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72)
〈 272화 〉 이 성은 이제 제 것입니다 x 10
* * *
“큘스오빠 진짜 너무 잘하고 있어!”
“그렇지?”
내가 남작령을 먹어치우게 된바, 카르티가 활동하기 더욱 편한 상황이 되었다. 카르티의 이블아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주변을 돌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중이다.
당장 주변의 위협은 없다는 것이 카르티의 보고였다.
“근데 카르티. 마계 상황은 좀 어때?”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섰어. 그래도 마족들은 여전히 자기들끼리 싸우는 중이야. 중간계나 대천당을 신경 쓰는 건 우리 말고는 없지.”
“쓸모없는 녀석들이네. 근데 놈들 중 누군가가 몰래 중간계로 올 확률은?”
“그 부분도 주의를 하고 있어. 하지만 가능성은 낮아. 이미 격차도 많이 벌어진데다가, 지금 상황에서 그쪽에 자원을 투입하면 밀리고 말 테니까.”
여공작 정도 되는 체급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소리다.
ㅡ콕콕.
그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샤아.”
샤란이가 이블아이를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다.
“마앙님. 마계는 어떤 곳이에여?”
“어둡고 음침한 곳이야. 별로 좋은 곳은 아니다.”
“큘스오빠? 그건 오빠가 안 좋은 곳에서 지내서 그래. 만약 마계로 오게 된다면 지금 이상으로 호화스럽게 살 수 있을 거야.”
“그러냐? 근데 워낙 마계에서 지내던 때의 기억이 안 좋아서 말이지…”
“와악! 걱정하지 마! 어머니 여공작님의 총애를 받는 큘스오빠잖아! 당연한 대우를 받게 될 거야!”
내 말에 카르티가 기겁을 하면서 소리쳤다. 어떻게든 마계의 좋은 점을 알리고 싶은 거겠지.
근데 나는 내 식구들과 함께하는 이 세상이 제일 좋다.
“흐흐흐, 그래. 아무튼 카르티. 보고 고마워. 더 열심히 활동해줘.”
“응. 큘스오빠도 아주 열심히 하고 있으니 이쪽에서도 서포트를 열심히 해야지. 어서 내실을 다지고 병력을 늘려줘. 천사들만 처치해야지만 인간계를 집어삼킬 수 있어.”
허나, 천사를 처치한 다음에는 인간들과 싸워야 할 것이다. 권력의 공백이 생긴 만큼 너도나도 발호할 테니까.
고민이 많군.
* * *
“큘스님.”
수녀원장 안젤리카가 나를 찾아왔다.
임무를 달성한 것인가?
그녀에겐 시킨 일이 있었다.
“네 안젤리카님. 정보는 모으셨습니까?”
“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럼 말해주시지요.”
안젤리카에게 맡긴 임무는 간단하다. 바로 이 남작령에서 지내고 있는 인간들의 여론, 궁금점, 불만점을 조사하는 것. 애초에 유명한 수녀원장이라 그런 걸 쉽게 조사할 수 있는 몸이다.
“대체로 천사들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주 큰 의문이 남아있죠.”
“뭡니까?”
“남작군이 전멸에 사태에 대한 것이에요.”
역시.
당연한 질문이다.
남작군이 전멸당한 것. 그 자세한 전말을 아는 이들은 드물기 짝이 없다. 현재 남작령에서는 무슨 괴물같이 강한 몬스터가 나타났다느니, 몬스터 군대가 있다느니 하는 소문이 무성한 상태다.
당연하다.
남작군은 전부 이 영지에 사는 주민들의 가족이고 친구들이다. 그들이 전부 전멸해버렸으니 궁금증과 분노가 쌓일 수밖에 없다. 당장은 그 분노가 천사에게 향해있지만, 조만간 해소를 시켜줘야겠지.
“남작군은 전멸했고… 함께 갔던 천사들만 돌아온 상황이에요. 그리고 남작은 저주를 받아 쓰러졌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그것에 대해 궁금증을 품은 사람들이 많아요.”
“알겠습니다. 잘 조사하셨습니다.”
이것도 선동을 위해 판을 잘 짜 놓은 상태다.
의문을 해소시켜줌과 동시에 우리의 세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지. 좋다. 다음 성녀 연설의 테마는 이것으로 정해볼까.
