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68)
〈 368화 〉 원정 마무리 x 4
* * *
당연히 쥬리아는 아주 그냥 좋아 죽으려고 했다.
라미아 왕국의 수도 코앞까지 파죽지세로 쳐들가면서 수많은 부하들이 생긴 까닭이다.
심지어 이 새로 들어온 라미아들은 야만적이고 우리에 비해서 약하지만, 아주 강대한 우리를 보고 잔뜩 쫄아서 복종심이 높아진 상태다. 심지어 내가 오르가즘 포그랑 촉수로 좀 놀아준 탓에 의존하는 성향도 생겼다.
쥬리아는 라미아 신병들을 조금 부려보더니 만족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후후후, 마왕님. 아주 만족스러워요. 이렇게나 많은 라미아들이 저를 따르게 되다니.”
“라미아의 여왕이 된다는 꿈. 이제 곧 이루게 되겠군요?”
“정말… 정말로 감사해요. 마왕님.”
쥬리아가 꼬리를 베베 꼬면서 기뻐했다.
피리. 피리 가져와. 당장 피리 불면서 놀고 싶은 심정이다.
그럼 쥬리아는 뱀이라서 즐겁게 춤을 추겠지.
“흐흐흐, 그만큼 절 위해 싸워주지 않았습니까.”
쥬리아는 처음에 내게 오면서 라미아들의 여왕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와 싸워오면서 나의 능력을 보고 나를 진심으로 섬기게 되었지.
그래도 라미아들의 지배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왕으로서 내 유능한 장군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준 것이다.
“솔직히 다크엘프보다 쉽습니다. 뭐 라미아들 개개인의 전투력은 다크엘프에 비해서 확실히 위입니다만… 싸우는 모습이나 무리 짓는 모습을 보면 한심할 뿐이지요.”
“라미아로서 조금 부끄럽네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전부 저들의 지성이 모자란 탓일 테니.”
다크엘프보다 딸리는 느낌이 있긴 하다.
“여왕은… 강대했지만, 바깥에서 경험을 쌓고 온 제가 보기엔 그냥 조금 강한 라미아였을 뿐이네요. 지배자의 자격이 없어요.”
이것이 바로 견문을 쌓은 성과다.
쥬리아는 정글에서의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중간계의 인간 귀족들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수렵으로 살아가던 야만 부족의 여전사가 문명사회의 귀족으로 변해가는 과정. 그것은 참 의미가 깊다.
“그럼 쥬리아님. 지배자의 자격이라는 건 무엇입니까?”
웃으면서 물으니 쥬리아가 미소 지었다.
“지배자라는 건 무릇 마왕님처럼 모든 방면에 있어서 완벽함을 지니고 있어야 하죠.”
“아이고, 이거 듣기 좋은 말을.”
진심 어린 칭찬은 기분이 좋다.
“솔직히 개인의 강함이라는 건 그렇게까지 중요한 일이 아니었어요. 지배자라면… 혼자서 강한 것 보다는. 모든 것을 살필 줄 알아야 하죠. 마왕님은 모든 것을 살펴 저희들에게 승리를 내려줬습니다. 지배자라는 건 그런 존재라고 생각해요.”
“흐흐흐! 쥬리아님 대답이 아주 좋군요! 특별히 이거 끝나면 찐하게 상을 드리겠습니다!”
“촉수는 말고요.”
쥬리아가 입맛을 다시면서 자기 볼을 쓰다듬었다.
“물론입니다!”
얼마든지 뱀보지에 박아줘야지.
“아무튼 쥬리아님. 이곳만 함락시키면 거의 끝입니다. 돌아가면서 부하 파밍하는 일만 남았네요.”
“아, 그런데 마왕님. 설마 왕국의 모든 라미아들을 데려갈 생각인가요? 이들은 그 수만큼 먹을 텐데… 식비 감당이 힘들 것 같군요.”
맞는 말이다.
라미아들은 말보다 많이 먹는다.
“알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의 재력으로는 이 많은 라미아들을 다 먹일 수가 없죠.”
“그렇다면?”
“적당히. 라미아 창기병대를 몇 개 정도 운용할 수 있을 정도로만. 괜찮은 애들로 추려서 뽑아가고, 나머지는 정글에서 살아가게 둘 겁니다. 일종의 식민지로 삼는 거죠.”
완전히 압도하여 충성 서약을 받아내고, 다크엘프와 다른 위협적이고 적대적인 종족들이 사라진 정글에서 마음껏 살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서 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정기적으로 사자를 보내게 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연락수단을 확보하고. 필요할 때 부르면 되겠지.
