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53)
〈 253화 〉 남작령 따먹기 x 8
* * *
“야. 내가 좀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데, 네게 필요한 건 아무래도 엄마 같아.”
“그런 식으로 저 갈굴 겁니까!”
“뭐? 갈궈? 이게 기껏 생각해서 말해줬더니 뭔 소리야?
레이카가 불쾌하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근데 지금 제일 불쾌해야 할 건 나라니까? 갑자기 엄마를 들먹이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동의하는 바이니라.”
옆에 있던 성녀가 말한다.
“그이에겐 어머니가 필요하지. 그런데 그이의 어머니가 되어줄 수 있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나뿐이지 않느냐?”
“뭐? 아니. 그건 아니지. 늦게 들어왔으면서 무슨 소리야? 따지고 보면 내가 더 오래 지냈거든?”
“하지만 내겐 성녀라는 경력이 있지 않느냐? 수많은 사람들을 신앙으로 품어온 경험이 있으니, 분명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니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
돌연 성녀와 레이카가 싸우기 시작했다. 이유는 누가 더 엄마 역할을 잘해줄 수 있느냐에 대한 것.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는군.
“마앙님 엄마는 샤란이에여!”
그리고 샤란이까지 난입한다, 아니!
“샤란이 너까지 그러면 어떡해!”
“샤란이가 마앙님 엄마 할래여!”
“샤란이가 엄마…!”
생각해 보니 좋을 것 같긴 하지만 샤란이는 엄마 포지션이라기보다는 마누라 포지션이지.
“아니! 내가!”
“지랄!”
이거 안 되겠군.
“그만, 그만! 엄마 소동 그만! 대체 뭔 소리들을 하고 있어!”
“아니 그게.”
“분명 제 모친이 이상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 엄마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가서 일이나 하세요. 엄마 말고 군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을 길러달란 말입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엄마가 아니라 유능한 군 지휘관이다!
“제가 마계에서 좀 슬프게 자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마를 그리워하는 건 아니라고요. 애초에 엄마라는 게 그냥 막 될 수 있는 겁니까? 엄마 소리는 그만하고 위치로 가시길!”
그리 말하자.
“아…”
“아…”
성녀와 레이카가 아쉬워하기 시작했다. 아니, 근데 또 막상 저런 반응 보이면 내 마음이 불편하다고.
“그리고 레이카님은 원래부터 저 잘 챙겨주지 않습니까. 굳이 어머니가 아니더라도 그래주는데 호칭이 무슨 상관입니까?”
“그, 그건… 그런가?”
위로를 좀 해주자 다시 표정이 풀린다.
“또 성녀님한테도 많은 걸 기대하고 있으니, 호칭 같은 걸로 너무 실망하지 마십시오. 엄마 되겠다고 싸우면 되겠습니까?”
“그건… 그렇구나. 미안하구나. 너무 경솔했느니라.”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나의 복지를 위해서 어미라고 불러준다면…”
“조용!!!”
“꺗!”
엄마라고 한번 불러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니라!”
“뭐… 나도 그렇게 불리고는 싶으니까. 그래. 일단 돌아간다.”
두 여자가 그 말을 남기고 자리로 돌아갔다.
“이런.”
갑자기 또 무슨 엄마 소동이래?
“마앙님. 샤란이가 엄마 할래여.”
“샤란아. 샤란이는 내 마누라지 엄마가 아냐.”
“엄마 안대여? 샤란이 시무룩.”
“시무룩하지 마! 마누라도 좋은 거야! 엄마랑 비슷할 정도로!”
“샤아! 그럼 괜찮다에여!”
샤란이가 다시 방긋 웃으면서 날 끌어안았다.
“흐흐흐, 뭐.”
그래도 이 여자들이 내 엄마가 되어 주겠다고 아우성을 치는 걸 보면 그만큼 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잘 느껴진다.
레이카도 뭐 내 마누라 다됐다니까.
지금은 몰라도 나중엔 그렇게 불러줘도 될 것 같다. 물론 포상의 의미에서. 아무리 내 여자라고는 하지만 낯 뜨거워서 엄마라고 부르겠나?
그리고 엄마라는 말만 들으면 여공작이 떠올라서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 * *
진격을 거듭한다.
“케르르륵! 굴을 털어라! 신병들을 자진 입대 시킨다!”
“케륵케륵! 묶어야 합니다!”
“신병들이다아앗! 케루루루루룽!”
우리 영역을 넘어서자 몬스터들이 포착되기 시작한다. 고블린 굴을 발견한 즉시 나의 자랑스러운 보병대가 진격했고.
