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436)
이쯤에서 천사들 역시 크게 절망했다.
“다, 다른 쪽 부대도 이런 상태인가?”
“몰라, 모른다! 어떻게 해야할지…!”
“도망쳐야 하나?”
“적전도주는 사형이야! 어떻게든 수습해!”
“헬라엘님은!”
당황한 천사들이 부대를 방치하고 공중에 모여서 논의했다. 저 괴물들을 상대할 힘은 이제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남은 힘은 적들의 비행체들을 상대하는 데 써야 한다.
여기에 힘을 다 써버리면 적들의 비행체들을 상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격추될 테니까.
게다가.
ㅡ키하아아아아아아악!
대도를 휘두르는 저 거대한 괴물은 신성포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폭주만 했을 뿐 쓰러지지 않았다.
그것들이 천사의 전의를 떨어뜨렸다.
“으아아아악!”
“살려줘어어어어!”
병사들이 공포와 절망 속에서 죽어간다. 그 모습은 마치 마을을 약탈했을 때 자신들의 손으로 도륙하던 농부들의 모습과 소름끼칠 만큼 닮아 있었다.
“캬하아아아악!”
“1선 후퇴은 후퇴해라! 2선이 들어온다! 캬하학!”
그렇게 라미아들이 병사들을 도륙하는 와중.
ㅡ부웅!
한 천사가 미친듯이 날아 도망치고 있었다.
“제길…! 빌어먹을!”
전투천사장 헬라엘이다.
이 군대의 책임자인 헬라엘이 다른 모두를 버려둔 채 누구보다 빠르게 도망친 것이다.
“빌어먹을!”
패배자가 되어 돌아가는 것과 탈영을 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없다. 대천당의 가혹한 군기가 이러한 사태를 만들었다고 헬라엘은 애써 자위하며 도주했다.
어차피 전쟁은 진 것 같다.
군대 하나가 완파되었으니 쉽지 않겠지. 잘 쳐봐야 중간계에서의 대립이 심화될 뿐이다. 뷰티엘이 소환수를 불러냈다고 해도 그게 무적은 아닐 테니까.
마침 헬라엘은 나름 강한 천사였다.
도망만 친다면 중간계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미개하고 저열한 인간들을 홀려 숭배받으면서 그 지역의 여신처럼 군림할 수 있을 거란 말이다.
마치 뷰티엘이 그러는 것처럼 말이다.
당연히 영원할 일은 없을 거고, 천사든 마족이든 승자가 가려진다면 결국 또 도주 생활을 해야겠지만 헬라엘은 살고 싶었다.
“어차피 전사 처리가 될 테니까… 괜찮겠지.”
천계로는 영영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돌아가서 수치를 당하느니 그냥 죽은 걸로 해두고 인간들 사이에서 숭배를 받으며 살아가는 게 백배는 더 나을 거다.
차라리 외국으로 도망쳐서 그쪽에 있는 귀족이나 왕족을 홀려볼까? 모든 인간을 홀리는 것쯤이야 자신 있다. 속살을 은은하게 드러내면서 자애로운 척을 하며 힘을 조금만 보여주면 누구든 매료가 될 테니까.
전쟁 따위 잊고 안락하게 지낼 수도 있겠지.
ㅡ파앗!
헬라엘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도주했다.
* * *
“아하하하하하하하!”
“이야.”
여왕님 진짜 무섭네.
다크엘프의 여왕이 광소하면서 검을 휘두르자 천사군 병사들이 썩은 나무토막처럼 픽픽 쓰러진다.
“크아아아압!”
“하아압!”
마찬가지로 다크엘프 특전사들도 조를 이룬 채 패닉에 빠진 적병들을 일방적으로 썰어 죽였다.
“죽어!”
“쓰러져라!”
소서리스들 역시 온갖 기기묘묘한 주술을 사용해 적들의 발을 묶었다.
“이노오옴!”
바로 그때, 미쳐버린 병사가 뜬금없는 곳에서 날 향해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악!”
ㅡ파칙!
물론 다가오기도 전에 샤란이가 바닥에서 덩굴을 피워내 발목을 잡아 넘어뜨렸고.
ㅡ꽈드득!
“샤아!”
“컥!”
손에서 덩굴창을 생성하더니 그대로 던져서 1킬을 적립한다.
