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442)
가장 최악의 경우가 찾아온 것이다.
“쯧!”
이래서야 앞으로가 문제다.
“엘프군을 물리쳤지만, 그것들이 문제로군요.”
엘프들은 상당히 강한 전투력과 온갖 기이한 수단을 사용하면서 덤벼들었지만, 뷰티엘이 직접 지휘하는 군대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으며.
결정적으로.
“크르르…!”
대천당에서 신경 써서 준비해준 소환수에 의해 대패했다.
“역시 믿을 건 당신뿐입니까?”
뒤를 돌아본 뷰티엘이 그리 말했다.
“크르르르!”
“좋은 투지입니다. 하지만 힘든 전투가 되겠지요.”
원래는 엘프의 군대를 박살내자마자 계속 이동하여 아군 부대와 합류하고 적 부대를 격멸한 뒤에 똑같은 정차를 다시 반복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아군은 전멸한지 오래. 이 상태라면 완전히 합쳐진 적 군대를 상대해야 한다. 소환수의 힘으로 엘프군을 처부수긴 했지만, 적들은 이미 천사군을 두 개나 격파했다.
그런 강적들이 하나로 뭉쳐있다면.
거기에 싸움을 거는 것은 어리석은 일.
“…”
뷰티엘은 고민했다.
원군도 없는 상태이니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쯧.”
마침내 결론이 내려졌다.
“어쩔 수 없군. 위비엘.”
“네!”
“당신에게 내릴 명령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인간 신자들을 광신도로 만드십시오.”
“네…? 그건!”
그 말에 위비엘이 눈을 크게 뜨면서 반사적으로 가슴에 손을 얹었다.
“축복의 수위를 높이라는 소리입니다.”
뷰티엘로서도 위대한 종족인 천사들을 이런 식으로 운용하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었지만, 이곳에서 밀린다면 대천당의 중간계 침투작전에 큰 지장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지금은 희생이 필요할 때다.
“그 말은…?”
“매뉴얼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대로 실행하면 됩니다.”
“…”
“불만이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헬라엘과 슈라엘이 실패했지요. 이대로면 위대한 대천당의 계획은 물거품이 됩니다만, 과연 그것이 천사 개인의 기분보다 중요하겠습니까.”
“마, 맞는 말입니다… 분명 그녀들도 이해하겠지요.”
“지원자를 우선으로 실행하십시오. 전후 최우선 승진 대상으로 삼도록 할 테니.”
“알겠습니다.”
위비엘이 뷰티엘의 명령을 전달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갔다.
“인간 수컷들은 다루기가 쉬우니… 정말. 이 얼마나 열등한 종족입니까. 성욕에 지배를 당하다니.”
천사들은 성욕을 즐길지언정 지배되지 않는다.
인간 수컷들을 광신도로 바꾸는 작업은 실로 간단하다. 그동안 중간계에 내려와서 수집한 자료에 의하면, 인간 수컷들은 천사들에게 조건 없이 복종하는 경향이 강하다.
마치 자기들 왕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쉽게 복종을 하는데, 이것은 인간들이 종교에 집착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인간들은 천사교를 믿는 신자가 된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으나, 인간 수컷들의 눈에 비친 여성 천사들의 모습은 마치 여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내세에 대한 좋은 말을 해주고, 응원해주고, 간단한 스킨십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광신도의 자질을 싹틔운다.
거기서 그러한 ‘축복’의 수위를 살짝 더 높인다면, 인간 수컷들은 실로 훌륭한 광신도로 거듭나게 된다.
천사들은 광신도를 명령에 따라 자신의 목숨을 던져버릴 수 있는 미쳐버린 인간으로 정의한다.
“그들의 영혼이 당신을 강하게 만들 겁니다, 홀드.”
뷰티엘이 소환수에게 말했다.
“크르르…!”
인신공양.
인간의 영혼은 예로부터 좋은 연료였다.
* * *
그리 두 번째 전쟁을 끝마친 뒤.
꿈속에서 엘프여제 릴리안느와 교신한 나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게 무슨? 엘프 군대가 당하다니요?”
“네… 실로 그렇습니다.”
무릎을 꿇은 알몸의 릴리안느가 벌을 서는 것처럼 손을 든 채 고개를 숙인 상태로 말했다. 결코 내가 시킨 것이 아니다. 꿈속에 들어오니까 바로 저러고 있었다.
