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75)
〈 275화 〉 바깥에서의 첫 전투 x 3
* * *
기병이라는 것은 아주 강력한 존재다.
보병을 상대로 거의 무조건적인 공세 주도권을 쥘 수가 있다. 기동력도 우수하고 공격력도 압도적이니까. 보병은 원래 기병 상대로 질질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었다.
“이 새끼들.”
적당한 위치에서 전장을 관측한다.
기병이 올 수 없는 곳. 살짝 경사가 높은 산길을 등진 채 말수레로 방어벽을 세운 보병대가 있었다. 병사들이랑 수녀들로 구성된 보병대다.
그에 반해.
ㅡ투두두두!
ㅡ투두두두!
ㅡ투두두두!
마적들은 그 주변을 여유롭게 돌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중이었다. 저래서야 보병대가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다. 나가는 순간 기병대의 사냥감이 될 테니까.
마찬가지로 버티기만 하는 것도 무리다. 곧 보급품이 떨어질 것이 분명하고, 굶주렸을 때 습격을 받는다면 대응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돌파를 시도한다면 역시나 밥이 될 뿐이지.
“흠.”
언뜻 보면 둘 다 소모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근데 그게 아냐. 움직일 수 없는 보병대에 비해 기병들은 자유롭게 기동할 수 있는 상황이다.
어디서든 알아서 보급을 할 수 있겠지.
마적들의 노림수가 바로 이것이다. 적들의 식량이 고갈되길 기다리는 것. 구태여 지금 무리를 할 필요도 없다. 아예 지친 적들을 포로로 잡을 생각인 모양이지.
말 그대로 일방적인 전투라고 할 수 있었다.
“수녀님! 보지 보여주시면 살려드릴게!”
“어서 나한테 와! 일주일 내내 강간해줄 테니까!”
“옷 좀 벗어줘, 수녀님들! 젖탱이 좀 보게!”
신이 난 마적들이 수녀들을 성희롱하면서 크게 웃었다. 과연. 목적은 그거였나? 수녀들을 데려가서 범할 생각인 것이다.
“크읏…!”
“저 저주받을 놈들이!”
“절대로 항복해선 안 돼요!”
수녀들이 전의를 불태운다. 다들 수녀라고는 하지만 무장을 한 상태였으니까. 사로잡히면 저들의 성노예가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하하하! 저래야 따먹는 맛이 있지!”
“빨리 맛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데!”
“머리 긴 년은 내 꺼다!”
물론 기병들은 비웃으면서 조롱을 이어 나갈 뿐이었다. 아주 그냥 수녀들을 범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우는 중이지.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건방지군.”
아주 건방져서 참을 수가 없어졌다.
“감히 내 먹잇감을 노려?”
감히 내 수녀들에게 성희롱을 해? 이건 용서할 수 없다. 저 수녀들의 몸도 마음도 전부 다 내 것이다. 더러운 마적 따위에게 넘겨줄 수는 없지.
내 소유물에게 성희롱을 한 대가는 크다.
말하자면 저들은 내게 NTR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듯했다. 이 세상 모든 미녀는 나의 것이란 말이다.
모조리 죽여주마.
“세리뉴.”
“응!”
픽시들 역시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이 작지만 큰 전쟁광들은 기꺼이 적들을 분쇄할 것이다.
“우리에게 맡겨줘!”
기병대를 이용해서 보병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있던 녀석들이다. 말에 타고 있기 때문에 결코 패배할 리가 없다는 절대적인 자신감.
보병은 기병 상대로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마적들은 지금 이 압도적인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 못하는 적을 유린하고, 수녀들을 전리품으로 챙겨 즐길 생각만을 하고 있지.
압도적인 우위에서 오는 전능감을 즐기면서 말이다.
“자기들이 하고 있던 짓을 그대로 당하게 만들어 주마.”
보병들을 상대로 즐거웠나?
말 위에서 느끼는 전능감은 제대로 즐겼나?
이제 끝이다.
“어디 공군을 상대로도 그럴 수 있는지 보자! 픽시들!”
“응!”
“전원 출격! 저 기병대를 분쇄하라!”
“야호!”
세리뉴가 기합성을 내지름과 동시에.
ㅡ부웅!
ㅡ부웅!
ㅡ부웅!
픽시들이 힘차게 날아올랐다.
이미 기병들을 상대하는 교육은 끝마친 상태다. 공중에서 몰려다니면서 몸체가 큰 말을 공격하는 것. 그거면 끝이다.
말은 민감한 동물이다. 엉덩이에 윈드커터 한 방만 맞아도 염병지랄을 떨면서 날뛰다가 기수를 떨어뜨리겠지.
“죽어버려!”
“나쁜 마적놈들!”
“정의의 화살을 받아라!”
신이 난 픽시들이 마적들을 향해 저공 편대 비행을 실시했다. 마적들은 갑자기 나타난 픽시들을 보고 잠시 혼란스러워했으나.
ㅡ파파파팟!
ㅡ쐐애애액!
말에 윈드커터가 박히자마자.
“히히히힣!”
“으아아아아악!”
“씨, 씨발!”
혼란은 공포로 승화되었다.
ㅡ히히히힣!
ㅡ아아아아아아악!
픽시들의 윈드커터가 말에 꽂히자마자 말은 개지랄 발광을 떨면서 몸을 흔들었고, 그 여파로 마치 투포환이 쏘아지는 것처럼 기수가 떨어졌다.
픽시들이 전장에 투입된 지 단 1분조차 지나지 않아서 절반의 기병이 땅에 처박히고 말았다.
ㅡ다그닥, 다그닥!
몇몇 눈치 빠른 마적들이 말머리를 돌려 도망쳤지만.
ㅡ부우웅!
