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44)
〈 244화 〉 전투 개시! x 3
* * *
“허억…! 허억!”
“크으윽!”
“모, 몬스터 군단이다! 마녀가 몬스터 군단을 지휘하고 있어…!”
후퇴하고 있는 남작군 소속의 병사들이 저마다 공포를 호소하며 두려움을 표출했다.
“다, 닥쳐라! 닥치란 말이다!”
그것을 관리해야 할 부사관들조차도 겁에 질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얼굴이 흙빛이 된 부사관이 불길한 말을 쏟아내는 병사들에게 고함을 쳤지만, 한번 떨어진 사기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후우, 후우…!”
수많은 전우들이 불에 타 죽었다.
“천사님들…!”
아름답고 강력했던 천사들 역시 뭔지 모를 악마들에게 모조리 당해버렸다. 희망은 없다.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마녀가 대악마들을 불러낸 거다!”
“사, 살려면 제물을 바치고 용서를 빌어야 해!”
“제발! 제바아알…!”
패닉이 퍼져나간다.
절벽 위에서 화염구를 던지던 임프들은 이미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대의 대악마가 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목격한 병사들이 직접 묘사한 바에 따르면 그렇다.
그리고 불길이 일렁이는 와중 저 너머에서 유령처럼 나타난 지옥의 군단병들. 그것들은 마치 데스나이트 같은 존재들이었다. 홀연히 나타나서, 그쪽으로 도망치던 병사들을 모조리 찔러 죽였다.
“지, 진정해라! 천사님들이 당할 정도로 위험한 마녀다! 비록 우리는 후퇴하지만… 돌아간다면 분명! 중앙에서 더욱 강한 천사부대를 보낼 것이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게 증명되었으니까!”
부사관이 소리쳤지만, 병사들은 애초에 돌아갈 수 있다는 말 자체에 의심을 품었다. 위험하다는 게 증명되든 말든 지금 여기서 죽으면 끝이지 않은가.
심지어 슬슬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어둠은 마의 시간.
과연 오늘 밤을 버틸 수 있을까?
그리 생각하기 무섭게.
ㅡ사라라라라락!
ㅡ사라라라락!
ㅡ사라라라라라락!
불길한 소리가 들려온다.
“어?”
어둠 속에서 뱀의 하반신을 지닌 여자들이 돌격해오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도망쳐! 도망쳐어어어!”
“무, 무슨! 아아아아악!”
“크아아아악!”
아까의 지옥이 다시금 재현된다.
라미아 창기병대를 본 병사들이 절규하며 도망쳤다.
* * *
“이게 바로 제공권의 힘이다!”
천사들을 모조리 무찌른바, 우리 픽시들이 아주 자유롭게 정찰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그렇게 날아간 픽시들이 후퇴하는 인간들의 모든 것을 보고해왔고, 나는 손쉽게 병력을 움직여 놈들을 과감하게 기습했다.
일방적인 맵핵이다.
적들은 우릴 볼 수조차 없지만 나는 적들을 마음껏 확인할 수가 있지. 게다가 적들은 정글전에 익숙하지 않고, 화공으로 병력의 2할을 잃어 사기가 극도로 떨어진 상태다. 거기에 공포에 사로잡히기도 했고.
이런 상태인데 개털지 못하면 그게 바로 병신이 아니겠나? 여태까지 정글에서 군대를 지휘하며 전투를 치러온 내게 있어서 이 정도 압살은 문제없이 수행이 가능하다.
내 나와바리에서 맵핵키고 게임하는데 지면 안 되지.
이번엔 모조리 전멸을 시켜주마.
“흐흐흐, 세리뉴. 이거 가면 갈수록 정찰실력이 늘고 있어?”
“맨날 하는 건데 당연하지. 그리고 이건 인간 찾기 놀이 같은 거잖아? 하고 있으면 너무 재밌어서 더 열심히 하게 돼!”
바로 이것이다!
픽시들의 이 즐기는 자세! 이 훌륭한 태도와 전쟁광적인 면모가 합쳐진바, 그야말로 무적공군이 되었다!
즐기면서 싸우고 배운다!
그게 바로 픽시들의 장점이야!
“즐기면서 싸우는 네가 진정한 일류다!”
