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10)
〈 210화 〉 성녀! x 4
* * *
“좋아! 개박살을 내고 있어! 아주 잘하고 있다!”
고블린 팔랑크스가 병사들을 찔러 죽이는 사이에 나타난 라미아 기병대가 전장을 휩쓸었고, 곧바로 출격한 리자드맨들이 탈주병들을 박살냈다.
뿐만이 아니라 저 뒤쪽에서는 임프들의 작전이 훌륭하게 먹혔는지 보랏빛 화염이 타오르고 있는 중.
저항다운 저항은 없었다.
야간에. 그것도 전투대형이 아니라 수색대형을 펼친 와중에 모든 것이 준비된 괴물들에게 습격을 당했으니 와해되는 것이 당연!
선승구전(???戰)!
전쟁이라는 것은 원래 이겨놓고 싸우는 것이 제일인 법이다! 이길 방법을 물색해놓고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궁리하며, 최후엔 승리를 믿으며 전장으로 향한다!
그것이 바로 이 결과!
“으아아아아아아악!”
“하아악…!”
“살려줘! 살려줘어어어어!”
하다못해 전투진형이라도 취하고 있던 상태였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당하진 않았겠지! 그러나 인간들은 성녀를 수색하겠답시고 수색 대형을 펼치고 있었다!
서로간의 간격은 넓고 퍼져있는 상황…!
“케랴아아아악!”
따라서 인간들은 도망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 무슨 판타지 소설마냥 혼자서 보병방진을 갈아버리고 기병들의 돌격을 저지할 수 있는 초인이 있었다면 내가 역으로 털렸겠지만, 사실 그런 존재가 있다면 싸움 자체를 안 걸었겠지.
“마앙님! 또 이겼어여! 샤아!”
“우리 쪽 피해는 거의 없어 보여! 완벽해!”
옆에서 전장을 관찰하고 있던 샤란이와 루미카가 그리 말했다.
“흐흐흐, 전부 다 준비해놓고 기습한 거니까. 당연한 일이다. 저놈들은 오늘 군대랑 싸울거라는 생각 자체를 안 했을 거라고.”
친위대가 나설 일 자체가 없었구만. 근데 사실 내 친위대는 날 지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면 된 거지.
“야.”
그때 레이카가 날 불렀다.
“레이카님?”
“추격은 안 할 거냐?”
“성녀 말입니까? 아니면 탈주병들?”
성녀야 이 근처에 있을 테니 수색하면 잡을 수 있다. 라미아들에 픽시들까지 있으니까. 거기에 내 몬스터 군단은 후각 역시 탁월하다.
일단 병사들을 박살내야 성녀를 사로잡을 수가 있는 것이다. 성녀에 먼저 집중했다가 적 병사들이 전투 진형을 이뤘다면?
내 병사들이 죄다 갈려나갔겠지.
그러니 수색은 좀 여유롭게 해도 된다. 오늘까지 도망만 치던 성녀가 잠깐 더 도망간다고 해서 못 잡는 일은 없으니까. 우선은 적병의 섬멸이 먼저인 것이다.
“성녀랑 병사들 둘 다.”
“성녀는 전투 끝내고 수색하면 됩니다. 마찬가지고 탈주병들… 어차피 전부 다 잡아 죽일 수는 없겠지요. 수가 그렇게나 많은데. 최대한 잡아보긴 하겠습니다만, 전부 잡진 못합니다.”
“괜찮겠냐? 살아서 돌아가면 우리에 대해서 알릴 텐데?”
눈살을 살짝 찌푸리는 레이카.
알고 있다.
“어쩔 수 없죠, 그건. 어차피 드러나게 되어 있었는데. 아무튼 병사들이 성공적으로 도망친다고 해봤자 반절 이상은 또 죽을 거고.”
이런 정글에서 혼자 도망치고 있으면 죽을 확률이 높다. 야생 몬스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냐.”
“네. 아무튼 레이카님은 부상자들 치료해줄 준비나 해주세요. 전군! 보이는 인간들을 모조리 죽인 뒤에 복귀하라! 방진해제! 고블린 삼인! 코볼트 삼인으로 조를 짜고 남은 적들을 소탕하라!”
