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299)
〈 299화 〉 다구리 그마아안 x 2
* * *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바로 안나를 불러서 이야기를 했다.
“오오, 그렇다는 건 이제 제 부대 규모가 늘어난다는 소리로군요!”
안나가 활기차게 대답했다.
그동안 치안대로 돌려둔 상태라서 딱히 활약할 거리가 없었지만, 이제 진짜로 군대 지휘관이 되는 것이다. 원래도 야심이 좀 있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크게 반기는 모양.
“예. 그렇습니다. 이제 병사들을 모을 건데, 그 병사들의 지휘를 안나님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잘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제게 맡겨주세요! 군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흐흐흐, 의욕이 넘치는 모습이 참 좋군요? 안나님.”
“하하하, 활약할 기회를 얻게 되었으니까요!”
ㅡ슥슥.
칭찬을 할 겸 엉덩이를 쓰다듬어주니, 안나가 부끄러워했다.
“으, 으음…!”
“안나님?”
“여, 역시 이것은 조금 부끄럽습니다.”
안나도 내 것이 된 만큼, 정기적으로 불러서 만져주고 박아주고 있는 중이다. 근데 부끄럼이 좀 많은 상태다. 익숙하지 않다고 해야 하나.
“그럼 그냥 부끄러운 채로 있으십시오. 그 모습을 즐길 테니까.”
“그, 그것보단 우선 군대에 관한 토의부터 해야 합니다!”
“아, 그러지요.”
적당한 곳에 자리를 만들어서 앉았다.
그럼 토의를 시작해보자.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 병사. 그것도 남성으로 이루어진 병사들은 내가 지배할 수가 없다. 여자는 쾌락. 그리고 몬스터는 마력으로 지배하는 것이 내 능력이다.
여자들은 내게 안긴 채 쾌락을 즐기고, 마력을 받아 성장하는 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느낀다. 이것은 다른 모든 것을 초월한 일이기에 그녀들은 내게 충성을 바친다.
마찬가지로 몬스터 군단 역시 내 마력을 받고 성장한다. 녀석들에게 있어서 이 성장은 무엇보다도 절대적인 것이다. 그리하여 내게 충성을 바친다.
하지만 인간 남성들로 이루어진 병사들은 아니야.
놈들을 부리려면 돈을 줘야 한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 군대가 아닌 이상 상비군을 굴린다는 것은 돈이 아주 많이 들어가는 일이다. 한국이야 돈을 안 주고 굴려도 별탈 없지만 다른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마왕님. 방금 징집병을 모으겠다 하셨는데, 그건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렵습니까? 돈만 제대로 준다면 문제없을 텐데요.”
일단 징집을 한 다음에 돈을 제대로 주고 굴릴 생각이었는데 안나의 생각은 좀 다른가 보다.
“지금 징집령을 내리면 남작령의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이 갈 것입니다. 그만큼 노동인구가 빠지기 때문이지요.”
“아, 잠깐. 그 기본적인 걸 생각 안 했네.”
내가 이런 실수를.
다른 거 생각한다고 이걸 생각 못했다.
“알겠습니다. 일단 모병공고를 내리도록 하지요.”
“네! 그러는 게 좋겠군요! 아, 그리고 일단 정식으로 제게 지휘관이라는 사실을 발표해 주시고, 봉급에 관한 문제도 상세하게…”
“물론입니다.”
그런 식으로 안나와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안나는 의욕이 넘쳤다. 군사 지휘관에 대한 비전과 계획이 있는 것처럼 척척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믿음직하군.
* * *
“드디어 인간 군대를 조직하는 게냐?”
“예. 그렇습니다.”
대답하니 성녀님이 씨익 웃었다.
“그에 대해서 이 어미가 생각해 둔 것이 있느니라.”
“오오? 대체 뭡니까? 우리 능력 좋은 어머니?”
“후후후, 바로… 이것이니라!”
ㅡ촤륵!
성녀님이 문서를 내밀었다.
“이건?”
“보거라!”
받아들고 읽었다. 말 그대로 모병에 대한 문서였다. 그런데 아주 특이한 단어가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성전군 모집]“성전군?”
“그렇느니라!”
“깜짝아!”
매섭게 일어난 성녀님이 가슴에 손을 얹은 채 설명을 시작했다!
“이 성녀를 위해 싸울 성전군! 그것을 모집할 것이니라! 군대의 이름을 성전군으로 설정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겠느냐!”
이름을 성전군으로 하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미 남작령에는 천사들에 대한 분노와 이 성녀에 대한 숭배가 팽배한 상황이니라! 그런 상황에서 이 성녀를 위해 천사들과 싸울 ‘성전군’을 모집하겠다고 한다면…!”
팟.
머리속에서 천둥이 쳤다.
“지원률이 높은 건 물론이고 사기도 넘치겠군요!”
“바로 그것이니라!”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수가!”
감탄이 나온다!
그동안 성녀님이 이 영지를 접수한 뒤로 열심히 연설을 한 보람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원할 것이다! 그리고 지원병은 사기가 높기 마련!
“그리고 마왕이 성전군을 부린다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었다!
성전군은 의미 그대로 성전을 수행하는 군대라는 뜻이다. 사악한 천사들에게 맞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한 군대.
그런 군대를 이 마왕이 부린다?
마치 악마가 설계한 것 같은 악질적인 농담 같은 말이다.
하지만 이제 현실이 될 터.
“진행시켜!”