애초에 픽시들의 비행 속도를 이길 수는 없었다. 고작해야 말 따위가 마족화된 픽시랑 경주를 할 수 있겠는가?
“으아아아아아악!”
산개해서 도망치던 마적들을 각각 추격한 픽시들이 전과를 올리고 본대로 합류했다.
단 3분.
“단 3분 만에 소규모 기병대를 전멸시켰다…!”
뒤에 있는 산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다 개활지였다. 시야가 가려지는 일 따위는 없으며, 도망을 쳐봤자 픽시보단 느리다. 그리고 말이라는 큰 표적지 위에 타고 있는 이상.
압승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놈들은 우리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그에반해 우리는 다 알고 있었지. 맵핵에 공중유닛 맛이 어떠냐?
“완벽해! 정말 완벽하다! 이게 바로 내 공군의 힘이로구나!”
“케륵…! 뫙님! 전율이 일 정도임다! 인간 기병들이 한번에 당했슴다!”
“저게 바로 공군의 위력이지! 하지만 부릴아! 픽시들로는 낙마한 기수들을 처치할 수가 없다!”
픽시들의 윈드커터는 강력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갑옷을 뚫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블린 보병대! 사냥진 대형으로 돌진!”
“케략! 1소대 선두! 후방 좌측 2소대, 우측 3소대 전투 배치케륵!”
ㅡ투두두두!
ㅡ투두두두!
산 곳곳에 숨어있던 고블린들이 부릴이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여 대열을 만들었고.
“전원 돌격하라!!! 케랴아아아악!!!”
돌격 명령에 일제히 하산하며 전장으로 향한다.
“다크엘프들도 내려가라! 부대를 둘로 나눠 한쪽은 사냥을 실시하고, 네크리 조는 수녀들에게 가서 상황을 알리고 안심을 시켜라!”
“네! 알겠습니다!”
디크엘프들 역시 검을 뽑고 방패를 치켜든 채 일제히 돌격을 감행했다. 큰 소리가 남에 따라 픽시들을 보고 있던 수녀들이 이쪽을 돌아보았다.
안심해라.
우리는 지원군이니까. 뭐 대가로 충성과 몸을 받겠지만, 마적놈들에게 강간당하는 것보단 이 마왕의 것이 되어 봉사하는 게 더 즐겁지 않겠는가.
“케랴아아악!”
“하아아압!”
인간들의 장비로 전신 무장을 한 고블린들은 언뜻 봐선 전혀 고블린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냥 키가 작은 사람처럼 보였을 뿐.
“으아아아악!”
“아아아악!”
마치 산사태처럼 신속하게 내려간 고블린들이 널브러진 마적 기수들의 몸체에 일방적으로 창을 찔러넣으며 도륙을 실시한다.
전멸.
전멸이다.
“흐하하하하하하하!”
역시 이런 녀석들은 내 상대가 되지 않는다! 당연히 수천의 군사들이 모이는 본격적인 회전에선 크게 힘을 쓸 수 없지만, 이런 전투라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지!
“임무 완료했어!”
“그래! 아주 잘했다, 세리뉴!”
“꺄하하하핫!”
“아주 그냥 기병들을 간단하게 박살을 내줬다! 아예 저항도 못 하게 만들었다고!”
“이게 바로 우리의 힘이야!”
세리뉴와 함께 웃고 떠들면서 고블린들이 전장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미 네크리는 수녀 일행과 접촉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고.
그럼 어디.
나도 내려가 볼까.
저들의 대표자는 귀족 영애다.
어떤 여자일지 궁금하군.
* * *
“감사합니다! 큘스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흑빛의 머리칼을 지닌 영애가 눈을 빛내면서 힘차게 인사했다.
“큘스님이 구해주시지 않았다면 일방적으로 패배했을 겁니다! 이렇게 구해주시다니!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성격이 좋은 편인가? 영애는 아주 귀여운 인상이었고, 활기찬 성격으로 보였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듯한 느낌이다.
몸매는… 상당히 좋군.
갑옷을 입고 있었지만 인큐버스인 나는 알 수 있었다. 영애는 풍만한 젖가슴을 지닌 날씬한 미녀였다.
“별거 아닙니다. 성녀님의 명령으로 주변을 순찰하고 있었거든요.”
“아아! 역시!”
“알고 계십니까?”
“네!”
영애는 이쪽의 소문을 알고 있었다. 성녀가 전향한 천사들과 함께 세력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을.
“그렇다면 영애님도.”
“아. 제 이름은 안나라고 합니다! 안나 하민스! 하민스 백작가의 4녀에요!”
안나 하민스.
하민스 백작가의 4녀.
그 정보를 머릿속에 집어넣었다.
“소문을 듣고 수녀들과 함께 남작령으로 향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데 이런 도움을 받게 될 줄은…! 거듭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까.”
나는 미소를 지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마침 잘됐군요. 지금 성녀님에겐 군대를 이끌 강단이 있는 지휘관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힘을 보태주시겠습니까?”
“물론이에요!”
활기차게 대답한 안나가 자신 역시 천사들을 타도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의중을 밝혔다. 이에 대한 자세한 사정은 들어가서 듣도록 하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더러운 마적들에게서 구해주셔서 정말로…!”
수녀들 역시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감사를 표했다.
“괜찮습니다. 성녀님이 내리신 명령이니까요. 수녀님들도 성녀님을 도와주시겠습니까?”
“네!”
정말 쉽군.
“아, 그런데 큘스님. 그 작은 천사들은 역시 소문의?”
픽시들 역시 천사 비슷한 존재로 소문이 난 상태지.
“네. 그렇습니다. 성녀님께서 부리시는 성스러운 종들이지요.”
“아아! 그렇군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