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65)
〈 265화 〉 이 성은 이제 제 것입니다 x 3
* * *
자신을 성녀라고 밝힌 여자가 한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남작은 병환으로 쓰러졌다. 사악한 천사들의 음모로부터 성녀를 지켜주기 위해 힘을 빌려주다가 저주를 받게 된 것이다.
“천사들은 처음엔 우리들에게 힘을 빌려주겠다고 했느니라. 인간계에 만연한 분열과 사악함을 정화하기 위해 내려왔다고 주장을 했지! 그러나 거짓말이었느니라! 천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본색을 드러냈느니라!”
억울함의 호소.
분노의 폭발.
“녀석들은 천사의 모습을 뒤집어쓴 악마에 불과했던 것이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놈들은 돌연 여신교의 대성당을 습격했고, 수많은 수녀들을 살해했느니라!”
단상 위에 선 성녀가 소리치자 마치 벼락이 치는 듯했다. 그 성스러워 보였던 천사들이 사실은 악마 같은 놈들이었다고? 그러한 의심이 대중들의 머릿속에 스멀스멀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여는 근위대를 이끌고 후퇴를 실시했느니라! 물론 천사 녀석들은 여를 추격했고… 결과, 모든 근위대원들이 사망했느니라!”
성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고.
“천사들의 목적은 여를 죽이는 것. 여를 마녀로 몰아 죽여서, 여신교를 장악한 뒤에 세력을 키워 나아가 인간 세상을 지배할 야욕을 품고 있느니라! 녀석들은 천사가 아니라 악마다!”
이어지는 호통에 사람들이 경악했다.
“오오…!”
“그, 그럴 수가!”
“천사의 탈을 쓴 악마라니!”
저 위에 선 아름다운 성녀가 분노와 슬픔을 토해내면서 말하고 있었다. 그 호소가 가슴을 울리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의심은 있다. 과연 성녀가 하는 말이 사실일까?
“물론 지금은 믿기 힘들 것이니라. 그 천사들이 사실은 악마였다니. 그러나 여신교에서 죽어간 수녀들 역시 같은 생각은 했느니라. 그러니 그 증거를 보여주겠다!”
증거!
증거라는 말에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몸을 떨었다. 정말로 천사들이 악마인 것인가?
“여기에 있는 천사들이 그것을 증명할 것이니라! 나오거라! 천사들이여!”
동시에.
ㅡ반짝!
찬란히 반짝이는 머리 위의 링과, 순백의 날개를 지닌 아름다운 천사들이 마차에서 나와 단상으로 올라갔다.
“진짜 천사님이야…!”
“저번에 봤던 그!”
“설마!”
단상으로 올라간 천사. 그녀들 중 하나가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리리엘이라고 하는 천사였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리리엘에게 집중되었고.
리리엘이 입을 열었다.
“성녀의 말은 전부 사실이다!”
ㅡ허억!
ㅡ헙!
ㅡ어어…!
일제히 숨을 삼키는 영지민들.
“대천당. 지금 여신교를 점거한 천사무리의 이름은 대천당이라고 한다. 대천당은… 인류를 지배하기 위해 인간계에 쳐들어온 아주 급진적이고 폭력적인 놈들이다!”
충격적인 진실.
“인류를 지배하다니!”
“천사들이 인간을 지배…?”
천사들이 인간을 지배하기 위해 내려왔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일이다. 지금도 영주나 왕의 지배를 받고 살고 있으니까.
“대천당은 인간을 가축 정도로 여긴다! 자신들을 위해 영원히 봉사할 노예라고 생각하고 있지! 대천당이 군림한다면, 인간들은 지금보다 더욱 굶주리게 된다!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노예로 전락하는 것이다…!”
광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그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입을 가렸다.
ㅡ허억!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이라서 제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성녀는 그렇다 쳐도 천사가 직접 말하고 있는 것이다. 거짓일 확률은 극히 낮다.
