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40)
〈 240화 〉 제공권을 장악하자! x 2
* * *
느껴지는 것은 초조함이었다.
리리엘보다도 큰 날개를 펼친 천사가 저속 비행을 하면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중이다. 날개는 거의 펄럭이지 않는 중이고, 한 손에는 삼지창을 들고 있다.
복장은 리리엘과 비슷하다. 외형은 역시나 금발의 쭉빵한 미녀. 젖가슴과 엉덩이가 큰 스타일의 섹시한 여성이다.
“…”
저런 천사부대를 취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지. 근데 뭐 리리엘은 비행전에 한해서는 아직 픽시만도 못한 수준이다. 어쩌면 천사들은 픽시들보다 비행 능력이 딸리는 게 아닐까?
아무튼.
천사는 두리번거리면서 주변을 감시하는 상태였다. 저렇게 정글 전체를 내려다보면서 정보를 획득하고 인간 군대에게 알려줄 생각인 모양이지.
생각해보니 참 사기지 싶다. 날개를 이용해서 날아오른 뒤에 정찰을 하고 그걸 토대로 병력을 움직인다니? 내가 쳐왔던 사기를 적이 치는 꼴을 보니 배알이 뒤틀리는 것 같다.
사기는 나만 쳐야지.
“큭.”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라.
조금이라도 더. 아주 조금이라도 더 비행을 하게 해서 체력을 빼고, 도주 거리를 늘려야 한다. 녀석이 우리의 머리 위를 지나가고 나서도 눈치챈 낌새가 없다면 그때 공격을 명령할 것이다.
괜찮다.
대공 방비는 이미 충분히 했다. 진지를 전부 위장해둔 상태지 않은가. 그렇게 초조함을 느끼면서, 가지 위에 웅크리고 앉아 천사를 응시했고.
ㅡ…
천사가 머리 위를 지나친 순간, 천천히 몸을 뒤로 돌려 다시금 감시를 이어 나갔다. 좋다. 우리가 있는 곳을 지나쳤다. 우릴 눈치 채지 못했다.
이제 기습하면 돼.
ㅡ스륵.
조심스럽게.
나무를 타고 내려온다.
그리고 자세를 낮추고 신속하게 픽시들에게 다가갔다.
“세리뉴. 녀석이 이 위를 지나쳤다.”
“응. 나도 봤어.”
긴장한 목소리.
“지금이다. 바로 가서 녀석을 격추해. 이제 막 우리 머리 위를 지나쳤을 뿐이야. 가면 바로 공격할 수 있다…!”
“응! 알았어!”
“그럼 가라! 세리뉴! 나의 정예공군!”
낮게 소리치자.
“픽시들! 이제 우리 차례야!”
“가자!”
“모조리 다 쏴버릴 거야!”
ㅡ화악!
픽시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와 편대비행 진형으로 섰다. 긴장한 녀석들도 있지만, 흥분한 녀석들도 있다. 그러나 질 거라고 생각하는 픽시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픽시들! 출격하라!”
명령을 내린 순간!
ㅡ부웅!
ㅡ부웅!
ㅡ부웅!
부웅 거리는 날개짓 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돌풍이 휘몰아친다. 픽시들이 동시에 날아오른 것이다!
이제 픽시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
ㅡ쐐애애액!
두 개의 조로 나뉜 픽시들이 편대를 유지하면서 천사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간다. 그 광경을 보면서, 즉시 근처 나무를 타고 올라가 모든 것을 관찰했다.
“좋아…!”
픽시들이 천사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고, 뒤늦게 아래쪽을 돌아본 천사가 적의 출현을 알아챘다.
아무리 봐도 놀란 것 같다.
이제 어쩔 생각이지?
ㅡ파앗!
천사의 날개가 넓게 펼쳐진다. 싸울 생각? 아니면 도주? 하지만 천사가 뭔가 대응을 하는 것보단 픽시들이 화력을 투사하는 것이 더 빨랐다.
ㅡ푸샷!
ㅡ쿠웅!
마력이 담긴 윈드커터가 연발로 쏘아지자 천사의 주변에서 보호막이 번쩍였다. 일단은 방어로 전환인가. 천사는 자리에 멈춰선 채 양팔을 뻗어 보호막을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화력투사를 당하는 중에 정지하는 건 멍청한 짓이다. 곧바로 픽시들의 십자포화가 쏟아졌고.
