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39)
〈 339화 〉 차원 마수들 x 6
* * *
잠깐 눈을 붙이면서 쉬고 있으니 임숭이가 보고를 올렸다.
“모왕님! 이 쓰레기 놈들 다 불태웠씀다!”
“오오! 그러냐! 바로 나가보자!”
“네!”
나가니 현장은 말 그대로 처참. 코볼트들이 숯덩이가 된 살덩이들을 삽과 밀대로 푸면서 정리를 하는 중이었다.
“이야. 이게 이렇게 많았단 말이지. 다들 고생했다! 규일아! 잔해만 한쪽으로 좀 치워둔 뒤에 보고 해라! 그리고 쉬자!”
“알겠슴니다! 규삿!”
“좋아!”
그리 현장을 둘러보고 레이카한테 갔다.
“레이카님. 부상자들 치료는 완료했습니까?”
“어. 다 치료했어.”
암흑수녀들도 곳곳에 앉아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수녀들은 치료만 하면 되니까 따로 더 시킬 건 없겠고.
“그런데 말이야.”
“네?”
“그 살덩이 괴물들.”
“예.”
“어쩌면…”
무겁게 운을 띄우는 레이카.
“다 인간들이 아니었을까?”
“예? 뭐라구요?”
인간이라고?
“아니, 그게 말이야. 하, 진짜. 뭐라고 해야 하지.”
레이카가 뒷머리를 벅벅 긁더니 짜증이 난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아까. 너네 여동생이 시켜서 시체 몇 개를 좀 빼놨거든?”
“아이고, 그렇습니까.”
다 알고 있는 일이다. 어차피 놈들의 시체는 위험하다. 연구용으로 빼둔 거 몇 개 빼고는 다 태워버려야 뒤탈이 없지.
“그래서 우리끼리 좀 봤는데… 뭐라고 해야하지. 해부해보니까 안에 내장구조라던가. 이빨 같은 게 좀…”
“인간이랑 비슷하다 이겁니까.”
“어.”
“씁.”
이건 또 불쾌한 이야기로군.
“가서 봅시다. 카르티! 이쪽으로 와!”
“응!”
ㅡ파닥파닥!
바로 이블아이가 따라붙었고, 나는 레이카를 따라서 연구용 천막으로 향했다. 보니까 바네사와 다른 다크엘프들이 지키고 있는 중이다.
“왔군. 들어가서 봐라.”
“예.”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ㅡ들썩들썩.
상 위에 묶여있는 살덩이와 내장 조각들. 보니까 진짜 인간의 안에서 뽑아냈다고밖에 생각이 안 되는 비주얼이다.
“큘스오빠. 아무래도 이 살덩이 괴물들은 전부 이 성의 주민이었던 것 같아.”
“끔찍한 소리를.”
“아마도 전부 ‘무언가’에 의해 흡수당한 뒤에 마물로 재탄생한 거겠지. 아, 근데 부활 같은 의미는 아니야. 인간의 신체를 재료로 다른 마물을 만들어냈을 뿐이니까.”
“마게엔 그런 기술이 있나?”
“비슷한 건 있어.”
이거 완전 미친새끼들 아니야?
“궤짝씨랑 이블아이만 해도 비슷한 방법으로 만들어졌는걸?”
아연실색하고 있으니 카르티가 아무렇지도 않게 설명을 이어 나갔다.
“마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뼈와 살. 그리고 피 같은 재료가 많이 필요해. 아마 이것들도 비슷한 것일 거라고 추측되고.”
“끔찍하구만. 아, 근데 그건 그러네.”
마물을 가축으로 삼아 키워서 써먹는 게 아니라면 만들어야 할 텐데, 마족들은 그런 종류의 생체 개조 및 연구 같은 걸 아무렇지도 않게 할 족속들이니 대충 납득은 된다.
“역시.”
역시 마족들은 위험한 족속들이다. 그런 놈들이 중간계에서 깽판을 치기 시작한다면 뭐 어쩔 도리가 없겠지. 그러기 전에 내가 완전히 중간계를 장악하고 마계를 철저히 배척해야 할 것이다.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군. 마족들에 의해 인간들이 이런 괴물로 변해버리다니…”
“진짜 씨발.”
