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15)
〈 315화 〉 여군주 베라 x 5
* * *
카르티의 설명은 이러했다.
마족들은 아주 다양한 종족들을 싸잡아서 부르는 말이며, 각 종족별로 특성이 다르다고. 예를 들어 우리 벨라크루 혈족은 여공작의 막대한 ‘생산력’을 특성으로 한 종족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생산 특화와 물량 특화다. 우리에게 이런 특성이 있는 것처럼, 다른 마족들에겐 각각 종족별로 특이한 특성이 있다.
“그중에서 마법 관련으로 가장 유명한 혈족이 있어. 이름은 로이자트라고 하는데, 녀석들이 차원 관련 능력을 지닌 마수족들과 손을 잡은 상태야.”
“그러니까… 마법 잘 쓰는 놈들이. 차원 관련된 특수한 능력을 지닌 마수족? 과 손을 잡아서 중간계를 침공한다는 건가?”
“응! 역시 큘스오빠야! 아주 잘 요약했네!”
“걔네들 기술력이 우리 혈족보다 좋다는 거냐? 우리도 상당히 오래전부터 준비했잖아.”
카르티는 발 빠르게 움직였고, 여공작 역시 중간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 결과 카르티의 이블아이들로 나를 서포트해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저번엔 궤짝씨까지 날아와서 내게 하사품을 줬었지.
벨라크루 혈족도 여기까지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설마 로이자트 혈족이 그런 차이를 단번에 메꿀 수가 있게 되었다는 건가?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앞으로 속도에선 상대가 안 될 것이다. 짱짱한 마족들이 본격적으로 넘어오기 시작한다면 내 군대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을지도 모르니까.
“응…! 좋지 않은 소식이지만, 차원 마수들의 힘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보다 상황이 좋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주의해야만 해!”
“이런 제길.”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방해가 들어온 듯한 기분이로군. 어느정도 자리를 잘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마족들이 방해를 할 수도 있다니?
좋지 않다.
내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놈들이다. 없앨 수 있다면 없애고 싶구나.
“어떻게. 그쪽에서 잘 못 막아주는 건가?”
“지금 최대한 견제를 하고 있어. 그래서 어머니 여공작님께서도 상당히 바쁘신 상태고. 아무튼. 무슨 일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연락을 할 테니까 당분간을 전력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줘.”
“어. 그래야겠다.”
마족들이 얼마나 강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거 놈들의 스타팅 포인트가 중요하겠군.
조기 섬멸을 할 수 있다면 그러는 게 좋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순수 운빨이다. 차라리 녀석들이 어디 좋은 곳에 강림해서 천사랑 백작군들이랑 싸워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 큘스오빠. 그쪽이 무언가 수를 쓴다면 이쪽에서도 대응할 수 있을 테니까. 아직 천사들의 차원장벽은 유효해. 뜬금없이 강력한 마족이 중간계로 간다거나 할 수는 없을 거야.”
그래.
뜬금없이 강한 놈이 똑 떨어질 수는 없다.
이거면 되겠군.
“하지만 차원 마수족이라고 했지? 뭐 어떤 이상한 방법을 사용해서 넘어오는 게 아닐까?”
말하면서도 좀 미심쩍긴 하다. 아무리 차원 마수족이라고 해도 걔네들이 존나 만능이었으면 내가 여기 왔을 때 치렀던 강림의식이 그렇게까지 개판이진 않았겠지.
“아무리 차원 마수족이라고 해도 패널티 없이 넘어갈 수는 없어. 이번 뉴스는 주의를 하라고 알려준 거야.”
그렇군.
“아무튼!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어머니 여공작님께서는 큘스오빠가 소영주들을 격파한 것에 아주 흡족해하고 계셔! 이번 일이 안정된다면 다시 포상을 해주실 거야!”
포상이라.
여공작이 자기 가슴을 흔들어주는 장면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사정할 것 같다. 그런 포상이라면 대환영이지.
“그래. 알았다. 여공작님께 기대된다고 전해줘라.”
“응!”
그런 식으로 잠깐 카르티랑 이야기를 나눴다. 마족들이 정신을 차렸다는 뉴스를 뺀다면 딱히 새로울 것이 없는 소식들이다.
