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74)
〈 174화 〉 오크가 이사한 이유…! x 5
* * *
“점심은 뭐 먹었어!”
픽시는 아무렇게나 떠들 작정인지 평소처럼 픽시 특유의 텐션을 끌어올리며 명랑한 어조로 말했다. 물론 그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고, 미소도 경직되어 있었다.
ㅡ…
잠시 이어진 침묵.
이윽고 뿔이 난 해골투구를 쓴 라미아가 다른 라미아들에게 손짓을 했다. 뭔가의 수신호를 사용하나 싶었는데, 예상대로 라미아들이 신호에 따라 한곳에 모였다.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 이해하는 종족이로군.
이건 좋지 않은데.
하지만 저런 종족이 있다면 반드시 정보를 캐내야만 한다. 저쯤 되면 내 사냥감이 아니라 경쟁자니까. 오늘 여길 오길 잘했어. 적어도 라미아들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가 처맞을 일은 앞으로 없을 거다.
“나, 나 잘한 거 맞지…?”
픽시가 날 돌아보며 묻길래.
ㅡ터억.
머리에 손을 얹어줬다.
“잘했어. 지금 네가 말한 걸 이해하고 지들끼리 회의를 하는 거겠지. 말이 통한다는 걸 알아냈으니까. 진짜 잘한 거야.”
“휴우. 다행이다.”
왕가슴 픽시가 자신의 가슴골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배, 뱀 여자라니. 봐도 봐도 놀랍군. 저런 종족은 본 적이 없다.”
“바네사님도 모르십니까? 기사인데?”
“기사라고 해서 모든 몬스터를 알 리가 있나! 저건 처음 보는 종족이다!”
“예, 예. 진정하십시오.”
몬스터보단 인간을 상대하는 기사라 이거지.
“아, 아…! 생각났어요!”
“루비님?”
“이, 인간과 뱀을 합친 듯한 몬스터가 있다고… 얼핏 본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제대로 된 자료가 있는 게 아니라서 그 글귀만 보고 넘어간 것 같아요…”
“흐음. 자료가 없습니까?”
“네… 아마도.”
그럼 인간들도 잘 모르는 종족이라는 건가. 아니 뭐. 이 세상은 지구가 아니다. 인터넷이나 자동차가 있는 것도 아니니 지역이나 계층별로 정보가 갈리겠지.
아무튼.
ㅡ사라락.
지들끼리 작전회의를 하던 라미아들이 방침을 정한 것인지 이쪽으로 조금 다가왔다.
“오. 대화를 할 생각입니까?”
풍성한 붉은 머리칼을 지닌 라미아.
그녀는 황소 비슷한 몬스터의 두개골을 쓰고 있었고, 한 손에는 창. 그리고 다른 손에는 가죽을 덮은 방패를 들고 있었다.
“너희들은. 누구지?”
마치 뱀 같은 음색.
라미아는 세로로 갈라진 동공으로 날 주시하면서, 뱀 같은 혀를 날름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의사소통에 지장은 없는 것 같다. 라미아의 말이 아주 잘 해석된다.
진짜 픽시들 언어패치마법 씹유능하네, 진짜. 여기에서도 통할 줄은 몰랐다.
세리뉴는 말로는 픽시들에게 아주 옛날부터 내려오는 특수한 마법이라고 했는데, 참 잘 계승을 했단 말이지.
“누구냐고. 물었다.”
ㅡ쿠웅.
내 침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라미아가 창끝으로 바닥을 한번 두들겼다.
“우리들은 저쪽에 사는 이웃들입니다만, 당신들은?”
“그런가. 이곳은 우리의 영역이다.”
자기 할 말만 하는군.
근데 말도 뭔가 뚝뚝 끊어지는 것 같다. 오지의 원주민과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여기서 떠나라는 말입니까?”
“싸우고 싶지 않다면.”
그래도 이런 가장 기초적인 외교는 할 줄 안다. 영역에서 나가라. 구태여 싸울 필요가 없다.
이게 바로 원시적인 외교.
뭐 구태여 싸울 필요도 없고, 이제 돌아갈 생각이었으니 평화롭게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정보를 조금 더 캐고 싶지만… 지금은 위험한가? 이곳이 영역이라는 걸 보면 놈들의 지원군이 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까.
