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429)
보급부터 시작해서 취사. 잠자리까지. 할 게 많지만, 우리들은 전쟁의 프로다. 잠깐의 시간만 있으면 모든 것을 다 처리할 수 있다.
ㅡ규사사삿.
ㅡ규사삿.
근데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는 특히나 코볼트들이 바쁘다. 코볼트들은 거의 뭐 예나 지금이나 공병 겸 보급대다. 직접적으로 싸우는 것보단 물자를 옮기고 뭔가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다.
코볼트들이 바쁘게 이동하는 가운데, 나는 요새 내성의 최상층으로 향했다.
“호오.”
플랜트 타워로 뒤덮인 전방 성벽.
그 아래로 보이는 내 부하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거주 공간을 확보하고 요새를 방어할 준비를 하는 중이다.
ㅡ부웅!
곧 세리뉴가 창문으로 날아왔다!
“아직 뭐가 보이진 않아!”
“근처엔 없다는 거지?”
“응! 잠깐 더 멀리 나갔다 와볼까?”
“얼마만큼 갔다 올 건데?”
“으음… 어지간하면 적들 발견할 때까지? 걱정마. 단독 작전도 문제없으니까! 게다가 지금!”
ㅡ쌩쌩!
에너지가 넘치는 세리뉴가 커다란 젖탱이를 덜렁거리면서 고속 비행능력을 선보였다.
“엄청 강화된 상태니까! 쭉 날아가서 찾아올게! 하루이틀 정도 걸릴 지도 몰라!”
“그래. 뭐 지금 세리뉴 너라면 걱정할 필요 없겠지. 그래도 몸 조심 하고. 잘 갔다 와라.”
“응!”
“아, 잠깐! 이거 챙겨가!”
“이건?”
바로 세리뉴에게 대 신성력 방어막 수정을 줬다.
“위급할 때 깨뜨려. 천사들 공격을 방어하는 보호막이 생성되니까.”
“쓸 일 없을 것 같은데… 알았어! 그럼 갔다 올게!”
“어.”
ㅡ부웅!
그렇게 세리뉴가 정찰을 하러 날아갔다. 말고도 나는 다른 픽시를 불러서 지도를 보여 주며 저 옆에 있는 베라의 책임 구역에 갔다 오라고 말을 전했다.
“편지 배달부라는 거지! 알았어!”
“어. 올 때 베라한테서 꼭 편지 받아오고.”
“응!”
픽시들이 빠르고 날래서 전령 일은 아주 잘한다.
“좋아.”
그럼 옥상으로 가볼까.
“샤란아!”
“네 마앙님!”
샤란이를 부르자 복도쪽에서 탐색을 하고 있던 샤란이가 뛰어 들어왔다. 나는 창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옥상으로 이어지는 간단한 사다리 좀 만들어줄래?”
“샤아!”
ㅡ뿌드득!
즉시 샤란이가 덩굴로 된 사다리를 만들어줬고, 나는 창문 바깥으로 나가서 지붕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좌측의 산맥을 확인.
“흐음.”
보니까 라미아들이 경사진 산맥을 오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라미아 부대의 대부분은 저 산맥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하산해서 적 보병대를 타격할 것이다.
“남은 건 부딪히는 것뿐인데… 아, 몇 개 더 추가하자. 샤란아?”
“샤아?”
“일단 성문 바깥으로 좀 나가볼까? 저기. 적들이 서 있을 만한 곳 아래에 씨앗을 좀 대량으로 심어보는 거지. 나중에 갑작스럽게 솟아오를 수 있게.”
“좋은 생각이에여!”
“루미카! 가자!”
“묘안이네. 그럼 파리지옥 형태의 플랜트 타워만 심으면 되겠지?”
바로 그거야!
* * *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준비를 마쳤다.
자리를 잡은 전투병들은 당직병과 최소한의 경계병. 할 일이 넘쳐나는 보급병들을 빼고는 모조리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곧 싸우게 될 테니 그때까지는 푹 쉬게 하는 것이다. 전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니까.
