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97)
〈 297화 〉 정치란 게 뭐냐 x 5
* * *
“백작령에 오기만 한다면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소. 지금 우리는 천사들과 아주 비등비등한 상태요. 그런 상황에서 전향한 천사들이 이쪽에 붙는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오.”
그렇게 켈스론이 신나게 리리엘을 회유하면서 자기들에게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을 쏟아내고 있을 때쯤.
나는 부하들을 불러 모으고 쳐들어갈 준비를 완료했다.
“우리의 전쟁영웅이 되어주시오. 리리엘 공.”
켈스론의 성욕이 몰아친다. 다른 건 몰라도 저 회유는 진짜일 것 같은데, 대체 어떤 수법을 쓸 생각일까? 켈스론은 리리엘이 자기한테 넘어온다면 바로 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지금 그는 그런 그대를 하고 있었다.
뭐가 됐든 감히 내 소유의 여자에게 눈독을 들인다니 용서할 수 없다. 무례한 것도 모자라 예의도 없었지. 거기에 우릴 우습게 봤다.
백작에게 경고를 할 필요가 있어.
ㅡ콰앙!
바로 녀석이 있는 방의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갔다.
“으음? 아, 아닛! 대체 무슨 짓이냐! 이게!”
“시끄럽다, 켈스론! 네놈! 감히 우리의 천사들에게 배신을 종용해!”
“배신이라니! 사자로 올 수 있느냐고 협상한 것뿐이다!”
“닥쳐라! 얘들아! 놈을 잡아라!”
“케륵!”
“허억?! 고, 고블린!”
바로 내 고블린 병사들이 몽둥이를 잡아 든 채 돌진한다. 이미 중무장한 상태인데다가 켈스론에겐 무기가 없다.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터.
“리, 리리엘 공! 도와주시오!”
“흠… 그런가.”
“리리엘 공?”
“도와주면 되는 건가.”
“그렇소!”
“그런 거군.”
리리엘은 내가 명령한 대로 그냥 켈스론의 말에 공감을 해주면서 말을 들어주는 척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대답은 하고 있지만 움직이지 않는 중. 그래서 무슨 웃긴 농담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허억!”
켈스론의 얼굴이 시퍼래졌다. 놈의 피탄 면적은 매우 넓다. 가장 먼저 달려간 부릴이가 있는 힘껏 몽둥이를 휘두르자.
ㅡ퍼억!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켈스론이 바닥을 굴렀다.
“흐아아아악!”
근데 퍼억?
지방질이라서 충격을 흡수하는 건가?
“얘들아! 다구리! 다구리다!”
“케랴아아아악!”
“이, 이 사악한 놈이 몬스터를 부리다니이이잇!”
“닥쳐라!”
“케륵! 전원 두드러 팬다!”
그렇게 달려든 고블린들이 미친 듯이 매타작을 하면서 몽둥이를 내리쳤다.
ㅡ퍼억!
ㅡ퍼억!
ㅡ퍼억!
어찌나 소리가 경쾌한지 개울가에서 빨래를 하는 아낙들이 떠오를 지경이었다. 실제로 타격감이 너무 좋아서 그런 소리가 나오고 있었고.
“오어어어어어어엌!”
켈스론은 비명을 질러대면서 몸을 웅크렸다. 녀석의 성욕은 이미 탁 가라앉아 있었다. 개처맞는 와중에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
“그, 그만! 그마아아안! 나는 백작님의 사자다! 감히 내게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나! 커학…! 날 죽이면 백작님의 군대가 이 변방을 덮칠 것이다!”
“흐하하하하! 이놈 켈스론아! 정말 그러겠느냐!”
유쾌해진 나는 크게 소리쳤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남작령을 점거하려고 군사를 뺀다고? 백작이 제정신이라면 그러겠냐! 병력을 빼는 순간 천사들이 쳐들어올 텐데!”
“헛소리! 여길 공격할 여력쯤은!”
여력은 없을 것이다.
ㅡ퍼억!
“커학! 끄아아악!”
고블린들은 켈스론이 넝마가 될 때까지 몽둥이로 존나게 뚜드러 팼다.
“아아아아악!”
그래도 역시 지방질에 체급이 좀 있어서 그런가? 어중간하게 맷집이 좋았던 켈스론은 장장 30분 동안 몽둥이로 처맞으면서 비명을 질러댔다.
