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82)
〈 182화 〉 이게 기병이지 x 2
* * *
“오오!”
훈련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라미아들 지능이 생각 이상으로 높았단 것이다. 아주 그냥 내가 시키는 일을 그대로 수행하고 있다. 인간보다 조금 딸리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보면 오히려 비슷하지 싶다.
사실 원시인들의 지능도 현대인들과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약간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정글에서 살 뿐이지만 인간이랑 지능 차이는 크게 없는 듯하다.
“그럼 다시 하겠습니다! 위치로!”
“캬아아! 위치로!”
“위치로! 이동해라!”
ㅡ사르륵!
명령을 내리자 고블린 방진 전방 3m까지 돌진해 멈춰있던 라미아들이 뒤쪽으로 돌아갔다.
“케, 케르윽…!”
“케르르륵!”
“케륵! 케륵!”
동시에 고블린들이 숨을 터트린다.
“부릴아. 어땠냐? 심장이 막 쫄깃쫄깃해?”
“케르륵! 뫙님! 이거 존내 무섭슴다! 저, 저, 저것들이 한꺼번에 창을 들고 돌격을 해오는데… 케륵! 주저앉아서 오줌을 지릴 뻔했슴다!”
어지간히도 놀랐는지 부릴이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부들부들 떨어댔다.
“새끼. 그래도 잘 버텼구만?”
일렬로 쭉 선 라미아 창기병대가 한꺼번에 거창돌격을 해오다가 3m쯤 앞에서 멈춰서는 걸 직관한 것이다.
당연히 무서울 수밖에 없다.
“근데 걱정하진 마라. 훈련이니까. 그리고 부릴아. 깡 기르는데 이거 만한게 또 없어.”
“케르르륵! 심장 터짐다, 뫙님!”
“어쩔 수 없다. 필요한 훈련이야. 시행하라!”
“케랴아악!”
겸사겸사 고블린들 깡도 기를 수 있는 훈련이다. 그리 노가리를 까고 있으니 저쪽으로 돌아간 라미아들이 다시금 대열을 맞췄다.
“대열! 다! 맞췄다!”
사슈날이 보고 했다.
말을 아주 잘 듣는군. 역시 여성 몬스터들 지배하는 데는 섹스가 직빵이라니까. 인간보다 더 다루기가 쉽다.
“그럼 다시 한 번 훈련을 실시하겠다! 거창!”
ㅡ처억!
내 말에 라미아들이 방패로 상체를 가리면서, 긴 창을 옆구리에 끼고 전방을 겨눈다!
“지정된 위치에서 정지하는 것에 유의하고! 셋! 둘! 하나! 돌진!”
그리고 명령을 내린 순간!
ㅡ사라라라락!
ㅡ사라라라락!
ㅡ사라라라락!
라미아 창기병대가 재빠르게 뱀 하반신을 놀리면서 일제히 거창돌격을 실시했다.
“오오…!”
양옆의 라미아들과 속도를 맞추면서 정확하게 나아가는 점이 참 만족스럽다. 전율이 일 정도다. 거기에 방패로 가린 상반신과 똑바로 겨눈 창…!
이게 바로 최강 기병대지!
“정지!!!”
쭉 지켜보다가 적절할 때에 정지명령을 내린다.
ㅡ파사삿!
그 즉시 라미아들이 급제동을 실시해 멈춰 선다.
“캬아! 대단하군!”
실로 완벽한 급제동이다.
인간기병과는 차원이 다르다. 말을 조련하고 조종해야 하는 인간기병과는 달리 라미아들은 자기 의지대로 하반신을 놀릴 수가 있다.
거기에 지능도 인간이랑 비슷한 정도지. 방향 전환이 자유로운 것은 물론이고 급제동도 완벽하다.
이런 기병대가 손에 들어오다니. 설령 인간 군대와 충돌하게 된다고 해도 라미아들을 잘 이용한다면 충분히 밀어버릴 수가 있을 것이다.
“케르윽…!”
아무튼 고블린 방진 앞 3~4m 쯤 되는 위치에 완벽하게 멈춰 섰다.
“좋다! 아주 훌륭하게 완수했구나! 라미아들이여! 그럼 이제 다음 훈련으로 넘어가겠다!”
오늘은 다른 거 할 시간이 없다.
라미아 훈련만 할 것이다.
“쥬리아님. 옆에서 잘 보고 계십시오. 제가 다 훈련을 시킨 다음에는 그걸 바탕으로 쥬리아님이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네. 어디까지나 제가 이끄는 전사들이니까요. 직접 훈련시키겠습니다.”
“잘 외우십시오. 제대로 훈련해야 다른 라미아 부족들을 복속시킬 수 있을 겁니다.”
