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6)
〈 36화 〉 던전의 주인이 되다! x 6
* * *
“씨발! 얘들아! 협공할 준비해! 다 같이 안 싸우면 절대로 못 이긴다!”
드라이어드는 강적이다.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해 싸워야지만 겨우겨우 승률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상대.
그러니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한다!
“브레멘 음악대 포메이셔어어어언!!!!”
내 외침에 나의 마왕군들이 작게 신음했고.
“오오오오오온!!!!!”
그렇게 명령을 내린 순간.
“케륵!”
“끄르륵!”
“규삿삿!”
누구보다도 용맹해진 나의 절대무적 마왕군들이 전투 포메이션을 취했다.
ㅡ처억!
임숭이가 내 어깨 위에 올라타고, 그런 내 후방에 코볼트들. 그리고 내 바로 옆에 부릴이가 자리를 잡았다. 이제 임숭이는 내 명령에 따라 불꽃을 던질 것이고, 나와 부릴이가 양옆으로 찢어져 좌우를 노릴 동안 정면에서 코볼트들이 놈을 덮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최강!”
죽음을 각오하고 결사항전을 벌이기 위한 최강의 전투 포메이션!
“큘스 마왕군 더 브레멘 음악대 포메이션이다!”
“케르르르륵!”
“끄르륵!”
“규삿삿!!!”
우리의 그 살인적인 전투 함성을 목격한 드라이어드는.
“샤아?”
그냥 손가락으로 입술을 짚은 채 고개를 갸웃하며 잎사`귀`를 파닥거릴 뿐이었다.
우습게 보고 있군!
“우리의 전력이, 네 녀석에서는 한낱 장난에 불과하다는 것이냐!”
역시 강해.
하지만 그 오만과 방심이 너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다. 이것은 냉정한 판단이다. 놈은 폭발적인 힘을 지니고 있지만 체력이 약하다. 승산은 있어.
바로 그때.
ㅡ스윽.
드라이어드가 수풀 속에서 나와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꺄악!”
그 모습에 나는 계집애처럼 비명을 지르며 창을 한번 끌어안았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창을 겨누었다.
이제 시작인가…!
“샤아, 샤아샤아.”
“음?”
그런데 걸어오던 드라이어드가 중간에서 멈춰 서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고개를 내밀고 마치 주변을 염탐하려는 것처럼 두리번거린다.
싸우기에 앞서 전장을 살피는 것?
“샤아!”
그렇게 감시를 마친 드라이어드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서 저 뒤에 있는 나무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케륵…!”
“끄륵!”
겁에 질린 부릴이와 임숭이.
“뭐, 뭐냐? 왜? 왜 돌아가?”
대체 뭐지?
그렇게 나무쪽으로 다가간 드라이어드가, 그 가느다랗고 부드러워 보이는 손으로 나무껍질을 쓰다듬었다. 뭘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계속 쳐다보니.
“샤아아… 샤아…”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말을… 아닛?!
ㅡ두근!
저 주변에서 마력과 비슷한 힘이 느껴진다! 드라이어드의 에너지인가? 그 에너지가 초록빛의 투명한 불꽃이 되어 그녀의 손에 깃들었다.
“초록불주먹 에이스…!”
노래를 부르면서.
초록불주먹으로 나무 껍질을 쓰다듬는다.
그러자.
ㅡ뿌득, 뿌드득…!
ㅡ뿌득뿌득!
돌연 나무에서 가지가 아주 빠른 속도로 자라나는 것이 아닌가! 무슨 죽순이 자라는 것보다 더욱 빠르게! 내 눈에 보이는 속도로 쭉쭉 자라나더니.
ㅡ불쑥!
그 가지가 뽑혀져 나왔다. 이건 진짜 부러뜨리거나 뭘 한 게 아니었다. 드라이어드는 마법으로 나뭇가지를 자라나게 한 뒤에 나무에게서 그것을 넘겨받았다.
“식물 마법…!”
근데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샤아.”
드라이어드의 손에 들린 좀 길고 뭉툭한 나뭇가지. 그 끝부분에서 신비한 일이 일어났다. 지 혼자서 부풀기 시작한 것이다.
