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 world demon king's survival story RAW novel - Chapter (443)
그거면 돼.
“한 수십 명 정도만.”
계속 일으켜 세워서 적 천사군 진형으로 보낼 것이다. 시체에 있는 병균은 일종의 덤이고. 본 목적은 언데드를 이용해서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
생각해보라. 시체가 걸어오면 존나 무섭지 않겠는가? 병사들의 사기를 극도로 저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움직여라!”
“그워.”
지성도 전투력도 없지만 한 방향으로 걸을 수는 있다. 천사군의 진격 예상 지점으로 수십 구의 언데드들을 보내고 귀환했다. 이거 때가 되면 언데드술도 수련해야겠어.
“아무튼 준비는 끝났다.”
이제 뷰티엘이 오는 걸 기다릴 뿐.
* * *
“흐아아아악?!”
“이, 이거 뭐야!”
“시체! 시체다아아아앗!”
진격하던 뷰티엘의 직속 군단. 그 선두에 있던 병사들이 기겁해 소리쳤다. 무슨 무리가 다가오길래 확인해봤더니 시체들이었던 것이다.
“죽어!”
반사적으로 창을 내지르자 그대로 넘어지는 시체.
ㅡ오싹.
그 텅 빈 눈을 보니 절로 오싹해진다.
“히익!”
이것은 잠깐의 해프닝이었지만 순식간에 군대 전체로 소문이 퍼졌고, 그만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이상입니다, 뷰티엘님.”
“흐음. 마족놈들이 또 비겁하고 사악한 술수를 사용했군요.”
시체를 욕보이다니 역겨운 일이다.
뷰티엘은 바로 얼마 전에 소환수를 회복시키고 힘을 강화시키기 위해 광신자들의 자결을 이용한 인신공양을 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생각했다.
희생과 모독은 다른 것이니까.
광신자들은 어리석고 열등한 인간들이었지만, 적어도 대천당을 위해 스스로 자결하여 목숨을 바쳤다. 비록 그들이 천사의 여체에 홀린 버러지들이라고 해도 예우를 해야 한다.
“축복을 조금 더 푸십시오. 겁에 질린 병사들을 다독여주고 안아주면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명령이 떨어지자 세례천사들이 하늘하늘한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이제 그녀들은 겁에 질린 병사들을 포옹해주면서 용기를 충전시켜줄 것이다.
“후후후.”
좋은 작전이다.
여차하면 그 병사들도 현장에서 광신도로 만들어버리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소환수를 위한 영혼제물을 충당할 수 있을 터이니.
“이제 끝입니다. 지긋지긋한 마족놈.”
ㅡ저벅저벅.
뷰티엘의 군대가 진군한다.
적들의 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소환수, 홀드가 있다면 저 성을 파괴하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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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가 시작되었다.
성을 지키는 우리들과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이 우릴 노려보고 있는 천사군들.
“못 찾았어, 큘스오빠. 도대체 무슨 소환수인지 감도 안 잡혀.”
“그래?”
오랜만에 나타난 카르티가 그런 정찰 보고를 해줬다. 그동안은 천사들의 힘이 계속 흘러나온바 운용이 곤란하다고 해서 나오질 못했다.
가장 약한 천사가 가볍게 힘을 흩뿌리는 것만으로도 이블아이들은 추락하고 마니까.
잘 운용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픽시들을 이용해 천사들을 견제해주니, 이제 천사들의 비행활동이 크게 위축 되었다. 그렇기에 슬슬 카르티가 개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근데도 소환수 관측이 안 된다니.
“뭐 의심 가는 거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
“사실 그게 너무 많아서… 게다가 중간계로 보낼 수 있는 것도 잘 모르겠고. 엘프 군대를 전멸시킬 정도라면 더욱더 모르겠어.”
카르티 말하길 천계에는 그런 소환수니 신성괴수니 하는 것들이 제법 있다는 모양이다. 마족들도 괴수병기를 만들어내서 싸우는 곳이니까.
중간계의 상식에 사로잡혀 있는 나는 저 이계에서 벌어지는 하이파워틱한 전투가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는다.
강력한 마족들이 날아다니면서 파멸적인 마법을 흩뿌리고, 지상에서는 괴수와 마족군대가 전진한다.
