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04)
〈 304화 〉 다구리 그마아안 x 7
* * *
“마앙님! 얘 어때여!”
샤란이가 양손에 물을 받아오는 것처럼 식물 하나를 퍼왔다. 아주 해맑은 얼굴로 달려오는 모습이 참 요정답지 싶다.
아무튼 이 식물은 빵빵한 꽃잎을 지닌 놈이었는데, 얘를 어떻게 만들어야 전투용으로 써먹을 수 있을까?
“샤란아. 얘는 뭐 하는 애야?”
“얘는여, 이렇게.”
ㅡ고오오.
샤란이의 손 위에서 비취빛 에너지가 차오른다. 그러자 식물이 빠르게 성장했고, 샤란이는 마치 아이에게 설명해주는 것처럼 내게 설명해줬다.
“크게 되면, 속에서 씨앗을 품어여.”
꽃잎은 떨어지고 씨앗 빵빵레후가 된 식물이 움찔거리기 시작한다. 이야. 이거 이렇게 보니까 참 신기하다. 지구에는 완전히 없던 종류의 식물이 아닌가.
“그래서 이 씨앗이 어떻게 되는데?”
그리 묻자.
“샤아.”
샤란이가 한번 웃고는,
“이렇게.”
ㅡ뻐엉!
“엇!”
순간 꽃이 터졌다!
“뻥하고 속을 터트려서, 주변에 씨앗을 흩뿌린다에여. 샤아.”
“아니! 이거 뭐야!”
놀랍다!
부풀어 오른 열매가 터지더니 안에 있던 씨앗이 퍼져나간 상황! 아주 그냥 놀라서 까무러칠 지경이다!
“와. 이게 된다고? 샤란아. 이 식물이 흔해?”
씨앗도 좀 멀리 나간 상태고. 만약 이 식물이 미터급으로 커진다면 씨앗의 파괴력도 강해지지 싶은데. 아이디어가 샘솟아 오른다.
“흔하진 않다에여.”
“씨앗을 멀리 퍼트리는데 안 흔한가?”
“몰라여.”
“흐흐흐, 그렇겠지. 아무튼 샤란이 이쁘다.”
“샤아샤아.”
머리를 만져주자 샤란이가 좋아했다. 샤란이는 내 도움이 되는 걸 아주 좋아하는 아이니까.
“그럼 마앙님. 이걸 어떻게 키워서 병기로 만들면 된다에여?”
“그래. 우리 한번 잘 만들어보자. 아, 샤란아. 내가 밑에 그림 그려줄 테니까 어떻게 만들 수 있겠어?”
“노력한다에여!”
일단 그림을 한번 그려보자.
“흐음.”
나뭇가지를 꺾어와서 흙바닥에 그림을 그렸다.
ㅡ슥슥.
일단 줄기를 그리고… 적을 겨냥하고 씨앗을 쏠 수 있어야 하니 강선 비슷한 게 필요하겠지? 여기서 꽃잎을 강선으로 삼으면 된다. 그리고 열매를 그 안에 피게 하고…
“됐다.”
마치 고개를 앞으로 숙인 튤립 같은 모양의 꽃 병기가 그려졌다. 아니. 이건 꽃잎이라기보다는 악어의 앞머리 같은 느낌이로군. 아무튼 이런 형태라면 정면으로 씨앗을 쏘는 것도 가능하다.
“봐봐. 샤란아.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여길 보면 이게 꽃잎이고. 열매가 안에 맺혀.”
“샤아…”
샤란이가 쪼그려 앉은 채 입술을 짚었다. 그리고는 내가 그린 그림을 빤히 내려다보면서 생각에 잠긴다.
“오.”
샤란이가 이렇게나 집중하는 모습이라니. 이거 좀 신선한데. 그래서 나도 옆에서 같이 그림을 보고 있으니.
“샤아! 마앙님! 한번 해본다에여!”
“오오! 그래! 빨리! 하이파이브!”
“샤아!”
샤란이가 풀쩍 뛰면서 손을 치켜들자 잎사귀 브라에 감싸인 젖가슴이 크게 출렁였다. 그걸 보면서 샤란이와 손을 맞췄고, 바로 샤란이가 작업에 착수했다.
ㅡ고오오.
자연의 힘과 마력을 섞는다. 그리하여 그 힘을 가져온 식물에 전해준다.