바네사와 레이카가 불편한 표정을 지으면서 탄식했다. 아무리 마족화된 인간이라지만 감수성 자체는 인간과 동일하다. 이런 끔찍한 걸 보고 그냥 있을 리가.
“그러니까 하는 말입니다. 그런 마족 놈들이 중간계를 첨범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더욱 힘을 써야겠지요.”
“그래야지.”
“안심이다. 네가 정상적인 감수성을 지닌 마족이라서. 여자 관련해서는 조금 불한당 같은 면이 있긴 하지만, 그 외적으로는 전부 믿을만하지.”
“흐흐흐, 쑥스럽게 그런 칭찬을.”
그녀들에게 있어서 나는 저런 끔찍한 마족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존재인 것이다.
뭐 그러고 있으니.
“샤아! 마앙님! 일어났다에여!”
“어 샤란아!”
“나도 왔어!”
샤란이랑 루미카가 바구니를 들고 뛰어왔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바구니 안에 괜찮은 것이 담겨 있다는 것을.
“마앙님! 이거! 애들이랑 모은거에여!”
“오오!”
아까 봤던 그 마물의 정수들이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작은 보석들이 아주 그냥 쌓여 있구나!
“고마워! 샤란아! 루미카!”
“그냥 가져온 것뿐인데 뭘. 아. 일 다 끝났으면 애들 쉬라고 할까?”
“어. 그렇게 말 좀 전해줘. 카르티. 지금부터 이걸 흡수해볼까 하는데.”
“응! 이쪽으로 와!”
이런 걸 흡수할 때는 카르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뭐 도움이라고는 해도 단순 참관과 조언뿐이지만.
적절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은 나는 앞에 수건을 깔아두고 정수가 담긴 바구니를 내려놓았다.
ㅡ고오오.
정수에서 미약한 힘이 느껴진다. 이걸 핵으로 삼아서 움직이는 마물들이었을까?
“지금 큘스오빠 수준이라면 이 정도 정수는 그냥 흡수할 수 있을 거야. 따로 처리할 건 없으니… 그냥 씹어먹도록 해.”
“될까?”
미심쩍긴 한데 나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고위마족이다. 내장 기관도 소화력도. 뭐 장기같은 것도 인간과는 다른 편이지.
카르티가 된다고 하면 될 듯.
“아! 먹기 전에 깨끗하게 세척하고 먹자!”
“오케이! 루미카!”
곧 루미카가 말을 전하고 돌아왔다.
“이것들 깨끗하게 씻어줘.”
“알았어.”
ㅡ촤하아아악!
바로 루미카가 바구니 속에 물을 뿌리고 바구니를 마구 흔들어 정수를 세척했다. 확실히 핏물 같은 게 줄줄 빠지는 것이, 그냥 먹었으면 한동안 기분이 안 좋았을 것 같다.
그런 세척 작업을 마친 뒤에.
“냠.”
나는 바구니에 담긴 정수들을 마치 과자처럼 씹어먹기 시작했다.
ㅡ와그작와그작.
식감 자체는 옛날에 어렸을 때 먹었던 얼음 아이스크림이랑 비슷하다. 그 얼음 속에 과즙을 넣어둔 아이스크림으로 기억하는데, 적당히 단단해서 씹어먹을 수는 있었다. 아이스크림이라기 보다는 그냥 아이스였지.
아무튼 마족의 강화된 턱 근육과 이빨로 씹는데도 이 정도라니. 원래는 망치로 깨뜨려야 했을 정도인 것 같은데.
ㅡ꿀꺽.
그렇게 한 웅큼을 씹어 삼키니.
“오옷?!”
내 입에서 새엄마의 신음소리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앙님?!”
“역시 뭐가 이상한 거야?!”
속에서 무언가 힘이 느껴진다…!
ㅡ고오오.
그것은 내 위장이 이 정수를 녹이고 흡수하는 감각이었다. 그것을 분명하게 느끼면서, 나는 바구니에 담긴 정수를 한 웅큼씩 잡고 난폭하게 아가리에 쑤셔 넣으며 강하게 씹어 삼켰다.
ㅡ와그삭와그삭!