“캐르르륵…!”
“끄륵!”
부릴이와 임숭이는 아예 자기 입에 주먹을 밀어 넣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친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ㅡ사르륵.
마침내 드라이어드의 식물마법이 끝났다.
나뭇가지의 모습은.
좀 이상하게 변해 있었고… 설마? 무슨 무기를 만든 건가? 나무 마법으로 병장기를 만들었어? 약간 둔기나 도끼 같은데… 근데 니 손톱이 더 쎄지 않니?
“샤아!”
ㅡ끄덕끄덕.
드라이어드가 자기 손에 들린 도구를 보고 기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내게 다시 다가왔다.
“이런 시발! 대체 뭘 하자는 거냐…?”
일촉즉발의 상황.
다가오던 드라이어드가 멈추어 섰고.
“샤아샤야.”
들고 있던 나무를 내밀었다.
내게.
“뭐?”
“샤아. 샤아샤아.”
“뭐라고 하는?”
“샤아.”
나무를 자꾸만 내게 내밀고 있다.
“어?”
이건 설마…?
“그거 나 가지라고?”
손바닥으로 가슴팍을 살살 두들기며 말하자.
“샤아.”
드라이어드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진짜냐? 나한테 그걸 준다는 건가? 어째서? 무슨 이유로? 애초에 그게 뭔데? 생각만이 무성한 가운데.
“끅…”
“켁…”
“규우우…”
임숭이는 이미 기절해 있었고, 부릴이도 눈을 까뒤집은 채 거품을 물면서 덜덜 떨고 있었으며, 뒤에 있던 코볼트들도 발라당 배를 보이고 있는 상태였다.
존나 쓸모없는 새끼들!
아무튼!
“샤아샤아.”
이대로 고착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다. 나는 내 어깨 위에 있던 임숭이를 내려주고 천천히. 드라이어드를 향해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ㅡ스윽.
나무를 더 가까이 내미는 드라이어드.
“음?”
근데 보니까… 이거 나무.
무슨 삽처럼 생겼다.
일직선의 자루. 그 끝부분은 약간 네모난 느낌이다. 끝부분을 내 손도끼로 조금만 다듬으면 진짜 나무삽이 되겠는데… 왜 이런 걸 만들었을까?
“…!”
설마.
내가 땅을 파는 것을 알고. 그 쓸모를 읽어내서 요술을 부려 적절한 도구를 만들어낸 것인가?
나한테 주려고?
그럼 이건 선물?
“서, 선물이야? 그럼 잘 받을게.”
ㅡ처억.
그렇게 내가 자루를 잡자.
“샤아!”
“으헉!”
드라이어드가 활짝 웃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쫄았고!
“샤아샤아.”
밝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바로 앞에서 저런 헐벗은 섹시한 미녀가 뒷짐을 진 채 웃어주고 있으니, 이성이 마비되는 것만 같았다.
“…”
아무튼 이 나무삽은.
진짜 나무삽 같았다.
이걸 주다니.
고마운 일이긴 한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고, 고마워?”
다시 바디랭귀기지를 하면서 고마움을 표현해 보았다. 약간 구부정한 자세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샤아.”
인사를 받은 드라이어드가 다시 몸을 돌려서 수풀 쪽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그녀는 사라졌다. 이 나무삽과 좋은 향기만을 남긴 채… 아니. 이것저것 몸매 보여주는 서비스도 남겼지.
나는 그녀가 사라진 수풀 쪽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삽 주고 그냥 갔어?”
이게 무슨 일이냐?
“삽.”
다시 삽을 보았다.
아니. 진짜 괜찮아 보이는 삽이다. 척 잡아보니 자루도 단단하고. 그 머리 역시 견고해 보인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바로 품에서 손도끼를 꺼내 그 머리 부분을 조금 다듬었다.
ㅡ스윽스윽.
ㅡ스윽.
그렇게 시간을 좀 쓰니 진짜 존나 괜찮은 나무삽이 완성되었다.
“강도는?”