“알겠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떠나도록 하지요.”
그래서 순순히 떠나겠다고 말한 순간.
ㅡ캬아아아…!
ㅡ캬아…!
돌연 저쪽에 있던 라미아들이 맥주를 까 마시는 게 아니라 눈을 빛내면서 공격성을 드러냈다. 송곳니를 보이고, 혀를 날름거리면서 위협을 한다.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그리고 그것은 눈앞의 대장 라미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캬르르…!”
내 대답을 듣자마자 공격성이 증폭된 것처럼 어깨를 부르르 떨며 날 노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왜 이런가 싶었지만.
잠깐 생각해보니 답이 나온다.
“흐흐흐, 이거 얕보인 것 같구만.”
좋게 해결한다고 순순히 떠나겠다고 말한 거였는데, 라미아들은 그것을 보고 우리가 쫄았다고 해석했다. 상대방이 쫄았으면 뭐다? 우리가 갑이다. 싸워서 이길 수 있다.
“그냥 떠나겠다고 했는데. 싸울 생각입니까?”
저쪽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싸울 수밖에.
“도망치는. 겁쟁이들. 우리의 사냥감이다.”
“크하하하하하! 이 뱀고기년들이 말이 많구나!”
여전히도 좆침반은 반응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하반신이 뱀이긴 해도, 무릎 위 한뼘 정도부터가 뱀일 뿐이고 그 위는 전부 여성형이니까. 요정들처럼 예쁘고 몸매도 좋아서 구라 안치고 이 정도면 범해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 상황에서 그런 걸 따질 순 없지!
아예 찍어 누르고 성노예로 삼아도 괜찮을 것이다!
전리품 취급을 해주마!
“얘들아! 전투준비!”
ㅡ화르르르르르륵!
바로 마족브레스를 내뿜으며 전투준비를 명령하자.
“케랴아아아아악…!”
“케르으으윽…!”
부릴이부터 시작해서 모든 부하들이 낮게 함성을 내질렀다. 지원군을 끌어들이기 전에 끝장을 보도록 하자!
“덤벼라, 이 뱀고기년들아!”
다시금 용맹하게 외친 순간.
“…”
“…”
“…”
돌연 조용해진 라미아들이 뒤로 슬금슬금 물러섰… 어?
“이 새끼들 뭐야? 니들 어디가?”
“…”
그리 물었지만 라미아들에게서 공격성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오히려 굉장히 놀란 듯한 눈초리다.
“너는. 무엇이지.”
“뭐라고?”
“그 불은. 무엇이냐.”
아. 마족브레스?
설마 그거 보고 쫀 건가?
“네놈들을 불태울 힘이지. 덤벼라. 뱀년들아. 모조리 구워줄 테니.”
“협상을. 하지.”
“뭔 협상?”
이 새끼들 바보인가?
아니. 단순히 시간을 끌 생각일 지도 모른다.
대책을 짜야 하는데.
“너. 수컷. 수컷의 냄새가 난다.”
“예?”
“수컷인가.”
수컷이냐고?
“맞는데. 무슨 일이지?”
“우리들. 수컷 필요하다.”
“어째서?”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흘러가지.
“수컷. 얌전히 이쪽으로 와라. 네가 오면 싸울 필요는 없다.”
“흐흐흐, 협상을 잘 못 하시는군.”
그리 말하면서 방금의 말을 떠올린다.
수컷이 필요하다? 발정기라도 온 건가? 보아하니 여기 있는 라미아들은 다 여성인 것 같았다.
설마 뭐 수컷들을 사냥해서 범한 다음 살해하거나 하는 종족일까? 왠지 신빙성이 있는데. 어쩌면 오크 부족의 씨앗을 털어먹으려고 했는데, 눈치를 깐 오크들이 재빨리 도망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가면 죽일 거 아닌가? 그런 뻔한 수작에 넘어갈 것 같으냐?”
“그러지 않는다. 약속하지.”
“믿을 수 없어. 갑자기 태도가 바뀐 이유부터 말해라.”
“너. 강한 수컷이다. 그러니 태도를 바꾼다.”
“내가 강한 수컷이라서 태도를 바꿨다라.”