나는 이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즉시 진행시켰다. 부대의 이름은 성전군이며, 성녀의 이름으로 모병할 것이고, 성녀에게서 직접 지휘권을 수여 받은 안나 영애가 지휘할 것이다.
* * *
중대 발표가 있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들었다. 광장에는 커다란 게시판이 있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 게시판에 붙은 포고문을 확인하기 위해 아우성을 치는 중이다.
“성전군?”
포고문의 내용은 간단했다.
천사 및 천사에게 영혼을 바친 사악한 무리들과 싸우기 위해 성녀의 이름으로 성전군이 조직될 것이다. 용기가 있는 자들은 지원하여 성전을 수행하라.
“세상에…!”
그 문장을 이해한 남성들의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성녀님을 위해 싸울 수 있다고?!”
“오오…!”
“게다가 천사들과 싸울 수 있다니!”
이미 모든 남성들이 성녀의 포로가 된 상태였다. 성녀를 위해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심지어 그 사악한 천사들을 몰아내기 위한 성전? 이걸 참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입대 의지를 불태우며 함성을 내지르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이미 종교보다는 성녀 개인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당연했다.
그래도 냉정하게 분석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봉급은… 솔직히 조금 적군.”
“이보게. 하지만 조건이 좋아. 식사 제공에 군사훈련까지 받을 수 있다네. 그걸 감안하면 괜찮은 봉급 아니겠나?”
“일단 군사훈련이라는 경험이 남으니까… 그리고 성녀님을 위해 봉사할 수 있지. 성전군에 참가한다면 사후 안식을 얻을 수 있을 걸세.”
“사소한 죄는 씻어질 것이 분명해.”
“그래도 봉급이 좀 낮단 말이지. 하급 노동자 수준이 아닌가.”
“밥만 제대로 준다면야. 다른 건 몰라도 식사가 제공되지 않나? 일단 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어떤 밥을 먹는지 보고 결정하겠네.”
그러한 토의들이 오가고 있던 그때.
“성녀님께서 입장하십니다!”
연설 시간이 찾아왔다.
ㅡ처억.
단상 위에 선 성녀가 그 아름다운 금발을 휘날리며 소리쳤다.
“이 성녀와 함께 인류를 위해 투쟁할 자, 일어나거라!”
그 말에.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오오오오오오!”
“이야아아아아아아아아!”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 성녀는 그대들의 성전군 입대를 환영하고 있느니라! 함께 싸우자꾸나, 사랑스러운 이들이여!”
남자들은 생각했다.
입대하자고.
결코 경솔한 판단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여러 조건을 따져 본 결과, 성녀님께서 하신 말씀이 틀릴 리가 없기 때문이다.
* * *
ㅡ스윽.
심기가 불편해진 사이딘 백작이 자신의 흰 수염을 쓰다듬었다.
“흐음.”
켈스론 자작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피켈 남작령으로 향하는 내내 정기적인 보고를 받았다. 그리고 남작령에 들어가 성녀와 직접 접촉하겠다는 소식이 온 것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완전히 끊기고 말았다.
돌아오는 도중 파발꾼이 사고를 당했거나, 아니면 켈스론 자작 본인이 사고를 당했을 수도 있다.
그것을 감안해서 기다렸지만, 켈스론 자작의 행방이 묘연하다. 더는 어떤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역시. 제거당한 것인가.”
켈스론은 성녀에게 제거당했다.
백작은 그리 판단했다.
ㅡ꽈악.
주먹이 꽉 쥐어진다.
“감히.”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켈스론 자작은 음흉하고 탐욕적이지만 맡은 일만큼은 제대로 처리하는 자였고, 자신이 충분히 신뢰하는 부하였다. 그는 자신의 신뢰를 받는 것이 얼마나 큰 이득이 되는 일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기에 제대로 명령을 수행했다.
이 상황에서 그런 좋은 부하를 잃었다는 것이 뼈가 아프다… 마찬가지로 계획이 틀어졌다는 것 역시 통탄스럽다. 좋게 끝낼 수 있는 일이었으나, 이젠 아니다.
일이 어렵게 흘러갈 것이다.
“감히 켈스론을 죽이다니.”
무리한 요구였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젠 중요하지 않다.
성녀는 너무 설쳤다. 신흥세력인 주제에 이 혼란스러운 천사사태를 이용해서 힘을 키우려고 하고 있다. 성녀가 힘을 키운다면? 아주 위험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왕국을 차지하는 것은 자신이어야만 한다.
결코 다른 잡것들에게 넘길 수는 없다.
“건방진 년. 쓸모를 봐서 좋게 끝내 주려고 했거늘. 감히 기어오르려 하느냐.”
ㅡ고오오.
백작의 눈에서 마나의 안광이 불타올랐다.
“창녀같은 년이 감히…!”
애석하지만 그 변방으로 본대를 보낼 수는 없다. 본대가 빠지는 순간 천사들이 그 틈을 노리고 들어올 테니까. 천사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녀들의 지휘관은 유능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성녀를 칠 여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쪽 지방에 충성을 맹세한 소영주들이 있다. 그들은 아직 이쪽으로 병력을 보내지도 않은 상황이니, 지금 써먹을 수 있다.
성녀는 아직 애송이일 뿐이다.
그렇다면 커지기 전에 짓밟을 뿐.
“제스트!”
백작은 천사들과의 전쟁 그 이후를 생각하고 있었다.
“예! 백작님!”
“이걸 보내라!”
“예!”
그렇게 변방의 소영주들에게 백작의 서신이 전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