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83)
〈 183화 〉 이게 기병이지 x 3
* * *
그런 시간이 흘러갔다.
나는 예기치 못한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계속해서 물자를 비축하고 군사훈련을 행하는 한편, 던전 내부를 증축하거나 조직도를 개편하는 등의 작업을 실시했다.
옛날과는 달리 인원이 많아졌기 때문에 시간만 들이면 기틀을 잡는 것은 금방이다. 그리고 기틀이 잡혔다면 무언가를 진행하는 것은 몹시 간단하지.
이를테면 쥬리아는 내게 배운 대로 라미아들을 훈련 시키면서 부대를 이끌고 직접 정찰을 하며 사냥을 하는 등의 경험을 쌓는다. 말하자면 오토를 돌릴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 여성 친위대원들한테는 그동안 내가 했던 업무들 몇 개를 할당했다. 그로서 내 부담이 완전히 줄어들었다. 역시 사람이 있으면 써먹어야 한다니까.
“루비님. 계산은 잘하고 있습니까?”
“아… 네.”
거기에 마법사인 루비.
마법사는 똑똑하니까 특별 임무를 내려줬다. 루비는 던전의 일원들이 소비하는 식량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을 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매일매일 체크하고 있어요. 그리고 표를 만들어서…”
“네. 그렇게만 해주시면 됩니다.”
이젠 군량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지.
“종이가 모자랄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사용하십시오.”
“그, 그렇게 할게요…”
사실 종이가 없다. 우리에겐 종이를 만들 기술력이 없는 것이다. 근데 마침 루비의 짐에서 수첩과 펜 비슷한 게 나왔다.
참 다행인 일이지.
“흐흐흐, 아주 기특하고 믿음직스럽습니다, 루비님. 볼때마다 생각하는 건데, 잘하는 일이 참 많으시군요? 유능합니다.”
“네, 네엣?!”
기습적으로 칭찬을 해주자 깜짝 놀란 루비가 몸을 떨었다.
ㅡ출렁.
그것으로 로브 속에 감춰진 비대한 젖가슴이 출렁인다. 나중에 인간 영지도 먹고 그러면 여성은 근무복도 따로 만들어볼까? 아주 좋을 것 같다.
“그,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니에요…! 이, 이런 건 배우기만 한다면 누구나 하, 할 수 있는 일이라서엇…!”
칭찬을 해주면서 머리를 만져주니, 얼굴이 시뻘게진 루비가 고개를 숙이면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자존감이 약해서 단순 칭찬을 받는 것만으로도 이런 반응.
“그래도 잘하는 건 잘하는 겁니다.”
“…”
참 다루기 쉬운 여자라니까.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위도 얌전하게 한다는데. 전투직이 아닌 이상 얌전한 여자가 좋다. 섹스할 때도 얌전하더라.
“좋아.”
아무튼.
조만간 던전 바깥에 제대로 된 경작지를 만들 생각이다. 부대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소비되는 식량 역시 폭증하니까.
지금까지야 뭐 수렵과 간단한 사육으로 매꿔졌지만 라미아들을 들인 다음부터는 식량 사정이 영 좋지가 않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던전 바깥으로 나갔다.
“케륵! 뫙님 오셨다! 모두 정지! 경례!”
“케륵!”
“케륵!”
던전 앞 연병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고블린들이 날 보고 경례한다. 일단 부릴이 좀 불러보자.
“어. 쉬어. 편히 쉬어. 고블린들 잠깐 앉아서 휴식 실시한다. 부릴이는 잠깐 형한테 오고.”
“케륵! 알씀다!”
ㅡ총총총.
바로 뛰어오는 부릴이.
이 새끼 요즘 덩치가 좀 많이 커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여워 보이는 건 왤까? 볼 때마다 귀엽더라.
“부릴이 어때? 할만하냐?”
“케륵. 뫙님. 솔직하게 말해도 됨까?”
“어. 안돼.”
“케루룽! 아이, 뫙님! 왜 그러심까! 케루룽! 저 마왕성 투고 부릴이아님까!”
“어. 말하지 마.”
“제발! 제발 들어주십쇼! 솔직히 불편함다!”
“아니. 또 왜. 뭐가 불편한데 그래.”
“바네사는 인간임다! 케륵!”
그렇다.
바네사한테는 군사훈련 시키는 걸 맡겼다. 바네사는 기사니까. 좀 어설프게 잡히긴 했어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아무튼 우리들 중에서는 가장 경험이 풍부하다.
