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193)
〈 193화 〉 다크엘프 녀석들 x 3
* * *
“준비는 다 했냐?”
“네! 다 했슴다! 뫙님!”
전쟁 준비는 마쳤다. 이제 출전하기만 하면 끝. 물자는 전부 정리했고, 침공 루트는 라미아들과 픽시들이 안내할 것이다.
다크엘프들은 아직 마을을 완성하지 못했으며 목책을 다 지은 것도 아니다. 놈들이 노동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이 적기.
“그럼 집합이다! 전부 군장 챙겨서 연병장으로 모이라고 전파해라!”
“케륵!”
드높게 외치며 경례한 부릴이가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갔다. 동시에 던전이 소란스러워진다. 나의 병사들이 연병장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 역시 그들의 뒤를 따르며 연병장으로 나갔다.
“오늘!”
그리고.
“우리들의 목표는 다크엘프다!”
단상 위로 올라가 소리친다.
“저번에 쳐들어온 놈들을 기억하고 있겠지! 놈들은 침략자다! 우리 식구를 해치려는 적! 그런 적들이 저 앞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목소리에 마력을 담아서 거의 불을 뿜듯이 연설했다. 마족브레스는 이런 상황에서도 요긴하게 쓸 수가 있는 것이다.
ㅡ케르으으윽!
ㅡ끄르으으윽!
ㅡ규삿삿!
그에 따라 나의 병사들이 포효한다! 녀석들의 본질은 결국 몬스터! 야만적인 투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투지로 찬 병사들이 있다면 내게 패배란 없어!
“따라서 놈들을 기습할 것이다! 가서 모조리 부수고 빼앗을 것이다! 다크엘프 같은 종족과 생활반경을 공유할 수는 없다! 먼저 타격하자! 공격해서 승리를 거머쥐는 거다!!!”
ㅡ와아아아아아아!
픽시들마저 함성을 내지르는 가운데.
“그럼 출전이다! 각 소대장들! 협의한 대로 행군을 실시한다!”
바로.
ㅡ척척척.
ㅡ척척척.
ㅡ척척척.
나의 군대가 진군한다.
참 볼만한 광경이다. 그동안의 경험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나와 계속 전투를 치러가면서, 내 부하들은 전부 강력한 정예병들로 거듭났다.
당장 저번에도 피해 없이 오크들을 몰살하지 않았는가. 그러한 경험이 투지와 전의를 증폭시켰다. 그리고 뭐, 이 짓도 하도 하다 보니 다들 동작에서부터 정예스러움이 베어 나온다.
“샤아. 마앙님. 이번엔 정말로 대단한 것 같아여.”
“그치?”
샤란이가 봐도 그게 느껴지나 보다. 숙련된 병사들은 행군하는 모습부터가 다르니까.
“근데 신병들이 좀 걱정이긴 해.”
최근에 공수해 온 신병들. 녀석들은 따로 모아서 후방 배치를 시켰다. 훈련도 몇 번 안 해봤고. 숙련도가 낮아서 물자운송 등의 임무를 부여한 상태.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전투에 투입은 하지 않을 것이다. 녀석들이 오늘 할 것은 전쟁을 구경하는 것. 다른 건 몰라도 이런 걸 직접 보는 것은 어마어마한 경험이 된다. 금방 숙련병으로 만들 수 있겠지.
“샤아. 샤란이두 걱정이다에여.”
“나도 걱정이야. 전투가 벌어지면 도망치지 않으려나.”
샤란이와 루미카도 걱정을 하는 중.
“그러니까 잘 좀 봐줘. 도망 안 치게.”
“네 마앙님.”
그리 행군을 이어 나간다.
“흠.”
와, 근데.
역시 브레인이 하나 있으니까 편하단 말이지. 잡혀 온 마법사 루비가 보급 관련해서 계산과 관리를 하고 있어서 이 부분은 참 편했다.
