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3)
〈 33화 〉 던전의 주인이 되다! x 3
* * *
그날 이후로 우리들은 모든 열정과 정열을 불태우며 던전 보수 작업에 집중했다.
모토는 존나 혹독하게. 우리에게 불가능 따윈 없다. 안 되면 되게 하라!
“너희가 선택해서 온 마왕군이니 전력을 다해라! 국방의 의무 축하해! 마왕군 입대는 너희들에게 부여된 자랑스러운 혜택이다!”
진격하라! 무적 큘스 마왕군에 자비란 없노라!
“케르륵!”
“끄르륵!”
“규삿삿!”
내 명령에 따라 다섯 마리의 충직한 몬스터들이 던전의 입구를 미친 듯이 공격했다. 천장을 긁어내고, 벽을 파내고, 뿜어져 나오는 흙더미들을 치운다.
물론 다섯 마리가 함께 하고 있지만 그래봤자 좆밥 몬스터들에 불과했기 때문에 작업 속도는 늦을 수밖에 없었다.
“흠.”
하기사 뭐 이것보다 난이도가 낮은 진지공사만 해도 철제 도구를 든 군인들 여럿이 달라붙어 온갖 염병지랄을 하면서 땅을 파도 몇 날 며칠이 걸리는 마당이다.
이런 작은 몬스터들이 변변한 도구조차 없이 일을 하는데 잘 될 리가 있나. 그렇게 생각하니 이 굴을 팠던 코볼트들이 정말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와. 이걸 다 어떻게 만들었지?
설마 이 새끼들 뭐 이 굴을 대대로 물려받으면서 사용한 건가?
역시 인간 세상이나 몬스터 세상이나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몬스터들조차 상속받을 재산이 있는 놈들이 더 유리하다. 이거 나보다 형편이 좋구만.
아무튼.
ㅡ짝짝짝!
나는 격하게 박수를 치면서 놈들을 치하해줬다.
“수고했다! 너희들 아주 열심히 잘하고 있어! 그렇게만 하면 된다! 그렇게만 하면 돼! 나는 너희들이 너무 자랑스러워!”
멋진 리더는 언제나 칭찬과 눈물을 아끼지 않는 법이다!
리더가 바로 옆에 붙어서 미친 듯이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치고 있는데 정신을 차리지 않을 직원들은 없다.
어렸을 때는.
회사의 회장이나 사장이 나쁜 인상으로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안타까워하곤 했었다. 드라마 속 회장과 사장들은 언제나 직원을 쥐어짰고, 혹독하게 욕설을 퍼붓곤 했다.
그때 난 생각했다. 만일 내가 저 회장들이라면, 직원들을 정말 잘 대해주겠다고.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일삼는 대신 직원들 바로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눈물 흘리며 박수를 쳐주겠다고. 그리하여 직원들을 기쁘게 해주겠노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그것이 이루어졌다.
“케르르륵!”
“끄르응!”
“규삿!”
내 진심 어린 칭찬에 부하들이 아주 크게 기뻐하면서 의욕을 터트렸다. 그래. 진심과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었다.
너희들이 기쁘니 나도 기쁘다.
ㅡ파앗!
물론. 나는 뒤에서 지시만 하는 리더가 아니다. 나는 내 부하들을 칭찬하는 동시에 누구보다 열심히 좆뺑이를 쳤다. 이렇게나 날 잘 따라주는 부하들이다. 같이 고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휴유! 그럼 휴식 시간 부여! 잠깐 쉬었다가 하자!”
“케륵!”
“규일아! 니 꼬붕들 데리고 식량창고에서 먹을 것 좀 가져와라!”
“규삿.”
코볼트들이 일머리가 있기는 해서 심부름시키면 잘하더라. 아무튼 우리들은 규일이 놈들이 가져온 먹을 걸 씹으면서 쉬는 시간을 즐겼다.
“하아… 새끼들. 형이 진짜 니 새끼들 존나 사랑하는 거 알지?”
“케륵.”
“끄륵.”
볼 때마다 이뻐죽겠다.
“근데.”