그리고 계속 내 옆에서 내가 훈련을 시키는 것을 보고, 또한 이 정글에서 같이 전투를 행하면서 이곳에 대한 걸 파악한 상태다.
그런 바네사이기에 맡긴 거다.
물론 고블린들은 불만을 품었지만 내가 시킨 일이니 말은 잘 듣는다. 바네사 역시 내가 내려준 임무인 만큼 착실하게 수행하는 중이고.
“인간출신이라 불편하냐?”
“케륵! 그렇슴다! 게다가 제가 선임임다, 케륵! 선임인데 명령을 받는다니…! 기분 캐루룽임다!”
“흐흐흐, 캐루룽은 임마. 하, 새끼 진짜 어휘력 개귀엽다니까.”
불만은 당연히 이해한다.
“알아. 다 알고 있다고. 불만스럽다는 건.”
바로 부릴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그래도 부릴아. 바네사는 우리들 중에서 제일 오랫동안 이런 직종에 몸을 담아왔다. 그리고 인간들 상대한 경험도 우리보다 많고. 바네사 하는 일이 인간들 써는 일이었거든.”
기사가 왜 있겠나? 싸우기 위해 있는 것이다. 누구랑? 적이랑 싸운다. 그리고 인간 세상에서 그 적은 대게 인간이다.
“케륵… 그건 알고 있슴다.”
“그래. 니도 잘 알고 있잖냐. 그러니까 좀만 이해해줘라. 훈련만 도움받는 거잖아. 실제로 잘하지 않드나?”
“케륵.”
고개를 끄덕이는 부릴이.
“인간들 잡아 족치려면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야 해. 이제 인간이 쳐들어올 수도 있는데 할 건 다 해야지.”
“케루룽.”
“알았어. 마력주입 좀 더 해줄 테니까. 애들한테 잘 말해줘라. 어? 고블린 소대 개인정비 시간도 늘려줄게.”
“케륵! 뫙님 말씀대로 하겠슴다!”
“흐흐흐, 이 귀여운 자식.”
다시 부릴이가 부대 쪽으로 돌아갔다. 다음으로 바네사를 부른다.
“어떻게. 잘 되고 있습니까?”
“불만은 있는 것 같지만 잘 따르더군.”
“잘하셨습니다. 그렇게 잘 가르쳐 주시면 됩니다. 보병이 전투의 가장 기본 아니겠습니까? 유능한 기사인 바네사님을 믿습니다.”
“하아… 마왕에게 믿음을 얻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군.”
마왕군 사천왕이 된 기분이라서 그런가?
“이상한 기분 말입니까?”
“뭣?! 잠깐! 아으으응♥”
바로 엉덩이를 꽉 잡아 주니, 고개를 치켜든 바네사가 입술을 내밀면서 허벅지를 꽉 조였다.
“그러고 보니 오늘 섹스근무표에 바네사님 이름 있던데. 기대 하겠습니다? 저도 이상한 기분 좀 잔뜩 느껴보고 싶군요.”
“무, 무엇을 기대하느으은♥ 엉덩이 놔줘어어엇♥ 아으으응♥”
ㅡ주물주물.
이게 평소에는 괜찮은데 ‘내게 만져지는 걸’ 인식하고만 있으면 단순히 엉덩이만 만져줘도 이런 반응이다.
뭐 그렇게 연병장을 쭉 둘러본 뒤에 안으로 들어왔다.
“규삿. 규삿.”
“규삿삿.”
“어. 충성. 고생 많다.”
코볼트들이 열심히 일을 하면서 돌아댕기고 있다. 내게 경례하는 코볼트들에게 마주 경례를 해주고 증축 중인 2층으로 올라가니.
“샤아! 마앙님!”
천장에 뿌리도배 작업을 하던 샤란이가 폴짝 뛰어왔다.
“어. 샤란이. 일 열심히 하고 있었어?”
“규일이랑 아주 열심히 하고 있었다에여!”
“흐흐흐, 잘했다. 어? 너무 이뻐.”
“샤아!”
열심히 일하다 말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심히 귀엽다. 그런 샤란이의 볼살을 주물러주면서 규일이를 칭찬해줬다.
“규일아! 고생이 많구나! 아주 노가다 최강이야, 최강!”
“규삿. 칭찬 감사함니다. 그런데 마왕님. 부하 더 많아지면 더 최강임니다.”
“부하 더 늘려달라고?”
“규삿삿.”
“알았어. 조만간 늘려줄게.”
“감사함니다. 규삿.”