그럴 수 있지.
“교미라도 할 생각이냐?”
“…그렇다.”
라미아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수컷은?”
“초록색 수컷들. 도망쳤다.”
오크들이네.
아무튼 화제가 묘하게 인큐버스적인 부분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물어볼까?
“네 이름은 뭐지?”
“사슈날.”
소머리 투구를 쓴 라미아는 흔쾌히 대답했다.
“좋아. 사슈날. 교미를 했던 경험은?”
“없다.”
처녀.
“다른 라미아들은?”
“없다.”
처녀.
근데 뭐 하는 집단이지? 교미 경험이 없는 라미아 여성들이 단체로 수컷을 사냥하러 나왔다라. 뭔지 잘 모를 상황이다.
“종족이 다른 데 교미가 가능한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교미하면 새끼 태어나냐고.”
“당연한 것을 묻지 마라.”
이종간… 아. 아까 오크를 잡는다고 했었지. 설마 어떤 종족의 수컷이든 라미아에게 씨를 뿌리면, 그대로 암컷 라미아가 태어나는 건가?
좀 특이한 종족인 것 같았다.
“말하자면 사슈날 너는 지금 새끼를 낳고 싶다는 건가?”
“그래야하기 때문에.”
ㅡ사르륵.
ㅡ사르륵.
주변의 라미아들이 방패를 앞세운 채 무기를 겨누었다. 일렬로 쭉 늘어선 것이 돌진이라도 할 생각인가 보다.
무슨 기병 같네.
“그러니 정해라. 우리와 싸울지. 얌전하게 따라올지.”
양자택일.
라이마들은 싸울 것인가, 아니면 교미를 할 것인가. 둘 중 하나를 정하라고 강요했다. 물론 여기서 라미아들을 훌렁 따라간다는 선택지는 없다.
내 하양이는.
결코 빼앗기는 형태로 배출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마왕. 무조건 내 주도하에. 그리고 내 지배하에 여자들에게 주입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내가 지배할 수 없는 섹스에는 관심 없다.
“사슈날.”
[그러니 여기선 이성적으로 생각해야겠지.
“너희와 싸울 이유는 없다.”
“오겠다는 건가?”
“반대다. 네가 이쪽으로 와라.”
“캬륵…?”
내 말에 사슈날이 멍한 반응을 보였다.
설마 반대는 생각 못한거냐?
“그것을. 어떻게 믿지?”
“마찬가지인 소리 아닌가?”
“…”
꿀먹은 벙어리가 된 뱀녀.
간단하다. 이 라미아를 어떻게 잘 구워 삶아서… 내쪽으로 오게 한 다음. 물고 빨고 박아대면서 있는 힘껏 조교를 한 다음에 라미아들을 모조리 다 내 동맹군으로 끌어들인다.
그야말로 인큐버스 마왕의 패권적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이 여자라면 나는 언제나 절대적인 갑이다. 설령 상대가 라미아라고 해도 무릎 좀 위쪽부터가 뱀이라면 그다지 상관없다.
오히려 내 세력을 넓히기 위해 얼마든지 범해줄 수 있다.
라미아는 여성으로 태어난 시점에서 내게 지배당할 운명이었던 것이다.
“내 제안은 하나뿐이다. 사슈날. 교미를 하고 싶다면 네가 이쪽으로 와라. 그럼 받아주지. 그렇게 하면 싸울 이유 따위는 없다.”
“…”
계속해서 당당하게 제안을 하니.
“…생각해 보겠다. 가자.”
ㅡ사라라락.
사슈날이 자기 휘하의 라미아들을 이끌고 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좋아.”
시간은 벌었군.
야간행군으로 튀어야지.
“네, 네놈…! 뱀 여자에게 그런 천박한 제안을 어찌 그렇게 당당하게 하나!”
“열등한 종족은 자기들끼리도 합칠 수가 있는 건가! 기묘하기 짝이 없군!”
옆에서 날 보고 있던 바네사와 리리엘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솔직히 나도 원래였으면 라미아보고 경악했을 텐데, 그. 인큐버스라서 성욕이 폭발했다고 해야 하나?
꼴렸어.
“마앙님. 뱀 여자들 다 따먹는다에여?”
“필요하다면!”
“샤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