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419)
“고어어어어어어어어!”
순식간에 코끼리만해진 전사.
“변신인가?”
그러나 느껴지는 힘은 강하지 않다. 당연히 뭐 마력으로 단련된 고블린이라고 해도 코끼리보다 근력이 강할 수는 없다. 근데 전투가 어디 근력으로만 하는 것이던가?
아프리카의 부족민들도. 고대인류도. 전부 돌창 하나만으로 거대한 코끼리를 쓰러뜨렸다.
내 부하들이라면 식은 죽 먹기인 일이지.
“사냥해라.”
“캬하아아악!”
ㅡ콰앙!
저쪽에서 돌진해오던 라미아들의 창이 변신 양 괴물의 옆구리에 틀어박히고.
“하압!”
다크엘프 돌격대의 검이 다리를 난자한다.
“고어어어어어어어!”
이성마저 사라진 양 괴물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사냥당할 뿐.
“케륵! 케륵! 몰아붙여라!”
양 괴물들의 정면을 고블린 방진이 몰아붙이고, 그 뒤에 선 임프와 픽시들이 원거리 공격을 가한다.
ㅡ쿠웅!
사냥은 길지 않았다.
변신해서 최후의 저항을 하던 크루아의 모든 전사들이 쓰러졌다. 피가 넘쳐흘러 호수가 만들어질 지경이다. 나는 바로 놈들의 대장에게 다가가 말했다.
“네놈. 이름이 뭐냐.”
“크곳쓰… 크루아님의… 전사… 중간계의… 네놈들이… 이토록 강할 줄은… 쿠르륵.”
정보 좀 캐려고 했더니 바로 죽어버렸다.
알아낼 수 있는 건 없겠군.
하지만.
“흐음.”
주변에 이교도들의 시체도 널려 있다. 게다가 몇몇 놈들은 살아있는 상태지. 그리고 또 이 도시 안을 뒤져보면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은 우리의 승리다.
정보를 캐보도록 하자.
“세리뉴. 상황 정리된 거 같으니까 가서 베라군이랑 엘프군들 상황 좀 보고 와줘.”
“응! 금방 갔다 올게!”
세리뉴를 보낸 그 순간.
ㅡ스르륵.
곳곳에 숨어 있던 이교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케랴아아악!”
병사들이 공격하려던 그때 나는 정지를 명령했다. 이교도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후의 항전이라도 할 생각일까? 그리 판단한 순간.
“오, 오오…!”
“오오오오!”
“오오오오오오!”
ㅡ털썩!
돌연, 나타난 이교도들이 무릎을 털썩 꿇었다.
“음?”
뭐냐?
“지, 진정으로 위대한 마족이시여…!”
“암흑의 대공이시여!”
“가장 위대고 또한 위대한 종족이시여!”
아예 고개까지 조아리면서 날 숭배하는 말을 내뱉는 이교도들… 잠깐? 이 새끼들 설마?
“네놈들은. 뭐지?”
최대한 중후한 목소리를 연기하며 말하자.
“저, 저희들은! 자색여명교단의 미천한 사제들입니다!”
“주인님의 충실한 노예들!”
“감히 귀인을 몰라뵙고 날뛰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폐하!”
겁에 질린 이교도들이 진짜로 날 숭배하면서 소리쳤다.
이 새끼들 봐라?
그러니까 지금 믿었던 마족 소환을 성공시켰는데, 그 새끼들이 순식간에 몰살당하니까 정신이 번쩍 든 건가? 그리고 다른 마족인 내가 나타난 거고?
따라서 내가 더 강하고 위대한 마족이라고 여겨, 바로 라인을 갈아탄 건가?
미친 무빙이다.
“충성을! 충성을 바치겠습니다!”
“우리들의 충성을 받아주십시오, 위대한 존재시여!”
“위대한 암흑의 대공이시여!”
이렇게 뻔뻔하게 충성맹세를 할 줄은… 처음엔 심문하고 죽여버릴까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거 좀 기회 아닌가?