“우리들은 본디 여신교의 성녀를 사냥하기 위해 파견된 천사들이었다! 성녀가 있다면 여신교가 다시 부활해, 천사들과 맞서 싸우려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대천당에서는 성녀를 마녀로 몰아 죽이려고 한 것이다!”
ㅡ꺄아아아아아악!
누군가가 비명을 터트렸다. 아주 끔찍한 일이다. 여신교가 대체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신을 믿을 정도로 보편적인 신앙이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우리 다섯 명의 천사들은!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자리에 나온 것이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그래서 성녀와 힘을 합치게 된 것이다!”
리리엘이 말을 마쳤고.
다시 성녀가 앞으로 나섰다.
“지금… 남작은 여를 도우려다가 크게 다친 상황이니라.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 말한다. 모두! 천사들을 경계하라! 여기에 있는 리리엘은 천사들의 사악함을 알고 전향했지만, 다른 천사들은 인간을 노예로 여길 뿐이다! 모두들 이 성녀에게 힘을 보태다오!”
ㅡ와아아아아아아!
ㅡ오오오오오!
ㅡ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열기가 끓어오른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성녀와 천사의 연설에는 그만한 호소력이 있었다.
천사의 탈을 쓴 악마들이 천사를 연기하면서 인간세계를 지배해 인간들을 노예로 삼으려고 한다. 지금 광장에 모인 인간들 대부분이 그 사실을 기억했다.
이미 중앙 쪽에서는 천사들과 귀족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 역시 파다한 상태다. 그러한 사실들이 성녀의 말에 신빙성을 더했다.
ㅡ부우웅!
그리고 바로 그때.
“허억! 아기 천사들이다!”
“아기 천사…? 아, 아기라고?”
“아기 천사가 아닌 것 같은데?”
작고 귀여운 천사들이 부웅 날아오며 소리쳤다.
“모두들! 우리들에게 힘을 보태줘!”
“천사들이 인간들을 지배해선 안 돼!”
“그놈들은 나쁜 놈들이야!”
흰옷과 금빛 장신구들을 착용한 작은 천사들. 그 천사들이 순수한 목소리로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단지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모를 뿐.
* * *
“흐하하하! 잘했습니다! 진짜 잘했습니다! 성녀님도 리리엘님도 세리뉴도 다 잘했다! 와! 이렇게 완벽할 수가!”
성녀의 연설은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 대부분이 천사들에 대한 분노를 터트리면서 여신교에 대한 동정심을 내비쳤다. 일단 수녀들이 대량으로 학살당했다는 사실이 몹시 충격이었고, 천사들이 인간들 노예로 삼기 위해 왔다는 사실이 공포를 일으켰다.
공포와 분노.
그 두 가지 강렬한 감정을 자극당한 것이다. 성녀는 자신의 카리스마를 내뿜으면서 그러한 감정을 끌어냈다.
“후후후, 이제 성녀란 게 어떤 것인지 알겠느냐? 이 정도 연설도 못 해서야 여신교의 성녀가 될 수 없느니라.”
“물론입니다! 진짜 멋있었습니다! 와!”
이렇게나 아름답고 압도적인 아우라를 뿜어대는 성녀가 진짜 천사를 데리고 와서 호소를 하는데, 안 속으면 그게 바로 현대인이지.
“그렇다면 상으로…”
“예! 오늘 밤에 제 침실로 오시지요!”
그 말에 성녀가 활짝 웃었다.
상을 줄 필요가 있어.
“아니! 기다려라! 나도 활약하지 않았나!”
“뭐야! 나도 열심히 했는데 성녀만 칭찬하구 있어!”
리리엘이랑 세리뉴도 아우성이다.
“나도 같이 자고 싶단 말이야!”
“나, 나도다…!”
이건 뭐.
“알았어, 알았어. 당연히 그만한 상을 줘야지. 안심해라.”
“야호!”
아무튼.
이걸로 성녀 세력이 남작성을 점거한 당위성을 챙겼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 남작령에 있는 인간들과 자연스럽게 같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천사 타도를 외치는 성녀가 이 남작령에 자리 잡았단 사실이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 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모여들겠지. 말하자면 인재들이 우루루 몰려오게 되는 것이다.