천사들은 그에 맞춰서 온갖 병기와 신성괴수들을 동원해 빛을 뻥뻥 터트리면서 역공을 걸어온다는데, 그런 개쎈 놈들이 중간계에 아무런 패널티 없이 올 수 있었다면 이 세상은 진작 박살났지 싶다.
“일단 강력한 소환수로 의심되는 건… 불타는 차륜이나 신성룡. 빛의 거인. 날개달린 주시자 등. 등급별로 구분된 신성괴수들이라서 그런 게 나올 확률이 높겠지.”
“여러 가지 있네.”
“응. 후보가 너무 많아서 콕 찝어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 그래도 그런 것들은 강력한 신성력을 지녔으니 주의해. 이건 전부 공통된 사항이야.”
“흠.”
“하지만 파워가 어떨지 감이 안잡혀… 역시 변수가 많네.”
카르티가 한숨을 내쉬면서 그리 말했다.
“게다가 도와주기도 빠듯한 상황이야. 대천당이 다시 마계를 공격한 상황이거든. 그에 따라 이런저런 대비를 하는 탓에 차원의 연결도 불안정해.”
“위에서도 뭔가를 한다는 건가. 참. 고생이 많다.”
“아니야. 큘스오빠에 비하면 괜찮은걸.”
“야. 내가 뭐 대단하다고. 마계에는 나보다 강력한 그런 게 많다매? 괴수병기도 넘쳐나고. 아직 마계로 따지면 별거 아닌 거 아냐?”
“사실 그렇지만도 않아!”
카르티가 활기차게 대답했다.
“그건 세상에 퍼진 마력의 농도가 달라서 그래! 아마 큘스오빠가 마계로 오게 된다면 급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큘스오빠는 그만큼 그릇이 큰 마족이니까!”
“급성장?”
“응!”
잠깐 설명을 들어봤는데, 마계는 힘이 더 넘쳐나는 곳이기 때문에 안 그래도 유능한 내가 그곳에 발을 들인다면 마계 사양에 맞게 급성장을 하게 될지도 모른단다.
“오. 굉장한데. 그러면 마계 한번 찍고 돌아오면 중간계 패왕 되는 거 아냐?”
“그건 아니야. 알다시피 차원을 넘는데는 아주 큰 힘을 소모하니까. 원래대로 돌아올걸?”
“그런 것이로군.”
서버가 다르다, 서버가.
근데 내가 그 하이파워 마계섭으로 가면 그만큼 보정을 받는 거고. 거기 있는 애들이 중간계로 오면 패널티를 받는. 뭐 그런 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 카르티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끊임없이 적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다.
* * *
“아무래도 공격을 할 생각인가 보군.”
바깥을 바라보던 베라가 말했다.
“겁대가리가 없군요. 여기서 이렇게 수비에 집중하고 있는데 공격을 걸려고 하다니.”
“그만큼 믿는 구석이 있다는 뜻이겠지.”
맞는 말이다.
“적 본대가 전진을 시작했다. 그런데 다수의 예비대가 양익과 후방을 감싸고 있다는군. 산속에 숨겨뒀던 별동대로 재미를 보는 건 못할 것으로 판단 된다.”
“후방 급습도 잘 대비하고 있는 상태라는 겁니까.”
“그렇다. 정석대로 부대를 굴리는군. 뭐, 부대 규모가 그만큼 크니 당연한 일이겠지.”
군대는 숫자의 싸움이다. 머릿수가 많으면 이거저거 다 할 수 있다. 그리 베라랑 이야기하면서 결론을 내렸다. 역시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하면서 틈을 찾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걸.
뷰티엘이 있는 천사군의 규모는 역대 최대다.
정석대로 싸우도록 하자.
“자, 다들! 적들이 진군하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공성병기도 여럿 만들어둔 상태로군! 격전이 예상되니 주의하라!”
“케륵!”
“네!”
현재 이 성에는 인간군대와 몬스터 군대가 뒤섞인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상태다.
인간과 몬스터가 힘을 합치면 천사 따위 아무것도 아니지.
“자, 그럼. 녀석들이 어떻게 공격하는지 보자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천사들의 폭격도 봉인이 되었으니 수성의 이점을 살려 이득을 보면서 적 부대를 깎아내면 된다. 소환수는 위협적이지만 우리에게도 비슷한 게 많아.