이 더 많은 부하를 원하는 탐욕 좀 보소. 조만간 코볼트 중대장이 될지도 모르겠군.
뭐 그런 식으로 던전을 돌아본다. 다른 곳에서는 홉고블린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중이다.
“오! 레이카님! 관리감독은 잘하고 있습니까!”
“야! 너! 이런 거나 시키고!”
귀찮은 일이 생겼다면서 화를 내는 레이카.
“예? 아니. 무슨 소리입니까. 원래 수녀들이 뭐 키우고 만들고 하는 거 전문 아닙니까?”
근데 원래 중세 수녀들 보면 자기들끼리 뭐 만들고 장원 관리하고 하면서 살지 않나? 수녀들이라고 맨날 기도만 하는 것은 아니다. 수녀원을 운영하고, 생활을 하기 위해 일을 한다.
“맞긴 한데…”
“이제 꿀 빠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레이카 수녀님도 열심히 일해주세요.”
“쳇.”
“물론 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낮에도 밤에도 절 위해서 허리가 부러지도록 열심히 일을…”
“안 닥쳐!”
“낄낄낄.”
놀리는 맛이 있다니까.
현재 수녀들은 던전 내에서 생산되는 품목들을 관리하고 필요한 물품을 정리하거나 홉고블린들한테 작업을 지시하고 있다. 내가 할 일들 다 분산시키니까 참 편하단 말이지.
“보자. 그럼 임숭이는 사냥 나갔고. 픽시들은 정찰 훈련하는 중이고. 라미아들도 훈련 나갔고…”
“루미카는 지하수로 증축중이다에여.”
“맞다. 그럼 샤란아. 한번 보러 가자.”
“네 마앙님.”
던전 운영의 기틀이 딱 잡힌 느낌이다. 나는 뭐 각 지휘자들한테 작업지시 하고 확인하고. 그리고 내 일하면 된다.
완벽하구나.
* * *
“마왕님. 보고 할 것이 있습니다.”
“오, 무엇입니까? 쥬리아님.”
“실은…”
쥬리아가 내게 보고를 시작했다.
평소처럼 라미아 기병대를 훈련시킬 겸 사냥을 하기 위해 정글을 쏘다니고 있으니, 익숙한 초록색의 종족을 발견한 것이다.
놈들은 바로 오크 부족이었다.
정탐을 한 결과, 약 스무 마리 정도의 오크가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 스무 마리 오크면 뭐, 쥬리아 선에서 정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라미아 부대가 있으니까.
보통 오크들은 라미아들의 사냥감이다. 근데 사냥감이라고는 해도 서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긴 한다. 위험한 적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그렇군요. 아주 잘 보고 하셨습니다. 다음에도 그런 걸 발견하게 된다면 제대로 정탐을 해서 제게 알려주시면 됩니다. 지금처럼요.”
“알겠습니다, 마왕님.”
“잠시 몸 좀 낮춰주시겠습니까?”
“네?”
ㅡ스윽.
바로 몸을 낮춘 쥬리아의 머리에 손을 얹는다.
ㅡ슥슥.
그리고 쓰다듬기.
“칭찬입니다, 칭찬. 참 잘했어요.”
“아, 아아…”
ㅡ사라락.
동시에 꼬리가 기분 좋다는 듯이 살랑인다. 거기에 눈도 감기려고 하는 중. 이거 커다란 고양이 같다니까.
“아… 그리고. 마왕님께서 알려주신 전술훈련이… 아주. 정말로 아주 유용했습니다. 옛날보다 더욱 빠르고, 덜 위험하게 사냥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지요? 그게 바로 전술과 훈련이라는 겁니다.”
“네에…”
쥬리아는 기분 좋다는 듯이 웃었다.
“이런 걸 제대로 모르는 다른 라미아들은… 우리를 이길 수 없겠지요. 분명합니다.”
“흐흐흐, 정확히 보셨습니다. 뭐, 그건 그렇고. 오크들이 나타났으니.”
“어쩔 생각이십니까?”
“토벌을 해야지요. 내일 바로.”
저번에는 오크들을 제대로 이길 자신이 없어 인간군대라는 찬스를 이용했지만, 이젠 아니다.
오크부족을 박살 내고 우리의 전투력을 증명하리라.
거기에 뭐 오크같은 종족을 그냥 냅둘 수는 없다. 놈들은 진짜 존나 처먹으니까. 같은 나와바리를 공유할 수는 없다. 놈들 입을 줄여야 나의 기병대를 더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니.
“그럼 출병준비를 해야겠군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