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64)
〈 164화 〉 충돌! x 6
* * *
“전멸…!”
인간들을 전멸시켰다!
“크아아아아아!!!”
아드레날린이 치솟으면서 격정 어린 함성이 터져 나온다. 작전대로 아주 훌륭하게 인간들을 도륙했다. 실패 따윈 없이, 아주 완벽하게 작전이 먹혀 어갔다.
어리석게 던전에 발을 들인 인간 놈들은 들어오자마자 포위를 당해 죄다 목숨을 잃었다.
그것으로 패닉에 빠진 채 웅크린 여마법사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조리 다 참살했다!
녀석들이 지니고 있던 물품은 모조리 내 전리품이 될 것이고, 불운한 여마법사는 내 경험치가 될 것이니!
그것이 바로 승자의 권리!
“케르으으윽!”
“슈와아악!”
“그락락!”
내 부하들 역시 시뻘건 안광을 터트리면서 포효했다. 입을 쩍 벌린 채 소리를 질러대며 양팔을 치켜든 상태.
그야말로 광적인 몬스터 대군이라 할 수 있다…!
“승리의 쾌감은 무엇보다도 강렬한 자극!”
인간들을 도륙한 몬스터들이 뽕에 취해 즐거워한다!
“깔깔깔!”
픽시들 역시 마찬가지! 안광을 터트리면서 죽은 인간들을 비웃었다. 픽시들은 인간들을 증오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우리의 승리다! 모두 다 잘했다! 한 명의 피해도 없이 인간들을 처치하다니!”
“케르으윽!”
“슈와아아악!”
지금 이 순간만큼은 고블린들도 리자드맨들도 하나가 되어 덩실덩실 춤을 췄다.
아무튼.
이 수색꾼들은 제법 실력이 좋은 녀석들 같았지만 이런 건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제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는 쉽게 대처할 수가 없다.
그리고 전투의 순간.
그 ‘대처의 시간’이라는 것은 생사의 유무를 가른다.
“후우. 얘들아. 그럼 시체 좀 치워라. 전리품은 따로 다 정리해 놓고.”
“케륵!”
“알았어!”
바로 부하들이 수습을 시작한다.
그럼.
“흑, 흐으윽…! 흐윽! 흑!”
남은 건 이 여마법사인데.
ㅡ덜덜덜.
지금 완전히 겁에 질린 채 덜덜 떠는 중이다.
아주 불쌍하게도. 몸을 웅크린 채로 큰 모자로 자신의 모습을 가린 채 패닉에 빠진 상태.
다른 녀석들이야 어차피 적이니까 상관없다. 하지만 이 여마법사는 앞으로 내 부하가 될 존재. 그러니 조금 위로를 해줄 필요가 있다. 여마법사도 저 음란한 몸으로 날 위로해줘야 할 테니까.
“마법사님? 일어나십시오.”
“히끅! 흐윽, 흐으읏…!”
대패닉이로군.
바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마법사님?”
“에…?”
“예. 제 얼굴 보십시오.”
“아?”
순간 고개를 살짝 든 여마법사의 눈이 크게 뜨여진다. 여기서 나 같은 존재를 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지. 나야 뭐 뿔만 빼면 인간처럼 생기긴 했으니까.
“정신 좀 차리셨습니까?”
“다, 다, 당신은 누구…? 아, 아아! 몬스터! 몬스터가앗!”
“예. 괜찮습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흐윽! 끄흐으윽!”
바로 애원하기 시작하는 그녀에게.
“예. 살려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대답을 해준다.
“사, 살려 주는…?”
“예. 마법사님이 제게 협조만 잘해주신다면 살려드리겠습니다.”
“협조…?”
“제 머리에 달린 뿔 보이십니까?”
ㅡ툭툭.
내 머리에 돋아난 뿔을 두들긴다.
“아?”
다시금 커지는 눈동자.
ㅡ움찔.
큰 떨림이 전해져온다.
“이, 인간이 아닌…? 아? 아아?”
“예. 인간이 아닙니다.”
“꺅 으읍?!”
비명을 지르려 하길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바로 얼굴을 가까이 대고 시선을 맞추면서 말했다.
