게 존나 어렵다고 했다. 거의 안된다고 봐야지. 그러나 기사인 바네사는 혼자서 넷 정도는 커버가 가능하단다.
원래 현실 싸움은 물량으로 좌지우지된다. 게임이나 영화. 만화에서는 일대 십칠도 간단하게 이기지만 현실에선 이대일만 되도 존나 힘든 것이다.
“모험가 둘에 수녀 둘. 그리고 바네사님이라면 저런 오크부족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흐음… 어렵겠군. 잠깐, 네놈 설마. 저 오크들을 이용할 생각인가?”
“과연 기사답게 눈치가 빠르시군요.”
“…사악하군.”
과연 사악하다고 할 수 있을까.
“샤란아. 오늘 정찰은 여기까지만 하자.”
“샤아.”
일단 집에 돌아가야겠다.
리자드맨이랑 홉고블린도 이쪽으로 불러 모아야겠고.
인간들의 침공이 임박할 때까지 오크들이랑 싸워선 안 된다. 그래도 생활권이 겹치니 머지않아 녀석들이 우리의 존재를 알아채게 되겠지만… 일단 선공을 하지 않는다면 저쪽으로서도 섣불리 공격하진 못할 터다.
다른 건 몰라도 지금 우리 마왕성의 몬스터들은 일반적인 것들과는 다르니까. 오크들도 이제 막 이사를 온 참이다. 당연히 신중하게 굴겠지.
그렇게 불가침 상태를 유지하다가.
인간 정규군이 들이닥친다면, 그때 오크들을 이용할 것이다. 이쪽에서 먼저 공격을 하는 척하면 분노를 터트리면서 싸울 준비를 하겠지.
그리고 그것을 인간들이 발견한다면 만사 ok.
“가장 중요한 건 인간들이 들이닥칠 때까진 오크들이랑 불가침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방침을 정했고, 우리는 던전으로 돌아갔다.
* * *
예상대로 오크들은 정찰을 하기 시작했다. 새 지역에 왔으니 주변을 둘러봐야 할 테니까.
그 과정에서, 우리 고블린들과 소수의 오크들이 조우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케륵! 뫙님! 그럼 자세히 보고하겠슴다!”
“그래! 보고해라! 소대장 부릴!”
“케륵!”
고블린 부대를 이끌고 정찰을 하고 있던 부릴이가 오크들과 마주친 것이다. 원래 발견 즉시 규모를 파악하고 많다 싶으면 도망치라고 명령을 해둔 상태다.
근데 부릴이는 괜찮다고 판단을 하고 접촉을 한 상태.
“오크의 숫자는 둘! 처음엔 저흴 보고 공격하려 했슴다! 케륵! 그런데 저희 숫자를 보여주자 쫄았슴다! 그리고 돌아갔슴다!”
“그것뿐이냐! 부릴!”
“케륵! 그렇슴다!”
“좋다! 잘했다!”
오크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튼 오크 부족은 계속 유의를 하도록 하고.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면서 이쪽의 무력만 보여주면 된다. 일종의 영역을 설정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딱 이쪽부터는 우리의 영역. 그런 규칙을 오크들의 머릿속에 심어준다면 섣불리 접촉은 하지 않을 것이며,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가 먼저 오크들의 영역을 침범한다면 저 새끼들 왜 오냐고 분노할 것이다.
영역의 설정이란 그런 것이다.
금을 넘지 못하게 하고, 금을 넘으면 분노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 규칙을 이용한다.
“부릴아. 앞으로 그쪽으로 정찰 다니면서 오크들이 일정 반경 이상으로 못 넘어오게만 시위해라. 아니다 싶으면 바로 도주하고.”
“케륵! 알씀다! 우리 나와바리라고 알리면 되는검까!”
“바로 그거다!”
역시 머리가 좋다니까.
ㅡ슥슥.
바로 머리를 문질러주자 부릴이가 캐르릉 소리를 내면서 좋아했다. 그러면 다음은 세리뉴의 보고를 들어볼까.
“세리뉴 들어와라!”
“응!”
ㅡ출렁출렁.
내 부름에 세리뉴가 젖을 출렁이면서 뛰어왔다. 아주 심각한 얼굴.
“세리뉴 보고!”
“인간 찾았어!!”
“뭐랏!!!”
아니 시발!
“규모는!”
“다섯 명이야!”
“제대로 설명해줘!”
“응!”
픽시들도 확실하게 교육을 해둔 상태다. 인간을 보면 최대한 몸을 숨기고, 파악할 수 있는 것만 몰래 딱 알아내고 돌아오라고 해놨지.
“일단 암컷 하나에 수컷 넷!”
“흠.”
암컷 하나?
내 섹스 친위대원이 또 늘어날 각인가?
세리뉴의 설명이 이어진다. 여자는 지팡이를 들고 있었고, 남자들은 전신 갑옷까지는 아니고 평범한 갑옷을 두른 상태라고 한다. 거기에 배낭까지 맨 상태.
“역시 수색대인가. 잘했다, 세리뉴. 덕분에 대처할 수 있게 되었어.”
“우리 픽시가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을 일이야!”
“흐흐흐, 그래그래.”
ㅡ주무주물.
칭찬의 의미로 세리뉴의 젖가슴을 주물러줬다.
“아응♥”
“그럼 세리뉴. 모두한테 알려주고. 가서 쉬고 있어.”