이교도들이 사악한 놈들이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들 기준에서 사악한 놈들이다. 살인마가 넘쳐나는 마족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이교도 놈들 따위 동네 바보형들이나 다름없다. 따지고 보면 내 부하들도 전부 살인의 달인들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여기서 이교도 세력을 모조리 흡수한다면?
방금 나는 마족으로서 내 힘을 증명했다. 거기에 압도적인 카리스마… 이교도라는 나름 특수한 인력들을 완전히 사로잡은 상태로 보인다. 하여, 정보를 뽑아내든 노예로 부리든 해서 녀석들을 마구 굴릴 수 있을 터다.
“네놈들. 전부 모습을 드러내라. 처분은 그 이후에 하지.”
그리 내뱉고 부릴이에게 명령했다.
“부릴아. 전장 정리랑 전리품 챙기는 건 규일이한테 가서 하라고 하고. 너희들은 여기 임시 진지로 삼고 출입자들 통제해. 저 이교도 같은 놈들 오면 잡아서 구속하고 저기에 모아둬라.”
“케륵! 알씀다, 뫙님!”
그렇게 한 뒤에 잠깐 상황을 살폈다.
곳곳에서 체포된 이교도들이 잡혀 와 얌전히 무릎을 꿇었다. 아주 그냥 눈동자가 희열로 가득 차 있다. 그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중이다.
이 새끼들 완전 마족에 미친놈들 아냐?
그때.
“위대한 존재시여!”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곳을 돌아봤다.
“넌 뭐지?”
“아아!”
포착.
타입 : 미녀.
몸에 달라붙어 몸매를 전부 드러내는 섹시한 로브를 입은 자색 머리칼의 미녀가 희열에 찬 눈으로 날 봤다.
“얘들아. 잠깐 놔줘라.”
“케륵!”
그녀를 붙잡은 고블린들을 물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넌 뭐지?”
가슴이 크고 허리가 잘록하다. 거기에 엉덩이도 탄탄해 보인다. 로브의 겉으로 드러난 라인도 괜찮고, 보랏빛 머리칼도 신비해서 마음에 든다.
이국적인 미녀.
ㅡ넙죽.
바라보고 있으니 그녀가 바로 자리에 엎드려 내게 절했다. 그러자 등의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처녀.
결정적으로 처녀다.
처녀임을 포착한 즉시 내 인큐버스 회로가 꿈틀거린다.
“저, 저는! 이 비천한 종교의 수장인 베스티나라고 합니다! 대주교직을 맡고 있으며, 제가 크루아의 군대를 소환했습니다!”
이 여자가 이교도의 수장?
이단의 대주교가 이런 미녀라고?
계산은 끝났다.
내 부하로 만든다.
그 결정을 내리자 내 머릿속에서 이 이단자들을 이용하고 사용할 방법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라, 미천한 존재여.”
ㅡ화르륵.
그와 동시에 마력으로 내 등 뒤에 사악한 날개를 만들어냈다.
“아, 아아…! 아아아!”
베스티나가 환희와 희열에 찬 표정으로 날 보았다. 날개에 딱히 기능은 없고 마력으로 모양만 만들어서 분위기를 연출했을 뿐인데 그냥 졸도를 하려고 한다.
광신도 기질이 다분한데, 그러면 쓸모가 많지.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서 써먹어야겠다.
“크루아의 군대를 불러낸 것이 네년이었나.”
“죄송합니다…!”
“아니. 상관없다. 나를 위한 제물을 불러줘서 고맙군.”
무겁게.
목소리 내리깔고 말했다.
“크, 크루아의 전사들이 단순한 제물…?”
“실로 그렇다.”
“이, 이제 알았습니다. 이제 깨달았습니다! 당신이야말로 진정으로 위대한 존재입니다…! 흐윽. 추, 충성을. 제게 충성할 기회를 부디…!”
