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38)
〈 238화 〉 전쟁을 준비하자! x 6
* * *
“인간들에게서 에너지를 뽑아낸다면 그걸 이용해서 마계로 통하는 문을 열 수 있을 거야, 큘스 오빠!”
카르티가 신이 난 목소리로 외쳤다.
“지금 큘스 오빠는 아주 잘하고 있어. 그런 상황에서 마계의 지원을 받게 된다면, 분명 지금 이상으로 더 잘할 수 있게 되겠지! 어머니 여공작님께선 지금 큘스 오빠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해!”
인간의 에너지를 이용한 게이트의 개방이라.
“몇몇 도움 되는 혈족들이 큘스 오빠의 휘하로 들어갈 거야. 정보수집은 물론이고 전투에도 쓸모가 많은 녀석들! 아, 물론. 성녀를 내세운 상태니까. 마족을 운용하는 건 조심스럽고 비밀스럽게 해야 해. 하지만 중간계에 내려가 있는 마족이 많으면 많을수록.”
“나중에 마족들이 더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다는 거지?”
“바로 그거야! 역시 큘스오빠! 머리가 아주 잘 돌아가!”
그렇게 카르티가 자신의 계획을 척척 말해줬다.
말하자면 지금부터라도 비밀스럽게 여건을 만들어둔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마족들이 대규모로 중간계를 침략해야 한다. 나는 그 첨병이 될 것이고, 기반을 만들어 둘 것이다. 그리하여 중간계까지 지배하게 된 여공작 케라시스는 그 힘을 기반으로 하여 마계를 통일할 것이다…
“…”
그렇게 둘 수는 없지.
중간계는 내 것이다.
결코 다른 마족 따위에게 넘겨주거나 하지 않아. 이 땅은 나의 세계다. 어디서 감히 마족 따위가 그것을 넘보느냐?
무엇보다 인간을 제물로 바쳐?
딱히 그것에 대해선 별생각이 없지만, 그딴 짓을 했다간 내 부하들에게 신뢰를 잃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인간 출신 간부들이 그런 걸 허락할 리가 없으니까. 그녀들이 마족이 되었다고 해서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완전히 벗어버린 건 아니다.
그녀들은 전부 내 식구들이다.
식구들을 버릴 수도 없거니와, 그녀들에게서 신뢰를 잃는 짓 따위 하지 않는다. 그딴 식으로 가면 중간계를 지배하긴커녕, 부하들조차 제대로 지배할 수가 없게 된다.
마왕으로서 그럴 수는 없다.
군림하기 위해선 부하들의 신뢰가 필요하다.
“그렇군.”
근데 역시 카르티도 마족이라는 건가.
그렇게 착하고 친절하고 귀여웠던 카르티지만, 태생도 마족이고. 사고방식 역시 마족적이다. 카르티는 내 은인지만… 어쩔 수 없군. 여기선 거짓말을 하며 적당히 넘어갈 수밖에 없다.
카르티와 대립을 하고 싶지는 않다.
마찬가지고 도움도 계속 받고 싶고.
하지만 그것도 끝이 있는 거겠지.
“그래.”
도움.
도움이라.
여기서 당장 제안을 거절한다면 카르티는 더 이상 날 돕지 않을 수도 있다. 제일 친하고 고마운 은인이지만, 여기선 조금 이용할 수밖에 없겠어.
“제물이라. 할 수 있으면 해볼게. 근데 아마 어려울 거다. 남작령을 먹는다고 해도 제물이 될 인간들을 모으는 건 힘들 테니까. 게다가 반천사파의 인간들을 모아 싸우려고 하는 마당에 인신공양? 들키는 순간 동맹은 끝장이야. 오히려 반천사파의 인간들이 천사들과 손을 잡고 우리를 치려고 할 수도 있어.”
적당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니. 실제로 그렇다. 대규모 인신공양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들키는 순간 인간들과의 동맹은 끝장이지.
몰래 인간을 모으는 것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아무리 봐도 시간이 걸린다. 마계로 통하는 문을 열기 위해선 열몇 명의 목숨으로는 안 될 테니까.
