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46)
〈 346화 〉 다시 정글로 x 4
* * *
정찰을 갔던 세리뉴가 돌아와서 보고했다.
“일단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더 멀리 가야지 확인할 수 있을 거야!”
“하긴. 놈들이 가까운 곳에 있었으면 진작 싸웠겠지.”
네크리랑 쥬리아가 말하길 그 왕국들은 더 깊은 곳에 있다고 했다. 달리 말해 거기 가기 전까진 별거 없다는 뜻이지.
문제없이 진격할 수 있을 터다.
물론 중형 몬스터가 나타나면 좀 위험할 테지만, 지금 우리 전력이라면 부상 없이 처단할 수 있을 것이다.
“맞아! 그래서 내 생각엔 일단 더 진격해서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애! 보급은 밑에 둔전병들에게 맡겨두자!”
“이야! 세리뉴!”
이런 전술적인 판단까지 하다니!
“이제 거기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된 거냐?”
“나두 지휘관이야. 이 정도 판단은 해야지.”
내 칭찬에 기분이 좋아졌다는 듯, 세리뉴가 가슴을 쭉피고 자기 명치에 손바닥을 얹으면서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진짜 가슴을 콱 깨물어주고 싶네.
“진짜 너무 잘 성장했다, 세리뉴. 점점 더 강해지고 똑똑해지고 있어.”
“물론이지! 나는 그만한 존재니까! 꺄하하하하핫!”
“자, 그럼 가슴 좀 흔들어보자!”
“알았어!”
ㅡ출렁출렁!
힘차게 대답한 세리뉴가 내 눈앞에서 가슴을 흔들어 댔다.
“보고 있으니까 힘이 솟아올라! 세리뉴!”
“빨리 만져줘!”
“그래야지!”
정찰을 잘하고 왔으니 포상은 필요하다. 나는 세리뉴의 젖가슴을 잡아 주무르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어쩔 수 없지.
이왕 던전에 온 김에 좀 더 휴양하고 싶었지만, 이 근방에 아무것도 없다는 게 밝혀진 이상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빠르게 진격하고 뭐라도 만들어서 우리들의 라인을 구축해 놔야겠지.
“네크리! 쥬리아! 이쪽으로!”
“네!”
바로 두 여자가 뛰어왔다. 네크리는 달리고 쥬리아는 뱀마냥 사라락 거리며 접근.
“근처엔 아무것도 없다는군요.”
“그렇겠죠. 왕국은 더 먼 곳에 있으니까요.”
네크리가 답했다.
“그런고로. 길 안내 좀 해주십시오. 곧 출발할 테니까.”
“바로 들어갈 건가요?”
“시간 낭비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빠르게 접근해서 정보를 모으고 전쟁에 개입할지 책략을 쓸지 결정할 겁니다.”
“후후후, 역시 마왕님. 철두철미하시군요. 알겠습니다. 바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쥬리아가 뱀처럼 웃으면서 대답했다. 쥬리아는 나를 존경하고 있다. 내 능력에 매료된 것이다.
“지금 다들 밥 먹고 있으니까 가서 전파해주시고. 식사 시간 끝나면 좀 느긋하게 행군 준비 시작하세요. 그리고 밥 좀 넘어가면 출발할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밥 먹고 바로 행군하면 속에 얹힐지도 모른다. 좀 넘어갈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움직이도록 하자.
나는 쥬라기를 찾아갔다.
“쥬라기.”
“슈왁! 마왕님!”
“일단 둔전병들 다 데려와라. 온 김에 마력 좀 주마.”
“슈라라라락!”
크게 소리친 쥬라기가 둔전병들을 부르러 갔다. 마력을 주입해주면 강해진다. 내 부하들은 그걸 아주 잘 알고 있다.
“다 모았습니다, 슈왁!”
“근데 신병들이 좀 겁을 먹은 것 같군.”
“슈왁. 아직 멍청하고 지능도 낮습니다. 단순히 지배하고 있을 뿐입니다.”
실제로 신병들은 다 비리비리해 보였고 위축된 상태였다. 지성이 거의 없으니 그냥 무리의 우두머리가 시키는 대로 할 뿐이겠지.