“케랴아아아악!”
“케르으윽!”
야생의 고블린들이 전리품처럼 제압당해 끌려 나왔다. 자진 입대를 하기 위해 끌려 나온 고블린들이 죄다 구속된 채 엎드렸다.
“신병! 신벼어어엉! 케르윽!”
“케륵! 자진 입대를 축하한다!”
“케랴아아악!”
아주 그냥 신났다.
하긴. 자진 입대를 하러 온 신병을 보면 누구라도 기분이 좋을 것이다. 그게 바로 군인이라는 족속이니까. 아무튼 저렇게 행복해하면서 춤을 추는 암흑 고블린들을 보니 가슴이 참 훈훈해진다.
“케륵! 드디어 제 후임이 생겼습니다!”
“잡일 다 짬 때린다! 케륵!”
“잡일은 신병이 한다케룽!”
아니, 근데 이 녀석들이?
“흐흐흐, 아니 부릴아. 지금 신병들한테 병영 부조리하는 거냐고.”
“부조리가 아님다! 케륵! 신병들에게 상명하복의 정신을 주입해주는 인도적인 절차임다, 케륵!”
ㅡ처억!
부릴이가 절도있게 경례하면서 외쳤다.
“바야흐로 교육의 시대 아님까! 뫙님! 저희가 강해질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은 바로 교육과 훈련에 있슴다!”
그렇지!
“선임병이 시킨 일을 자발적으로 하려는 자세를 교육 시켜, 훈련의 효율을 높일검다! 믿어주십쇼! 제 교육으로 하여금 신병들은 병사로 거듭날 것임다!”
이 녀석 말을 너무 잘하는군!
“이야! 그 말이 맞다, 부릴아! 역시 부릴이지! 이 형이 너만 믿고 있다고!”
“케륵! 감사함다!”
사소한 짬 때리기 정도는 허가해 줘야지! 그것이 바로 군대를 원활하게 굴리는 방법이다! 물론 지휘관 입장에서!
“하지만 부릴아. 혼낼 때 꿀밤 때리는 거 이상의 처벌은 용납하지 않는다. 애들 굶기거나 안 재우는 것도 마찬가지야.”
“물론임다! 저는 철저한 상명하복 정신을 지닌 무적의 고블린 병사를 만들고 싶은 거지, 처맞기만 할 줄 아는 샌드백을 만들고 싶은 게 아님다!!!”
“캬!!! 명언이다!!! 부릴아!!! 진짜 명언이야!!!”
“이제 저도 중대장 아님까! 그만한 ‘관록’이 생긴 검다! 케루룽!”
“흐하하하하! 이렇게 성장하다니! 지금 형 너무 감동 먹었어!”
원래도 똑 부러진 녀석이었지만 이젠 중대장(진)이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관록이 붙게 되었다!
“케룽케룽. 감동먹으셨슴까? 그럼 뫙님. 오랜만에 같이 ‘그거’ 한번 해봄까?”
“좋아! 당장 하자고!”
“케르르륵!”
ㅡ엉엉!
그렇게 나는 부릴이와 함께 아가리에 주먹을 쑤셔 넣으면서 주저앉아 오열했다.
추억이 방울방울이다. 옛날엔 부릴이랑 맨날 이 지랄하면서 놀았는데 말이지. 그때를 떠올리니 가슴이 포근해진다.
“케루루룽!”
뭐 그런 식으로, 보이는 모든 고블린들을 싹쓸이 하면서 임프들을 풀어 새로운 임프들을 잡았다.
뿐만이 아니다.
“규사사사삿! 큐싸아아아앗!”
“신병임니다! 큐사아앗!”
“삽질할 병력 더 생겼슴니당! 규삿!”
코볼트 공병대 역시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코볼트들은 일꾼들이니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우리가 남작령을 먹어 치운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코볼트들은 토목공사의 달인들이다. 잘 써먹을 수 있을 터다.
“마왕님. 리자드맨 부족을 발견했어요. 어떻게 할까요?”
쥬리아의 보고.
“그건 일단 지나치겠습니다. 돌아오면서 해도 괜찮을 테니.”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루비! 이리 오세요!”
“아, 네. 마왕님.”
바로 루비를 불렀다.
“신병들 정리 좀 잘해주십시오. 종족별 숫자랑 건강 상태 등. 그런 것들요.”
“그렇게 할게요.”
병력 관련된 것은 루비에게 위임을 하면서, 우리는 계속 전진했다.
* * *
그리고 목표로 한 픽시 마을을 발견했다.