“우리는 일류보다 더 강해!”
“그럼 특급해, 특급. 너희들은 특급픽시들이야.”
“특그으으으읍!”
참 좋아하는군.
아무튼.
ㅡ쿠구구구구구구!
“크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라미아들이 행하는 야간기습 돌격에 인간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쓰러졌다. 이 녀석들 이거 급하게 퇴각하는 바람에 군기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했고, 대열 후미로 갈수록 방비가 엉멍진창인 상태였다.
그런 꼬리를 라미아들로 잘라 먹는다.
야간에 몰아치는 여성 뱀 창기병들이 대열을 휩쓸자, 병사들은 별다른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비명을 질러대면서 와해 되었다. 사기도 낮고 겁에 질린 병사들이 할 것은 그것뿐이니까.
“흐흐흐.”
부사관들이 어찌어찌 병력을 수습해 진형을 만든다고 해도, 그렇게 되면 그냥 후퇴하면 될 뿐이다. 어차피 밤이고. 사기와 군기는 바닥이고. 공포에 질린 상태라서 역습을 가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그리고 어디 그뿐이겠는가.
ㅡ부우우웅!
“꺄하하하하하핫!”
“끄르르륵!”
“꺄핫! 꺄하하핫! 모조리 죽어버려!”
“죽어! 죽으라구! 인간놈들!”
“끄르르륵! 닌간놈들 쩐부 쭉인다!”
공중에서 우리들의 새로운 공군병력들이 활약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임프를 태운 픽시폭격부대다.
픽시들의 허리에 두르는 일종의 그네 같은 것을 만들어서, 그 그네 위에 임프를 앉히고 비행한다.
당연히 임프들의 무게 때문에 순항거리는 몹시 짧지만 지금 픽시들은 마녀처럼 사악한 웃음을 퍼트리면서 남작군의 머리 위를 뱅뱅 돌며 화염구를 흩뿌리는 중이었다.
임팩트는 확실해.
ㅡ화르륵!
“끄아아아아아아악!”
“살려줘! 살려줘어어어어!”
“아아아아아악!”
떨어지는 화염구와 울려 퍼지는 마녀의 웃음소리가 남작군의 사기를 낮춘다. 지금 그것이 분명하게 보이고 있었다.
“크하하하하!”
와해되는 병력들.
라미아의 창에 꿰뚫려 죽고, 도망을 치다가 넘어져 짓밟혀 죽는다. 이 정글은 저들에게 있어서 지옥이었다. 몇몇 병사들은 패닉에 빠진 채 정글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크엘프 인간사냥꾼 부대다.
ㅡ부웅!
곧 폭격부대와 정찰부대가 귀환했다.
“마왕아! 저 앞으로 가면 갈수록 방비가 단단해지고 있어! 아무래도 뚫는 건 어려울 것 같아!”
“그래. 다들 진형을 만들고 있다 이거지?”
“응!”
“그럼 세리뉴. 후퇴 명령 좀 내려고 와주라.”
“알겠어!”
휘저을 만큼 충분히 휘저었다. 놈들이 방어태세를 갖췄다면 바로 빼줘야지.
지금은 잠깐 후퇴했다가 소규모 유격전만을 걸어 잠들지 못하게 한 후. 다시 싸움을 걸어도 될 것이다.
“일시 후퇴다!!! 다들 이쪽으로 빠져라!!!”
* * *
아무튼 우리는 그런 식으로 남작군을 괴롭히며 추격했다.
뭘 해도 잘 먹히는 상태라서 이미 남작군의 병력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태.
“저 새끼들 뭘 할 생각이지?”
근데 돌연 녀석들이 행군을 멈추고 무슨 주둔지를 만들어서 방어전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뭐냐?
결국 전멸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돌아버린 거냐?
화공으로 동료들이 구워진 것도 모자라 우리 몬스터 군단이 계속해서 짤라먹기를 성공한 상태다.
미쳐도 이상할 건 없는데, 뾰족한 수 없이 적진 한복판에서 주둔지를 만들어 방어전을 준비한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케룩케룩. 뫙님. 쟤들 아예 여기 살 생각인가봄다.”
