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376)
〈 376화 〉 백작과의 전투 x 4
* * *
“흠.”
하지만 백작이 자기 부대 중 일부를 보낸 상태에 비해, 나는 핵심 전력을 다 끌고 온 상태다. 그것도 여러 번이나 운용해서 완벽하게 움직일 수 있는 내 수족과도 같은 부대다.
적들이 강해 보이긴 해도, 지휘력과 투지. 그리고 병종에 다양성에 있어서는 우리를 넘볼 수가 없다.
“좋아.”
우선 제대로 된 공중 정찰로 적 부대규모와 진형을 확인하자. 그리고 보급 루트까지 다 체크를 한 뒤에, 보급로 박살 후 포위를 할 건지, 아니면 그냥 박살을 낼 건지 정해야겠다.
단단한 모루인 고블린 보병대를 진격시키면서 라미아 같은 망치로 후려치면 도리가 없을 터.
“돌아왔어!”
“고생했다.”
대략적으로 정찰을 마친 세리뉴가 내려왔다. 바로 이블아이를 캔슬했다. 한번 슥 봤으니 이젠 제대로 정찰을 해야지.
“전군! 이곳에 진형을 친다!”
“케륵, 뫙님? 성에는 안들어감까?”
“아직 적들이 우릴 보지 못한 상황이야.”
지형 때문에 가려진 상태다. 세리뉴가 내 이블아이를 잡고 날아올랐기에 확인할 수 있었던 거지, 저쪽은 우리를 못 본다.
성에 들어가면 필연적으로 들키게 될 테니, 지금은 여기에 진형을 치고 정보수집을 하는 게 나을 거다.
“세리뉴. 애들이랑 한 번 더 올라가자. 이 주변 슥 돌면서 적 병력 규모. 진형위치. 그리고 보급로까지. 싹 다 확인한 다음에 그림으로 그려서 알려줘.”
“응! 그림 정찰이란 거지! 알겠어!”
이런 훈련도 많이 한 상태다.
다수의 픽시들이 날아올라 특정 지점을 정찰한 뒤에 그 부분을 딱 그림으로 그려서 보고하는 훈련. 그러면 뭐 쉽게 확인할 수가 있지.
ㅡ부웅!
ㅡ부웅!
픽시들이 힘차게 날개짓 하며 날아올랐다.
그럼 기다려보자.
* * *
픽시들을 기다리면서 휴식을 취한다. 연기를 피우지 않고 건량만 먹으면서 에너지 보충을 하고 있으니.
ㅡ부웅!
픽시들이 돌아왔다.
“어, 세리뉴! 어때!”
“우리 들켰어!!!”
“뭐라고?”
정찰의 귀재인 픽시들이 들켰다고?
“응! 나무에 숨으면서 움직였는데, 녀석들이 바로 반응했어! 그리고 날고 있는 애들한테 화살도 날아왔고!”
“와.”
이 새끼들 대공 감시 능력이 탁월한데? 정찰하는 픽시들 보고 응사를 할 정도라니… 역시 만만치 않다.
“굉장하네. 픽시들을 다 알아채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바네사가 말했다.
“백작은 천사와 싸운 경험이 풍부하니까 말이지. 공중을 살피는 것이 습관화가 된 것이다.”
“예. 그런 것 같습니다.”
공중 폭격기인 천사들과 싸우다 보면 자연히 그에 따른 대응법도 발전하는 법이다. 처음에야 속수무책으로 당했겠지만 군사 지휘관들이 머리를 맞대다 보면 방법이 나오기 마련이지.
“정찰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백작군은 픽시들을 보고, 천사가 나타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날아오른 즉시 궁수와 마법사 부대가 요격을 할 것이다.”
“그래야겠습니다.”
픽시들이야 날쎄니 좀 안심이지만, 아니. 이것도 아니다. 적들은 전문 궁수부대와 대공 마법사 부대를 끌고 온 상태다.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마법으로 픽시들을 공격할 수도 있지.
