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435)
준비는 끝났다.
* * *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거듭 중첩된바 천사군을 큰 피해를 입었다. 천사 쪽 사상자도 다수 나왔고, 인간 병사들은 말할 것도 없다.
“크윽…! 빌어먹을!”
세 개의 천사군단 중 한 축을 맡고 있는 전투천사장. 헬라엘은 이를 악물면서 욕설을 내뱉었다.
이대로 큰 손해만 입은 채 패퇴한다면 신성총독 뷰티엘에게 아주 큰 질책을 받게 될 것이다. 그녀는 무능한 천사들을 인간들만큼이나 경멸하는 미치광이다.
이 완벽한 실패가 그녀의 귀에 들어간다면, 자신은 분명 모든 지위를 잃고 말 것이다.
아마도 말단 천사로 강등되겠지.
“그럴 순 없어!”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왔는데. 이 빌어먹을 중간계 땅에서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잃을 수는 없다. 이 상태로 천계로 돌아간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실패자나 패배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을 것이다.
어떻게든 해야 하지만.
“헤, 헬라엘님…! 전황이 좋지 않습니다!”
“이대로면 후퇴도 불가능해요!”
“방어막을 유지할만한 힘이 없는 상태입니다! 적 비행체가 접근하면 그대로 사냥당할 겁니다!”
상황은 좋지 않다.
후퇴도 어려운 상황. 그렇다고 성벽을 뚫는 것 역시 힘들어 보인다. 무려 천사들이 강습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소용이 없었으니까.
지금도 병사들은 무의미하게 성벽을 올라 죽어가고 있는 중이다. 인간들이야 죽어도 괜찮지만 지금 시점에서 병사를 잃으면 안 된다.
“차라리 남은 병력이라도 온존하는 것이 나을 겁니다, 헬라엘님!”
“…”
“헬라엘님! 정신 차리십시오!”
“시끄럽다!”
헬라엘은 소리쳤다.
“허억!”
“헬라엘님…!”
부하의 말대로 지금은 후퇴를 해야 할 타이밍이다. 당장 빠르게 후퇴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후퇴를 한다면 모든 것을 잃는다. 반대로 계속 싸운다면? 지면 원래대로 모든 것을 잃겠지만, 이긴다면 만회할 수 있다.
헬라엘은 뷰티엘의 처벌이 몹시 두려웠다. 그래서 무리한 선택지를 고른 것이다. 어차피 파멸하느니 뭐라도 해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
“끝까지 싸운다. 마족들을 앞에 두고 후퇴라니. 너희들은 생각이 있는 거냐?”
“그건…!”
부하 천사들은 생각했다.
‘죽을 거면 혼자 죽지 왜…!’
‘뷰티엘님에게 처벌받기 싫어서…!’
이제와서 임전무퇴.
그렇게 천사군은 계속해서 전진했다.
적들의 체력이 떨어지길 빌며.
* * *
반복적인 작업이 이어진다. 천사들은 가끔 출격해서 빛만 비춰주며 독전을 했을 뿐 직접 싸우지는 않았고, 완전히 지쳐버린 천사군은 밍기적대다가 사다리에 올라 죽어갔다.
“아무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우리 마왕군은 아주 훌륭하게 적들의 공세를 막아냈다. 부상자들도 순조롭게 회복 중이니 거의 퍼펙트.
“크윽!”
“으아아악!”
시간이 흘러간다.
슬슬 해가 질 때가 왔다.
적들은 아직도 무의미한 공격을 반복하고 있었다.
“근데 후퇴할 생각이 없는 건가? 원래 후퇴하면 라미아들을 보내려고 했는데.”
보니까 계속 싸울 생각인가 보다. 근데 이럴 거면 잠깐 병사들을 뒤로 물려서 좀 정비를 한 다음에 다시 때려도 괜찮을 텐데.
그리 생각하기 무섭게.
ㅡ뿌우우!
적측에서 나팔 소리가 울리더니, 천사군이 진형을 뒤로 물리기 시작했다. 아. 드디어 한번 뺄 생각인가.
후퇴인지 단순 재정비인지는 알 수 없다. 그건 잠깐 더 봐야 해.
“후퇴를 할 생각인 걸까?”
“일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바네사! 가서 병사들에게 휴식을 명령하십시오!”
“알겠다.”
적들이 물러난 김에 좀 쉬어야지.
뭐 그리 바라보고 있으니.