“조용. 협조만 한다면 살려드리겠습니다, 마법사님. 이해하셨으면 눈을 세 번 깜빡이십시오. 못 알아들으셨다면… 할 수 없이 제거할 수밖에 없으니까.”
ㅡ깜빡깜빡깜빡!
그제서야 말을 알아들은 여마법사가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좋습니다. 이름이?”
“루, 루비… 흐윽! 루비라고 해요…!”
“제게 협조해주시겠습니까?”
“네, 네에! 훌쩍!”
루비는 말을 더듬으면서 훌쩍여댔다.
“방금 보셨던 것과 같이 제 머리에 난 뿔. 이건 제가 인간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저는 인간이 아니라 마족이거든요.”
“마족…! 그, 그래서 몬스터들이!”
ㅡ덜덜덜.
루비의 떨림이 강해진다.
아무튼 뭐 지금 심문할 건 아니고. 진정 좀 시킨 다음에 해보도록 하자. 태도를 보아하니 이건 뭘 물어봐도 다 술술 대답해줄 것이 분명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동안 내가 포획한 것은 수녀와 여기사. 그리고 천사다. 빈말로라도 평범한 여자라고는 할 수 없다. 다들 용감하고 분노로 가득 찬 상태였지.
그에 반해 이 루비라는 이름의 젖큰 여마법사는 아주 고분고분하다. 그렇다면 굳이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샤란아. 레이카 좀 불러와 줘.”
“네 마앙님.”
바로 샤란이가 레이카를 부르러 갔고.
“…또 잡았네.”
레이카가 나타났다.
“수, 수녀님…?”
레이카의 복장을 본 루비가 그리 말했다. 그 말에 레이카는 잠시 멈칫하더니, 날 노려보았다.
“레이카님. 이번에 포획한 마법사입니다. 또 부하로 삼을 예정이니 데려가서 위로 좀 해주세요. 지금 많이 놀랐을 테니까.”
“던전에 들어오는 여자란 여자들은 죄다 따먹는 거냐?”
“제 마음에 따라서요.”
가치가 있어야지.
“…”
저 아니꼽다는 듯한 시선이 참 마음에 든다.
“가자.”
바로 레이카가 루비에게 손을 뻗었고, 루비는 어리둥절하면서 그 손을 맞잡았다. 하지만 곧 레이카에게 뿔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기겁했다.
“허억!”
“…놀라긴. 따라오기나 해. 몬스터들한테 잡아먹히고 싶어?”
“아니! 아니에요!”
그렇게 두 여자가 사라졌다.
친위대 내무반에 신병이 생겼군.
리리엘 이 새끼 이거 후임 왔다고 짬질하는 건 아닌가 몰라. 그동안 이야기를 들어보니 리리엘이 좀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단다.
“좋아! 오늘은 승리했으니까! 정리만 잘하고 푹 쉬자! 상을 내리는 건 정리가 끝난 다음에 할 테니까!”
“케르으으윽!”
휴식을 부여해주자 몬스터들이 즐거운 함성을 터트렸다.
“쥬라기랑 혹부리. 너희들은 따로 쉴 곳을 마련해주마.”
“슈와아악.”
그럼 이제 부릴이만 오면 되는데.
“케륵! 뫙님! 저 왔슴다!”
“어! 부릴이! 왔냐!”
“인간놈들 다 죽였슴까? 케륵!”
“그래! 다 죽였다!”
“캐루루룽! 대승리임다!”
ㅡ풀쩍!
그렇게 나를 향해 점프해온 부릴이의 양손을 맞잡고 회전했다.
“뫙님! 만세!”
“크하하하하하하하!”
좋은 날이로구나!
* * *
그날 밤.
나는 루비를 감옥으로 불러냈다.
“…”
겁을 먹은 기색이지만 아까 여성 내무반에 갔다 온 탓에 대충 진정은 한 상태다. 안에는 수녀랑 여기사도 있으니까. 이야기는 다 들었겠지.
“반갑습니다, 루비님. 제 소개를 하지요. 전 마계에서 온 마족. 큘스라고 합니다. 인간계를 지배할 계획을 가진 존재지요.”