각지에 있는 여신교의 수녀들은 물론이고, 저번에 성녀가 말했던 귀족가의 영애들까지. 전부 다 마음껏 골라 먹으면서 내 휘하에 두면 된다.
“여성을 지배한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라.”
가능성이 있어.
“야! 실실 거리지 말고 빨리 매뉴얼이나 만들어!”
그런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으니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온 레이카가 호통을 쳤다. 저 예쁜 수녀가 과로에 절어서 눈밑이 시커메지고 말았다.
부하가 저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내가 농땡이를 피울 수는 없다.
“아, 예… 그래야지요.”
근데 인재들 오려면 몇 달은 걸릴 테니까.
그전까지는 내가 다 해야겠지?
으아아아아아아악!
* * *
업무 인계와 매뉴얼 제작. 문서 양식에 대한 일들. 죄다 존나 열심히 하다 보니까 다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숨 막혀 뒤지는 줄 알았네, 진짜. 내가 마왕이 아니라 말단 공무원이지.
아무튼.
남작이 비축한 재산 역시 다 찾아냈고, 그걸로 기존의 계약들을 연장하면서 성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다.
참고로 급양관은 수녀 라이자가 맡았다. 길드에서 식량 구매계약을 하는 것부터 품질 검사까지 그녀가 맡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고블린 신병들 중 취사병을 뽑아서 음식 하는 법을 알려준 상태다.
“마왕님. 수녀원에서 접견을 요청했어요.”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루비가 맡았다. 새로운 인재가 들어오기 전까진 루비가 바깥쪽 인간들이랑 소통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근데 뭐?
“수녀원에서 접견을?”
“네. 안젤리카 수녀원장이라는 분이에요. 성녀님과 꼭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안젤리카라.”
분명 레이카. 아이린. 라이자가 있던 수녀원의 수녀원장이었지. 조만간 불러서 범하려고 했는데 먼저 접견을 요청하다니?
“좋은 기회이지 않느냐? 안으로 들인 다음에 범하도록 하거라.”
“그래야지요. 이거 인재가 벌써부터 굴러들어오다니.”
만나서 이야기 좀 한 다음에 재워서 조교실로 끌고 가면 되겠지.
“자, 잠깐! 마왕 당신!”
그때 아이린이 소리쳤다.
“예?”
“이 파렴치한이 진짜! 정말로 안젤리카 수녀원장님이랑 다른 수녀들에게까지 그 추악하고 음란한 손아귀를 뻗을 생각인가요!”
이제 슬슬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여자들을 꼬드겨 밤새도록 찌걱찌걱 강간섹스를 해대면서 보지노예로 만들어 굴복시켜 부하로 삼을 생각이죠…!”
“아이린님… 이제 다 알지 않습니까?”
“수녀원장님만큼은 넘겨줄 수 없어요! 그분이 강간을 당하는 꼴만큼은…!”
“그렇다면 아이린님에게 업무를 두 배로 드리겠습니다.”
“네에에에엣?! 그게 무슨?!”
“수녀님들이 우리 마왕성에 합류해야 행정업무를 배분할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덜 들어오면 그만큼 부담이 늘어나는 겁니다.”
실로 당연한 일이다.
“너무해요! 그런 협박이라니!”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아이린님. 제 밑으로 들어오고 나서 즐거웠잖아요.”
“보지만 즐거웠죠! 나머지는!”
“나머지는 뭐?”
“응?”
아이린이 잠깐 의문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 생각해보니까 섹스 말고 다른 것도 다 좋긴 했네요.”
“그럼 묵인하시길. 어차피 처음엔 강제로 하는 거였어도 조금만 지나면 다 즐기게 됩니다.”
“크윽…!”
결국 아이린이 굴복했다.
“좋습니다. 루비님. 수녀들의 방문을 허가하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다 함께 오라고 전해주세요.”
“네. 그럴게요.”
이거 수녀들이 전부 합류하면 우리 행정관들을 업무가 팍 줄어들겠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