“완전히 전의를 잃었군. 우리의 승리다.”
ㅡ촤학!
이쪽으로 뛰어오는 적병을 베면서 바네사가 말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이거야 원. 아까 정신을 완전히 박살내놓은 성과가 있군요.”
사방이 비명 투성이다.
라미아들과 다크엘프들이 병사들을 도륙하고 있을 뿐이었다. 패닉에 빠진 그들은 우리 군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저 무해한 사냥감이 되어서 도망치고 넘어질 뿐이다.
“근데 천사들이 안 보이네?”
어느시점부터 사방이 암흑 뿐이다.
천사들이 전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설마 다 도망친 건가?”
그렇다면 좋은 일이다. 어차피 천사들은 원하는만큼 생포한 상태고, 그녀들이 없다면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이 이 천사 군대를 지워버릴 수 있으니까. 일단 픽시들도 끌고 온 상태다. 천사들이 도망쳤다며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그리 완승을 거두고 베라를 지원하러 가면 된다.
그렇게 천사들은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다.
“전원! 승리의 함성을 내질러라! 승리를 노래하며 적들을 분쇄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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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던 밤하늘에 어슴푸레한 빛이 번지기 시작한다. 밤을 넘기고 새벽이 지나간다. 그렇게 시야가 확보될 정도로 은은한 빛이 세상에 내리 깔렸을 때.
“우리의 승리다!”
ㅡ크아아아아아!
나는 함성을 내지르면서 승전보를 알렸다.
“와아아아아아!”
“캬하아아악!”
“그라라락!”
내 부하들 역시 그에 화답하여 포효했다. 다크엘프들도, 라미아들도, 그리고 둔전병들도 한마음이 되어 기쁨을 표출했다.
다들 정말 고생 많았다.
라미아들은 진짜 그 커다랬던 지방질의 젖가슴이 팍 줄어들었을 정도로 온 힘을 다해 싸웠고, 다음으로 투입된 다크엘프들도 제 몫을 다했다. 그리고 중간에 불러온 리자드맨과 홉고블린들도 잘 날뛰어줬다.
“마앙님! 또 이겼다에여!”
“후우. 힘든 밤이었어.”
샤란이와 루미카도 내 옆에서 숨을 내쉬며 주저앉았다.
“다들 고생 많았다!”
주변을 둘러봤다.
보이는 것은 천사군들의 참혹한 시체 더미들. 다들 무질서하게 도륙당한 채 죽어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광경이다.
이곳에서 보이는 건 승리 말곤 아무것도 없다.
“후우, 후우.”
“캬르르륵…”
곳곳에 내 부하들이 누워있다.
거기에 츄렐이는 거의 코를 골면서 자는 중.
“쥬리아! 고생 많았습니다! 이야! 역시 라미아 퀸!”
“후후후, 고생은요. 역시 부하들이 많아져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엄청 쉬웠어요.”
“흐흐흐, 하긴. 만큼 부대가 커졌으니.”
규모가 커지긴 했지.
“규삿! 왔습니다!”
그리 기다리고 있으니 규삼이가 코볼트들을 이끌고 왔다. 그동안 열심히 활약하던 규일이의 동생놈이지. 아무튼 지금 규일이랑 규이는 쉬는 있는 상태. 규삼이가 바로 부상자들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자, 자! 각 소대장들! 소대원들 모아서 점호실시! 사상자 파악하고 보고한다! 점호 후 자리에 앉거나 누워서 휴식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세리뉴!”
“아, 나 불렀어?”
ㅡ부웅.
많이 피곤해 보이는 세리뉴가 날아왔다.
“어땠어?”
“응! 일단 잡을 수 있는 만큼은 잡았어! 근데 어두워서 놓친 녀석들도 있어…”
활기차게 대답했지만 뒤로 갈수록 시무룩해진다. 더듬이도 축 늘어졌고 말이다. 아무래도 도주한 천사들이 좀 발생한 모양인데,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뭘 시무룩해 하고 있어, 세리뉴! 아주 잘했구만! 이번에도 고생 많았다!”
“으, 으응?! 역시 그렇지! 꺄하하하핫!”
그래서 바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칭찬해주니 금방 또 좋아한다. 역시 픽시라니까.