“그건 물론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야. 아무튼 그런 기회가 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해, 큘스오빠.”
“흐흐흐, 그래. 머릿속에 넣어 두마.”
근데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아. 카르티?”
“응? 왜?”
“그 제물이라는 거 말인데. 혹시 전장 있는 시체 같은 건 안 되나?”
곧 전투를 벌이게 될 것이다.
당연히 시체가 나올 텐데, 그런 것들을 제물로 바칠 수 있다면 인신공양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아무리 레이카라고 해도 적군의 시체를 제물로 삼는 것까지는 뭐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조금 반발한다고 해도 그 정도는 설득 가능이다.
“아, 그건 문제가 조금 많아. 죽어있는 시체로는 조금 힘들달까, 살아 있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처리와 흑마법이 필요하거든.”
말 그대로 비인간적인 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로군.
“산채로 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알겠어.”
절대로 못 하겠는걸.
아, 그래도 치안유지를 위해 잡은 범죄자나 사로잡은 적군 같은 녀석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딱히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뭐가 됐든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긴 하니 킵을 좀 해두도록 하자.
“뭐가 됐든 항상 응원 중이야! 그리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블아이를 좀 더 자주 보내도록 할게! 곧 인간들이 천사를 끌고 쳐들어올 테니 항상 주의해줘!”
“흐흐흐, 그래. 카르티! 열심히 할 테니까 너도 열심히 해라!”
“응! 빨리 다시 만났으면 좋겠네! 그럼 큘스오빠 열심히 해!”
그것을 끝으로.
ㅡ화르륵!
이블아이가 녹아내렸다.
“흠.”
마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 때문에 지장이 생겨선 안 되겠지. 내 식구들과의 신뢰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내가 지배할 세상을 마족들에게 넘길 생각도 없다. 어머니 여공작? 날 버린 여자를 엄마 취급해줄 수는 없지. 여긴 내 세상이 될 곳이다.
결국 내가 강해지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구만.
“좋아.”
촉수 마법 수련 좀 해볼까.
* * *
ㅡ사사삿!
“끄르르륵! 끄륵! 끄륵!”
“힘들따! 끄륵!”
임프들이 신속하게 절벽을 기어 올라간다. 위태위태하지만 녀석들은 절벽을 아주 잘 올랐다. 체중 대비 근력이 제법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마치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 같은 느낌.
“끄륵?!”
순간 임프 하나가 발을 헛디뎌 떨어졌지만.
ㅡ파앗!
이미 안전장치를 해둔 상태다.
절벽 위쪽에 이어진 끈 덕분에 떨어지지 않았다.
“픽시야! 빨리 구조해!”
“알았어!”
ㅡ부웅!
바로 픽시를 보내 대롱대롱 매달린 임프들을 구호하도록 한다.
“아이린님. 바로 치료 준비해주십시오. 벽에 부딪힌 거 보니까 타박상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픽시들아! 조심스럽게 내려줘!”
바로 픽시들이 임프에게 연결된 끈을 해제했고, 잡아 든 채 내려왔다.
“끄륵!”
“가만히 있어요, 임프.”
아이린이 부상을 입은 임프를 빠르게 치유해줬다. 그녀의 다크 힐이 전개되자 타박상을 입은 부위가 가라앉기 시작한 것이다.
“후우. 임숭아! 들리냐!”
“끄르륵! 들림다!”
이미 절벽 위로 올라간 임숭이가 크게 답했다.
“어! 잘했다! 애들 다 올라가면 데리고 내려와! 휴식 시간이니까!”
“끄륵! 알껬다!!!”
좋아.
“잘 진행되고 있구만.”
오늘 하고 있는 훈련은 임프들의 절벽 극복 훈련이었다. 지금 이곳은 인간들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길목이다. 그 옆에 절벽이 하나 나 있는 상태지.
전투시 임프들은 이 절벽 위에서 진을 쳐야 한다. 그리고 인간들이 길목을 지나갈 때, 저 밑으로 불덩이를 던져야 하지.