ㅡ퍼엉!
보호막이 폭발하면서 천사가 추락했다!
“됐다!”
픽시들은 추락하는 천사를 매섭게 추격하면서 계속해서 윈드커터를 쏴재꼈다! 마치 전투기가 기관포를 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승리다!
저렇게 된 천사가 당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데 그 순간. 추락하던 천사가 돌연 날개를 강하게 펄럭이더니, 급가속을 실시하여 후방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저년이!”
도망치려고 한다!
후방으로 튈 생각이야!
“세리뉴!”
내 목소리가 닿진 않겠지만 세리뉴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근데 걱정할 건 없었다. 픽시들은 아주 능숙하게 천사를 추격했으니까.
ㅡ번쩍!
그런데 천사의 몸이 번쩍였다.
“설마… 플레어!”
내가 외침과 동시에 여덟 개의 빛 구체가 픽시들 쪽으로 쏘아졌다! 마치 올챙이처럼 꼬리를 남기며 날아가는 빛의 포탄들!
ㅡ쐐애액!
하지만 픽시들은 날아드는 구체탄들을 전부 완벽하게 피해버렸다. 그래. 그동안 훈련을 괜히 한 게 아니란 말이지.
아무튼 두 개의 픽시 편대가 천사를 추격하면서 화력을 투사했고.
마침내.
ㅡ퍼엉!
천사가 다시금 추락했다.
“격추했다! 격추했어…! 성공이다!”
멀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격추당한 모습은 똑똑히 보였다!
그렇다면 이제 천사를 잡아야 해!
“다크엘프들! 그리고 라미아 한 개 분대! 저 천사가 추락한 지점으로 갈 겁니다! 바네사랑 샤란이도 따라와!”
즉시 명령을 내리고 추락지점을 향해 달려갔다.
“샤아!”
바로 나를 호위하며 달리는 친위대들. 하늘을 보니 픽시들이 추락하는 천사를 추격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 가면 다 만나게 될 것이다.
“아주 훌륭하다!”
***
그렇게 현장에 도착하니.
“큿…!”
엉망진창이 된 천사가 널브러져 있었다. 보아하니 떨어지면서 여기저기 긁혔나 보다. 주변 나무의 가지들도 거칠게 박살이 난 상태.
근데 생각보다 멀쩡하다.
어깨와 팔. 그리고 날개 같은 곳이 관통당한 상태긴 하지만, 추락사한 것도 아니고, 개박살이 난 것도 아니다.
“얘 떨어지면서 보호막 둘렀어! 그래서 살아있는 건가 봐!”
날아온 픽시가 보고한다.
“좋아!”
뭐가 됐든 추락의 충격을 보호막으로 경감한 것이리라.
그렇다면 힘을 다 쓴 것이 분명하다.
“전부 포위해!”
“샤아!”
ㅡ파파팟!
바로 다크엘프와 라미아들이 널브러진 천사를 포위했고.
“샤란아! 묶어!”
“묶을게여! 샤아!”
샤란이가 덩굴을 피어오르게 하여 천사의 팔과 다리를 묶었다. 그쯤되자 정신을 차린 천사가 날카롭게 말했다.
“무, 무슨…! 네놈들은!”
리리엘과 비슷한 반응이로군.
“가만히 있어!”
아무튼 바로 심문을 실시해야 한다. 다른 천사들이 어느 쪽에 있는지 알아내야만 해. 위치를 캐내고 각개겨가를 실시해야 한다!
ㅡ화르륵!
바로 손바닥에 마력의 구체를 만든 뒤에.
“이, 이 역겨운 기운은…! 무슨! 뭘 할 생각이죠! 마족!”
그것을 천사의 하복부 쪽에 다짜고짜 주입했다.
“꺗.”
내 마력의 천사의 자궁 쪽으로 흘러 들어간 순간.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고통 어린 비명이 터져 나온다.
ㅡ파치치칙!
동시에 빛의 스파크가 튀었지만, 무시하고 계속 마력을 주입한다. 천사를 제압하기 위해선 마력을 주입하는 게 최선이다. 이 천사는 힘을 다 소모했다. 스파크가 따갑긴 해도 버틸 수 있을 정도다.
이 천사는 내 포로가 되어 모든 정보를 토해내야 한다.