“이거 리리엘을 함부로 보낼 수가 없겠는데.”
그리고 픽시보다 월등하게 느린 타천사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말 그대로 표적지가 될 가능성이 높지.
“내가 할 것이 있나?”
자기 이름이 나오자 리리엘이 반응했다.
“어차피 천사를 의심한다면 한번 폭격을 해보고 반응을 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요격당할 수도 있다고 하니 띄우기가 좀 그러네요.”
“걱정마라! 내겐 보호막이 있으니까!”
웬일로 리리엘이 의욕을 보였다.
“보호막을 두르고 적당히 날아올라 흑염포를 발사하고 오면 되나?”
“그래도 좀 위험한데요. 리리엘님. 보호막 두께에 자신 있습니까?”
“그동안 나도 강화가 많이 되었다! 내가 공을 세울 기회를 줘라!”
“그렇다면 뭐, 리리엘님 의욕을 봐서!”
부하가 이렇게 의욕을 보이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견제 좀 해봅시다! 적 공격 조심하시고. 한번 날아올라서 보호막 두껍게 두르고 흑염포 좀 갈기고 와주세요. 아, 이거 이블아이 소환할 테니까. 그거 목에 두르고.”
“알겠다!”
ㅡ펄럭!
내 이블아리를 챙긴 리리엘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이블아이의 시야를 통해 리리엘이 보는 곳을 본다.
그 순간.
ㅡ척척척.
저 멀리.
적 진형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놀랍게도 날아오르는 리리엘을 보자마자 궁수부대와 마법사 부대를 준비시킨 것이다.
“오오.”
저렇게 빠르게 대응을 하다니.
역시 엄청난데.
ㅡ파앗.
리리엘은 보호막을 두르고 흑염포를 쏘기 위해 적당한 고도를 유지하면서 적 진형으로 접근했다.
그렇게 리리엘이 흑염포를 캐스팅한 그 순간.
ㅡ척척척!
“아닛!”
적 전열 부대를 제외한 모든 부대가 갑자기 간격을 벌리는 것이 아닌가! 양팔 벌려 좌우로 나란히를 하는 듯한 느낌이다!
“미친놈들!”
천사들 광역 포격에 대응하려고 저렇게까지 훈련을 한 것인가? 당연히 저런 진형은 밀집 진형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에서 뭐가 떨어진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
그와 동시에.
ㅡ쐐애애액!
화살이 날아온다. 그것도 아주 훌륭하게 화망을 형성한 상태였고, 적 마법사들이 활약하고 있는지 화살에 마법도 둘러져 있다.
ㅡ콰앙!
“흐익?!”
화살이 리리엘의 보호막을 두들긴다. 깨지진 않았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낀 리리엘이 즉시 후퇴했다.
“허억! 허억! 죽을 뻔했다! 화살뿐만이 아니다! 마법사들이 보조하고 있어!”
내려온 리리엘이 죽다 살아난 듯이 보고했다. 나는 그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진정을 시켜줬다.
“아주 잘하셨습니다.”
“아.”
“적에 대해서 좀 알게 되었네요. 훌륭한 성과입니다.”
“그, 그렇다!”
일단 놀랐을 테니 좀 쉬게 하자.
그러고 있으니 레이카가 허리에 손을 짚은 채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야. 우리 측 천사 노출했는데 아무 것도 못하고 온 거잖아? 오히려 나쁜 거 아니냐?”
“그거는 말이지요. 저기 대응 속도 보니까 노출하든 말든 상관없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아무것도 못 하긴요. 적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
“뭐?”
“천사를 극도로 경계하고 있지 않습니까.”
전부 천사를 경계한 탓이다.
전문적인 궁수부대와 마법사 부대가 유기적으로 힘을 합치는 것도 그렇고, 밀집 진형이 순식간에 산개 진형으로 바뀐 것도 그렇고.