걱정할 건 없다.
ㅡ둥둥둥둥.
ㅡ뿌우우우우우우!
북소리와 뿔피리 소리. 그리고 함성소리가 뒤섞이면서 적들의 깃발이 솟아오른다. 천사군이 공성을 하기 위해 온갖 공성병기들을 앞세우면서 진격했다.
“샤란아!”
“샤아!”
그렇게 적들이 일정 영역을 넘어섰을 무렵 샤란이가 힘을 발휘했다. 대지에서 괴식물들이 솟아오르며 적병을 공격한다.
“으아아아아아악!”
실로 정석적인 멘탈공격.
저런 걸 보면 두려워지기 마련이지. 병사들이 비명을 내지르면서 대응을 하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희생자가 생겨난다.
그런데.
ㅡ파앗!
천사들이 빠르게 반응했다. 저공비행을 하던 천사들이 바로 금빛 삼지창을 거꾸로 쥔 채 하강하여 식물을 공격한 것이다.
“물론 예상한 바지. 리리엘! 사격실시!”
“후하하하핫! 알겠다! 우리들의 힘을 보여주지!”
ㅡ펄럭!
바로 타천사들이 날아올라 폭격을 준비한다. 그러면서 적 천사들이 대응하려고 하면 픽시를 보내려고 했는데.
ㅡ파앗!
ㅡ파앗!
반대다.
“이런.”
저공비행을 하던 적 천사들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더니, 그대로 우리 천사들을 향해 빛의 사격을 가했다. 순식간에 형성된 화망.
ㅡ파앙!
우리 측 타천사들이 급히 공격을 중지하고 보호막을 전개한 채 하강한다.
“이런! 실패했다! 갑자기 저렇게 대응하다니!”
“역시 적들도 성장한다는 건가.”
우리측 공군이 뜨자마자 천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대응사격을 가했다. 그래. 이제 둘 다 비행병종을 봉인하자는 건가?
“리리엘! 날지 말고 성벽 위에서 곡사로 사격해!”
“좋군!”
바로 시키는 대로 천사들이 포를 쏜 순간.
ㅡ지이잉!
이번엔 적 천사들이 보호막을 생성하여 병사들을 보호한다.
ㅡ퍼어엉!
게다가 우리 사격이 끝난 즉시 적 천사들이 저공비행을 하는 상태 그대로 일제히 곡사 사격을 하여 빛의 화염을 뿜었다.
“레이카!”
“그래! 야! 보호막 전개!”
ㅡ지이잉!
그것을 우리의 암흑수녀들이 막아냈다.
ㅡ콰앙!
말 그대로 막고 막히는 공방전.
“뷰티엘이 준비를 단단히 했나 보네.”
옆에 선 여왕님이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모든 수단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진짜 정석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겠는데요.”
“응. 맞는 말이야.”
솔직히 놀랐다. 이번만큼은 천사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게 존나 당하더니 교훈을 얻고 교리를 재정립한 것이다.
그렇게.
전장의 시간이 흘러간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우오오오오!”
인력을 갈아 넣어 견제를 뚫고 적병들이 성벽 앞에 도달했다. 그래도 성문이 박살날 염려는 없다. 샤란이가 있으니까. 문제는 저 공성탑인데.
ㅡ처억!
적병들이 사다리를 걸면서 성벽을 견제하는 한편 공성탑을 차근차근 접근시킨다.
“케르르륵!”
“죽여라!”
“하압!”
우리 측 성벽 수비대가 사다리를 치워내면서 올라오는 적병을 공격하고, 임프들이 공성탑에 열선을 갈겼다.
ㅡ퍼엉!
근데 천사들이 문제다. 보호막을 아주 잘 다루고 있어. 공성탑을 보호하면서 열심히 자기들 군대를 지원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크아아아아아아!”
적 천사군들의 사기가 장난이 아니다.
“끄르르륵! 모왕님! 공성탑을 부술 수 없씁니다! 중지함니까!”
바로 그때 임숭이가 세리뉴에게 양팔을 잡힌 채 날아왔다. 급박한 와중 내게 명령을 받으려고 온 것이다.