희열과 감동에 찬 베스티나가 혼란 속에서 내게 충성을 맹세했다.
“넌 뭘 할 수 있지?”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 * *
백작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베라군도 엘프군도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당황해 주춤했지만, 내가 크루아의 군세를 모조리 작업치고 나니 거리낄 게 없어 광속돌진.
백작군의 모든 방어선이 무너지고 최후의 궁전만이 남았다.
“항복하거라! 더 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하지 않느냐! 항복한다면, 그대들은 다시 평범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니라!”
그런 궁전을 향해 성녀님이 외친다.
“목숨만 간신히 부지하는 것이 아니다! 섬기는 주인만이 달라질 뿐, 전쟁을 하기 이전처럼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느니라! 이 성녀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보증하겠느니라!”
명망높은 성녀의 투항 권유에.
ㅡ쿠웅!
궁전의 문이 박살나고 안에서 병사들이 쏟아져나왔다.
“항복자들을 받아줘라.”
그것으로 전투는 끝이다. 남은 건 자신의 성안에서 최후를 맞이하려고 하는 백작을 끌어내면 될 뿐. 뭐,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백작은 현재 거의 정신이 나간 상태입니다.”
백작이 강한 전사라고는 하나 정신이 나가서야 싸울 수 없을 테니까. 내 옆에 선 베스티나가 백작과 협업하면서 있었던 이야기와 그의 상태를 전부 말해줬다.
“저는 백작과 함께 협업해서 크루아의 군대를 소환했습니다. 백작군에게 제물의 술식을 박아 넣고, 백작령 곳곳에 마법진을 설치했지요. 그렇게 예로부터 내려오며 보존해왔던…마계연결의 술법을 행해 크루아의 군대를 불러냈습니다.”
“언제부터 준비했지?”
“크루아의 목소리가 들려왔을 때부터 준비했어요.”
베스티나가 반짝이는 눈으로 날 바라보면서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저열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였죠. 크루아가 어떤 존재이든… 큘스님같은 위용을 떨칠 수는 없을 테지요.”
“그렇군. 네 흑마법에는 관심이 많다. 백작을 정리하고 나면 해야 할 말이 많을 것이다.”
“모든 것을! 모든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제 교단이 충성할 것이고요!”
그 말대로 도시에 있던 모든 이교도들이 얌전히 내 통제에 따르는 중이었다.
숫자도 제법 되고 옛날부터 보존되어온 비밀스러운 흑마법을 익힌 탓에 쓸만한 능력도 많이 있다. 아마도 이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권력과 기반을 지닌 내가 이 흑마법을 연구해서 마계의 카르티와 협업한다면 할 수 있는 게 많을 테니까.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이들은 종교 집단이다.
써먹을 구석이 많지.
“진짜 살다살다 내가 이교도랑 붙어먹을 줄은. 야. 진짜로 받아주게?”
레이카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써먹을 수 있는 건 써먹어야죠.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긴 한데… 하아. 이교도라니. 상종하기 싫은데.”
“흐흐흐, 마족인 저랑도 상종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네? 성적인 상종을 많이 했죠. 성기와 성기의 농밀한 상종…”
“좀 닥쳐!”
하여간 놀리는 맛이 있다.
“뭐가 됐든. 이제 궁전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열렸다. 같이 가겠나?”
“그래야죠.”
나는 바네사의 뒤로 따라붙었다.
백작을 끌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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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부하들과 함께 백작의 내성 안으로 들어갔다. 저항은 없었다. 병사들이 모조리 항복한 상황이니까.
거기에 바깥은 엘프군과 베라군이 지키고 있다. 내 주변에 있는 것은 믿음직한 부하들.
베스티나의 말로는 최상층에 있다고 하는데, 일단 올라가 보도록 하자.
“조심해라. 백작이 뭔가 최후의 발악을 할 수도 있으니까.”
“그건 바네사님이 알아서 잘 지켜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