존나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입구 쪽을 넓히는 것이 고작이었다. 던전 전체를 내 키에 맞게 개량하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
하지만 시간만 문제인 것이 아니다.
“하아… 이것도 문제지.”
현재 코볼트들이 식량창고에 식량을 차곡차곡 쌓아둔바, 지금은 그것들을 먹으면서 작업에 집중할 수 있지만 그게 다 떨어지면 우리가 직접 사냥을 해 먹을 걸 구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작업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배로 걸리겠지.
그리고 바로 그게 문제다.
“요놈 새끼들.”
사냥을 간다고 치면.
대체 몇 명이서 나가야 하는가.
이 나약한 녀석들을 던전에 던져두고 혼자서 나갈 수 있을까? 사실 얘들이 말이 다섯이지 진짜 별것도 없는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무슨 강한 몬스터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나 없을 때 적대적인 고블린 세 마리만 나타나도 죄다 개박살이 날 거다. 그리고 또 고블린만 있는 것도 아니겠지.
“그리고 괴물하면… 뭐 오크? 트롤?”
그런 놈들이 있다고 치면, 솔직히 그거 하나에 우리 마왕군이 죄다 씨몰살 당할 것이 분명하다. 내가 일반적인 성인 남성보다 조금 강한 것은 사실이고, 쓸만한 재주를 몇 개 부릴 수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지만 한계가 아주 명확하다.
무장한 병사… 또는 무장한 농부. 뭐 이런 사람만 와도 난 곧바로 살해당하고 말 거다.
그런 개허접이 바로 나이며.
여기서 제일 강한 것 역시 바로 나다.
“규삿삿.”
“큐우우.”
이 나약한 내가 이 모든 아이들을 보호해야만 하는 것이다. 진짜. 구라 안치고. 내가 어디 혼자 멀리 나가면 얘들이 다 죽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예 다 같이 나가는 것도 극한의 비효율인데 말이지.
여기선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이것이 바로 지휘관의 고충인가.”
말단 병사들은 지휘관의 고충을 알지 못한다. 나도 군대 있을 때는 비 존나 처오는 날 무의미한 진지공사를 하면서 중대장 이 애미디진 개병신 씹쓰레기 빡대가리 개호로새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중대장에게도 고충은 있었나보구나.
“후우. 절로 성숙해지는 날이로군.”
“케륵?”
“그래. 부릴이 너만 믿는다.”
“케륵케륵.”
가슴을 두들기는 부릴이.
역시 놈을 보면 힘이 샘솟는다.
“그럼 물 마시러 갔다 와서 다시 작업 시작하자!”
일 열심히 하자!
* * *
결국 식량창고의 식량이 다 떨어지고 말았다. 이런 씨발. 코볼트 이 개새끼들. 왜 더 안 모아놓은 것이냐.
“좆됐군.”
오늘부터는 식량을 직접 구해와야 한다.
“다섯 마리를 다 끌고 가? 아니면 나 혼자 잠깐 갔다 와? 아니지. 부릴이가 없으면 사냥이 좀 어려운데.”
그렇다고 부릴이만 쏙 데려가면 여기엔 이 좆밥 놈들만 남게 된다. 임숭이 하나랑 규일이 새끼들. 지나가던 고블린 하나만 와도 죄다 존나 줘터질 게 분명하다.
“안 되겠다. 던전 증축 공사는 잠시 중지다. 임숭아. 그리고 규일아. 그때 그 비트로 가서 숨어있자.”
“끄륵?”
“따라와.”
일단 놈들을 비트 속에 숨겨둬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바로 창과 자루를 챙긴 뒤에 놈들과 바로 비트로 돌아갔다. 코볼트들을 감시하던 바로 그 비트로.
“여기 들어가 있어. 그리고 나 올 때까지 기다려.”
“끄륵? 끄륵끄륵.”
대답하는 임숭이.
근데 알아들은 거 맞냐?
“케륵케륵.”
부릴이도 뭐라고 첨언하지만 내가 알아들을 리가 있나. 아니 잠깐. 근데 나 없다고 얘들 다 도망가는 거 아닌가?
