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91)
〈 291화 〉 재정비 x 1
* * *
“자, 지금부터 검 수여식을 시작하겠다! 부릴이 앞으로!”
“케륵!”
힘찬 기합성을 내지른 부릴이가 사열대 위로 올라왔다.
“부릴이는 그동안 고블린 보병대를 이끌면서 수없이 많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것은 부릴이의 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너희들 모두의 공이기도 하다! 전부 너희들이 부릴이의 지시를 잘 따라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 부하들을 앞에 두고 연설을 하면서 칭찬을 해줬다.
고블린들은 아주 그냥 복에 겨워 죽으려고 했다.
“그러니 이 검을! 마계의 여공작님께서 보내주신 이 저주의 검을 고블린 보병대에게 하사하도록 하겠다! 부릴아! 네가 이걸 대표로 받는 것이다! 앞으로 고블린들을 더욱더 잘 이끌도록 해라! 이 검이 바로 고블린들의 상징이 될 것이니!”
“케륵…! 알씀다! 뫙님!”
“받아라!”
ㅡ스윽.
부릴이가 한쪽 무릎을 꿇었고, 고개를 푹 숙이면서 양손을 들어 렸다. 나는 마치 받침대에 칼을 얹는 것처럼 부릴이에게 칼을 건네줬다.
“모두 박수!”
ㅡ짝짝짝!
ㅡ짝짝짝!
ㅡ짝짝짝!
“케랴아아아악!”
“케르으으윽!”
고블린들이 박수를 치면서 함성을 내질렀다. 곧 부릴이가 일어났고, 잡아든 저주의 검을 살펴보면서 작게 탄성했다.
“케룽… 뫙님. 심상치 않은 검임다. 이 검이라면…!”
“그래. 아주 질이 좋은 검이지.”
바네사가 말하길 이 검은 명검이라고 했다. 비단 저주 때문만이 아니라 검 자체가 잘 만들어져 있다고 했지. 부릴이도 그것을 느꼈는지 눈을 빛내고 있는 중이다.
좋은 무기를 싫어하는 전사는 없다.
“뫙님! 그런데 이 검에는 악령이 잠들어 있다고 들었씀다!”
“케륵! 저도 들었씁니다!”
“케레레렉! 저도임다!”
부릴이의 말에 다들 기대했다는 듯이 소리쳤다.
“흐흐흐, 맞는 말이다. 부릴아. 그 검에는 사악한 악령이 잠들어 있지. 말해 뭐하겠냐. 부릴아! 그동안 이 형이 봐서 아는데, 부릴이 네게는 제법 많은 양의 마력이 쌓여 있어!”
그리 운을 띄우자.
“케룽. 뫙님. 사실 저도 알고 있었슴다.”
“뭐를?”
“이 부릴이가 마력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슴다! 케륵!”
“뭐라!”
그래! 내가 알 정도면 당연히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부릴이는 그동안 내 마력을 많이 먹어왔다. 부릴이는 이미 훌륭한 마족이다. 당연히 마력을 다룰 수 있다!
“그럼 어서 검에 마력을 주입해봐라! 저쪽을 향해서!”
“케룽!”
ㅡ처억!
그렇게 부릴이가 허공에 검을 겨누면서.
ㅡ고오오!
마력을 주입하자!
“끼아아아아아아악!”
검에서 저주의 영체가 튀어나와 팔을 크게 휘둘렀다!
“케랴아아아아악!”
“케루우우웅?!”
“케, 케륵! 케르으으윽!”
그것을 본 고블린들이 뒤집어졌다. 다들 머리를 부여 잡으면서 방방 뛰거나 아예 주저앉아서 비명을 지르며 놀라워한다.
“저것이 바로 악령…! 케륵!”
“악령이 우리를 수호한다! 케르륵!”
“마왕님 만세, 부릴님 만세! 케랴아아악!”
내가 봐도 놀라운데 지들이 안 놀라겠냐?
“케, 케륵…!”
부릴이 역시 어안이 벙벙해진 얼굴로 검을 보았다. 나는 그런 부릴이에게 검의 효과에 대해서 알려줬다.
“그, 그럼 방진 전투 중에 아주 도움이 될 검다! 케륵!”
“바로 그거다. 그걸로 위기에 처한 부하를 구해라, 부릴아.”
“케륵…!”
부릴이의 눈물.
아무튼 이걸로 부릴이한테 검을 수여해주는 일은 끝이 났다. 반응도 엄청 좋군. 아마 한동안 저 저주의 검은 귀물로 숭상될 것이다.
“그럼 다음! 쥬리아님!”
“후후후, 이제 제 차례로군요?”