자기 휘하의 군대가 대패해서 미안한 모양.
“알겠습니다.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요. 중요한 것은 대체 어떤 수단으로 대패를 했는지. 그것입니다.”
일단 그걸 알아야 한다.
그래서 물어보니.
“그것이… 잘 알 수가 없어요.”
“뭐라? 릴리안느. 그러면 혼납니다.”
“아니아니! 그런게 아니라요! 보고에 의하면 하얀 장막과 밝은 섬광이 계속 뿜어져서 전장을 제대로 관측할 수가 없다고 해서…!”
그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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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안느와 이야기를 마치고 가볍게 즐겨준 뒤에 꿈에서 깨어났다. 나는 일어난 즉시 베라를 찾아가서 이번 일에 대한 상담을 실시했다.
“흐음… 아무리 그래도 그 강한 엘프군대가 그토록 쉽게 꺾이다니. 역시. 천사들에게도 비장의 한 수가 있다는 것인가.”
고개를 끄덕이는 베라.
“그렇습니다. 뭔지는 잘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의해야 하겠죠. 세상에. 엘프군대를 그렇게 쉽게 무너뜨리다니. 완전 사기입니다. 사기.”
어떻게 그런 게 있을 수가 있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안이 벙벙하다. 그 강한 엘프군대를 개박살 내버리다니…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오버 파워라고 할 수 있다.
“천사들도 마족과 같은 이계의 종족이다. 큘스 네가 온갖 수단으로 압승을 거둬온 것처럼, 그 뷰티엘이라는 천사에게도 비장의 수단이 있는 것이겠지. 경악만 할 것이 아니라 대책을 세워야 한다.”
“맞는 말입니다.”
근데 따지고 보면 나도 그래왔으니까.
쎔쎔이라고 치자.
“일단 소환수. 그런 게 있다고 천사들의 증언을 들었습니다. 근데 정작 자세한 정체는 모르는 것 같더군요. 뭐가 괬든 그 소환수가 큰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천사들의 힘만으로는 군대를 밀어버릴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상황이다. 뷰티엘이 성검 뷰벌린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걸로 다 해먹었으면 백작은 진작 몰락했을 테니까.
천사의 힘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등장한 소환수. 그것이 아주 강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절대적인 법칙에 의하면 이계의 존재는 지상에 강림할 때 힘의 대부분을 잃는다.
복구에는 시간이 걸리지. 하지만 차원 마수들이 성 하나를 집어삼키고 거대화를 한 것처럼, 천사들에게도 그러한 폭발적인 성장 수단이 있을지도 모른다.
뭐가 됐든 자신들의 기반과 본부를 만든 상태에서 소환수를 소환한 셈이니까. 저렙 소환수를 파밍시키고 렙업시킬 방법을 만들어뒀을 가능성이 높다.
“흐음… 하지만 뭘 소환했다고 해서 전쟁을 바로 끝낼 수 있을 정도라면 대체 왜…”
“말마따나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 겁니다. 이를테면 소환수를 성장시키는 방법 같은 것 말입니다.”
“일리가 있군. 아무튼 일단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모아야 한다. 엘프 패잔병들을 최대한 찾아서 증언을 들어보도록 하지.”
“좋은 생각입니다.”
“모을 수 있는 정보를 전부 수집해야 한다. 엘프처럼 허무하게 패배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지.”
“실로 그러합니다. 그럼 오늘은 바로 정찰대를 풀어서 패잔병들을 찾도록 하지요.”
오늘의 일과가 정해졌다. 결론을 내린 나는 베라와 바깥으로 나와서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엘프 패잔병들을 찾아와라!”
* * *
그리 엘프 패잔병들을 찾아 정보 수집를 해봤지만 영 시원치가 앉았다.
대체적으로 빛의 장막과 폭발. 그리고 크게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지만, 장막으로 다 가려진 탓에 본대가 전멸당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다른 건 더 없나?”
“아…!”
겁에 질린 엘프가 말했다.
“빛의 장막 속으로 들어간 전투정령이 파괴된 채 하늘에서 떨어졌습니다.”
“정령이?”
엘프들이 부리는 정령은 기본적으로 거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키가 크다. 나무 정령만 해도 키가 3미터는 되니까. 그게 갑자기 공중에서 떨어질 정도라면…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나?