당장은 이게 한계다.
“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일단 수도를 점령합시다. 그리고 쥬리아님이 공식적으로 여왕으로 즉위하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엔 뭐. 이 땅을 대리통치할 다른 라미아를 뽑아서 잘하면 됩니다.”
“네!”
여왕 소리에 진짜 좋아 죽으려고 한다.
* * *
라미아 왕국의 수도지만, 이곳에는 다크엘프의 왕국같은 커다란 성벽은 없었다. 그냥 조금 더 큰 도시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문명레벨이 다크엘프보다 더 떨어지니까. 그냥 큰 야만부족처럼 느껴질 정도다.
“전군! 진격하라! 너희들의 힘을 똑바로 보여봐라!”
“케랴아아악!”
“끄르르륵!”
덩치가 커지고, 더욱 강해진 고블린들이 창과 방패를 앞세운 채 힘차게 전진한다.
“캬하아아악!”
“캬하아악!”
야만스러운 라미아들은 힘차게 소리를 지르며 맞서려고 했지만.
“캬하악…!”
철 갑옷과 긴 장창방진 앞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돌진하다 말고 급제동을 하거나, 주변을 빙빙 돌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할 뿐이다.
“세리뉴! 그물 던지자!”
“알겠어!”
ㅡ부웅!
다크엘프 왕국을 먹어 치우게 된바, 우리의 노동력은 말 그대로 엄청난 수준이 되었다. 수공업으로 그물을 대량 생산했고, 픽시들은 라미아들의 머리 위에 그물을 아낌없이 뿌렸다.
“캬하아아악!”
그물에 갇힌 뱀 여자들이 발버둥을 친다.
“네크리! 다크엘프들 투입해서 라미아들 체포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런 식으로 라미아들을 하나하나 체포한다. 그리고 뭐, 저쪽에서는 쥬리아가 자기 부하들과 함께 몽둥이와 방패를 들고 다른 라미아들을 줘패고 있는 중이다.
ㅡ빠악!
ㅡ빡!
마력으로 강화된 내 라미아 부대원들은 이 야만적인 라미아들에 비해서 체급이 더욱 컸고, 좋은 장비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런 라미아들이 군대를 이룬 채 조직적으로 폭력을 가하니 당해낼 수가 있나?
이들은 전술을 모른다. 그냥 사냥과 산발적인 전투만을 해봤을 뿐이다. 동네 깡패들이나 다름없지. 동네 깡패들이 군대를 어떻게 이기겠나?
“캬하아아악! 모조리 때려눕혀라!”
“알겠습니다! 캬하아악!”
진짜 몽둥이를 든 사신 그 자체다.
쥬리아 패거리가 몽둥이를 휘두를 때마다 라미아들이 한두 방씩 처맞고 쓰러진다.
“임숭아. 적당한 곳에 불 좀 지루고. 규일아. 좌측에 있는 예비대들 싹 다 전진시켜. 그리고 후방부대는 검과 방패로 무장전환을 한 뒤에, 제압된 라미아들을 체포하는 다크엘프들을 보조한다. 실시!”
“실시! 규사사삿! 거기 너! 1중대장 에게 명령을 전달하라!”
“규삿!”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나의 군대가 라미아들의 수도를 유린한다.
그러고 있으니.
ㅡ캬하아아아아아아악!
하늘이 울리는 것 같은 거대한 함성소리가 들려온다.
“드디어 나타나셨군. 얘들아! 라미아들의 여왕이 나타났다!”
수도의 중심부.
저쪽에서부터.
ㅡ쿠구구구!
흙먼지가 피어오르면 뭔가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이미 여왕을 상대하기 위한 전략을 다 짜 놓은 상태다. 흙먼지를 주시하면서 대열을 재정비하니.
“캬하아아아아아아악!”
흙먼지 안에서 아주 커다란 라미아가 나타났다.
“와우.”
윤기가 흐르는 머리칼은 아주 잘 관리되어 있었고, 몸 구석구석을 치장한 금속과 보석은 상당히 예술적이었다. 근데… 좀 많이 크지 않나? 다른 라미아들이 어린아이로 보일 정도로 덩치가 크다.
거기에 얼굴은 제법 아름답지만, 무슨 불교 사천왕처럼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 데다가 송곳니도 길어서 정말 무서웠다. 말 그대로 메두사 같은 느낌이다.
그 여왕이, 보석과 문양으로 치장된 커다란 나무 방패와 화려한 깃털 장식이 달린 철창을 잡아 들고는 우리를 노려본다.