싹 다 완벽하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 천사들과 싸우면서 쌓은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럼 공중과 지상에서 동시에 흔들어야지요.”
대충 각은 잡혔다.
* * *
“천사라. 천사가 나타났군.”
백작군의 군 지휘관, 오로밀은 고개를 끄덕였다.
“성녀가 원군을 보냈어.”
이미 성녀 측에 대천당을 배신한 천사 몇 명이 붙어 있다는 정보는 알고 있다. 그 수는 많지 않다. 위협적이긴 하지만 수가 적은 만큼 대세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수가 적다면 대공부대로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
천사는 강하지만 무한한 힘을 지닌 것은 아니다. 공중에서 폭격 몇 번을 하고 나면 힘이 빠질 것이다. 그렇게 대응하면 되는 거고. 적이 많다 싶으면 후퇴하면 되는 거다.
어차피 백작은 이 성을 점령할 생각이 없다.
다른 목적이 있을 뿐이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오로밀님.”
“척후를 더 풀어라. 천사들을 주의하고. 공중과 지상에서 합공을 할 수도 있으니 각 부대장들에게 주의하라고 전해라.”
“네.”
공중과 지상에서 협공을 하면 아주 위험하다. 천사가 폭격을 실행할 때 적 기병대가 들이닥친다면 피해가 막심해질 수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이곳 지형은 나름 괜찮은 곳이다. 주변에 산이 많아서 적 기병대가 치러 오기 힘들 것이고, 마찬가지로 기병대가 나타난다면 빠르게 관측이 가능할 것이다.
산이 이렇게 험준하고 많은데 기병이 산을 타 넘을 것도 아니고 어떻게 오겠는가? 애초에 이런 지형이니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천사들만 견제하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
오로밀은 그렇게 생각했다.
* * *
성에는 세리뉴를 보내서 우리가 왔음을 알렸다. 우리가 먼저 공격을 하면 성 쪽에서도 눈치를 보다가 군대를 보내겠다고 합의를 했다.
“쥬리아님. 좀 힘들겠지만 산을 타고 빙 돌아서 저 반대편으로 가주십시오. 그리고 전쟁이 시작되면 바로 놈들의 측면을 치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네. 그렇게 할게요. 어려운 일도 아닌걸요. 지금 바로 출발하면 될까요?”
“그리하십시오.”
“아, 그런데 츄렐이는…?”
“렉사벨라랑 같이 출격시킬 생각입니다. 괴수의 힘을 한번 보도록 하지요.”
“후후후, 알겠습니다.”
ㅡ스르륵.
바로 쥬리아가 라미아 창기병대를 이끌고 산으로 향했다. 라미아들에게 있어서 이런 지형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못한다. 산을 타고 적 부대를 우회해 적의 측면, 즉 우리의 정면에 자리 잡을 것이다.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산을 타서 적 부대의 측면으로 향한다. 우리가 왼쪽을 맡고 쥬리아가 오른쪽을 맡는다. 성 내부에 있는 병력이 정면을 맡는다.
“자, 그럼 출발한다!”
“케륵!”
그런 식으로, 우리는 성에 들어가지 않은 채 바로 산을 타고 적 진형의 측면 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산에서 휴식을 좀 취한 다음에 하산하여.
ㅡ처억.
우리 측 보병대를 적에게 노출시켰다.
“케륵케륵!”
“케륵!”
중무장한 고블린 보병대가 적 진형의 측면을 바라보면서 전진한다. 그쯤 하니 적들도 반응을 했다. 산을 타고 내려온 우리 보병대를 보면서 측면 방어를 강화한 것이다.
“흐흐흐.”
잘 통하고 있다.
보병으로 주의를 끈 다음 바로 타천사 부대를 띄울 것이다. 그럼 적들이 진형을 조금 변경하게 될 텐데, 바로 그 순간 쥬리아가 창기병대를 이끌고 돌진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이쪽에서도 공격을 실시하고 츄렐이와 다크엘프 돌격부대를 풀면 끝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