그러자.
ㅡ뽀득, 뽀드득.
식물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샤란이는 눈을 감은 채 마치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처럼 집중했고, 그에 따라 땀이 스며 나온다. 지금 두 손을 이용해서 마법을 부리는 중이다. 샤란이의 모든 감각이 저 손에 집중되었다.
ㅡ쑤우우욱.
그렇게 식물이 1미터 크기까지 자란다. 이 시점에서 나는 감탄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식물이 실제로 내가 주문한 것처럼 만들어진 것이다.
큰 줄기와 그 밑에 붙은 잎사귀. 그리고 마치 악어의 대가리 같은 꽃잎. 꽃은 무게 때문에 고개를 숙였고, 그리하여 외형이 완성되었다.
“좋아, 좋아! 샤란아…! 그거다!”
“샤앗!”
ㅡ화르륵!
그리고 샤란이가 마력을 불어넣는 것으로 완성!
“와아!”
그야말로 마계의 사악한 식물!
마물이 만들어졌다!
“샤아, 마앙님. 일단 만들어봤다에여.”
“생긴 건 완벽해! 캬! 어떻게 이렇게 잘하지!”
“샤아샤아. 마앙님. 그럼 시험해 봐여.”
“그래!”
이거 기대감을 감출 수가 없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나는 그야말로 식물형의 마물들을 부릴 수가 있게 되니까. 어디 그것 뿐이겠냐? 움직이는 식물형 괴물들도 만들 수 있을지 몰라.
“샤아.”
바로 샤란이가 원거리형 괴식물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ㅡ부르르…!
식물이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꽃잎으로 된 아가리를 살살 벌린다. 뭔가 발사 준비라는 분위기가 뿜뿜 흘러나온다.
“샤란아! 발사!”
“네 마앙님!”
내 명령이 떨어진 순간!
ㅡ포옹!
뭔가 터지는 소리가 작게 들렸고.
ㅡ슈슉!
식물이 아가리에서 씨앗을 쏘아냈다!
“오오!”
제법 빠르게 날아간 씨앗!
내 눈으로는 그것을 다 볼 수가 있었다. 그렇게 씨앗이 날아간 곳으로 가보니.
“세상에! 씨앗이 나무에 박혀있어!”
날아간 씨앗이 나무껍질에 박혀있는 상태였다! 이 정도면 위력 자체는 나름 있다는 거다!
“마앙님? 성공이에여?”
“어! 일단 성공! 대 성공!”
“샤아!”
기뻐하는 샤란이와 춤을 췄다!
“샤란아! 연속 발사는!”
“샤아? 그건 안된다에여.”
“그래? 왜?”
춤을 추면서 의견을 나눈다.
“열매가 하나에여.”
“여러 개로 만드는 건?”
“샤아! 해볼게여!”
“아 그리고 저 씨앗 날아가는 속도도 좀 늘리고 싶은데!”
“그럼 마앙님. 오늘 샤란이랑 같이 잔뜩 놀면서, 함께 식물 많이 만든다에여.”
샤란이가 세상 즐겁다는 듯한 얼굴로 그리 말했다.
“샤란아…!”
그래!
“오늘은 하루종일 식물 가지고 놀자!”
“샤아! 마앙님 저 너무 좋아여!”
나도!
* * *
그렇게 그날은 샤란이랑 함께 식물병기를 개량하는 것에 집중했다.
지형 정찰 등의 임무는 내 부하들에게 맡겼다. 어차피 다들 할 줄 아는 데다가 바네사의 보조도 있으니 걱정은 없다.
아무튼.
해가 떨어질 때까지 다양한 식물들을 가져와서 키우는 것을 반복했는데, 확실히 이 마력이라는 게 물건이었다. 샤란이는 내가 주문하는 족족 식물들을 만들어줬다.
ㅡ슈슉!
내가 설계했던… 그래. ‘볼트 플랜트’라고 하자. 이 씨앗을 쏘아내는 식물병기인 볼트 플랜트. 이것도 몇 번 만드는 사이에 크나큰 진보를 거듭했다. 나무에 박힐 정도로 강력한 쐐기 형태의 씨앗을 연속으로 열발이나 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흐흐흐.”
말고도 샤란이가 처음 만든 파리 지옥도 개량을 하니 물건이 되었다.