여전히도 사방에서 소음이 몰아치는 중이다. 시야가 제대로 트인 상태는 아니지만 아마 아침이 되면 볼만할 것이다.
“만세! 대승리야! 인간놈들 다 죽었어!”
“꺄아아아아악!”
“또 이겼어! 또! 우린 무적이야!”
저쪽에서는 픽시들이 공중을 돌면서 기쁜 함성을 토해내고 있었다.
“끄르륵! 모왕님! 쩌희 왔씀니다!”
“오오! 임숭이! 임무를 잘 완수하고 돌아왔나!”
“끄르륵! 불 잘 질렀따! 사상자도 없따!”
“잘했구나!”
임프들 피해는 전무. 하긴 뭐 불 지르고 도망치면 잡힐 리가 없지. 잽싸니까. 뒤이어 따라온 혹부리에게도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락. 불 지르고. 덤벼드는 인간만. 딱 죽이고 왔다그락.”
“후방 교란를 완벽하게 성공했군. 잘했다, 홉고블린!”
“그라락.”
좋다.
조금 있다가 다들 집합시켜서 상태 좀 보고. 부상자 치료한 다음에 전장정리 좀 하고. 수색을 시작하면 되겠지.
아니다. 전장정리는 다크엘프들 시키자. 그럼 되겠다.
“네크리!”
“아…”
다크엘프들을 부르러 가니, 그녀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크리?”
“이, 인간들이 저렇게나 간단히…”
“제게 걸리면 간단한 일이지요. 네크리. 다크엘프들과 함께 인간들 시체와 물자들을 수습하도록 하시지요. 중앙에 모닥불을 만들어두고 주변에 떨어져 있는 시체랑 물자들 딱 정렬시켜두면 됩니다.”
진짜 대박이었다.
자그마치 백이 넘는 인간들이 착용하던 무기와 장비. 그리고 기타 물자들을 전부 손에 넣게 되었다.
그걸로 내 병사들을 전부 무장시킬 생각을 하니 전율이 터져나올 정도였다.
“네… 알겠습니다. 다들. 절 따라오세요.”
네크리가 명령하자 다크엘프들이 군말 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다들 충격을 받은 얼굴이다. 내가 인간들을 간단히 처치한게 그만큼 충격이었나 보지.
그 충격이 충성심으로 변할 것이다.
* * *
“이게 대체 무슨 일이더냐! 몬스터 군대라니! 레아는 저것들을 알고 있느냐!”
“저도 몰라요, 성녀님. 하지만 좋지 않아요. 더 빨리. 여기서 멀어져야 해요.”
“알고 있느니라…!”
갑자기 나타난 몬스터 군대가 추격대와 충돌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른다. 레아는 그저 놀란 성녀를 데리고 피신할 뿐이었다.
추격대가 정지한 것은 좋은 일이지만 몬스터 군대라니. 근위대장인 레아조차도 이런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예감이 좋지 않다. 근처에 이 정체불명의 몬스터 군대가 더 깔려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높다.
그런 놈들에게 잡힌다면, 아마 천사들에게 생포를 당한 것과 똑같은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현재 성녀는 천사들에 의해 마녀로 몰린 상태. 생포 당하게 된다면 온갖 엉터리 재판과 모욕을 받은 끝에 목이 떨어질 것이다. 물론 몬스터에게 잡혀도 똑같다.
‘이곳만 빠져나간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백작에게 몸을 의탁해야겠어요.’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성녀를 살리기 위해선 차라리 그쪽이 더 나으리라. 성녀의 고집을 꺾고 싶진 않지만 근위기사로서 성녀를 죽게 할 수는 없다.
그리 생각하면서 감각을 최대한으로 곤두세우고, 성녀의 손을 잡은 채 정글을 주파하고 있을 때였다.
“멈춰라.”
돌연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
ㅡ파앗!
레아는 즉시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향해 칼을 겨누었다.
“성녀님. 제 뒤로 오세요.”
“…적이 나타났느냐.”
ㅡ저벅저벅.
발소리가 들려온다.
붉은 안광과 함께.
“인간?”
인간이 아니다?
어째서인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와 안광의 주인은 다름이 아니라 여성이었다. 암흑처럼 새까만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린 여자가,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나? 목숨이 아깝지 않다면 투항해라.”
