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86)
〈 286화 〉 영지전 x 6
* * *
승자의 권리 행사.
“케랴아아악!”
“케르으으으으윽!”
“규사삿!”
그것은 몹시 즐거운 일이었다. 사방팔방으로 뻗어져 나간 나의 부하들이 병사들의 시체들을 정리하고, 그들이 걸치고 있던 장비며 소지품들을 죄다 싹쓸이한다.
“오오, 역시 이게 참 짭잘하다니까.”
노획품 중에는 병사들의 지갑도 있었는데, 안에서 나오는 은화들이 제법 쏠쏠하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대대급 인원의 지갑을 털면 나름 괜찮은 수준의 돈이 나온다.
근데 뭐 메인은 이게 아니지.
“갑옷. 무기. 장비. 옷이며 도구들까지…!”
특히나 박살난 마차 안에 있던 보급품들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었다. 수백 명의 병사들이 먹을 식량이 적재되어 있었는데, 이거 보고 있으니까 왜 이렇게 행복하냐?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 남작령 2개 분량에 속하는 전쟁물자가 내 손에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다.
피켈 남작의 군수품과 헬슨 남작의 군수품.
둘 다 내 것이 된 셈이니까.
“흐흐흐.”
장비 숫자만 따지면 2개 대대를 창과 갑옷으로 무장시키고도 남을 수준이다. 신선한 아쎄이들만 있으면 바로 병사로 만들 수가 있을 정도다.
어떻게, 지금 내 부하들한테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니까. 조금 무리한다면 연대급 병력도 운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근데 중요한 건 병력수가 아니라 지휘관들의 숫자지. 아무리 병사가 많아 봐야 지휘가 안 되면 말짱 도루묵이다.
어찌 됐든.
전부 행복한 고민일 뿐이다. 지금부터 이곳에 있는 모든 물자들을 성으로 옮기고, 헬슨 남작의 시체를 이용해 협상을 해서 배상금을 뜰어 낼 미래만이 남아 있으니까.
그 정도라면 다가올 더 큰 전쟁을 준비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하아. 근데 남작급 전쟁은 이렇게 끝낸다고 쳐도. 백작급이라면 얼마나 더 강한 걸까?
그게 참 걱정이다.
“얘들아! 물건 털다가 맘에 든 거 있으면 따로 챙겨놔라! 줄 테니까!”
“케랴아아아악! 뫙님이 말씀하셨다! 좋은 장비 있으면 털어라!”
“케르으윽!”
내 부하들도 이제 장비 욕심을 내게 되었다. 원래는 천 갑옷에 철 투구만 쓰던 놈들이 이젠 철제 흉갑과 건틀렛. 각반까지 욕심을 내고 있는 중이다.
보고 있으면 참 귀엽단 말이지.
그렇게 뭐 부하들을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야! 마왕아!”
“어? 픽시야 왜.”
픽시 하나가 다급하게 날아왔다.
“무슨 일이야?”
얘는 잔당 소탕하러 간 픽시인데.
뭐 따로 발견한 게 있나?
“산에 몬스터들이 있어!”
“몬스터?”
“응! 고블린 굴!”
“어? 어어?”
잠깐.
고블린?
아니. 잠깐만 있어 봐.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 아니냐? 몬스터가 꼭 정글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당연히 이렇게 내륙으로 나왔어도… 산맥 같은 곳에 들어가 보면 야생 몬스터가 있기 마련이다.
“케르윽?! 뫙님? 방금 무슨 신선한 소리가 들린 것 같슴다?!”
“부릴아. 방금 내가 픽시한테 이상한 소리를 들었는데 말이야.”
“이상한 소리 말임까?!”
“픽시야. 말 좀 해줘.”
“고블린 굴이 있어! 이 산에 몬스터가 사나 봐!”
그 말을 들은 부릴이가.
ㅡ파앗!
순간 붉은 안광을 내뿜었다.
“케루루루룽!”
그리고 양팔을 벌려 포효한다!
“뫙님! 신병! 신병이 있는 모양임다! 케랴아아악!”
“부릴아.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조리 입대 시킴다!”