“성녀님을 불러와 주세요.”
“아앗.”
ㅡ스윽.
엉덩이를 더듬어주면서 말하자 얼굴을 붉힌 안젤리카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곧 성녀가 들어왔다.
“이야기는 들었느니라. 그 점에 대한 것은 이미 인지를 하고 있는 상태이니라.”
“그럼 상의를 좀 해보지요. 이건 사실관계를 왜곡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왜곡이다.
일단 정리를 해보자.
1. 미개척 지대에는 몬스터들이 있다.
2. 이걸 토벌하러 간 군대가 패퇴했다.
3. 천사들이 합류해서 다시 토벌을 갔다.
4. 군대는 전멸하고 전향한 천사들만 돌아왔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과연 미개척 지대에는 뭐가 있으며, 남작군은 어떻게 전멸을 하게 된 걸까? 그리고 천사들은 무엇을 했지?”
이러한 의문이 남는다.
“정확한 정리로구나. 다들 그것을 궁금해하고 있느니라.”
“그렇지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이걸 왜곡할 겁니다.”
“어떤 식으로 하면 좋겠느냐?”
성녀가 내게 귀를 가져다 댔고.
“들어보십시오.”
ㅡ소근소근.
나는 간단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호오, 상당히 괜찮은 왜곡이로구나?”
“흐흐흐, 확실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설명을 들은 성녀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건 왜곡이고 선동이다. 그냥 떡 하니 발표를 해버리면 믿지 않는 사람이 나올 확률이 높다. 하지만 성녀는 지금까지 호감을 쌓아왔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성녀에게 열광하는 무리들까지 나온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어떤 사실을 발표한다면 인간들은 사실 여부를 생각할 틈도 없이 성녀를 맹신할 것이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간단히 설명하자 성녀가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그대와는 참 잘 맞는 것 같구나. 인간들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니. 그 말대로이니라. 지금 이 상태에서 적절히 이치에 맞는 설명만 해준다면, 그것은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진실이 될 것이니라.”
“어떻게. 이 내용을 잘 정리해서 연설할 때 써주시지 않겠습니까? 이거라면 영지민들의 불안과 의문점도 해소하고 천사들에 대한 증오를 더욱 크게 키울 수 있을 겁니다.”
“내게 맡기거라!”
ㅡ처억!
성녀가 가슴에 손을 얹으면서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믿습니다!”
성녀 만세!
* * *
왜곡.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간단하다. 몇 가지 분명한 진실을 언급한 뒤에 거기에 가짜 정보를 은근슬쩍 흘려 넣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왜곡된 진실을 반박하기 위해선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근데 이 중세 땅에서 그런 자료를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그 왜곡된 진실을 말하는 주체는 바로 성녀인데?
진짜 반박할 수 있겠냐?
“듣거라. 모든 신실한 이들이여.”
단상에 선 성녀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ㅡ…
그것으로 광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합죽이가 되었다.
“지난날. 남작군이 전멸했다는 사실은 그대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니라. 아주 슬프고 끔찍한 일이다. 병사들은 전부 그대들의 가족이고 친구였으니까. 그들을 잃은 심정은… 아주 끔찍할 것이 분명하겠지.”
ㅡ술렁술렁.
남작군의 전멸.
그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연히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오늘, 그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느니라.”
“지, 진실…?”
“대체 무슨!”
“미개척 지대에 괴물이 있다는 게 사실이었나!”
동요하는 영지민들을 향해.
성녀가 설명을 시작했다.
“미개척 지대에 몬스터 무리가 나타났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니라. 당초 예상과는 달리 몬스터들의 수가 많아서 고전하게 되었느니라. 그런데 다시 토벌을 준비하는 와중에 천사들이 오게 되었지.”
여기서 성녀는 천사들의 숫자가 좀 많았다고 구라를 쳤다.
지금 여기에 있는 5명이 아니다. 사실 30명이 넘는 숫자였다. 그러나 이들 천사들은 한가지 사상을 공유하고 있지 않았다.
대천당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온 사악한 천사들과, 그들의 사악함에 큰 혐오를 느껴 탈주를 하려고 한 천사들로 나뉘어 있던 것이다.