ㅡ처억.
뒤로 좀 빠진 천사군이 어느 지점에 딱 멈췄다. 아무래도 야영을 할 생각인 모양인데… 좋다. 야영을 한다면 한 번 더 흔들어 줘야지.
“밤은 우리들의 시간이지. 세리뉴.”
“응!”
“가서 라미아들한테 전해줘. 적진을 한번 들쑤시고 오라고. 적당히만 하고 빼라고 하면 된다.”
“알았어!”
쥬리아가 잘 판단하겠지.
라미아로 흔들어서 와해된다 싶으면 그때 끝장내면 되는 거고. 의외로 군기를 잘 유지한다면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된다.
그렇게 장기전에 완전히 지친 적들을 섬멸하면 그걸로 끝이지.
“흐흐흐, 금방 이기겠군.”
여길 끝장내고 베라군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그쪽을 지원하고. 마지막으로 엘프들을 지원해서 천사들을 군단을 다 격파한다면 우리의 승리.
천사가 차지한 왕궁을 빼앗을 수가 있게 된다.
“자, 그럼. 잠깐 생포한 천사들을 심문해볼까.”
다음화 보기
정신을 차린 천사들을 잠깐 심문해본 결과 한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하나는 천사들이 특별한 창을 이용해서 강습을 할 거라는 작전이었다.
근데 이거는 이미 겪었으니 패스.
“이미 다 아는 정보입니다. 그럼 쓸모없는 대답을 했으니 처벌을 해야겠군요.”
ㅡ꾸물꾸물.
손바닥 위에 소환한 팔뚝만한 마력촉수가 마구 꾸물거린다. 그것을 구속된 천사의 보지 쪽에 갖다 대려고 하니, 천사가 허벅지를 꽉 오므리면서 소리쳤다.
“소, 소환수! 신성한 소환수를 불러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흐음? 소환수?”
이게 무슨?
“말해보시죠.”
“우, 우리 같은 말단 전투천사들은 몰라요! 하지만 헬라엘이! 우리 전투천사장인 헬라엘이 제대로 된 정보를 알고 있을 거예요!”
“다른 정보는?”
“모, 모른다니까요…! 뷰티엘이 소환수를 이용해 전황을 바꿀 거라는 말을 들은 것 외에는 없어요! 히이이익!”
천사가 공포에 질려 상체를 흔들자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인다. 역시 천사들을 묶어놓고 괴롭히는 건 재밌단 말이지.
ㅡ핥짝.
촉수가 천사의 사타구니 안쪽과 보지 바로 위쪽을 핥는다. 천사는 이를 꽉 깨문 채 괴로워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안돼애앳! 하지마아앗!”
더 아는 건 없는 모양이지.
“그럼 패스.”
바로 성고문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왔다. 심문을 한 시간은 15분 남짓. 천사를 성적으로 괴롭히면서 수치심을 주는 것쯤은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지금은 정보획득과 전투에 집중해야지.
“세리뉴! 보고!”
“세리뉴 보고!”
가슴을 출렁이며 부웅 날아와서 내게 경례한 세리뉴가 더음이를 빳빳하게 세운 채 군인 같은 어조로 또박또박 보고를 실시했다.
“적이 진을 치고 있어! 그리고 라미아들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야! 더 어두워지면 공격을 감행할 거래!”
“좋은 생각이로군. 밤눈은 우리 몬스터 쪽이 더 밝으니까. 공격하려면 밤에 해야지.”
천사들은 낮동안 격전을 치르면서 많은 힘을 소모했다. 밤에 라미아들을 격퇴하는 것만으로도 힘들겠지. 광원을 확보하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어둠 속에서 라미아가 갑자기 비춰지면 그건 그것대로 큰 공포다.
나야 뭐 라미아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지만,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있어서 하반신이 뱀인 여자는 그냥 괴물일 뿐일 테니까.
아무튼 라미아들이 중대한 타격을 입히는 것이 확실시 된다면, 아예 이쪽에서도 병사를 보내 적을 쓸어버리면 된다.
“우리 픽시들은 뭐 할 거 없을까!”
“일단은 쉬고 있어. 힘 좀 회복하다가 출격할 일 있으면 천사들 견제하러 가자.”
“알았어!”
어차피 밤에는 픽시들의 정찰효율이 급감한다. 몇 명만 불러서 공격부대 주변만 살피게 하면 돼.