“바로 그거지! 부릴아! 그리고 픽시야! 지금부터 너희들을 모병관으로 임명하겠다! 부하들 적당히 모아서 싹 다 입대시키고 와라!”
“케르으으윽! 알씀다! 뫙님! 모두! 고블린 전원! 내게 주목하라!”
신이 난 부릴이가 광분하면서 지들 부하들 있는 곳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곧 고블린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신선한 신병들이 들어오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므로.
“이야.”
여기서 생각지도 못하게 부하들을 더 파밍 했네?
이게 비유하자면 카드 수집형 폰 게임 같은 거 할 때 필드 돌아다니다가 노말 등급 카드를 획득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이게 굉장히 유용하게 느껴졌다.
“숲을 털어라! 더 많은 신병들이 너희를 평안케 할 것이다!”
병력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개인이 부담할 경계 임무와 불침번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진다.
“이야!”
이거 어느 정도 안정되면 다시 정글로 가서 부하들을 끌어올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홉고블린들이랑 리자드맨들 잘 지낼까?
정예 강군이 된 뒤에는 정글 쪽으로 진격해서 다크엘프들과 라미아들을 싹 다 무릎 꿇려 내 휘하로 들이겠다는 계획이 내겐 있다.
어쩌면 그것을 더 빨리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이대로 부대 규모가 늘어난다면 말이다.
“마앙님. 기분 좋아보인다에여.”
“아주 좋아!”
“샤아샤아!”
샤란이가 다가와서 애교를 부렸고, 이어서 루미카도 다가와서 이뻐해달라고 요구를 해왔다.
“마왕. 이번에 나도 열심히 한 거 알지?”
“당연히 알지!”
샤란이랑 루미카 콤보는 아주 강력하다.
* * *
그렇게 승전을 하고 돌아왔다.
장비들 다 챙겨 오는 것만 해도 아주 빡쎈 일이었다. 아무튼. 돌아온 뒤에는 헬슨 남작령과의 협상에 관한 걸 성녀님과 상담을 한 뒤에 권한을 위임했다.
나보단 성녀님이 더 잘할 것이다.
그 뒤에는 약속의 튀김 파티.
“큐싸아아아앗! 이 튀김은 이제 전부 제것임니다!”
“끄르륵! 뀨일이 껀방지다!”
“닥치는대로 먹어치움니다, 큐싸아아앗!”
거의 광란 상태에 빠진 내 부하들이 미친 듯이 튀김을 흡입했다… 건강에 그렇게 좋을 것 같지는 않으니 파티는 가끔씩만 해주도록 하자. 사람이든 몬스터든 채소를 먹어야 필수적인 영양분이 보충된다.
“오늘은 마시고 놀아라! 술도 있다! 무적 큘스 마왕군 만세!”
“케랴아아악! 만세!”
그야말로 음주가무를 신명 나게 즐겼다.
그리고 다음 날.
승전을 했지만 점호는 해야 한다.
“나의 군대여! 어제는 잘 즐겼나!”
“잘 즐겼슴다, 뫙님! 감자튀김 진짜 개맛있었슴다! 그런 요리가 있다니! 놀랍기 짝이 없슴다!”
“흐흐흐, 그러냐?”
부릴이는 아주 신이 난 상태였다.
알고 보니까 감자 비슷한 작물은 있는데 감자튀김이라는 요리 자체가 없더라고. 그래서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라고 하니 아주 잘 통했다.
감자튀김 싫어하는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이제 채소 따윈 거들떠도 안볼검다!”
“감자도 채소야 임마.”
“케루룽?! 그렇슴까?!”
아무튼 저번에 전투에서 큰 고양감을 느꼈었는데, 아무래도 내 성장으로 귀결된 것 같았다. 나는 또 성장한 것이다.
그래서 이 성장을 어떻게 써먹어 볼까하면서 자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을 해봤는데,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그거지.”
연병장에 모인 내 병사들을 바라본다.
“따로따로 마력 주입해주는 것만 해도 큰일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걸 극복할 때가 됐어.”
이제 슬슬 광역 버프를 사용할 때가 왔다.