아무튼 보고를 들었다.
“좋아. 그렇단 말이지.”
격전 중에 픽시들이 격추한 천사만 해도 수십 명이다. 근데 놀랍게도 격추된 천사들 중 사망자는 전무했는데, 전부 전장 뒤쪽에서 격추를 당했기 때문이었다.
후반에 쭉 도망치다가 그대로 당해버린 듯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또 다수의 천사가 도주했다.
아무튼 이 천사들은 전부 구속된 상태.
아뮬렛의 힘으로 살아남았다고 하지만 도망칠 힘이 없었다는 모양이다.
“좋군.”
계산해보자면 여기 있던 천사 전력의 6할 정도를 내가 생포한 셈이다. 포로로 잡은 것이 서른 명 정도. 그리고 당초 쉰 명 정도의 천사가 있다고 했으니 계산이 딱 맞지.
“그래. 고생한 만큼 성과가 있구만.”
이걸로 내 타천사 부대가 마흔 명 정도의 규모를 이루게 되었다. 마흔 명이 일제히 폭격하면 진짜 엄청나겠지. 폭격 한 번에 두 명만 죽여도 순식간에 여든 명이 증발하는 거다.
일단 써먹으려면 조교를 해야겠지만, 투입만 가능하다면 다음 전투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다.
“세리뉴! 요새로 픽시 보내서 휴식시간 끝난 애들이랑 암흑수녀들 좀 불러줘! 이제 전장정리 싹 하고 상황수습 한 다음에 휴식 시간이다!”
다음 전투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무리 마왕군이라고 해도 휴식 없이 싸우면 퍼질 수밖에 없다.
“응!”
그렇게 우리들은 정장을 정리하고 전리품을 챙겼다. 이것이 단 하루만에 일궈낸 승리다.
* * *
“크윽!”
“이익! 손대지 마라!”
“이 열등종 놈들이 감히!”
몹시 흐트러진 차림을 한 금발의 글래머러스한 천사들이 마치 굴비처럼 줄줄이 엮인 채 끌려온다.
손에는 수갑을 찼고, 새하얀 닭날개 역시 칭칭 묶인 상태다. 그럼에도 천사들은 도도한 눈을 한 채 온갖 차별적인 반응을 쏟아내면서 악을 썼다.
다들 앙칼진 매력이 있단 말이지.
하여간 조교 당하기 전에 날카롭게 반응하는 미녀들의 반응은 참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뭐가 됐든 저 수십 명의 암컷들은 오늘부터 전부 다 나만을 위한 성노예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종일 진득하게 조교하고 교감하면서 즐기고 싶지만, 지금은 전시 상태.
안타깝지만 빠르게 음문만 새겨주고 타천사로 만들어주도록 하자. 즐기는 건 나중에 해도 괜찮으니까.
ㅡ처억.
나는 선두에 있던 천사에게 다가갔다.
“큭… 어어?!”
날 보고 놀라는 천사.
“이, 이런 마력이라니! 너! 네가 바로 중간계에 침투한 그 마족이로구나! 이런 사악한 마족 녀석!”
“오오, 나한테서 그런 기운이 느껴지나?”
천사가 느낄 정도라면 확실하겠지.
“그렇다면 내가 무슨 마족인지도 맞춰 볼 수 있겠군?”
“헛소리하지 마! 내게 무슨 대답을 기대하는 거냐!”
“말할 생각이 없다면 알려주지. 난 인큐버스다.”
“뭐라고…!”
인큐버스란 말에 천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나는 그런 천사에게 손을 뻗어 허리와 골반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제길, 어디에 손을…!”
“혹독한 성고문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협조하는 게 좋을 거다. 천사.”
“서, 성고문이라니! 이런 비겁한 마족녀석이, 흐윽!”
ㅡ꽈악.
엉덩이를 한번 강하게 꽉 잡고 문대주니, 천사가 발꿈치를 들고 까치발을 서면서 숨을 집어삼켰다.
“한 번만 더 반항하면 몸에 있는 구멍이란 구멍을 전부 난폭하게 쑤셔주지.”
“큿…!”
분한 얼굴이다.
“너희들은 부대장은 어디 있지?”
“헬라엘을 말하는 건가…? 그녀는 없어졌다!”
“없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