“케륵…! 지쳤슴다!”
“지금부터 시작이야 임마. 부릴아. 이 머저리를 지하 심문실로 옮겨라.”
“제발 살려주십쇼! 뫙님!”
“알았어, 알았어. 가서 규일이 불러와. 간만에 코볼트들 힘 좀 쓰라고 하자.”
“케륵! 알씀다!”
바로 부릴이가 규일이를 데려왔다.
“규사아앗! 맡겨 주심니다! 너희들! 당장 이 큰 돼지 든다! 규삿!”
물론 규일이는 싱글벙글이다.
“규사사삿!”
“규삿…!”
중대장이라서 그냥 밑에 부하들한테 시키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우리들은 켈스론을 지하 심문실로 옮겼다.
심문실에서 백작의 의도와 중앙 귀족들의 계획에 대한 것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녀석들은 우릴 협박해서 알짜배기를 쉽게 빼먹을 생각이었겠지만, 우릴 너무 얕봤다. 귀족의 세계에서 잘못된 판단을 해 손해를 보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지.
역으로 백작에게 손해를 끼치도록 하자.
* * *
“제발! 제발!”
그토록 거만한 녀석이었지만 개처맞고 나니 정신을 차렸는지 목숨을 구걸한다.
“내가 너무 무례했소! 몸값을 낼 테니 제발 살려주시오!”
“몸값?”
“그렇소! 내겐 많은 금화가 있소!”
당연한 말이지만 이 녀석을 그냥 살려서 보낼 수는 없다. 여러모로 좋지 않을 테니까. 아니. 그냥 감옥에 가둬 두는 것도 좋겠지. 어쩌면 백작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을 터다.
뒤지게 패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백작과의 협상 카드로 사용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제거해도 될 것이다.
“몸값은 다른 것으로 받겠다. 너. 말해라. 백작의 목적은 무엇이지?”
ㅡ스릉.
저주의 검을 뽑아 칼끝을 놈의 지방질 턱에 대면서 말했다.
“허억…!”
“백작이 널 보낸 목적을 상세히 말해라.”
“그, 그게!”
우물거리는 자작.
“머리 굴리지 마라!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아픈 꼴을 보게 될 것이다!”
“크학…! 혀, 협상이오!”
“협상?”
고작 그딴 말로 될 줄 아나?
“처, 처음엔 당연히 강경하게 나가서 기를 죽이고 다시 유리하게 협상을 할 생각이었소!”
“어디까지 할 생각이었지? 네가 달성해야 할 목표를 말해라.”
“그건…!”
주먹을 쥐고.
ㅡ쿠웅!
놈의 복부를 강타한다.
“크학!”
“말해!”
“서, 성녀의 혼인! 그리고 천사들을 사자로 보내는 것! 다른 건 몰라도 이 두 가지는 반드시 달성하려고 했소!”
“성녀와 천사를 취하겠다는 건가.”
“그렇소! 백작이 명령한 것이 바로 그것이오! 정 안되면 성녀를 직접 불러내서… 강제로 혼인을 시킬 생각이었소!”
막 나가는군.
“정말 무리한 요구를 하는군. 아, 그런데 이건 뭐지?”
아까 기절해 있던 자작의 몸을 수색하니 놈의 가슴 사이에서 투명한 유리병이 나왔다. 숨겨둔 걸 보니 아주 소중한 물건 같다.
그것을 들이밀자 자작의 눈이 커졌다.
“도, 독약이오. 방해가 되는 인물을 제거할 때 사용하려고 했소.”
“독약?”
진짜인가?
“그럼 이것 좀 먹어봐라. 자작”
“뭐랏?!”
“해독제가 있는 곳을 말해.”
ㅡ뽁.
뚜껑을 따고 놈의 입을 벌리자.
“잠깐! 그, 그것은 평범한 독약이 아니오!”
“뭔데?”
“여성용 미약이오!”
“뭐라고?”
“여성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감각을 선명하게 만드는… 그런 미약이오.”
“이걸 왜 가지고 다녀?”
“내 취미인지라…”
지랄.
“천사에게 사용하려고 했나?”
“저, 절대 아니오!”
“구라치지 마, 이 새끼야!”
다른 놈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나는 못 속인다! 그래! 자작은 이걸 이용해서 꾀어낸 천사를 범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ㅡ꽈악!