“쥬리아님. 돌격 후 검으로 적 보병대를 휩쓰는 일이 많지 않습니까? 이 검이 아주 유용할 것입니다.”
“아아…! 벌써부터 사용할 날이 기대돼요! 마왕님!”
쥬리아도 엄청 좋아했고.
“그럼 네크리도 받으시죠.”
“이런 좋은 검을 내려주시다니…!”
네크리도 아주 좋아했다.
쥬리아랑 네크리 역시 전장에서 직접 싸우는 전사들이다. 당연히 좋은 무기를 좋아한다. 다크엘프들은 뭐 특전사 개념으로 잘 싸우고 있고, 라미아들은 돌격 후 검을 뽑아 든 채로 싸우니까.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바네사님.”
“내게… 주는 건가.”
“물론이죠. 그래도 명색이 첫 번째 기사 아닙니까.”
“…”
바네사는 아주 감동한 얼굴로 검을 받아 들었다. 뭐, 그렇게 티를 내는 얼굴은 아니지만, 좋은 선물을 받은 여자답게 정말 감동한 얼굴이다.
“고맙다. 앞으로도 너를 위해 이 검을 휘두르도록 하겠다.”
“물론입니다. 바네사님.”
ㅡ스윽.
그런 바네사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준다.
“웃…”
좋아하기는.
“저라고 생각하시고 잘 다뤄주십시오.”
“아니, 안에 악령이 있지 않나? 악령을 너라고 생각하라니. 불가능하다.”
“그럴 수가.”
뭐 이걸로 수여식은 끝이 났다.
“마지막 검은 내가 챙겨야지.”
나도 명색이 마왕이다. 위엄을 위해서 당분간은 하나 들고 다니도록 하자. 나중에 공을 세운 녀석에서 줄 수 있도록,
“아니. 어째서 내 건 없는 거죠?”
그러자 레아가 와서 불만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솔직히 레아님은 딱히 활약이 없었잖습니까?”
“제 임무는 성녀님을 호위하는 것뿐이니까요. 그 일은 아주 잘하고 있지 않나요?”
“그렇긴 한데, 눈에 띄는 활약이.”
“하.”
아주 불만스러워 보이는군.
“흐흐흐, 그래도 예? 마족이 된 만큼 이런 저주의 검에도 흥미가 생기셨나 봅니다? 레아님.”
“뭐, 그런 게 있다면 성녀님을 더 잘 지킬 수 있을 테니까요.”
“와! 본연의 임무에 아주 충실하시군요! 알겠습니다! 하는 거 봐서 드릴게요!”
“기대하죠.”
쿨하게 말한 레아가 도도하게 몸을 돌렸다.
ㅡ또각또각.
아무리 봐도 도도한 아가씨 스타일이란 말이지. 여기사 제식 복장을 입고 지내게 되면 어떻게 나올지 보자.
대충 끝났나?
안나 하민스는 현재 이 자리에 없다. 몬스터 군단에 익숙하지 않고, 그녀의 부하는 전원 인간이니까. 거리를 살짝 둘 필요가 있다. 그녀는 현재 영지의 치안대를 이끌고 있는 중이다.
그럼 들어가 볼까.
ㅡ부웅!
ㅡ파파팟!
바로 그때.
“야! 왜 우린 안 줘!”
“어째서 타락천사들에겐 아무것도 없는 것이지!”
“끄르르륵! 모왕님! 쩌도 갖고 싶습니다!”
세리뉴부터 시작해서 리리엘이랑 임숭이까지?
“아니, 너희들은 검 쓸 일이 없잖아.”
“그래도! 악령 멋있었고! 나도 갖고 싶어! 나도 악령 부리고 싶단 말이야!”
팔짱을 낀 세리뉴 불만스럽다는 듯이 투덜댔다.
이거 떼쓰는 모습 왜 이렇게 귀엽냐?
“타락천사들도 검을 다룰 줄 안다! 우리가 활약한 만큼 정당한 요구라고 생각되는데!”
“끄르르륵! 모왕니이이임! 쩌도 투고! 투고!”
이 녀석들이 진짜.
“물론 너희 것도 있지.”
“뭐? 야호!”
“아니, 근데 대단한 건 아닌데.”
여공작께선 무기 말고 예쁜 보석 장신구들도 내려주셨다. 마력 관련해서 아주 소폭 도움이 되는 장신구들인데, 효과가 딱히 크진 않다.
“자, 받아라. 예쁜 반지랑 귀걸”
“어, 어어어어어어엇?!”
“세리뉴?”
“이거뭐야? 뭐야뭐야뭐야?! 엄청 반짝거려! 넘넘 예뻐! 나 이거 가질래!”
아니 이거.
상상 이상으로 좋아하는데?