그렇기에 절벽극복 훈련이다. 절벽을 오르는 능력과 내려오는 능력을 기르는 훈련.
“끄르르륵! 마왕님! 복뀌했씀다!”
“그래! 아주 잘했다! 몇 명이 좀 실수하긴 했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거니까! 임숭이 니가 가서 위로도 해주고 응원도 해주고 그래라! 따뜻하게 바라바 줘!”
“끄르륵!”
임숭이가 자신감 넘치게 대답했다.
“임숭아. 이번엔 너희들이 할 일이 아주 막중하다. 진짜 중요한 임무라고. 임프들이 잘하면 인간들에게 엄청 큰 피해를 입힐 수가 있어.”
“모왕님! 쩌만 믿는다! 끄르륵!”
“흐흐흐, 그래. 형도 너만 믿는다.”
아주 그냥 용감한 대답이었다. 이제 자기가 활약할 때가 왔다고 하니 사기가 높아진 것이겠지.
옛날엔 진짜 천둥벌거숭이였는데 이젠 진짜로 믿음직하게 성장했구나.
“열심히 하자. 부상자는 쉬게 냅두고. 뭐 먹으면서 좀 쉬다가, 이번엔 천천히 여유롭게 올라가는 걸로 한 사이클 돌리자.”
그런 식으로 임숭이에게 훈련을 지시했다.
“후.”
말고도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이런 절벽 위라든가, 나무 위. 그쪽에 작은 진지들을 만들어야 한다. 날 수 있는 픽시들이 그곳에 기거하면서 감시를 할 수 있도록.
아주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해.
감시와 정찰로 적들의 위치를 먼저 알아낸 뒤에 그쪽으로 병력을 보내 매복을 할 것이다. 그런 이점을 이용해 선제타격을 하면서 능숙하게 후퇴하며 게릴라를 펼치다가, 놈들이 포기하고 도망을 치려고 한다면 그때 공세로 전환.
완전히 격멸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역시 감시장비가 제일 중요하단 말이지.”
이 모든 작전은 전부 픽시들과 카르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아 세리뉴!”
“응!”
“절벽에 진지 만들 때는 위장을 잘 해놔야 돼. 천사들이 공중정찰 하면서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
“알았어! 잘 꾸며둘게!”
“좋아! 제일 똑똑한 세리뉴만 믿는다!”
“제일 똑똑… 응! 나만 믿어!”
이거 망원경 같은 것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다. 제대로 감시를 하려면 망원경이 필수인데 말이지.
그런 식으로, 우리는 전투를 준비했다.
* * *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놨다.
회의를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점검했고, 죄다 실행에 옮겼다. 식량 역시 제대로 비축을 해뒀지. 남은 건 인내하는 것과 진짜로 싸우는 것뿐이다.
ㅡ파닥파닥.
여김 없이 카르티가 찾아왔다.
“큘스오빠. 시작이야. 병사들과 천사들이 진격하고 있어.”
바로 규모를 물어보았다.
인간 군대의 숫자는 저번과 비슷. 그리고 천사들의 숫자는 넷이라고 했다. 넷. 넷이라. 천사 네 명으로 뭐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주의해. 나름 강한 녀석들이야. 빠르게 비행할 수 있고, 원거리 마법을 사용할 줄 알아. 그리고 훈련이 되어 있어.”
“…그렇단 말이지.”
이거 픽시들이 고생할 것이다.
“놈들의 목적은 성녀를 찾는 거야. 천사들은 성녀가 구심점이 될까 봐 걱정하는 중이니까. 겸사겸사 정글에 자리 잡은 몬스터 군대를 격파할 생각도 있는 거겠지.”
솔직히 살아있다는 보장도 없는데 이렇게 오는 걸 보면 천사들이 성녀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긴 하나보다. 확신했다. 적이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성녀는 중요하다. 남작령에 가기만 한다면 실제로 활약을 할 것이다.
“아잉, 부끄럽느니라♥ 천사들에게 인기 폭발이라니♥”
“성녀님 잠깐 조용히 하세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