부릴이가 봐도 이상한지 아예 실실거리면서 조롱을 하고 있다.
“이제 이웃 아님까? 이웃집에 선물 들고 가야함다.”
“선물은 뭐가 좋을까.”
“뭐가 됐든 살인적인게 좋을 것 같슴다.”
“흐흐흐, 그래. 그게 좋겠지. 근데 지금은 일단 가만히 있어 보자고.”
우리야 뭐 코볼트 부대가 보급을 해주는 중이라지만, 쟤들은 슬슬 보급품이 바닥난 상태다. 물이랑 음식도 없고 지쳤다.
이대로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어도 알아서 죽어버리지 싶은데.
“네크리. 저 주둔지 쪽으로는 절대 다가가지 말고. 중간에 뭐 먹을 거 구하러 나오는 녀석들이 있을 겁니다. 걔네들만 몰래 쓱싹 해버리세요.”
“알겠습니다.”
“세리뉴. 다크엘프들한테 픽시들 좀 붙여줘라.”
“응.”
일단 식량수집조를 운용할 게 뻔하니 그건 차단해주고.
“보십시오. 쥬리아.”
“네. 보고 있습니다.”
“저거 못 뚫겠지요?”
“솔직히 대답하자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흙담을 새우고 창병을 배치해둔 상태라면 뚫을 수가 없어요.”
“네. 저런 건 기병으로 절대 뚫을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보고 그걸 기억해주세요.”
쥬리아에게 단단히 교육했다.
라미아는 강력한 기병이지만 만능이 아니다. 그동안 압도적인 활약을 보여주긴 했으나, 나는 단 한 번도 적들에게 정면승부를 건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승리한 것이다.
“쥬리아. 저럴 때는 일단 포위해두고 기다리면 됩니다. 그러면 알아서 말라 죽을 테니까요. 보급품이 떨어지면 살 수가 없습니다.”
“네. 기억해두겠습니다.”
“하지만… 원군이 올 수도 있지요.”
“원군이요?”
“네. 적들의 지원 병력입니다. 솔직히 그게 있을 거라곤 생각이 잘 안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포위를 유지하면서 적들의 원군을 잘 차단하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마왕님.”
근데 사실 아직도 남작군의 병력이 더 많기 때문에 진짜로 포위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냥 포위하는 척하면서 공포를 심어주는 게 고작이지.
중요한 건 적들이 거의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으며, 우리의 부대규모에 대한 것을 모르고, 사기가 바닥났다는 것이다.
그것을 잘 이용해야 한다.
“다들! 일단은 대기다! 적들의 움직임만 확인하면서 휴식을 취해라!”
“케륵!”
* * *
그리고 밤이 되었다.
“세리뉴! 그리고 픽시들!”
“응!”
“또 뭐 할 거 있어!”
픽시들이 기대감에 찬 눈으로 날 바라본다.
그런 픽시들에게 아주 간단한 명령을 내렸다.
“밤이 되었다! 밤은 어떤 시간이지!”
“즐거운 시간!”
“사냥의 시간이야!”
그래! 밤은 즐거운 시간이다!
“그렇지! 밤은 즐거운 시간이지! 근데 우리만 즐거우면 쟤들한테 좀 미안하잖아! 그러니까, 저기! 인간들의 주둔지로 가서 크게 한바탕 웃고 와라! 웃음을 퍼트리고 오는 거다!”
“웃음…! 응!”
“알겠어!”
“웃을 땐 같이 웃어야 해!”
ㅡ부웅!
곧 픽시들이 전부 날아올랐다. 그리고 즉시 인간들의 주둔지 쪽으로 향한다. 남작군은 아직도 저기서 대기를 하는 중이다.
대기만 하고 있으면 심심할 테니 즐길 시간을 좀 줘야겠지.
ㅡ꺄하하하하하하핫!
ㅡ하핫! 하핫! 아하하하하핫!
ㅡ꺄하하하하하하핫!
ㅡ아하하하하하핫!
픽시들이 남작군 주둔지 상공을 돌며 마녀 같은 웃음소리를 터트렸다.
“흐흐흐, 저러면 불안해서 쉬지도 못해.”
체력과 정신력을 쏙 빼놓은 다음에 치면 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