“아, 큘스오빠. 통신기지 관련된 건?”
“어. 그거 어느 정도 터를 정해놨어. 슬슬 공사하려고 하는데. 마침 잘 왔다. 같이 좀 보러 가자.”
“응!”
어차피 여군주 베라가 내 영지까지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은 상태다. 그 틈에 이 작업을 처리해도 괜찮겠지.
“샤란아! 산책가자!”
“샤앗! 네! 마앙님!”
외출을 한다고 하니 샤란이가 귀를 팔딱거리면서 대답했다.
“루미카! 루미카도 오랜만에 외출이야!”
“오랜만에 외출이야? 오늘은 뭐 하러 가?”
“산책 겸 공사.”
간만에 규일이가 고생 좀 하겠구만.
* * *
그렇게 연병장 쪽으로 나가니.
“끄르르륵! 셋! 둘! 하나! 척탄!”
마침 임프들이 척탄 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척탄끄륵!”
“그르륵!”
“끄륵륵!”
임숭이의 구령에 맞춰서 수십 마리의 임프들이 동시에 불덩이를 던진다. 과거, 임프들의 화염 능력은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나와 함께 성장한 탓에.
ㅡ화르르르륵!
제법 강렬한 불길을 지닌 화염탄이 ‘빠르게’ 수십 미터쯤 날아가 연병장 바닥에 있는 표적지 근처에 떨어졌고.
ㅡ퍼어어엉!
ㅡ퍼어엉!
작은 폭음을 일으키면서 폭발했다.
“연속척타아아안! 끄르륵! 셋! 둘! 하나! 척탄!”
“끄르르륵!”
한발로 끝나지 않는다.
임숭이의 구령에 따라 빠르게 캐스팅을 한 임프들이 다시 척탄 자세를 잡았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동시에 재투척을 실시한다.
ㅡ화르르륵!
ㅡ퍼엉!
수십 마리의 임프들이 두 번이나 파이어볼을 갈긴 상태다. 연병장 바닥에 깔아놓은 표적지는 이미 형체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잘했다! 임프들아!”
ㅡ짝짝짝!
나는 바로 박수를 치면서 임프들에게 다가갔다.
“아주 잘했어! 임숭아! 애들 훈련을 아주 제대로 시키고 있구나!”
“끄르르륵! 모왕님! 훈련 중 이상 없씀다!”
“발음 교정도 잘 됐고 말이야!”
이제 임숭이는 더 이상 꼬마 원숭이 같은 느낌이 아니다. 말 그대로 사악한 소악마 같은 느낌으로 잘 성장했다.
“끄륵끄륵!”
아무튼 내 칭찬에 임숭이가 크게 기뻐했다.
“임숭아. 부릴이한테서 튀김파티 일정 들었냐?”
“끄륵! 들었슴다!”
“지금 재료들 주문 들어갔으니까 기대해!”
“끄르르르륵!”
그런 식으로 열심히 훈련을 한 임프들을 칭찬해줬다.
저 정도 위력이라니. 이젠 진짜배기라고 할 수 있겠지. 저런 척탄 능력이라면 적 보병소대를 순식간에 무력화시킬 수 있을 터다.
뭐 그리 임프들이랑 이야기 좀 하다가 코볼트들이 훈련하고 있는 곳으로 갔다.
“야! 규일아!”
“규삿? 규삿! 마왕님!”
ㅡ후다닥!
잽싸게 뛰어와서 경례를 박는 규일이.
“어, 그래. 규일이. 나갈 테니까 애들 모아라. 외부 공사 임무다.”
“규삿?! 나가서 일함니까?”
“어. 오랜만에 가서 조지게 땅 좀 파자고, 흐흐흐.”
“규삿! 몸 좀 찌부둥했는데 잘됐슴니다! 바로 완전무장 시켜서 집결 시키겠슴니다! 규삿!”
“그래라!”
ㅡ후다닥!
바로 달려간 규일이가 자기 휘하의 소대장들을 모아 명령을 전파했다. 코볼트들은 저 후다닥거리는 느낌이 참 좋단 말이지.
그럼 준비하고 출발하자.
* * *
준비가 끝난 즉시 마차를 끌고 이동을 실시했다.