“샤란아. 아예 지 혼자서 움직이고 어디 막 갈 수 있는 식물은 없을까?”
“줄기나 덩굴을 움직이는 거라면 몰라도, 그런 건 모른다에여.”
그건 아쉽네.
“아! 우리 부하들한테 이런 움직이는 식물을 갑옷처럼 둘러주거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식물 병기들은 수레를 이용해 옮길 수 있다. 그런데 아예 줄기 같은 게 막 움직이는 식물을 입는다면? 그것은 가히 혁명적일 것이 분명하다. 식물형 마수 갑옷이라니. 그야말로 악마적이다.
“샤아샤아. 그것두 재밌을 것 같아여.”
“그래. 샤란아. 다음에도 나랑 또 이거하고 놀자.”
“네 마앙님!”
일단 병기 연구는 여기까지만 하고.
“바네사님. 정찰 결과는?”
“나름 싸우기 적절한 곳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다면 말이지.”
“흐흐흐, 그렇군요. 그럼 여기서 야영하고. 국경 쭉 돌아봅시다.”
“알겠다. 그런데.”
“예?”
“식물 병기라… 신기한 걸 잘도 상상하는군?”
“흐흐흐, 그러게 말입니다.”
내가 생각해도 이건 좀 재밌는 아이디어였다.
* * *
그런 식으로 나는 전쟁을 준비했다.
샤란이랑 열심히 연구하고 개발도 하는 게 참 재밌지싶다. 물론, 안나 영애 역시 인간 군대를 아주 잘 훈련시키고 있었다. 성전군은 성녀의 이름 아래 사기가 드높았으니까.
“큘스오빠!”
그리고 여김 없이 찾아오는 카르티의 첩보.
“어! 카르티!”
“남작들이 움직이고 있어!”
“그래… 그렇군.”
드디어 녀석들이 움직이게 되었나?
“녀석들이 무슨 유착을 했는지, 그건 몰라. 병력이 어디서 모이는지도 알 수 없고.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 마일러 남작이 출병했다는 거야!”
“고마워, 카르티.”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른 두 남작이 언제 움직일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다시 싸울 때가 왔다.
“아무튼. 다른 두 남작이 움직이면 알려줘.”
“응!”
이 세계는 현대랑은 달리 멀리 있는 사람과 쉽게 대화를 할 수 없는 곳이다. 마일러 남작이 먼저 움직인 것을 보면 이들이 한곳에 모여서 세밀하게 군사 회의를 한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셋이서 따로 움직이거나, 어느 지점에서 모여 움직인다고 판단하면 되겠는데… 흐음.
적지에서 모일까?
아니면 국경을 넘고 우리 나와바리 안에서 모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안 모이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그러한 것들을 생각하면서 전쟁을 준비했다.
* * *
세 남작은 따로따로 움직이고 있다.
카르티의 추가 보고에 의하면 아예 따로 움직이면서 진군하고 있다는 듯하다. 통일성이 딱히 느껴지진 않는다.
“그럼 나야 좋지.”
각개격파 각이다.
진군 속도에 차이가 있다면, 하날 처치했을 때 다른 녀석들에게 연락이 가지 않는다. 준비를 단단히 해두고 각개격파를 실시하자.
“자! 다들 파종을 시작하라!”
“케륵!”
“케랴아아악!”
그동안 생산했던 식물병기들을 한 번 시험해보도록 하자. 내 명령에 따라 고블린들이 씨앗을 들고 각지로 흩어졌다.
“샤란아. 파종 끝나면 저것들 다 키워줘.”
“네 마앙님!”
쓸만하다면 앞으로 정식 편제에 넣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첫 실전배치인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입니다, 바네사님. 그래서 방해 안 되도록 설치한 겁니다.”
진군 방향을 보면 마일러 남작은 반드시 이쪽 길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뭐 옆길로 샐 수도 있는데, 물길 생각해 보면 여기가 최고인 것 같았고.
이쪽에서 들어오는 마일러를 먼저 치고 다른 녀석들에게 대응할 것이다.
“뫙님! 다 심었슴다! 케륵!”
“좋아! 고블린들 수고했다! 그럼 샤란아! 가자!”
“샤아!”
ㅡ고오오
조용한 숲속에서 불길한 마물들이 피어오른다.
식물 병기의 위력을 보여주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