“어. 애초에 너 주려고 한 거다. 가져라.”
“야호!!!”
이거 앞으로 여공작님께 잘 좀 아부해서 장신구를 더 얻어야겠는데.
“리리엘? 임숭아?”
“와… 이, 이것은 아름답군.”
“끄륵…”
둘 다 반짝이는 귀걸이와 반지가 마음에 들었는지, 완전 넋이 나간 얼굴로 손에 든 장신구를 쳐다보는 중이었다.
ㅡ스윽.
바로 임숭이가 자기 손가락에 반지를 끼웠다. 은색 테에 빨간색 보석이 박힌 불길한 반지를.
“모왕님? 쩌 예쁩니까?”
“존나 예쁘다, 임숭아!”
“끄르르르륵!”
임숭이가 좀 징그럽긴 해도 이쁜 건 인정이지.
* * *
샤란이도 루미카도 반지를 받고 아주 좋아했다. 다들 여자라서 진짜 고급스러운 걸 주니까 좋아하긴 하더라.
“이거… 나한테 주는 거냐?”
그리고 레이카도 마찬가지였다.
“예. 특별히 이쁜걸로 골랐습니다. 제가 끼워드릴게요.”
“아, 잠깐.”
ㅡ스윽.
바로 레이카의 손을 잡고 반지를 끼워줬다.
“아니, 진짜. 나참…”
레이카는 뭐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내가 반지를 끼워주는 내내 가만히 있었다.
“마음에 드셨습니까?”
“뭐 이런 걸… 아니. 근데 너.”
“예?”
“이거 다 주는 거지?”
“그럼요.”
“하, 씨발 진짜.”
“아이고. 레이카님. 혼자서만 받고 싶었습니까?”
“닥쳐, 이 마왕새끼야.”
삐졌나?
몸을 돌린 레이카가 쿵쿵 걸어갔다.
“그래도 뭐.”
그러더니 몸을 돌리면서 말한다.
“좋네 이거. 평생 간직할게.”
“흐흐흐, 예.”
저 귀염둥이 같으니라고.
물론 아이린이랑 라이자한테도 줄 거다.
“아앗! 이 성녀는 안 주는 게냐?! 슬프구나! 이 어미가 그대를 위해 얼마나 노력을… 앗.”
“목걸이입니다. 성녀님.”
“으읏…”
난리를 피우던 성녀님도 목걸이 하나 선에서 컷.
즐거운 선물 수여식이었다.
* * *
배상금에 대한 협상은 착착 진행됐고, 결국 헬슨 남작의 아들이 정식으로 영주 자리에 오름과 동시에 모든 배상금을 보내왔다.
그리고 우리는 시체를 보내줬다. 그것으로 이번 일은 끝. 일종의 거래를 한 이상 맺고 끊음은 분명해야 한다. 그것도 계약대로 진행이 된 것이라면.
“캬.”
배상금의 액수가 참 어마어마하다. 그래도 대대급 병력을 이끄는 영주인만큼 쌓아둔 돈이 좀 있긴 했나 보지.
“후후후, 이 정도면 참 만족스럽구나. 이 돈이라면 병사들을 무장시키는 것은 물론, 물자 역시 충분히 비축할 수 있을 것이니라.”
“이게 참. 정말 행복합니다.”
어차피 세금도 내가 걷고 있는 중이라 요즘 큰돈에 대한 두려움이 좀 사라지긴 했는데, 세금은 이거저거 쓸 곳이 명확한 반면에 지금 받은 배상금은 말 그대로 꽁돈이나 다름없었다.
맘대로 쓸 수 있지.
이게 바로 극한의 행복이라는 거냐?
물론 배상금을 돈으로만 받을 수는 없다. 오히려 돈보다는 현물의 비중이 더 컸다. 현물은 정말 중요하지. 철이든 식량이든. 가죽이든. 현물은 힘이 된다.
철도, 식량도. 그리고 기타 자재들도 참 많이 들어왔다.
“루비님. 늘 하던 대로 물자들을 정리해서 창고에 잘 적재해 주십시오.”
“크읏… 이, 일이 정말 많아졌어요.”
“일이 많다는 건 좋은 겁니다. 우리 행보관.”
어차피 대부분의 현물들은 각 기술자 길드로 보낼 것이다. 내가 뭐 제식 군수품을 대량으로 주문하긴 했지만, 이곳은 현대 사회가 아니다. 주문이 들어갔다고 해서 뚝딱 만들 수는 없지.
대량으로 주문한 만큼 재료를 공수해 와야 한다.
아무튼.
이것만 있으면 제식 장비도 다 만들 수가 있게 된다.
그것만 다 하면 뭐, 우리 마왕성도 나름대로 구색을 갖추게 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