내가 생각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 해주고 있으니 부담이 확 줄은 것이다. 이런 브레인으로 쓸 만한 여자들을 더 잡고 싶은데 말이다.
* * *
“흐음… 마왕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네. 말하십시오.”
“이렇게 물길을 따라서 이동한다면 들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우리들은 물길을 따라서 행군하는 중이었다. 갈 수 있는 곳까지는 물길을 이용할 생각이었으니까.
“그건 어쩔 수가 없는 겁니다. 상대방은 오크 같은 저능한 종족이 아니라 라미아들과 비슷한 다크엘프들 아닙니까? 저번처럼 소규모 정찰대도 아니고, 이 정도 부대가 움직인다면 솔직히 들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는 당연히 감수하고 있는 바다.
이제 우리는 소규모 부대가 아니다. 다크엘프처럼 지능이 있는 종족들과 싸우게 된다면, 당연히 행군하는 걸 들킬 수밖에 없다.
“그렇군요… 숫자가 많다는 것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왕님.”
“아뇨. 무조건 좋습니다. 설령 들킨다고 해도 지들이 어쩌겠습니까? 이미 픽시들이 열심히 정찰을 하고 있는데.”
물론 행군 중에 기습을 당하는 사태만큼은 막아야 한다. 아무리 내 부하들이 정예병들이라고 해도, 행군 도중에 옆구리를 찔리게 되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으니까.
당연히 정찰과 경계를 상시 하는 중이다.
ㅡ부우웅.
마침 픽시가 날아왔다.
“오. 픽시야. 그쪽은 어때?”
“별거 없어. 아직 다크엘프 같은 건 안 보여.”
“잘했다. 잠깐 날개 좀 쉬게 한 다음에 다시 복귀해.”
“응.”
말고도 발이 빠른 녀석들을 뽑아 조금 떨어진 곳에서 행군을 시키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 걱정할 건 없습니다. 대비는 다 하고 있으니까요. 픽시랑 다른 애들이랑 해서 지상과 공중을 전부 감시하고 있지요. 게다가 이 정도 부대는 은밀하게 이동시킨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쥬리아님. 할 건 하고. 내칠 건 과감하게 내쳐야 합니다.”
뭐 삼국지에서 유비가 황건적을 칠 때 병사들을 우회시켜 몰래 절벽을 올라가게 해서 그 위에 있는 황건적들의 뒤통수를 치게 해 개박살을 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진짜 너무 놀라운 것이었다.
인간이냐?
“호오… 역시. 저와는 보는 눈이 다르신 것 같군요, 마왕님. 알겠습니다. 마왕님의 말씀을 믿고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이거 앞으로 행군 간에 육상 정찰을 맡을 전문적인 소대를 하나 만들어야겠는걸. 정찰소대라고 하면 될라나?
뭐 그런 식으로 우리는 이동했고.
다음날.
“찾았어! 다크엘프야!”
행군을 하고 있으니 픽시 하나가 긴급 속보를 가져왔다.
“전원 정지. 적이 발견되었다. 전투준비 실시한다. 이상 조용히 앞사람에게 전파해.”
즉시 정지 명령과 전투준비 명령을 내린 다음 픽시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방향이야?”
“저쪽! 숫자는 둘이었어! 수컷 두 명이 창 들고 있어서 바로 온 상황이야!”
아주 다급한 태도다.
“들킨 거 같아?”
“응… 모르겠어. 거기까지는.”
“그래. 참고로 다른 녀석들이 있을 가능성은?”
“일단 주변에서 본 건 그 두 명뿐이라… 정확히는 몰라. 미안해.”
적은 두 명.
“미안하긴. 정찰 잘했는데. 다른 픽시들에게 전파는… 샤란아. 샤란이가 좀 해주고. 픽시 너는 라미아들한테 길 안내 좀 해줘.”
“응!”
일단 토벌이다.
먼저 선수를 쳐야지.