“천사들은 처음에 남작을 돕겠다고 했느니라. 천사들은 미개척 지대에 나타난 몬스터들은, 전부 악마의 소행이라고 규정하고 토벌을 지원하겠다고 했지.”
“악마의 소행…!”
“그렇게 남작군은 천사들과 함께 진군했느니라.”
거기까지 말한 성녀가 잠시 뜸을 들였고.
ㅡ파앗!
갑자기 눈을 부릅뜨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군을 한 순간! 갑자기 천사들이 돌변했느니라! 갑자기 날아올라 병사들을 쏴 죽이기 시작했다!”
ㅡ허억!
ㅡ천사들이…!
ㅡ그, 그게 무슨!
충격적인 폭탄 발언에 인간들이 아연실색한다.
“그렇다! 천사들의 목적은 바로 이것이었다! 남작의 군대를 한곳에 모아 전멸을 시킨 뒤에 이 남작령을 차지할 생각이었던 게다!”
ㅡ꺄아아아아아악!
비명이 터져 나왔다!
ㅡ으아아아악!
ㅡ아아아악!
곳곳에서.
천사들이 남작군을 속여 살해했으니까.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다.
“병사들은 죽어갔고, 혼란에 빠졌느니라. 하지만 바로 그때! 여기에 있는 이 천사들이 분연히 떨쳐 일어났느니라!”
ㅡ촤악!
성녀가 리리엘과 다른 천사들을 가리켰다. 천사들이 단상 위로 올라오면서 날개를 펼쳤다. 그리고 기도하듯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이들에게도 가족이 있다! 천계에 가족이 있으며, 사랑하는 자들이 있다! 배신을 하면 그들의 목숨이 위험하다… 하지만! 눈앞에서 남작의 병사들이 학살당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니라!”
성녀의 카리스마가 폭발한다!
“그래서 여기 있는 이 천사들은! 바로 폭격을 행하는 천사들을 공격했느니라! 사악한 천사들을 배신하고 전향했느니라!”
“오오!”
“오, 오오오!”
“오오오!”
즉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간들은 거의 숭배를 하는 것처럼 리리엘을 보았다.
“엄청난 전투였느니라! 여기에 있는 이 영웅적인 천사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불태우면서 사악한 천사들과 맞서 싸웠느니라! 결과 반수 이상이 전사하고 말았느니라!”
그리고 성녀가 계속해서 설명을 실시했다.
“흐흐흐.”
내가 생각해도 훌륭한 왜곡이로구나. 이미 성녀를 맹신하게 된 것도 모자라 아주 생생한 증인까지 있다. 믿지 않으면 그게 개새끼지.
아무튼 그렇게 왜곡된 사실이 밝혀지자.
ㅡ우오오오오오오오오!
ㅡ으아아아아아아악!
ㅡ천사 새끼들!
ㅡ전부 없애야 해!
ㅡ오오오오오!
함성과 함께 분노가 터져 나왔다.
남작군의 일원들은 전부 이곳 주민들의 가족이고 친구들이다. 그런 병사들이, 천사들의 손에 의해서 잔혹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당연히 분노할 수밖에 없다.
“잘 풀렸구만.”
사실 죽인 것은 나고 천사랑은 딱히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나는 이들을 속이는 것에 어떠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이건 전쟁이다.
녀석들이 먼저 쳐들어온 전쟁. 전쟁에 구구절절한 이유나 사정 따위를 붙여봤자 소용없다.
이제 이것은 진실이 되었다.
남작군을 죽인 것은 대천당의 천사들이고, 여기에 있는 천사들은 그것을 막기 위해 대천당을 배신하고 귀환했다. 그것이 바로 이야기의 전말이었다.
성녀는 뭐 와해된 병력들이 몬스터의 습격을 받고 추가로 쓰러졌다는 설명까지 덧붙이면서 대중을 아주 훌륭하게 선동했다.
천사들에 대한 분노는 더욱 높아졌으며, 사람들은 성녀 세력에게 찬사를 보냈다.
“어떠냐. 선동의 맛이.”
아예 남작령 자체를 전체주의 국가 비슷한 것으로 만들어볼까? 광신에 찬 사람들의 결집력은 상상 이상이다. 최악의 전쟁이었던 세계대전을 보라. 사람을 묶는 것은 결국 증오와 공포에서 비롯된 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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