“아, 알았어…♥ 흣♥”
풍만한 젖가슴을 주물러주자 금세 얼굴이 시뻘게진 세리뉴가 비틀비틀 방을 나섰다. 참 귀엽단 말이지. 역시 날아댕길 수 있는 픽시들이 있어서 정말 편리하다.
“후우.”
“마앙님. 이제 인간들 왔다에여?”
“그래. 그런 것 같다.”
“샤란이가 다 죽여줄게여! 샤아!”
샤란이가 내 목을 끌어안으면서 애교를 부리며 말을 했다.
“흐흐흐, 고마워.”
그것도 모자라 내 귀를 핥아대기 시작한다. 이런 진심 어린 애교를 부려주는 건 샤란이 밖에 없단 말이지. 루미카는 나긋나긋하긴 한데 애교가 모자라.
“아, 잠깐 샤란아. 가서 바네사 좀 불러와 줘.”
“네 마앙님.”
ㅡ총총총.
이젠 내 비서라고 할 수 있는 샤란이가 바네사를 부르러 갔다. 그렇게 바네사가 들어왔고, 나는 그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마법사를 대동한 걸 보면 수색대가 틀림없겠군… 중형 이상의 몬스터 출현을 의심하는 상황일 테니, 나머지도 실력이 출중할 것이다.”
“기사급입니까?”
“기사급은 아니겠지. 하지만 숙련된 수색꾼들은 도주의 전문가이기도 하다.”
놓쳐선 안 된다.
“마법사의 전투력은요?”
“숙련된 전투마법사라면 까다롭겠지. 하지만 이번엔 연구 쪽을 전공한 마법사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렇습니까. 뭐 연구가 필요할 수도 있을 테니.”
말하자면 전투력 자체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거다. 말만 들어보면 충분히 격퇴가 가능하다. 중요한 건 생존자가 없어야 한다는 거지.
여자 빼고.
“그럼.”
던전 전투준비를 시작해볼까.
* * *
다음날.
나는 아예 픽시들과 함께 정찰을 나섰다. 인간 수색대는 이 근처에 있을 것이다. 일단은 던전으로 유도해보도록 하자.
“샤란아. 움직일 때마다 적당히 풀 같은 거 피어나게 해서 흔적 좀 지워줘. 몰래 움직이는 게 중요하니까.”
“네 마앙님.”
ㅡ사르륵.
놈들은 수색의 귀재들이다. 우리 발자국을 찾을 확률이 높으니 샤란이의 힘을 이용해 흔적을 지우면서 다니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정찰 인원은 나랑 샤란이. 그리고 픽시들 뿐이다. 발이 많으면 흔적이 더 많이 남는다. 최소화를 해야 한다. 위험하긴 해도 확실히 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
ㅡ부우웅.
그렇게 공중에선 픽시들이 천천히 나무와 나무 사이를 오가며 수색을 실시하고, 밑에선 우리가 전후좌후를 살핀다. 픽시들의 보고를 들으면서 천천히 전진을 하는 시간.
얼마나 지났을까.
픽시 한 마리가 내게 조심스럽게 날아왔다.
“찾았어! 인간들이야! 다섯 명 다 모여있어!”
그리고는 내 귓가에 대고 속삭이며 소리쳤다.
“좋아. 픽시들 전원 뒤쪽으로 후퇴. 숨어서 내 명령을 기다린다.”
“응!”
“항상 내 손 주시하고.”
“그 수신호 말이지? 걱정 마!”
바로 픽시들을 뒤로 뺀 뒤에 샤란이를 시켜 길리슈트를 만들었고, 픽시들이 알려준 방향을 향해 은밀하게 이동했다.
인간들의 모습이 보인다.
ㅡ…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상태.
인원은 다섯 명. 인상착의는 들었던 그대로다. 그리고 마법사는… 제법 예쁘군. 가슴도 큰 편이다. 빨강 머리에 로브를 둘렀어. 벗길 생각 먼저 하는 나 자신이 참 마족스럽다. 마법사랑 섹스하면 무슨 느낌일까?
자금 중요한 건 아니다.
그럼 도청을 해보도록 하자.
“확실히 이상한데. 트롤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아.”
“고블린이나 임프들 발자국도 많은 편이오. 트롤이 나타났다면 다들 숨었을 텐데, 역시 이상하오.”
“열매를 따먹은 흔적도 많다. 그럼에도 나무에 별다른 흔적이 없는 상태지… 트롤새끼면 뭔가 상처가 있을 텐데.”
수색대가 트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우, 으음… 그럼 트롤이 아닌 거 아닐까요…? 뭔가 다른 몬스터일 확률도 있겠죠…?”
그때 마법사가 끼어들었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오크 부족 같은 게 나타났을지도요.”
“오크 부족이라… 그 여기사라면 충분히 이겼을 텐데 말이오.”
“그게 이상한 점이지. 수가 많나? 하지만 아직 오크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고블린 같은 건 많은 것 같지만, 그게 또 이상하지. 오크가 많다면 고블린들이 이렇게 많을 수가 없으니까.“
추리력이 장난이 아닌데.
막상 수색을 하러 오니 트롤이 아니라는 것이 거의 확실해진 상황이다. 녀석들이 여기서 수색을 포기하면 곤란한데.
돌아가게 할 수는 없다.
놈들을 오크 쪽으로 유도시키겠다는 플랜도 있었지만, 이 녀석들 너무 똑똑해. 저런 추리력이라면 진실을 알아 낼 가능성도 있을 테니까. 어설프게 굴 수는 없다.
여기서 모두 죽여야 해.
마왕성의 위험요소는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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