“후후후, 네. 물론이지요.”
다음 훈련은 방진을 우회해서 타격하는 훈련이다.
“자! 쥬리아님! 그리고 모두들! 저를 잘 보십시오! 이번에 할 훈련은 기동우회 타격입니다! 만일 적들의 방진이 지금 이상으로 단단하다면 정면으로 뚫는 게 불가능할 겁니다!”
“우리들은. 부술 수 있다.”
내 설명에 사슈날이 딴지를 걸었다. 노련한 전사다운 자신감이지만 이 여자는 진짜 방진을 몰라.
“그렇다면 더 쉽게 부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칩시다. 그럼 보시지요.”
바로 방진의 맞은편까지 이동을 한 다음 창을 집어 든다!
그리고!
“지금부터 저는 라미아입니다! 그걸 상상하면서 봐주세요!”
ㅡ파앗!
그대로 질주한다!
물론 방진을 향해 일직선으로 질주하는 것이 아니다. 크게 곡선을 그리면서, 방진의 옆구리 쪽으로 이동한 다음.
“크아아아아아!”
함성을 내뱉으며 가장자리에 있는 고블린을 향해 달려간다!
“케, 케르으으윽?!”
깜짝 놀란 고블린 큰 소리를 내었다. 내가 적이었다면 창을 돌렸겠지. 그것으로 진형붕괴의 시작이다. 아무튼 접근한 뒤에 고블린의 어깨를 잡고 마구 흔들면서 소리쳤다.
“이런 식으로! 다 함께 옆으로 빙 돌아서 타격을 하는 훈련입니다! 이해했습니까!”
“이해했다!”
“캬아아아!”
“캬아!”
바로 라미아들이 기합성을 내지르며 화답을 해줬다. 그러면 뭐 어쩌겠나? 실습을 해봐야지.
“전원 위치로! 아 이동시에는 쐐기 모양으로 이동해주세요.”
“쐐기?”
“이렇게.”
바로 바닥에 그림을 그려주니.
“알겠다!”
머리가 좋은 라미아들이 쐐기 모양으로 섰다.
“그럼 기동실시! 실제로 공격하진 말고 앞쪽에서 멈추면 됩니다!”
“캬아아아!”
ㅡ사라라락!
바로 라미아들이 우회기동을 실시했다. 쐐기모양으로 아주 능숙하게. 서로 꼬리가 겹치지 않도록 간격을 벌리며 잘 나아간다. 라미아들이야 평소에도 집단사냥을 하곤 했으니 바로바로 응용이 가능한 것이다.
몽골의 전사들 역시 그랬다. 어릴 적부터 유목 생활을 했기 때문에 초월적인 승마 능력과 협동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자들을 전사로 만드는 것은 아주 쉬웠을 것이다.
“케랴아아아악!”
곧 크게 우회한 라미아들이 고블린 방진 옆구리 쪽에서 멈춰 섰다.
“완벽하다…!”
라미아만 있으면 다 할 수 있어!
그렇게 나는 하루를 통으로 써서 라미아들을 훈련했다. 이거 딱 내일까지만 내가 직접 지도한 다음에 다음날부터 쥬리아를 시켜서 훈련을 시켜야겠군.
근데 참. 전력이 늘어난 건 좋은데 라미아들이 존나 많이 먹는단 말이지. 기병이 돈 먹는 하마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다. 기다란 뱀 하반신에서 나오는 근육. 힘. 그것을 충당하기 위해 많이 먹어야 한다.
* * *
다음날에는 아침 일찍부터 짚단 비슷한 것을 만드는 작업에 실시했다. 사방이 식물 천지라서 재료문제가 없었기에 금방 다 만들 수 있었다. 그렇게 만든 짚단을 온갖 식물들이 빼곡히 자라나 있는 정글지대에 설치를 한다.
정글에 들어온 적군을 표적화 한 것이다. 어제 훈련은 던전 근처에 있는 개활지에서 했지만 오늘은 정글 안에서 할 거다.
“사슈날. 오늘 할 훈련은 정글 속에 설치해둔 짚단들을 창으로 죄다 쓰러뜨리는 겁니다.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다.”
사실 이런 건 일선에서 지휘하는 선임 전사가 제일 중요하다.
“정글의 지형지물들을 능숙하게 회피하면서 타겟에게 창을 박아넣고, 그다음에 칼을 뽑아서 초토화를 시키면 됩니다. 일종의 급습이지요.”
난전에서 돌격력을 잃은 인간기병들은 개호구가 된다. 하마기사라고 해야 하나. 그럴 경우 기사들은 말에서 내린 채 싸운다.
하지만 라미아는 달라.