그럴수록 위장에서부터 새로운 힘이 뿜어져 나오며 내 육체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것은 뭔가 다른 종류의 마력이었다.
그렇게 정수를 모조리 씹어먹으니.
“크하!”
목구멍에서부터 울음소리가 뿜어져 나온다!
ㅡ파앗!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나 힘을 시험해본다. 지금 무언가 감각이 다르다. 새로운 힘을 흡수한 것으로 내 힘에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나는 감각이 가는 대로 내 힘을 방출했다.
“촉수소환!”
촉수소환의 마법진.
그것이.
ㅡ고오오!
더욱더 먼 곳에 소환된다. 원래는 나랑 어느 정도 가까운 곳에만 소환이 가능했는데, 이건 사정거리가 2배 정도 늘어났다!
ㅡ촤하아악!
곧 촉수가 솟아올랐고, 그것들은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움직였다!
“카르티! 사정거리가 길어졌어!”
“공간…!”
공간?
“공간지각력이 강화된 거야, 큘스오빠!”
공간지각력이라고?
“그래서 사정거리가 늘어난 거지! 차원 마수들은 그런 쪽 능력이 강하거든! 아무래도 그 힘을 흡수한 것 같아!”
“오오!”
사거리가 길어졌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더 손쉽게 써먹을 수 있을 테니까. 이 정도면 이제 실전성은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해도 좋다!
“좋아! 마왕 큘스는 더욱 강해졌다!”
“샤아!”
그렇게 나는 새롭게 얻은 내 힘을 시험해보면서 휴식 시간을 즐겼다.
***
ㅡ콰앙!
“케륵! 클리어!”
건물의 문을 박차고 들어간 고블린들이 소리친다.
“클리어 케륵!”
“케르륵! 클리어!”
휴식 시간이 끝난 후. 우리들은 우리 임시 기지 주변에 있는 건물부터 수색을 실시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특이사항을 찾고, 덤으로 남겨진 물품을 약탈하는 절차.
“케륵! 뫙님! 안에 괜찮은 도구들이 있슴다!”
“죄다 꺼내서 바깥에 모아둬!”
그래도 건물을 싹 다 털어버리니 이런저런 잡화가 많이 나오긴 했다. 돈은 조금밖에 안 나왔지만, 일반 민가가 다 그렇지 뭐. 물론 중고 옷가지 같은 건 많이 나와서 다행이었다.
“흐흐흐, 짭잘하군.”
이렇게 도시 하나치 잡화를 다 챙겨서 적당히 팔아치운다면 괜찮은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약탈범새끼.”
“아니, 어차피 전멸한 도시 아닙니까? 저희가 싹 다 챙겨서 좋은 데 쓰면 그게 바로 복수고 정의입니다.”
“지랄은.”
레이카가 꼽을 줬지만 난 당당하다.
그 순간.
“케랴아아악! 부릴님! 이쪽에!”
위층으로 올라갔던 고블린이 소리쳤다.
“케륵! 방패병들 투입! 임프들 이쪽으로 와라!”
“끄르르륵!”
부릴이의 빠른 반응.
ㅡ우다다다!
고블린 방패병들이 잽싸게 진형을 형성하면서 올라갔고, 임프들이 대기를 탄다.
“적은 한 마리! 싹 다 썰어버려라! 케륵!”
“케륵!”
내가 나설 것도 없었다.
ㅡ푸샥!
“기야아아아악!”
고블린들이 칼을 내지르자 건물 안에 숨어있던 살덩이 괴물이 그대로 토막이 나버렸다. 그렇게 발생한 시체 조각을 바깥으로 끌고 나가서 불태우는 것으로 마무리.
“케륵! 상황 종료! 다시 약탈을 이어 나간다! 실시!”
“케륵!”
그리고 고블린들이 다시 약탈을 실시한다.
“좋아. 부릴이 쪽은 문제없고. 다른 곳을 봐보도록 하자.”
이런 식으로 도시 건물을 체크하면서 중앙으로 나아갈 것이다.
정찰을 갔다 온 세리뉴가 말하길, 도시 중앙에 있는 남작성이 심상치 않다고 했으니까. 적 본진을 치기 전에 뒤통수 맞을 위험은 싹 다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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