“정지. 여기선 픽시들을 자극하면 안 됩니다. 자, 세리뉴. 새로운 픽시 마을이다.”
“좋아! 내게 맡겨줘! 쟤네들도 친구로 만들면 되는 거지?”
“그래야지. 그전에 선물 챙겨가라.”
“응… 뭐, 그래. 선물을 주는 것만큼 좋은 건 없으니까.”
ㅡ딱.
손을 튕기자 다른 픽시들이 선물이 담겨있는 상자를 가져왔다. 달콤한 꿀과 반짝이는 돌. 예쁜 옷이랑 쓸만한 도구 같은 것들이다. 픽시들은 이런 것에 환장한다.
“세리뉴. 픽시들 몇 뽑아서 선물 들고 갔다 와. 겸사겸사 우리 부대 구경하러 오라고 말도 해주고. 잘 설득해서 우리 식구가 될 수 있도록 해줘.”
“알겠어!”
ㅡ부웅!
곧 세리뉴가 선물상자를 들고 픽시들과 함께 날아갔다. 우리는 여기서 대기다. 나머지는 세리뉴가 알아서 잘하겠지.
걱정할 것은 없다.
야생의 픽시들이 지금의 세리뉴를 이길 수 있을 리 만무하니까. 암흑픽시가 된 세리뉴는 일반적인 픽시보다 더 강하고 빠르다. 캐스팅 속도 역시 마찬가지.
ㅡ스윽.
아무튼 나는 나무 위로 올라가서 픽시 마을을 관찰했다.
“흠.”
잘 들리진 않지만 우리 측 픽시들이 저쪽 픽시들과 신나게 떠들고 있는 모습이 관측되었다.
“잘하고 있구나.”
역시 픽시들이 친화력이 좋다니까.
그렇게 기다리고 있으니.
ㅡ부웅!
세리뉴가 저쪽 픽시의 손을 잡고 날아왔다!
“오 세리뉴! 데리고 왔구나!”
“응!”
저쪽 픽시의 지도자인가?
픽시는 아주 귀엽게 생겼는데, 역시 가슴이 컸다. 픽시는 세리뉴의 손을 꽉 잡은 채 신기한 걸 보는 듯한 얼굴로 주변을 살펴봤다.
“세리뉴? 얘가 그 마왕이야?”
“응! 아주 강해! 그리고 우릴 강하게 만들어줘!”
그럼 반갑게 인사를 해보자.
“반가워, 픽시야! 나는 큘스라고 해! 이 군대의 주인이자 세리뉴의 가장 친한 친구지!”
“와아! 여기 있는 애들이 다 네 친구란 거야?”
“그렇지. 아주 친한 친구들이야!”
“대단해…!”
진심으로 감탄한 얼굴이다.
역시 픽시답게 순수하다니까.
“정말 널 따라가면 이 세리뉴처럼 강해질 수 있어?”
“물론이지!”
어디 그뿐인가.
“그리고 입고 있는 옷이랑 도구들 보이지? 그것들도 다 가질 수 있어. 근데 그것뿐만이 아니야… 제일 중요한 건 바로 우리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익든. 여기 있는 애들이 다 내 친구들인데, 수가 많으면 당연히 안전하겠지?”
“응! 맞아! 수가 많으면 안전해!”
누구나 안전을 원하기 마련이다.
“함께 할래? 마을을 떠나게 되겠지만 우리랑 같이 지내면 재밌을 거다!”
“나는 함께 하고 싶어!”
세리뉴의 말에 단단히 홀렸는지 동의를 표하는 픽시.
이것으로 우리 공군력 강화 성공이다.
“그런데 다들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아!”
“그래. 그렇게 해라.”
“아, 그리고…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부탁?
“뭔데?”
“아. 내가 부탁 들어준다고 말했어. 우리팀에 들어오는 대가로.”
“잘 제안했다, 세리뉴. 아무튼 말해봐.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다 들어줄 테니까.”
그리 말하자 픽시가 대답했다.
“근처에 사티로스들이 있어! 그놈들 다 죽이고 싶어! 옛날부터 우리 픽시들을 납치해가던 놈들이야! 복수하고 싶어!”
“좋아! 토벌은 우리 전문이지! 우리가 복수해줄게!”
“야호!!!”
역시 픽시는 픽시로군.
사티로스에 대한 큰 적의를 지니고 있다. 순진하고 순수하지만 결국 정글에서 살아가는 종족이다. 적에 대한 폭력성을 지니고 있는 훌륭한 전사들이지.
너희들은 공군으로 거듭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