거창 돌격이 끝났다? 그 자리에서 칼을 뽑아 들고 싸울 수가 있다. 꼬리는 비늘로 덮여 있으니 안심. 배 쪽은 비어있지만, 그건 배갑을 만들면 그만이다.
“위치는 저쪽이니까 직접 라미아들 끌고 가서 확인해 보고. 적절한 위치를 잡은 다음 습격하십시오. 다 끝나면 가서 짚단의 상태를 확인하겠습니다. 대량으로 나타난 적들을 순식간에 박살 내는 전법이니… 최대한 진지하게 임해주십시오. 그래야 우리가 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습니다.”
“나만. 믿어라.”
역시 하양이를 주입해줘서 말을 잘 듣는단 말이지.
“그럼 짚단을 찾아보십시오! 제가 완전히 사라진 다음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그리 말을 한 뒤에, 나는 내 부하 몇을 이끌고 짚단을 설치해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바네사와 함께 나무 위로 올라가서 라미아들이 어떻게 행동을 할지 살펴보기로 했다.
“정말 놀랍군.”
“네? 바네사님?”
“군사적인 재능만큼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라미아들이 나타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 전술과 운용법을 생각하는 걸 보면.”
진짜로 감탄한 얼굴.
“그거야 보면 그냥 아는 거죠. 상식적인 일입니다.”
딱히 재능이 있는 게 아니다.
단순히 현대인이라 아는 게 좀 있을 뿐이고. 음문과 지배력 때문에 명령을 더 잘 듣는 상태라서 그런 거다. 인간을 상대로 훈련한다면 이렇겐 못하지.
그리고 내 전략전술이 먹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적에게 나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점과, 적들이 개호구이기 때문에 먹히는 거다.
만약 내가 이 정글 바깥세상에서 인간끼리 전투하는데, 거기 지휘관으로 껴서 부대를 지휘한다? 그럼 난 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 소규모 부대는 이끌 수 있을지 몰라도 그걸 넘어가면 데꿀멍이지.
“정말로… 인간 세상을 정복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
“그러길 빌고 있습니다. 물론 바네사님도 빌어주시면 좋고요.”
“…”
바네사는 대답하진 않았지만 수긍을 하는 눈치였다. 아무튼 마족이니까. 내가 잘되는 게 본인에게도 이득인 것이다.
ㅡ사라락.
“아, 오는 것 같습니다.”
“확실하게 눈에 새겨둬야겠군.”
주변에서 라미아들이 기척이 느껴진다. 정찰을 하던 라미아들이 짚단으로 된 적병을 찾은 상황이다. 상황을 파악한 라미아들이 은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최적의 공격 루트를 찾을 생각인지 이곳저곳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쭉 둘러보고 있으니 라미아들이 특정지점에 모이기 시작했고.
이어서.
“캬아아아아아아아아!”
사슈날의 외침과 함께 창을 겨눈 라미아들이 일제히 사라라락 돌진을 실시한다. 유연하고 꿈틀거리는 뱀 하반신은 아주 능숙하게 정글의 지형지물을 극복하면서 몸체를 쏘아내듯 전진시켰고, 그렇게.
ㅡ쿠구구구구구궁!
ㅡ쿠구구구구구궁!
ㅡ쿠구구구구구궁!
라미아 기병대가 짚단지대를 휩쓸고 지나갔다. 창에 맞은 짚단은 말 그대로 박살이 나거나, 꿰이거나, 찢어지며 하늘을 날았다.
“캬아아아아!”
ㅡ스릉!
동시에 내가 지급해준 인간들의 철검을 뽑아 든 라미아들이 잔여 짚단들을 베어서 정리를 실시했다. 거창돌격 후에 실행된 칼질. 이건 어지간해선 정신 못 차릴 거다.
“아주 잘했습니다! 라미아 여러분들!”
ㅡ짝짝짝짝!
나는 박수를 치면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좋다.
아주 좋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 천사들이 쳐들어올 수도 있는 상태다. 그러니 내 전력을 최대한 빠르게 확충하면서 세력을 늘려야 한다.
라미아 기병대가 있으면 가능해.
당장이라도 옆 동네에 살고 있다고 하는 오크들을 박살 내고, 정글 각지에 숨어 지내는 종족들을 복속시킨 뒤에, 라미아든 다크엘프든 죄다 아작을 내놓고 내가 지배하면 된다.
그러기 위한 훈련이지.
“최고의 전사들! 라미아 여러분들은 최고의 전사들입니다!”
나무 위에서 내려와 힘차게 박수를 치며 칭찬해주자.
“캬아아…”
방금 전까지 날뛰던 라미아들이 얼굴을 붉히면서 쑥쓰러워 했다. 이대로 훈련도를 조금만 더 쌓은 뒤에 숲 종족 정복 전쟁을 벌여보도록 하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