그러고 있으니.
ㅡ부웅!
세리뉴가 돌아왔다.
“나 왔어!”
“어어! 세리뉴!”
모습을 보건대 좀 힘들어 보이긴 하지만 다친 곳은 없다!
“어! 세리뉴 고생 많았다! 몸은 어때!”
내 앞에 선 세리뉴의 머리를 만져주자, 세리뉴가 더듬이를 바짝 세운 채 까치발을 서면서 머리에 감각을 집중하며 웃었다.
“으음…! 문제없어! 근데 좀 지쳤으니 쉴게! 아무튼 발견했어! 적 부대를!”
“드디어! 드디어 오는구나! 그래서 좀 어떻디?”
“규모가 그렇게 크진 않았어. 아무래도 우리 예상대로 부대를 몇 방향으로 나눈 거겠지. 그래도 하늘에 뜬 천사들이 많아. 일단 본 것만 해도 삼십이야.”
“호오. 많구만.”
예상 범위 내다.
“그리고 그 아래로 보이는 인간 군대 역시 제법이야. 앞쪽에 있는 녀석들은 다들 좋은 장비를 입고 있었어. 아무튼 놈들이 곧 올 거야.”
“뭐 특이사항은 없었어? 비장의 수단 같은 거라던가. 놈들도 뭐 있을 텐데.”
“으음…!”
세리뉴가 팔짱을 끼고 생각했다.
“아, 천사들! 무기로 두꺼운 랜스창을 들고 있었어! 이상하지! 하늘에서 날고 있는데! 공중에서 창으로 싸울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좀 특이하긴 했어!”
“랜스창?”
두꺼운 랜스창이라고 하면… 일반적인 창이 아니라 그 고깔 모양의 커다란 원뿔을 자루에 단 형태일 것이다.
공중전을 하는 천사들이 그걸 사용할 이유가 있나? 백작군의 보고를 들어봐도 천사의 역할은 공중폭격이 주라고 했다.
물론 한 번씩 지상에 착륙해서 무예를 뽐내며 불리한 전선을 지원하기도 한다지만, 그건 거의 볼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딴 짓을 하느니 공중에서 폭격을 하면 그만이니까.
“흐음.”
의장용?
아니면 뭔가 마법 아이템?
“좋아. 생각해둘게. 픽시들한테도 전해. 천사들 창이 좀 이상하다고.”
“알겠어!”
그렇게 세리뉴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나는 요새의 지붕으로 올라가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들어라, 큘스 마왕군이여! 세리뉴의 말에 의하면 저 먼 곳에서 적들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늦어도 며칠 내로 놈들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거다! 그것을 알아둬라! 우리의 승리가 머지않았음을 믿어라!”
ㅡ케랴아아악!
ㅡ끄르르르르륵!
ㅡ와아아아아!
“별도 전파가 있기 전까지 다시 휴식을 취하라!!!”
이거면 됐다.
자, 와라!
천사들이여!
어서 와서 나의 노예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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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큘스오빠. 지금 다들 모여서 큘스오빠를 보고 있는 중이야.”
카르티의 이블아이가 내 어깨에 내려앉으면서 그리 말했다.
“심지어 어머니 여공작님께서도! 보고 계셔!”
“그래?”
“큘스오빠의 모든 활약을 지켜볼 거야! 천사들을 모조리 박살내는 큘스오빠의 위대한 힘을!”
그 뒤에 조교하는 것도 지켜보는 건가?
그건 좀 그래.
“기대해. 이번 전쟁 역시 내 승리로 돌아갈 테니까.”
“좋아! 그럼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싸워서 이긴다. 그저 그뿐.”
“크학…! 너무 멋있어, 큘스오빠! 아무튼!”
ㅡ펄럭!
이블아이가 날아올맀다.
“상당히 가까워. 천사의 군대가 접근하고 있어. 앞으로 한 시간 안에 이쪽에서도 군대의 모습이 보이게 되겠지.”
“이미 흙먼지는 좀 보이는 것 같은데.”