“아 씨. 오늘은 안 되겠다. 부릴아. 너도 같이 들어가 있어라. 니가 제일 똘똘하고 강하니까 얘들 못 나가게 해.”
“케륵? 케르릉! 켁!”
ㅡ팡팡!
맡겨달라는 듯이 가슴팍을 두들기는 부릴이.
그래. 부릴이는 믿을 수 있지.
“그럼 야 이거. 물 다 마시고… 좋지. 그럼 나 잠깐 갔다 온다.”
“케륵!”
놈들이 비트 속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 근처 나뭇가지와 잎사귀를 좀 채집해서 그 뚜껑을 보다 견고하게 가려줬다.
그리고 나는 필드로 나섰다.
“…”
혼자 움직이는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두렵지는 않았다. 이제 여기서의 삶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니까.
어디 보자.
이 던전의 주변은 제법 여건이 좋은 편이었다. 저 앞으로 좀 걸어가면 작은 계곡이 하나 나온다. 거기를 수원지로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공사하면서 단체로 물 마시러 가고 그랬었다.
일단 그쪽으로 가보자.
ㅡ졸졸졸.
곧 물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물가로 가서 세수를 하고 물을 마신 뒤에 수통을 다 채워놨다.
“애새끼들.”
혹시 목말라 하지 않을까? 아까 수통에 있는 거 다 주긴 했는데 내가 너무 늦게 가면 힘들어할 것이다.
빨리 사냥감을 찾아야 하는데.
“그래.”
이제 내 한 몸만 챙겨선 안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무리를 이룬다는 것이겠지. 절로 정신이 무장되는 느낌이었다. 다들 이렇게 지휘관이 되는 것이로군.
“하나하나 배워나가고 있어. 이대로만 가면 된다.”
걱정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바로 창을 치켜든 채 계곡을 건넜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리자드나 도도새를 사냥해보도록 하자. 그거 안되면 진짜 임숭이 데려와서 벌레 찾아야 한다.
ㅡ저벅저벅.
그렇게 새로운 길을 머릿속에 박아두면서 전진을 실시했다.
ㅡ사박!
ㅡ사라라락!
이제는 익숙해진 숲의 소리들. 소리만 들어도 대충 뭔지 알 수 있어서 사냥을 해보려 했지만, 역시 혼자서는 힘들었다.
“이런 시발.”
그런 식으로 몇 번의 사냥 실패를 경험하며 움직였을까, 조금 울창한 지대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흠.”
여긴 길 잃어버리기 딱 좋은 곳이다. 길잡이 부릴이도 없는 마당에 저런 곳으로 들어갈 수는 없지. 바로 미련 없이 몸을 돌리려고 했는데.
ㅡ사락.
순간 저쪽에서 수풀이 움직였다.
“…”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창을 겨눈다. 좀 큰 나무가 있었고, 그 주변에 수풀이 아주 울창한 상태였다.
저 나무 뒤에 뭔가가 숨어있는 것인가?
뭐가 됐든 사냥을 해주마!
나는 잠깐 그렇게 생각했고.
ㅡ빼꼼.
그 나무 뒤에서 갑자기 사람 얼굴이 나타났을 때 나는 진짜 구라 안치고 존나 소스라치게 놀라서 제자리 점프를 뛰어버리고 말았다.
ㅡ폴짝!
“…!”
사람.
사람 얼굴.
그것도 여자 얼굴.
“드, 드라이어드…!”
심지어 아는 얼굴이다! 숲의 헐벗은 여성! 드라이어드였다! 나무 뒤에 몸을 숨긴 섹시한 드라이어드가, 머리만 빼꼼 내민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그녀의 무표정한 얼굴에.
ㅡ배시시.
불길한 미소가 서렸다…!
ㅡ스윽.
그리고 드라이어드가 나무 뒤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 저번과 비슷한 차림. 잎사귀로 몸의 주요 부위를 가리고 있고, 덩굴로 팔과 다리를 치장하고 있다.
“샤아, 샤아아? 샤아아.”
그리고 그녀가 무슨 노래를 하는 것처럼 말을 하며 내게 다가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