가다 보니 해가 졌지만, 어지간하면 성을 비우는 시간은 최소화하는 게 좋다. 바로 야간 행군을 실시했고, 새벽이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짧게 휴식! 지금부터 2시간 반 동안 취침 시간을 부여하겠다! 규일이! 경계병 편성하고 애들 재워라! 임무 끝내고 돌아가면 전투휴무 부여해줄 테니까 좀 힘들어도 참고!”
“규삿! 알겠슴니다! 아그들아! 경계병 나오고 나머지 소대별로 모여서 취침 실시!”
“규삿!”
그럼 준비는 다 했고.
“좋아. 바로 여기다, 카르티.”
“응! 괜찮아 보이네!”
이 산을 좀 탐색해보도록 하자.
인적은 드물고 규모에 비해서 조금 험준한 산이다. 녹음도 우거진데다가 몬스터들도 좀 있을 것 같으니 통신기지로 삼기는 딱이지.
무엇보다 영지에서 딱히 먼 곳도 아니니까.
“그럼 등산이나 하자.”
“샤아!”
바로 샤란이와 루미카. 그리고 카르티와 함께 등산을 실시했다. 험한 산이지만 우리들은 전부 인간이 아니다. 이 정도 등산은 진짜 아무런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샤란아. 이제 이곳에 우리 통신기지를 만들 거야.”
“통신기지여?”
“응. 뭐 여기에 이블아이 기지를 만들건데… 샤란이가 할 일은 그거야. 타워 플랜트 심는 거.”
“샤란이가 다 할게여!”
“흐흐흐, 고맙다.”
그런 식으로 한 시간쯤 등산을 하고 있으니.
“아, 큘스오빠! 여기야!”
“여기?”
딱 보니까 주변은 험준한데 이곳은 좀 트여있었다.
“여기가 좋아?”
“응! 여기면 충분할 것 같아! 그럼 이제 이블아이들의 모체를 불러올게!”
“어… 안 들키게 잘해라.”
“걱정마! 구름을 두르고 있으니까! 잠깐만 기다려!”
“잠깐만이라고?”
“사실 아까 전부터 불러낸 상태라서!”
아.
ㅡ우르릉.
그런 소리가 나서 하늘을 올려다본 순간.
ㅡ화아악!
하늘에서 무언가 구름을 두른 것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얍!”
카르티가 귀엽게 소리침과 동시에 그 ‘모체’에 둘러져 있던 구름이 흩어졌다. 그러자 드러난 것은.
“괴, 괴물! 괴물이다!”
“샤앗!”
“세상에!”
괴물이었다!
비대하게 살찐 모습을 한 비행형의 괴물! 녀석은 프랑켄슈타인마냥 피부 가죽 여기저기가 기워져 있었는데, 크기가 무슨 코끼리만 했다!
“야! 카르티! 저런 게 하늘 위에 숨어 있었던 거야!”
“응. 조금 징그럽게 생겼지? 하지만 어쩔 수 없어. 필요한 장기랑 아티팩트를 집어넣다 보니 저렇게 되었거든.”
“인공생명체…!”
구조가 참 특이하다.
저기 복부 가죽 안에 이블아이들을 보관하는 거냐? 나랑 통신하는데 사용하는 이블아이들이 전부 이 새끼의 안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속이 좀 불편하다.
ㅡ쿠웅!
아무튼 녀석이 지상에 착지했고, 바로 드러누웠다.
“갸오오오오.”
“미친!”
저번에 날아왔던 궤짝씨만큼이나 그로테스크한 마수다. 하긴. 이게 바로 마족 감수성이라는 거겠지. 어쩌겠나.
“그럼 큘스오빠! 얘는 여기에 착지했으니까!”
“이걸 숨기고 보호할 수 있도록 공사를 해달라는 거지? 알겠어.”
“좋아! 바로 그거야! 역시 큘스오빠랑은 의사소통이 잘된다니까!”
카르티가 기쁘다는 듯이 말했다.
“갸오오오오.”
아니, 근데 저거 진짜.
놀라울 정도로 마수 같네.
“뭐, 그럼 마계의 전초기지를 만들어볼까.”
딱 봐도 사악해 보이는 기지가 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