“좋아. 그럼 여왕님!”
“불렀니?”
“준비하십시오. 높은 확률로 나가서 싸우게 될 것 같으니.”
“후우. 역시 방어전은 성미에 맞지 않아. 싸우려면 나가서 싸워야지. 몸 좀 풀어볼까.”
씨익 웃은 렉사벨라가 투지를 드러내면서 다크엘프들에게 갔다. 이걸 위해 다크엘프들을 휴식시켜둔 상태지.
예비대이자 공격대다.
뭐 그렇게 부대를 관리하면서 쉬고 있으니.
ㅡ부웅!
라미아들에게 붙여뒀던 픽시가 날아왔다.
“마왕아! 공격이 시작됐어!”
“오오, 그러냐! 플라잉 큘스! 실시!”
“실시!”
ㅡ파앗!
픽시들이 달라붙어 나를 끌어올린다. 이제 픽시들도 많이 강해져서 그렇게 힘든 눈치는 아니다.
“호오.”
보니까 하산한 라미아들이 적들의 후방 쪽을 공격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ㅡ번쩍!
천사들이 빛을 터트릴 때마다 마치 사진이 찍히는 것처럼 그 모습이 더욱 분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라미아들이 대규모 돌격을 감행했고, 천사군의 진지가 박살나는 중이다.
ㅡ캬하아아아아아아에에에엑!
“오오! 츄렐이!”
츄렐이가 미친듯이 날뛰고 있는 것도 보인다. 저 커다란 녀석을 보라. 마구 대도를 휘두르면서 천사군을 도륙하는 중이다.
ㅡ번쩍!
ㅡ콰앙!
계속해서 섬광이 터져 나온다. 츄렐이는 천사들의 빛 속성 공격을 받으면서도 버텨냈고, 다른 라미아들은 츄렐이가 공격당하는 틈을 타 창을 던져 천사를 격추하기도 했다.
“지금이다! 여왕님! 부대를 이끌고 적병들을 공격하십시오! 상황 봐서 라미아들과 연계하면 됩니다! 타천사들도 출격! 다크엘프들을 보조해라!”
이제 시작이다!
“샤란아! 성문 오픈!”
“샤아!”
ㅡ뿌드드득!
내 말에 샤란이가 두꺼운 덩굴로 꽉 틀어막힌 성문을 열었다. 격전 중에도 뚫리지 않은 덩굴벽이다. 어지간한 성문 따위보다 강력하지.
아무튼 문이 열리자 다크엘프들이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그럼 나도 가볼까! 친위대! 나를 따르라!”
나 역시 말에 탑승했다.
* * *
“으아아아악!”
“아아악! 천사니이임!”
“끼아아악!”
병사들이 비명을 지른다.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악마 놈들이 후방을 급습했다. 그에 따라 패닉이 번져나간다.
이미 천사군은 사기를 크게 잃은 상태다. 충격적인 일의 연속이었고, 아까는 천사들이 직접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완패를 하고 말았다.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한 가운데, 어둠 속에서 사신 부대가 나타난 것이다.
“저건 대체!”
“말도 안돼애애애애!”
“뱀인간이다아아아아아앗!”
크고 강해 보이는 뱀인간들이 기사처럼 창을 잡아 쥔 채 돌진을 감행한다. 그 숫자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마치 기사단이 돌격하는 것 같은 모습에, 진형을 만들었던 병사들도 달아나기 시작한다.
“자리를 지켜라! 떨어지지 말란 말이다!”
천사들이 빛을 비추면서 독전을 하지만 이미 이것은 감당할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사방이 어둡다. 어둠은 두렵고, 시야가 제한되어 제대로 싸울 수가 없게 된다.
그런 곳에서 귀신 부대가 나타나 병사들을 도륙하고 있는데 대체 어쩌란 말인가.
게다가.
ㅡ번쩍!
섬광이 터져 나와 적 뱀인간들의 모습이 드러날 때마다 병사들의 패닉이 가중된다.
“으아아아아악!”
“살려줘어어!”
어둠 속에 저런 뱀괴물들이 우글우글하다! 그 충격적인 모습과 숫자가 자꾸만 드러나고 있단 말이다!
병사들은 절망해 도망쳤고, 저들끼리 부딪히면서 비전투 손실을 냈다.
ㅡ콰앙!
심지어 천사에 의한 아군오폭마저 일어나고 있으니 싸울 수 있을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