“서라! 지금부터 광역으로 마력을 주입해줄 테니!”
“케룩?”
이게 성공한다면 매일 아침마다 시간을 아주 크게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마력 주입이라는 것은 사실상 내 부하들이 받는 월급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지.
근데 그걸 따로따로 해주는 건 역시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이번 기회에 혁신을 해보자.
즉시 마력을 조작한다.
ㅡ고오오!
내면에서부터 끓어 넘치는 마력…!
이것을 그대로 방출한다!
ㅡ지이잉!
그것으로 병사들의 머리 위에 커다란 마법진이 생겨났다. 놀란 녀석들이 머리 위를 바라본다. 제법 정교하게 생긴 보라색 마법진이다.
“케륵…! 뫙님! 이 빛을 쐬고 있으니까 뭔가 편안함다!”
“그야 내 마력으로 만들어진 거니까!”
오.
이거 역시 마력 소모량이 좀 큰데?
하지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압!”
흑마법을 더욱 강렬하게 전개한다. 그러자 내가 만들어낸 마법진에서 사악한 마력의 보슬비가 떨어지면서 안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ㅡ부슬부슬.
“케륵?! 케루으으윽?! 뫙님! 마력이! 마력이 몸으로 들어오고 있슴다!”
“끄르르르륵!”
“규사아아아아아앗!”
동시에 내 부하들이 포효하기 시작한다! 그래! 이런 식으로도 내 마력을 주입해줄 수가 있는 것이다!
“흐하하하하! 잘 즐겨라!”
마력 소모량은 크지만 이거라면 아주 손쉽게 마력 주입을 해줄 수가 있다. 뭐, 내 여자들은 전부 직접적인 신체 접촉으로 마력을 주입해줄 생각이지만.
근데 참.
여자가 너무 많네. 매일매일 촉수로 단체 능욕을 시켜줘도 시간이 모자라다.
“케랴아아아아악!”
아무튼 좋은 거 익혔다. 앞으로는 매일 아침 점호시간에 이렇게 광역으로 마력 버프를 뿌려주도록 하자.
* * *
“승리 축하해, 큘스오빠!”
“흐흐흐, 그래. 카르티. 고맙다.”
“조금 더 기뻐해도 좋아! 이건 진짜 전쟁이었으니까! 정글과는 달리 진짜로 준비되고 훈련된 군주의 군대를 아무런 피해 없이 격파한 거야! 이건 정말 대단해!”
치트키를 그렇게 둘렀는데 질 수가 있겠냐?
난 사실상 사기를 친 것이다. 중세 전투에서 공군에 폭격기에 마법까지 부리다니. 이거는 뭐 무조건 이길 수밖에 없다. 뭐, 그래도 내가 잘났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않는다.
있는 걸 잘 활용하는 것도 능력이니까.
“그래서 어머니 여공작님께서 큘스오빠에게 포상을 내려주기로 하셨어!”
“뭐, 뭐?”
포상을 내려준다고?
“그게 무슨 소리… 포상을 내려준다는 건, 뭐 일종의 게이트를 만들어서 이쪽으로 뭘 보내준다는 건가?”
“정답!”
아니 세상에!
“그거 안 된다매!”
“이야기는 끝까지 들어, 큘스오빠. 우리들은 중간계로 통하는 제대로 된 게이트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야. 그래서 실제로 이블아이들도 내려보낼 수 있게 되었잖아?”
카르티 말하길 마족 그 자체를 내려보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만, 저런 이블아이 같은 것은 어떻게든 내려보낼 수 있게 조치를 취해 뒀다는 듯하다.
“그건 그렇지.”
“비슷한 거야! 하지만 역시 지원군은 무리!”
마족이 직접 오는 건 아니로군.
“어떻게든 어머니 여공작님의 하사품만을 내려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지금부터 그걸 받을 준비를 해줬으면 해!”
하사품이라고?
“어. 그런 거라면 당연히 해야지. 근데 하사품?”
“큰 도움이 될 거야! 이것도 살짝 무리해서 보내주는 거지만, 큘스 오빠라면 잘 활용할 거라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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