바로 검을 거꾸로 잡고.
ㅡ쿠웅!
폼멜 부분으로 놈의 복부를 강타했다!
“으아아아아아악! 살려! 살려주시오! 제발! 으악, 으아아아악!”
맨살을 이런 것으로 처맞으면 당연히 존나 아프다. 놈의 복부에 피멍이 들기 시작했다.
“자작. 이렇게 될 걸 예상하지 못했나? 그렇게 날뛰다가 도리어 제거당할 상황을 정말 예상하지 못한 거냐?”
“그, 그게…!”
“대답!”
“그럴 확률은 매우 낮다고 생각했소!”
낮다고?
“상식적으로 재협상을 하면 되는 걸 이렇게 바로 틀어버릴 줄은…! 지금 가장 강력한 세력을 지니고 있는 백작에게 완전히 반기를 들다니!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오! 목숨이 아깝지 않은 거요! 진심으로 이 변방 땅에서 백작의 군대를 당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오!”
놈이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
“당신은 백작에게 여력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변방을 칠 여력쯤은 있소! 여기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영주들을 시켜서 침략하면 그만인 것이오! 본대를 움직이는 건 무리지만, 그럴 수는 있지!”
이게 구라인지 아닌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아무튼 그런 방법도 있다 이 말이지?
“흐음… 그런가?”
그 말인즉슨.
결국 본대가 아니라 지방 영주들을 시켜서 공격을 하겠다는 소리일 뿐이다. 그렇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백작은 못이겨도 지방 영주는 이길 수 있다.
“내가 죽으면 그 일이 일어날 것이오! 힘들긴 하겠지만 신흥세력일 뿐인 성녀는 결코 당해낼 수 없소! 백작 입장에서는 제법 귀찮긴 하겠지만, 결국 목적을 이룰 것이오!”
“닥쳐라!”
“허억!”
좋다.
이걸로 대충 견적이 잡혔다.
내가 상대해야 할 것은 백작의 본대가 아니라 녀석의 부하들이다. 아마 지방 영주들. 남작이니 하는 녀석들이 이쪽으로 쳐들어오겠지.
승산은 있다.
“백작이 아니라면 할만해.”
“뭐, 뭐요?! 설마 진짜로 싸울 생각이오?! 포기하시오! 그랬다간 인류가 천사들에게 밀릴 수도 있소!”
“그 말은 백작에게 했어야지. 자작. 그러고 보니 몸무게가 좀 많이 나가는 것 같은데.”
“무슨?”
“내가 다이어트를 좀 시켜주지. 여봐라! 자작을 가둬라! 먹이는 물과 소량의 채소, 그리고 콩만 주도록 한다!”
“케륵!”
“뭐어어엇?!”
사람이 소량의 물과 채소. 그리고 콩만 먹는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칼로리로 따지면 대략 200칼로리도 되지 않을 것이다.
자작의 지방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기대되는군.
“다음에 또 심문을 하러 내려오겠다. 그때까지 다이어트를 잘해보도록.”
“안돼애애애애애!”
자작이 절규했다.
내일쯤 중앙의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도록 하자.
* * *
“아하하하하하핫!”
리리엘이 크게 웃었다.
“들었나! 나의 가치를!”
아주 그냥 좋아 죽으려고 한다.
“적들조차 이 나의 가치를 알고 있다! 암, 그렇고말고! 이 리리엘은 아주 가치가 있는 몸이지! 아주 유능한 타락천사다!”
“그렇습니까? 설마 백작에게 갈 생각이에요?”
“그럴 리가! 나는 결코 녀석들의 회유에 넘어가지 않는다! 그 혐오스러운 수컷과 대화하는 것조차도 고역이었으니까.”
팔짱을 낀 리리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신 따위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가치 있는 존재인 만큼, 더 큰 대우를 요구하도록 하겠다!”
이거 켈스론의 말이 헛바람을 불어넣은 모양이다.
근데 귀여우니까 봐줌.
“마왕! 나는 앞으로도 네게 충성을 바칠 것이다! 그러니 그만한 대우를 해달라!”
“좋습니다. 어떤 대우를 원하십니까?”
“귀를.”
바로 리리엘이 내 귓가에 속삭였다.
“특수화폐의 발행을… 요구한다!”
특수화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