“쟤들도 마력 좀 먹으면 쓸만해질 거다. 그럼 위치로!”
“슈왁!”
그렇게 쥬라기를 제 위치로 보낸 뒤에.
ㅡ파앗!
ㅡ고오오!
힘을 끌어내서, 그들의 발밑에 마력 주입의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잠깐 소란이 일었지만 내 힘이 스며 나온 즉시 녀석들이 뽕을 맞은 것처럼 함성을 내질렀다.
“슈와아아아아악!”
“그라아아아아아악!”
내 마력이 자기들 몸에 스며들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신병들 눈에서도 지성이 싹트기 시작했다.
“슈와아악! 카학! 크, 크학? 말? 말한다?”
이제는 그냥 이렇게 마력 주입만 해줘도 바로 말문이 트이는군. 내 초창기 병사들은 시간을 오랫동안 들여서 했는데 말이다. 뭐, 물론. 급작스럽게 마력 주입으로 성장한 것보다는 천천히 성장한 쪽이 잠재력이 더 높을 것이다.
“들어라! 내가 바로 마왕이다! 너희들의 왕이고 군주지! 지금 내 힘으로 너희들에게 축복을 내렸다! 앞으로도 내 명령에 따라 열심히 하도록! 알겠나!”
“슈와아악! 대답해라! 알겠나!”
“슈왁!”
“그라라락!”
힘차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 마력 뽕을 쏴 줬으면 이 정도는 해야지.
“그럼 쥬라기? 나는 이만 애들이랑 더 깊은 곳으로 갈 테니까 운영 잘하고 있어라.”
“슈왁, 알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돌아오면 너희도 이사를 가야 할지도 몰라.”
“이사? 슈왁, 말입니까?”
“그래.”
바로 쥬라기에게 일정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인간 땅을 점거했고, 앞으로는 거기서 생활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슈왁…”
인간 땅으로 가서 둔전을 일군다는 말에 쥬라기가 조금 당황했지만, 우리랑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지면 축복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반색했다.
“알겠습니다! 다 전파해두겠습니다, 슈왁! 마왕님께 충성!”
“좋아. 리자드맨들 중에선 니가 제일 천재란 말이지. 흐흐흐.”
빨리 부대 규모를 늘리고 내 영지로 돌아가고 싶구나.
“…”
몬스터들이 살아가는 영지라. 아주 괜찮을 것 같다. 몬스터들은 마왕인 나의 절대적인 지지기반이다. 그런 만큼 나는 몬스터들의 복리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이제 몬스터들은 그저 사냥당할 뿐인 존재가 아니다. 내 식구가 된 이상 하나의 인격체인 것이다.
나중에 내가 세계를 다 지배하고 나면 인간이든 몬스터든 다 섞인 채로 살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내 몬스터 군단들부터가 온갖 종족들이 모인 이종족 연합체가 아닌가.
거기에 인간이라는 종을 추가한다고 생각하자.
인간들이 내 지배하로 들어온다면 몬스터랑 똑같이 잘 지낼 것이다.
* * *
“출발!”
바로 행군을 실시하고 쭉쭉 이동했다. 애초에 이 동네 사람들인 다크엘프와 라미아들이 길을 거의 알고 있어서 아무런 문제 없이 쭉쭉 나아갈 수가 있었다.
가면서 야생 몬스터들이 나타난다는 작은 문제가 있긴 했지만 가볍게 제압하고 부하로 삼았다.
“케랴아악! 신병 사냥이다!”
“끄르르륵! 다 뚜들겨 패고 잡아 와라!”
“규사사삿! 신고식이다! 신고식!”
행군하는 와중에서 신병들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 내 귀여운 부하들.
“케략!”
물론 야생 몬스터들의 나약한 신체 능력으로는 귀여운 신병을 원하는 선임병들의 발을 따돌릴 수가 없었고, 곧바로 붙잡힌 채 두들겨 맞을 뿐이었다.
“얍.”
그리고 나는 그런 신병들을 지배해준다.