“가만히. 저항하지 않으면 죽이지 않습니다.”
“끄으으으으읏!”
그렇게 계속 마력을 주입하니.
“끄륵.”
발작하던 천사가 그대로 기절했다.
“좋아! 천사를 잡았다! 다크엘프들! 이 천사를 포획해서 끌고 가라! 진지로 복귀한다!”
“네!”
“알겠습니다!”
군기가 바짝 든 다크엘프들이 바로 들 것을 만들어 천사를 눕혔다. 그럼 이제 심문을 시작해보자.
* * *
픽시들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였다.
“야호!”
“만세! 우리가 격추? 했어!”
“천사들도 별거 아냐!”
“우리가 바로 정예공군이야!”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고 아무런 피해 없이 돌아온 픽시들이 흥분감을 감추지 않고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르며 서로에게 찬사를 건넸다.
“케르윽! 픽시들 존나 쎄다!”
“끄르르륵!”
“규삿! 존나 쎔니다!”
물론 내 부대원들도 마찬가지.
“꺄하하하핫! 그게 바로 우리 픽시들의 힘이야!”
세리뉴는 아주 그냥 콧대를 세운 채 자랑스러워했다.
“흐흐흐! 그래! 아주 잘했다! 진짜 왜 이렇게 쎄! 너희들이 최강 공군이다!”
“최 강 공 군!”
“픽 시 만 세!”
“야호!”
보고 있으니 나까지 텐션이 높아지는군.
“그래서 세리뉴. 어땠어?”
“갑자기 가속한 건 놀랐지만, 그래도 예상은 하고 있었어!”
“역시!”
“천사들의 보호막도 무적은 아냐! 그리고 도망치면서 쏜 공격은 간단히 피할 수 있었구! 다구리 치면 쉬운 상대야! 그만큼 우리는 강해!”
“마왕이가 강하게 만들어줬어!”
“왕빨통 픽시단 만세!”
즐거워하는 픽시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에 포상을 약속했다. 이렇게 귀여울 수가 있나. 자신들이 이렇게까지 강해졌다는 사실에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리리엘? 어떻습니까? 이 천사는?”
“적어도 나와 비슷한 급의 천사다.”
“에에. 리리엘보다 더 쎄보이는데요?”
아이린이 말하자 리리엘이 소리쳤다.
“큿…! 그게 아니다! 나는 불시착한 상태에서 제압되었지만, 이 녀석은 제대로 내려왔지 않나! 당연히 내가 더 약해 보일 수밖에 없다!”
“아니, 누가 뭐래요? 후후후.”
놀림 받은 리리엘이 얼굴을 붉히면서 변명했다. 아무튼 이 천사가 딱 원래 상태의 리리엘 정도 되는 수준이란 말이지.
“그럼 깨워볼까. 루미카. 얼굴에 몰총 좀 쏴줘.”
“알았어.”
ㅡ촤학!
루미카가 천사의 얼굴에 물을 뿌리자.
“꺗?! 콜록!”
바로 깨어나는 천사.
“크학…! 크읏! 하아. 하아…”
상처가 많이 아픈 모양이다. 일단 응급처치는 했으니 출혈로 죽을 일은 없을 거다.
“일어났습니까?”
아무튼 나는 구속된 천사의 앞으로 가서 낮게 말했다.
“네놈은… 아니. 사로잡혔군요.”
상황 파악이 빠르군.
“너희들은 뭐 하는 씨발새끼들이죠?”
“뭐?”
“어라? 힘이…!”
천사가 눈살을 찌푸렸다.
니 힘은 이미 제로야 임마.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군. 리리엘”
“아닛! 넌… 천사! 이게 무슨! 아니! 천사가 아니네요! 이 엿 같은 배신자 녀석!”
“…”
지목받은 리리엘이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배신자? 지금 배신자라고 했나?”
“닥쳐라! 이 배신자 녀석! 마족에게 붙었구나!”
이거.
“흐음… 이 년이 이거 딱 리리엘과인데?”
“누가 리리엘과라는 거지!”
“앙? 리리엘? 지금 나한테 목소리 높인 거냐?”
“아, 아니… 레이카. 그런 게 아니라…”
아무튼.
“리리엘. 천사 후임이 들어올 것 같습니다. 제대로 좀 교육하고 심문을 해야겠는데요. 최대한 신속하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