아니면 천사의 소환수가 그렇게 큰 걸까?
그리 천사군에 대한 정보를 계속 수집하는 한편, 정찰대를 풀어 주변을 살피면서 부대를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은 베라가 지키던 성.
천사군의 보급품도 죄다 강탈한 상황이고. 이곳에서 부대를 정비하고 만전의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적들이 무슨 수단을 사용하든 언제나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칼날을 다듬어야지만 승리할 수 있을 테니까.
“아, 좋은 보고가 있느니라.”
“오오. 성녀님. 무엇입니까?”
“큘스교의 교세가 순조롭게 확장되고 있다고 하는구나. 베스티나가 모인 헌물을 보냈느니라.”
“이야. 이거 참.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물품을 보내다니. 너무 기특한데요.”
“솔직히 본녀도 놀랍기 그지없느니라. 여신교에도 이런 정성을 보인 자들은 많이 없었거늘…”
“교리 차이 때문이지요.”
헌물을 바치면 천국에 가까워진다. 왜냐하면 우리 전사들이 헌물로 하여금 악의 세력과 더욱 수월하게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내세의 평안을 원하는 사람들은 큘스교에 집착하면서 봉사한다.
“흐흐흐, 아무튼. 교세 확장도 참 원만하니 천사들만 무찌르면 왕국을 통합하는 건 일도 아닐 것 같습니다.”
이번 전쟁으로 수많은 귀족들이 몰락했다.
말하자면 왕국 전체가 무주공산이 되었다는 뜻. 거기서 내가 종교의 힘을 이용해 지배력을 굳힌다면, 봉건제는 무너지고 절대왕정의 시대가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난 전제군주로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왕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한편, 전투력을 끌어올려서 내 세력을 보다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그것만 해봐라. 외국이든 천계든 마계든 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뷰티엘입니다.”
“그 부분은 큘스 그대가 잘할 것이라고 믿고 있느니라.”
성녀님이 다정하게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물론입니다.”
역사상 모든 군주가 그러했듯이 결국 이겨야만 하는 것이다. 한 번의 패배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나아간다.
* * *
“찾았어! 적 천사군이 진격하고 있는 중이야!”
“크으.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하는군. 방어가 아니라 공격을 할 생각인가?”
어지간히도 자신감이 있나 보다.
“그래서 세리뉴. 그 소환수로 의심되는 건?”
“모르겠어. 열심히 찾아봤지만 볼 수 없었대. 하지만 천사의 군대가 진군하고 있는 건 사실이랬어. 천사들 규모도 제일 많았고.”
“그렇단 말이지.”
그 소환수.
군대가 움직이면 당연히 따라붙을 줄 알았는데. 안 붙는 걸 보면 제한 시간이 있는 건가? 필요할 때만 딱 불러내고? 그게 아니라면 생각보다 크기가 작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이랑 비슷한 크기라면, 여왕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여왕님만 믿으렴. 으음, 그런데 이 여왕님이라고 해도 엘프 군대를 단신으로 전멸시킬 순 없을 거야. 다른 수단이 있지 않으려나.”
그렇겠지.
아무튼.
나는 픽시들의 보고를 받으면서 성 주변에 샤란이 루미카와 함께 방어시설을 세웠다. 플랜트 타워로 된 것들이다. 적들이 공격을 걸어올 것이라고 예상되니 잘 준비해야겠지.
그리고.
“일어나라.”
ㅡ촤하악.
이교도들에게서 배운 언데드 흑마법.
그것도 한번 시험해봤다.
ㅡ화르륵.
시체는 차고 넘친다. 저번에 죽은 천사군의 시체 매립지에 마력을 퍼트려 부패를 막아놨다. 그 지점으로 가서 나는 ‘레이즈데드’를 사용했다.
“구우우.”
“워어어어.”
그리하여 시체들이 일어난다.
“흠.”
이교도들은 이걸 제물로 사용할 시체를 이동시키는데 사용했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전투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내 언데드 흑마법 레벨이 낮기 때문에 싸우게 할 수는 없다.
이렇게.
ㅡ툭.
“그워.”
건드리기만 해도 넘어지니까.
“초딩… 아니. 중딩이 몽둥이만 들어도 이런 언데드 다섯은 전멸시키겠다.”
느리고 약하다.
하지만 움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