바로 몸을 돌려 던전의 입구로 향한다. 내 애새끼들은. 죄다 기절한 상태였다.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다 굴복한 것이다.
“시발.”
어쩌겠냐.
내가 모자란 탓이지.
아무튼.
바로 던전 벽에 삽을 박아넣자.
ㅡ파악!
“오, 오오…! 오 씨발!”
씨발!
ㅡ파악!
ㅡ사악!
아주 부드럽게 들어가면서 흙이 한 아름씩 퍼졌다!
“조, 존나 좋아!”
통짜 나무삽인 만큼 군대에서 쓰던 철제삽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건 아주 좋은 삽이었다! 이것만 있으면 던전 공사속도가 수십 퍼센트 정도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 분명했다!
“이런 걸 주다니!”
왜 이런 걸 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삽의 성능을 보고 나니 드라이어드에 대한 감사가 미친 듯이 샘솟았다!
“고마워! 고맙다! 아니! 고마워요! 예쁜 드라이어드 눈나!”
잘은 몰라도 나를 마냥 죽이고 잡아먹으려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럴 거였으면 이런 삽을 주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
“내가 오해를 좀 한 것 같군.”
그 예쁘고 섹시한 드라이어드 눈나는 나쁜 괴물이 아니라 단순히 그냥 자연을 좀 사랑할 뿐인 누나였던 것이다.
그때 젖가슴을 흔들어대며 나를 유혹했던 거랑 날 쫓아왔던 것은 그냥 이웃이 새로 생겨서 인사를 하려고 그랬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선물을 준 것을 보면 확실하다. 내가 너무 과민 반응을 해버렸다.
아직 좀 불안하긴 하지만, 다음에 만나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해주도록 하자.
“아 시발! 야! 일어나! 늬들 진짜 나 버리고 다 기절하기냐? 어?”
바로 내 부하들을 흔들어 깨웠다.
“케륵…? 케륵! 케르륵!”
상체를 벌떡 일으킨 부릴이가 겁에 질려 주절거리기 시작한다. 바로 놈을 안심시켜줬다.
“어. 그 누나 갔어. 그러니까 안심해.”
“케륵? 케, 케르륵…”
그제서야 가슴을 쓸어내린 부릴이가 일어섰다.
“케륵!”
ㅡ빠악!
근데 시발 이 새끼 일어나자마자 임숭이한테 꿀밤 날리고 자빠졌다.
“끄륵!”
퍼질러 누워 있던 임숭이가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폴짝 튀어 올랐다. 무슨 개구리냐?
“케륵! 케륵케륵!”
“끄르르륵!”
진짜 잘들 논다 이 새끼들아.
지도 기절했으면서 훈계하고 있네.
근데 부릴이는 용서 씹가능.
* * *
“캬!”
제대로 된 삽질을 하고 있으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탄이 우러나왔다.
ㅡ파삭!
ㅡ쓰윽!
박아넣고, 흙을 퍼낼 때마다 이렇게 가슴이 충만해질 수가 없었다. 우리가 쓰던 나무찍개랑 뭐 돌을 엮은 원시적 도구 뭐 그딴 거랑 비교조차 할 수가 없었다.
역시 사람은 도구가 있어야 해.
진짜 너무 좋은 도구였다.
등급을 먹여보자면 레어(Rare)다.
참고로 부릴이는 언커먼(Uncommon)이고 임숭이는 커먼(Common)이다.
나는 뭐 유니크(Unique) 정도 되겠지.
“케륵!”
“규삿삿!”
작업 속도가 딱 봐도 존나 빨라진 상태. 삽질하는 모습을 본 내 부하들이 만세를 부르며 나를 칭송했다.
“크으…! 드라이어드 눈나 진짜 최고라니까.”
벌써 사흘이 지났다.
그녀가 떠나간 뒤로.
드라이어드 덕분에 아침에 사냥을 하고 돌아와 정오부터 작업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 진척도가 아주 빠른 속도로 차고 있었다.
이거 또 찾아오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삽집을 하고 있으니.
“샤아!”
“엇!”
드라이어드가 또 나타났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