“쥬리아님. 남성 다크엘프 전사 두 명입니다. 라미아 세 명이면 처리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지요. 정면승부라면 다칠 수도 있겠으나, 지금은.”
“우리가 먼저 포착한 상황입니다.”
“그럼 가능해요.”
쥬리아가 다시 뱀처럼 웃었다. 사냥 같은 전투 자체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라미아 세 명을 이끌고 가서 놈들을 생포해 오십시오.”
“분부대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쥬리아가 픽시에게 말을 걸었다. 곧 무장한 라미아들이 쥬리아에게 붙었다. 그리고 작전을 짜는 듯이 중얼거린다.
알아서 포로를 잡아 올 것이다.
“역시 잘하는군. 보면 볼수록 지휘관의 재능이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러고 있으니 바네사가 감탄을 하면서 말했다.
“아직 부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으니까요. 이 정도는 바네사님도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내가 부대를 완전히 장악했다면 그럴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건 그렇지요.”
어려운 일은 맞다. 하지만 난 정글에 떨어진 위로 이런 일을 몇 번이나 해왔다. 결국 경험이 쌓인 거라 그런 거지.
“나도 출격을 하고 싶다.”
“예?”
뭐랏.
“설마 공을 세울 기회를 달라는 겁니까?”
“안 되는 것인가?”
이건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이제 바네사가 공을 세우게 해달라며 출격을 요청하다니!
“흐흐흐, 이제 제게 공을 바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이로군요! 환영합니다! 기특한 말을 해줬으니 다음에 예뻐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으, 으음… 딱히 그런 것을 바란 건 아니지만. 알겠다. 라미아들을 돕도록 하지.”
ㅡ절그럭절그럭.
바로 바네사가 쥬리아에게 다가갔다. 쥬리아랑 사슈날. 둘이서 참 궁금해했었다. 기사라고 불리는 바네사가 얼마나 강한지.
곧 토벌대가 출격했다.
알아서 잘하고 올 것이다.
* * *
그렇게 경계를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ㅡ사라락.
토벌대가 귀환했다.
“으윽…”
“큭…”
거의 걸레짝이 된 남성 다크엘프 전사 둘을 질질 끌면서.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마왕님.”
“생각보다 쉬운 상대였다.”
쥬리아랑 바네사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은 채 그리 말했다.
“이야! 이거 생각보다 빠르게 해주셨군요! 시간이 좀 더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임무를 완수하셨습니다!”
감탄을 하면서 머리를 만져주니, 부끄러워진 것인지 두 여자가 얼굴을 붉혔다.
“가, 간단한 일이었습니다. 기습을 하니 저항하겠다는 생각조차 못하더군요. 아, 그리고 바네사가 저희들 라미아 사이로 돌진하며 적들을 빠르게 제압한 것도 좋았습니다.”
“라미아들의 몸체가 천연 엄폐물이 되더군. 뒤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상대하는 입장에선 놀라는 것이 당연하다.”
뭐가 됐든 둘이 같이 싸운 탓에 전우애가 싹튼 것일까? 두 여자가 그리 말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참 좋게 보였다.
“아무튼 이 건에 대한 포상은 다음에 하고. 쥬리아. 그리고 바네사. 이번에 다크엘프들을 치러 갈 텐데, 필요할 것 같은 정보가 있다면 바로 알아내 주십시오. 그거 듣고 공격방침을 정하겠습니다.”
“알겠다.”
이번 포로는 저번 녀석들처럼 다 죽어가는 게 아니다. 유의미한 정보를 뽑아낼 수가 있으리라.
놈들의 목책 완성도와 순찰 루트만 알아내도 대박이다. 그렇게 된다면 보다 완벽하게 기습할 수 있을 테니까.
“이거 시작부터 느낌이 좋은걸.”
그러길래 왜 두 명이서 정찰을 보내나?
이래서 전쟁은 선공이 유리하다. 전쟁준비를 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갈리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