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19)
〈 319화 〉 여군주 베라 x 9
* * *
홀.
나는 내 여성간부진과 함께 이곳에서 여군주를 기다렸다.
이 넓은 홀은 지금 회담을 나누기 위해 상과 의자가 세팅된 상태다. 물론 이것만 준비한 게 아니지.
“좋아. 아주 안전해.”
회담 도중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래서 주변에 식물을 좀 장식해둔 상태다. 화분을 좀 많이 가져다 놨지. 그 화분에는 좀 작게 키운 볼트 플랜트 타워들이 심어져 있는 상태다.
거기에.
ㅡ처억.
메이드복을 입혀둔 다크엘프들을 좌우에 싹 배치를 시켜놨으며, 양옆으로 이어지는 통로에도 무장 다크엘프 소대들을 다 대기시켜뒀다.
거기에 여성 간부진들이 바로 옆에서 나를 지키고 있는 상태지. 만일 여군주가 허튼짓을 한다면 바로 포위가 시작될 것이다.
“허튼짓은 네가 할 생각 아니냐?”
“그것도 봐야 알죠, 레이카님. 아무튼 이제 곧 올 겁니다. 다들 준비해주세요.”
몇 분 뒤.
ㅡ똑똑똑.
다크엘프가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이제 옵니다.”
다시 문이 닫혔고.
그로부터 5분 뒤에.
ㅡ끼익.
문이 열리면서 여군주와 그녀의 호위 여기사들이 들어왔다.
“오.”
절로 감탄이 나왔다.
여기사들은 전부 붉은 머리칼을 지니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헤어스타일을 통일한 상태였다. 전부 앞머리를 남긴 웨이브 헤어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다들 미모가 뛰어나다. 키도 170cm 이상. 거기에 품고 있는 마나의 기운 역시 제법이다. 강하고, 아름답다. 거기에 몸매도 좋다.
그리고 그런 여기사의 호위를 받으면서 등장한.
ㅡ처억.
여군주 베라.
딱 봐도 강인해 보이는 여자였다. 저 당당한 걸음걸이와 바스트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녀는 마치 가슴을 강조하려는 것처럼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상체를 살짝 내밀면서 걷고 있었는데, 그 탓에 아주 오만해 보였지만, 역시 가슴을 보니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게 늘어뜨린 붉은색 머리칼.
베라는 그 머리칼로 얼굴의 반면을 가리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아주 신비롭게 느껴진다. 물론 반대쪽에 있는 강인하고 날카로운 눈매는 영락없는 군주의 그것이다.
정리하자면 딱 내 취향에 들어맞는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저런 여자가 어떻게 울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될 정도로 최상급의 여자.
그리고 저 당당한 가슴… 확실히 위압적이다. 복장도 제복에 치렁치렁한 코트를 두르고 있는 상태이지 않은가.
“성녀님.”
내 말에 성녀님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ㅡ처억.
동시에 성녀님을 제외한 우리들은 전부 열중쉬어 자세를 취했다.
“잘 왔느니라, 여군주 베라여. 여신교의 성녀이자 이 성의 주인인 세실리아이니라.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영광이로구나.”
성녀님은 다른 사자들을 대할 때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미소 지은 채 아주 따뜻한 어조로 그리 말했다.
“환대에 감사합니다, 성녀시여.”
살짝 낮은 목소리.
“왕국 남부지방을 통치하고 있는 베라입니다. 과연. 소문 그대로의 카리스마를 지니셨군요.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역시 영광입니다.”
목소리는 상상한 그대로다. 당당하고 기품있는 여성 지배자의 목소리. 아무튼 여군주는 성녀님의 환대에 아주 큰 호의를 느낀다는 듯이 인사했다.
“그대야말로 세간의 평가 이상으로 강인해 보이는구나. 후후후.”
“그리 말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두 여자의 얼굴에 웃음이 걸린다. 그런 식으로 인사를 했고, 성녀님과 여군주가 마주 앉았다.
나는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서 관찰을 실시했다. 정치적인 것은 성녀님이 나보다 위쪽이다. 이럴 때 잘 보고 배워야 한다.
일단 내가 가장 먼저 파악한 것.
그것은 다음과 같다.
1. 여군주와 그녀의 호위 여기사들.
2. 전원 순결한 처녀들이다.
3. 그리고 암컷의 향기를 내뿜고 있다.
완벽.
“호오, 그런데 정말 감탄스럽습니다. 이렇게나 강인한 전사들이 성녀님을 따르고 있다니.”
우릴 보면서 말하는 여군주.
하지만 다크엘프들에 대한 의문은 내비치지 않는다.
“역시 여신교의 성녀님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벌써 이런 전사들을 모으시다니.”
“후후후, 사태가 심각한 만큼 뜻있는 자들이 다수 일어났느니라. 그들의 힘을 하나로 통합하여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이 성녀의 일이 아니겠느냐?”
“아아, 참으로 정의로운 뜻입니다. 성녀시여.”
“그런데, 여군주 그대가 데려온 호위기사들 역시 아주 강인해 보이는구나. 내 저렇게 강인해 보이는 여인들은 본 적이 없느니라.”
“아하하, 성녀의 뒤에도 잔뜩 있지 않습니까.”
그런 신변잡기용 잡담이 이어진다.