“흐응, 저것이 라미아들의 여왕? 내 상대는 아닌 것 같네.”
“그렇다면 가서 실력을 보여주십시오.”
ㅡ스르륵.
여왕이 행차하자 다른 라미아들의 그녀의 뒤로 모여든다. 혼란이 종식되었고, 여왕을 따르려고 하는 것이다.
이렇게 굴면 우리야 좋지.
“바네사! 렉사벨라와 함께 녀석을 공격하는 겁니다! 쥬리아! 쥬리아도 힘을 보여주십시오!”
일단 가장 장한 렉사벨라를 모루로 삼고, 바네사와 쥬리아가 망치가 되어 공격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할 일이 있지.
“세리뉴! 임숭이! 그리고 리리엘! 위치로 갔으면 당장 작전대로 공격하라!”
이미 내 부하들은 여왕을 잡을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전군 공격이야!”
“발사!”
ㅡ촤자작!
편대비행을 하던 픽시들이 여왕을 향해 윈드커터를 갈긴다! 날아간 바람의 탄환이 여왕을 덮치려던 순간.
“캬학!”
여왕이 방패를 들어 올리고, 꼬리를 휘둘러 윈드커터를 방어하고 흩어낸다. 이어서 임프들이 일제히 화염광선과 화염탄을 시전한다.
ㅡ지잉!
ㅡ화르르륵!
보랏빛 불의 광선이 대기를 관통하면서 날아가 여왕의 방패를 강타한다.
ㅡ퍼엉!
동시에 화염탄들이 여왕의 주변으로 떨어진다. 순간 여왕은 불길에 휩싸인 것 같았지만.
“캬하아아아아아아아아악!”
ㅡ파아아앙!
마력이 담긴 함성을 내질러 모든 공격을 떨쳐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발이 남았지!
“리리엘!”
날아올랐던 천사들이 일제히 폭격을 때린 순간.
ㅡ퍼어어어엉!
큰 폭발이 여왕을 덮치면서 흙먼지가 피어난다.
그렇게 흙먼지가 걷히자 보인 것은.
“캬학…!”
숯검댕이가 된 라미아의 여왕.
이미 방패도 박살 났다.
“공격!”
ㅡ파앗!
렉사벨라와 바네사. 그리고 쥬리아가 돌진한다. 그와 함께 내 보병대를 전진시켜, 적 라미아들이 이 싸움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조치한다.
“캬하아아악!”
“케랴아아아아악!”
내 병사들과 적 라미아들이 격돌했고.
“아하하하하하하!”
렉사벨라가 여왕을 향해 검을 내지른다.
ㅡ콰앙!
숯검댕이가 된 여왕이 뱀처럼 쉭쉭 거리면서 창으로 검격을 쳐내고, 길고 커다란 꼬리를 휘둘러대면서 바네사와 쥬리아를 견제한다. 확실히 체급이 깡패긴 해. 쥬리아랑 비교해도 더욱 커다란 여왕이 저리 날뛰니 괴수를 보는 듯했다.
하지만 렉사벨라도 실력자다.
ㅡ채앵!
찌르고 들어오는 창을 쳐내고 공중으로 뛰어올라 여왕의 상체를 노리려고 한다. 여왕은 재빨리 창을 회수해 크게 휘둘러 렉사벨라를 강타하려고 했지만.
ㅡ촤학!
검기를 전개한 렉사벨라가 그 창대를 손쉽게 베어버린다.
“넌 이 여왕님의 상대가 아니란다?”
“캬하아아아악!!!”
창을 버린 여왕이 마치 독수리의 그것 같은 손톱을 쭉 빼면서 격돌하려던 순간.
ㅡ푸욱!
ㅡ푸훅!
바네사와 쥬리아의 공격이 작렬한다. 그녀들의 검과 창이 여왕의 뱀 같은 몸통을 찌르고 들어간 것이다.
“캬학…!”
그렇게 생긴 틈 때문에 승부가 결정 났다.
ㅡ휘릭!
격돌하려던 렉사벨라가 민첩하게 몸을 놀려, 여왕의 뒤쪽으로 가 그녀를 끌어안더니, 그대로 초크를 걸어버린 것이다.
“캬흑…!”
ㅡ쿠웅!
그것으로 여왕의 거체가 앞으로 쓰러진다.
우리의 승리였다.
“역시 먼치킨! 존나 쎄다, 우리 여왕님!”
전투력 진짜 감탄이 나온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