“응응. 이제 시작이야.”
“좋아.”
바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소리쳤다.
“전군! 전쟁이 임박했다! 슬슬 준비해라!”
“케륵!”
ㅡ우루루!
늘어지게 쉬고 있던 병사들이 내 명령 한마디에 우루루 전투배치를 실시한다. 쉴 때는 확실히 쉬지만 싸울 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리를 유지한다.
그게 바로 큘스 마왕군의 힘.
“크으…! 너무 흥분 돼!”
“진정해, 세리뉴.”
옆에 선 세리뉴가 양손을 모은 채 부들부들 떨면서 기대감을 토로했다. 픽시들에게 있어서 전쟁은 곧 놀이나 다름없다. 어서 힘을 시험해 보고 싶은 거겠지.
그때였다.
ㅡ펄럭!
“호오.”
천사들의 정찰대가 출격한 건지, 저쪽에서 두 명의 천사들이 날아오는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높게 뜬 상태다.
하늘하늘한 흰색의 옷을 입은 채 날개를 펼친 천사들. 그녀들의 금발이 태양 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참 음탕하단 말이지.”
옷도 상당히 얇고 천이 적다. 저렇게 날아서야 맨살이 다 보일 거다. 지상의 천사군들은 일종의 포상을 받는 셈이지. 음탕한 옷을 입은 천사가 머리 위에서 날아다니고 있는데 당연히 흥분될 거다.
천사군이 천사들을 숭배하는 이유가 뭔지 알 것 같다.
“왔다! 왔어!”
“왔군! 열등한 대천당의 걸레년들!”
공군인 세리뉴와 리리엘이 흥분해 소리쳤다.
“갈까?! 지금 가?!”
세리뉴가 더듬이를 바짝 세운 채 눈을 빛내면서 내게 물었다. 물론 지금은 때가 아니다. 나는 세리뉴의 머리에 손을 얹어주면서 말했다.
“지금은 참아. 저놈들 더 깊은 곳까지 끌어들일 생각이니까.”
일단은 정찰을 할 생각인지 딱 한 녀석만 왔다.
저걸 상대로 우리 공군 전력을 드러낸다? 그건 손해지. 일단은 그냥 냅두고 더 많은 천사들이 오면 그때 격멸해도 된다.
“여기서 천사 한 마리 잡는다고 해도 큰 쓸모는 없어. 그냥 하고싶은 대로 하게 냅두고. 친구들 끌고 왔을 때 잡아야지.”
“알았어! 역시 탁월한 판단이야!”
“그럼… 레이카? 암흑수녀들 실드 전개 준비.”
바로 레이카가 마력을 담아 소리쳤다.
“야! 암흑수녀들! 방어 배치! 천사가 뭐 쏘면 바로 보호막 전개해!”
ㅡ척척척.
바로 수녀들이 병사들 곳곳에 배치된다.
암흑수녀로 전직한 그녀들은 내 마왕군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이고 간단한 흑마법 공격 주문을 사용하거나 방어막을 칠 수가 있게 되었다.
“캬. 역시 훈련이 잘됐다니까요. 역시 레이카님입니다.”
“뭐, 나도 군사 지휘관의 재능이 있다는 거겠지.”
“실로 그러합니다!”
뭐 그리 노가리를 까면서도 천사를 응시한다.
ㅡ펄럭!
그렇게 우리 요새 근처까지 온 천사가 잠시 정지했다. 몸 주변에 보호막을 두른 상태. 화살을 주의하는 거겠지. 그리고 우리 요새를 살필 필요도 있을 거다.
성벽만 보면 무슨 지옥의 성벽이니까.
온갖 괴식물로 뒤덮인 성벽은, 우리 큘스마왕군에겐 안락한 보금자리지만 적들에겐 지옥의 장벽이다.
“흐응, 겁먹었나 본데? 성벽을 보고 멈췄네.”
여왕님이 말했다.
“일단 보죠.”
뭐 그렇게 요새를 살피던 천사가.
ㅡ부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