“여, 역시…!”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루비.
“지금 본인이 어떤 상황인지 이해는 하셨습니까?”
“그, 그게… 후, 후읏! 후, 후우… 네, 네에… 이해는, 이해는 했는데… 훌쩍.”
내가 정체를 밝혔다.
바꿔말해 돌아갈 수 없다.
그걸 알게 된 탓에 루비는 울었다.
“왜 울고 그럽니까. 마음 아프게.”
바로 손을 뻗어서 얼굴을 만져주니.
“하악?!”
순식간에 그녀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커진 눈동자. 주체할 수 없는 숨결. 나는 그 상태로 계속 얼굴을 쓸어줬다.
“아, 그, 그, 그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여자 지금 내 잘생김에 놀란 상태다. 나는 인큐버스라서 그런 낌새를 아주 잘 캐치할 수가 있다.
당장 잡혀 온 다른 여자들도 내 얼굴을 좋아하는 상태였으니까.
이것도 일종의 매혹이지.
그리고 던전에는 인큐버스인 내 기운이 만연해 있다. 일단 여자가 그 기운에 노출된다면, 내게 아주 좋게 작용한다.
“울어서 좋을 건 없습니다. 그만 우시지요.”
“네, 네에…”
금세 얌전해지는군.
“그럼 심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루비님이 아주 힘들어질 텐데, 그런 건 원하지 않으시지요?”
“제, 제대로 대답할 테니까…!”
“예. 좋군요. 아주 침착한 성격인 것 같습니다. 그럼 질문입니다.”
바로 루비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했다.
“그게. 그러니까.”
답은 술술 나왔다.
이 가녀린 여마법사는 내가 뭘 물어보면 물어보는 대로 아주 술술 대답해줬다.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영주의 정규군에 대한 것인데, 그들은 수색꾼들이 일정 시간 내로 귀환하지 않으면 바로 출병을 할 것이라고 정해진 상태란다.
“그럼 이제 곧 정규군이 오겠군요?”
“아마도…”
어차피 예상하던 바다.
바네사의 예상대로라면 적어도 두 개 중대급 병력이 들어올 전망이다. 당연히 정면으로 싸울 생각은 없지만.
“그 시간은?”
“닷새나 엿새 정도…”
도시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닷새쯤 걸린다고 했으니까.
앞으로 2주일 안에는 영주의 정규군과 마주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거 정보를 들으니 긴장이 되긴 하는군.
두 개 중대급 병력이면 거의 200명 수준이다. 200명이나 되는 장정들이 갑옷을 두른 채 창칼을 쥐고 이곳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긴장이 되지 않을 리가 없다.
아무튼.
궁금한 것이 아주 많다.
마법사는 특별한 직업이라고 들었다. 그것도 무슨 마탑이니 뭐니 하는 것들도 있다는 모양이었고. 그래서인지 뭐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연구나 공부를 하는 일도 많다고 하니 아는 것도 많을 터였다.
마법사의 생태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으니 이번 기회에 다 물어보도록 하자. 다 끝낸 뒤에는 살살 유혹해서 침대로 끌어들이면 된다.
“그럼 루비님. 마법”
그때.
ㅡ콰앙!
감옥 문이 난폭하게 열리면서.
“네놈! 내 후임이 들어왔다는 말을 들었다!”
“예?”
“내 후임은 어디에 있지!”
리리엘이 들어왔다.
이년 뭐야?
“리리엘님? 아까 못 봤습니까?”
“지하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아.
짬처리 당하고 있었구만.
“여기에 있는데.”
“오!”
이거 가서 바네사나 레이카한테 한 소리 해야겠군. 아니다. 이런 건 아이린한테 한소리를 하면 될 거다. 그럼 리리엘을 잘 지도하겠지. 어디 중대장실에 신병이 맘대로 들어와?
“리리엘님. 다음에 이야기할 테니 지금은 내무반으로 돌아가”
그때.
“처, 천사?!”
앉아 있던 루비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수, 수도 쪽에 천사가 나타났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뭐 임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