“…”
레아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싸우느냐. 도망치느냐. 그 타이밍을 재고 있을 뿐.
그 순간.
ㅡ화르륵!
“아닛!”
눈앞의 여검사가 돌연 마법 비슷한 것을 시전했다. 무엇인지 정확하게 확인하고 도망을 쳐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ㅡ푸슛!
여검사가 공중으로 보랏빛 마나의 덩어리를 쏘아 올렸고.
ㅡ퍼어어어엉!
그것이 폭발했다.
“신호…!”
깨달음이 늦었다. 레아는 성녀의 손을 잡고 달렸지만 저쪽은 너무나도 여유롭게 지친 이쪽을 추격했다.
레아는 절망감을 느꼈다.
* * *
부상자를 분류하고 전장을 정리했다. 사망자는 없었다. 흥분해 날뛰면서 넘어지거나, 눈먼 창에 팔 같은 곳을 깊게 찔린 녀석들이 조금 나왔을 뿐이다.
나의 암흑수녀들이 신속하게 부상자들을 치유했고, 나머지는 불을 피우고 전장을 정리했다.
그리고 수색대를 편성하여 성녀와 탈주병들을 수색하려고 하니.
ㅡ퍼어엉!
“음?”
갑자기 뭔 폭발소리가… 이게 뭔?
“마왕아! 저기! 뭐 터졌어!”
즉시 주변을 돌던 픽시가 내게 날아와 보고했다.
“뭐였는데?”
“마력 같은 거야!”
“마력? 아! 바네사!”
바네사다!
바네사가 내게 신호를 보낸 것이 분명해!
“얘들아! 바네사가 신호를 보냈다! 빨리 이쪽으로 모여! 픽시야! 방향 안내 좀!”
“응!”
드디어 바네사를 다시 만나겠구나! 뿐만 아니라 성녀도 포획할 수 있을 터다!
나는 즉시 추격조를 편성하여 그쪽으로 달려갔다.
* * *
가보니까 과연.
ㅡ챙챙!
바네사가 웬 여기사랑 싸우고 있었다.
“전군! 바네사를 지원하라! 적을 포위해!”
“케르르륵! 포위하라!”
명령과 동시에 내 병사들이 우루루 뛰쳐나간다. 적측 여기사가 이쪽을 보고 경악한다. 바네사는 거리를 살짝 벌린 채 내 쪽으로 후퇴했다.
“오랜만이군. 이쯤 했으면 임무 완수라고 할 수 있겠지.”
실로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은 바네사가 그리 말했다. 자신의 공을 자랑하고 싶은 얼굴이다. 귀여운 여자 같으니라고.
“바네사님! 오랜만입니다!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지만 지금은 비상사태니 다음에 하고! 적은!”
“성녀와 근위기사. 단 둘뿐이다. 둘 다 아주 지쳐있지. 쉽게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녀들을 확인했다.
“큿…!”
이미 내 병사들에게 포위당한 상황.
타겟은 단 둘뿐이다.
푸른 머리칼을 늘어뜨린 아름다운 여기사와, 그녀의 뒤쪽에서 몸을 감추고 있는 금발의 성녀.
“호오?”
조금 놀랐다.
여기사도 성녀도 아주 최상급의 여자였다. 둘은 지쳐 보였고 구른 것인지 흙투성이였지만, 그럼에도 아주 아름답고 섹시했다.
푸른 머리칼을 지닌 여기사는 갑옷 아래로도 보일 만큼 빵빵한 몸매를 지닌 장신의 모델 같은 여자였고, 금발을 지닌 성녀는… 보기만 해도 전신을 빨아주면서 며칠 내내 자지를 처박아대면서 섹스하고 싶은 충동이 끓어오를 정도로 커다란 젖가슴과 음란한 엉덩이를 지닌 여성이었다.
설마 저런 여자들을 두 명이나 득템할 줄이야.
ㅡ짝짝짝.
나는 박수를 치면서 말했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성녀님. 그리고 근위기사님.”
“뭣…!”
그녀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이쪽을 향한다. 이 내가 살짝 움찔거릴 정도로군. 보지도 많이 움찔거릴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