“케륵케륵! 뫙님! 시작부터 아주 좋슴다! 갈 때쯤 되면 사단 만들어지는 거 아님까!”
“흐흐흐, 그럴 수도 있겠는데. 아무튼 부릴아. 신병들 안 처지게 잘 관리해라. 그리고 다음부터는 신병 수확 금지다.”
“케략. 어째섬까?”
“갈 때하 지 말고 올 때 해야 편하니까. 지금부터 끌고 다니느니 돌아갈 때 한 번에 잡는 게 낫지 않겠어?”
후임을 원하는 병사들의 욕구를 잠시나마 풀어주기 위해 신병사냥을 허가해줬던 것이다. 빠른 행군과 효율을 위해 다음 사냥은 모든 것이 끝난 뒤에 하도록 하겠다.
지금 즐겼으니 좀 아쉽긴 해도 즐거워할 것이다.
“역시 뫙님은 현명하심다! 케륵! 알씀다!”
부릴이가 힘차게 경례했다.
* * *
그렇게 우리들은 휴식과 진지 만들기를 반복하면서 미개척 지대의 심부로 향했다. 여태까지 했던 행군 중에 제일 긴 행군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열심히 움직이면서 네크리의 조언을 들으며 정찰을 하고 있으니.
“발견했어!”
정찰을 갔던 세리뉴가 다급하게 날아왔다.
“좀 어때?”
“역시 전쟁 중이야!”
“어디서!”
“저 앞쪽에서 라미아들과 다크엘프들이 살벌하게 싸우고 있어!”
“그려? 그럼 직접 봐야지. 이블아이!”
안타깝게도 여긴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카르티와 통신이 불가능하다. 카르티가 보냈던 이블아이들이 중간에 다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우리 영지 근처에서 활동했으니 쉽게쉽게 통신이 된 거였지, 멀리 가면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하지만 나도 이블아이를 소환할 수 있다.
“이블아이 소환!”
ㅡ화르륵.
제물로 삼은 고깃조각이 불타오르면서 이블아이의 형상으로 변모한다. 한쪽 눈을 감아서 파장을 맞추니 금세 내 시야와 연결이 된다.
“세리뉴. 가서 함 보자.”
“응!”
내 이블아이를 챙긴 세리뉴가 다시 날아올랐다. 나는 약간의 어지럼증을 느끼면서 한쪽 눈을 가리고 이블아이의 시야에 집중했다.
세리뉴랑 같이 날아오르는 감각이로군.
그렇게 고도를 높이니.
ㅡ챙! 챙!
ㅡ콰악!
ㅡ퍼석!
전쟁 소리가 들려오더니.
“캬하아아악!”
“죽여라!”
“방어해!”
“모조리 납치해라!”
다크엘프들과 라미아들이 박 터지게 싸우는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오오.”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야말로 고대 전사들의 싸움을 보는 듯했다. 무장은 빈약했지만, 모두가 살을 내놓고 피를 튀기면서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 투기장에서의 승리를 조건으로 사면을 약속받은 사형수들도 저렇게 열심히 싸우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투지와 용맹은 완벽하지만.”
무장도 빈약하고 전술 역시 우리들에 비해서 크게 떨어진다.
“…”
과거, 청나라의 최정예 전사들이라고 불린 팔기군이라는 기병대가 있었다. 팔기군은 용맹함과 잔혹성을 겸비한 유목민 왕조의 자존심이었으나, 그들의 경천동지할 기마술과 파멸적인 마상전투술은 서양군대의 화승총 앞에 무용지물이었다.
제아무리 용맹하고 잔혹하다고 한들, 화승총을 든 서양병사들 입장에선 그저 구닥다리 고대 전사였을 뿐이다.
팔기군 기병대의 일제 돌격은 가슴을 울릴 정도로 장엄했지만 그저 그뿐이다. 화승총이 일제히 격발됨과 동시에 청나라 최정예 전사들은 산산조각이 나버리고 말았다.
“우리 상대는 안 돼.”
저들 역시 마찬가지다.
저토록 용맹하다고 해도, 저들은 그저 고대 전사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장비와 전술을 지닌 우리의 상대는 될 수 없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