분위기는 좋았다. 적어도 내가 봤을 때 서로 견제를 한다거나 힘을 재는 듯한 느낌은 없었고, 일단은 서로 띄워주는 듯한 분위기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성녀와 여군주는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친목을 다졌다.
나는 그저 바라봤을 뿐이고.
“그런데 성녀시여.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만.”
“무엇이더냐?”
그 순간,
ㅡ처억.
여군주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인물이 아주 훤칠하군. 성녀시여. 혹시 저 귀공자가.”
“그렇느니라.”
“역시 그렇습니까. 장군의 이름이 궁금합니다.”
“큘스여. 이리 오거라.”
내 차례인가.
ㅡ스윽.
나는 자세를 풀고 성녀님의 옆으로 가서 섰다.
“반갑습니다, 여군주님. 성녀님을 모시는 장군, 큘스라고 합니다.”
“아아, 귀공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다. 사이딘 백작의 끄나풀들을 격퇴했다고 했지.”
바로 느낌이 달라지는군.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는 여군주의 눈에서 호의를 읽을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상태다.
이거 어쩌면… 일이 쉽게 풀릴 수도 있겠는데? 자리를 만들어서 여군주를 유혹해볼까? 그리하면 굳이 제압강간조교가 아니라도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느니라. 우리 장군의 능력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지. 그만큼이나 신임하는 장군이니라.”
성녀님이 날 띄워줬고.
“호오, 그렇습니까. 과연. 장군에게서 느껴지는 기세가 남다릅니다.”
여군주는 그리 말하자면서 다시 한번 내 눈을 바라보았다.
ㅡ움찔.
순간 느껴진 감정은… 뭐지? 호의가 느껴지는 건 확실하다. 나를 마음에 들어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잘 보니 나한테 뭔가 원하는 것이 있는 듯했다. 근데 성녀가 아니라 나한테 원하는 게 있다고? 살짝 의문스러웠지만, 나는 그냥 딱딱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이런 자리에서는 과묵한 게 최고인 법.
“군사적인 능력이 탁월한가 보군요. 이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그런 인재가 필요한 법입니다.”
아니, 그런데 잠깐?
이거 설마 내 능력을 원하는 건가?
“물론이니라. 여신께서는 평화를 사랑하시지만, 결국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그런 인재들이 필요한 법이니라.”
“잘 아시는군요. 그러니 성녀시여.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돌연 여군주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이딘 백작을 치고, 엘프들을 저지하고, 마지막으로 천사들을 섬멸하기 위해선.”
바로 본론인가.
“우리는 아주 강하고 끈끈하게 동맹을 맺을 필요가 있습니다.”
강하고 끈끈하게… 그런 점도를 지닌 내 정액을 여군주의 전신에 뿌려주고 싶은데. 아니. 그게 아니지.
지금 여군주가 동맹을 제안했다.
“그 말을 할 줄 알았느니라. 물론, 이 성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느니라. 사악한 백작은 천사들이 쳐들어온 틈을 타 제 잇속을 챙기려 하고 있고, 비열한 엘프들은 인간들의 갈등을 기꺼워하며, 천사들은 이 땅 위에 군림할 야망을 불태우고 있지. 그 모든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선, 정의로운 자들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느니라.”
“바로 그것입니다.”
여군주는 아주 기쁘다는 듯이 화답했다.
“성녀시여. 이 내겐 후방과 측면을 맡아줄 장벽이 필요합니다. 동맹에 응한다면, 그에 따른 지원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이 성전을 수행하는 것을 도와주십시오.”
나는 바로 알아차렸다.
여군주는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중심이 되야 한다고 말을 했다. 우리가 여군주를 돕는다. 바꿔말해 주인공은 여군주이며, 우리는 그 부하가 되어달라는 것.
역시 그런 것인가.
여군주는 동맹보다는 부하를 만들기 위해 이쪽으로 온 것이다. 물론 예상한 것이지. 당연히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이 동맹을 ‘대등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정도 수완이 성녀님에게는 있다.
“그대를 도와줬으면 한다는 게냐?”
“그렇습니다. 혼란한 왕국을 평정하기 위해 힘을 보태주십지요. 성녀께서 이 베라를 지원하신다면, 분명 이 혼란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흐음.”
“물론 이런 제안을 하는 만큼 절대적인 동맹의 증거가 필요하겠지요.”
증거라?
어떤 증거를 말하는 것이지?
“말해보거라.”
여군주의 시선이 다시 나를 향한다.
“그전에 성녀시여. 장군에게 한 가지를 물어봐도 괜찮겠습니까?”
“그리하거라.”
“장군. 그대는 여신교 신도인가?”
이걸 물어?
“물론입니다. 여신님이야말로 제가 섬기는 유일한 신이시며, 성녀님은 제 주군이자 스승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여신님과 성녀님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지요.”
“호오, 과연. 정말 신성하고 빛나는 충성심이로군.”
아주 기쁜 얼굴로 납득하는 여군주.
“성녀시여. 혼인동맹을 제안하겠습니다.”
뭐?
잠깐.
뭐라고?
“뭐, 뭐라고 했느냐…?”
성녀님도 살짝 놀란 상태.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혼인동맹을 제안한다고 했습니다, 성녀시여. 물론 그 대상은.”
ㅡ처억.
여군주가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는다.
“이 나와 성녀의 장군입니다.”
여기서 혼인동맹이라고?!
“물론, 성녀의 장군을 제 양자로 삼는 조건도 가능합니다만.”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